불만은 많았지만, 이토 유키히코 역시도 이때만큼은 버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는 어쨌든 장사꾼이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국제 외교사건에 연루되어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에 타격을 입힌다면, 일본 국민들은 그를 일본 이미지에 먹칠을 한 죄인으로 취급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러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이토 그룹을 보이콧할 것이고, 자칫 이토 그룹은 공론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왕이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자 유키히코는 화를 내며 침대에서 일어나 간단히 옷을 입고 방문을 열었다. 유키히코는 속으로 짜증이 많이 났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했다.. 어쨌든 자신이 잘못한 것은 없으니 양심에 찔릴 것도 없다. 그러니 다시 한 번 가서 말한다고 해도 경찰청에서 며칠 머무른다고 해도 별 일 생기겠어..? 그래서 그는 다나카 코이치에게 말했다. "그럼 차를 준비해줘! 곧 출발할 테니까!”다나카 코이치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고, 돌아가서 출발할 준비를 시작했다.몇 분 뒤, 이토 유키히코는 경호원 몇 명과 닌자 두 명의 호위를 받으며 자신의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 도쿄 경찰청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그 때, 마츠모토 요시토는 이가 닌자들과 다른 부하들을 준비할 것을 명했고 유키히코가 경찰청으로 가는 길에 적당한 길을 찾아 그를 해치우려 했다. 이미 다카하시 마모치는 죽었고, 유키히코만 제거하면 도쿄는 물론 일본에서도 최강이 될 것이다..!그러나, 요시토가 모르는 사이에 엘에이치 그룹의 무술 고수들은 이미 그의 저택을 완전히 포위하고 있었다. 그들 중 리더는 당장 요시토를 잡기 위해 사람들을 진입시키는 것을 서두르지 않았고 요시토 저택의 실정에 맞게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츠모토 그룹을 한 번에 일괄적으로 소통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소수도의 성향으로 보면 요시토가 그의 아들과 딸을 죽이려 들었다면 그는 분명 요시토 한 명을 죽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리가 없었다..! 소수도에게 완벽한 해결책은
차량이 통제력을 잃고 도로변 펜스를 들이받기 전까지 이토 유키히코는 자신이 위험에 처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유키히코 곁에는 늘 닌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재벌가들 중 오직 자신의 닌자들만이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고 전투로 인한 손실을 받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덴바야시 가문의 청장년은 거의 전멸했고, 이가 가문 역시도 시후에 의해 전력의 절반을 잃었다.하지만 유키히코의 가장 큰 실수는 이번 외출에 대해서 너무나도 방심했다는 점이었다. 그는 자신이 도쿄 경찰청에 가서 심문을 받고 조사에 협조할 예정이며, 경찰관이 앞에서 길을 터주면서 경찰청에 가고 있었기에 자신이 경찰청에 가는 도중에 자신을 겨냥하여 누군가 공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닌자들을 많이 데려오지 않았다. 유키히코는 자신의 차 앞에 있는 경찰차가 이미 마츠모토 요시토의 협박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요시토는 거대한 함정을 파 놓고 이토 유키히코가 안으로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유키히코의 차량 행렬은 갑자기 통제 불능이 되었는데, 이것은 바로 도로에 이가 닌자들이 대량의 마름쇠를 뿌려두었기 때문이다..! 마름쇠는 일본 닌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무기로,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 있는 금속제품으로, 땅에 뿌려 두면 각기 다른 다양한 방향으로 가시가 드러난다..! 옛날에 일본 닌자들은 자신이 쫓기게 되면 뒤에 마름쇠를 뿌렸는데, 그렇게 되면 상대방이 쫓아올 때 발을 딛으면 발바닥을 다치게 된다..! 현재 닌자들은 이 마름쇠를 크게 업그레이드했는데, 견고하기 짝이 없는 카바이드 금속을 사용했고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강철 재료이며, 경도는 다이아몬드와 맞먹는다고 할 수 있었다. 이 정도 단단함이면 어떤 고무로 만든 타이어를 손쉽게 뚫을 수 있을 것이다..!이토 유키히코의 차량이 순식간에 통제 불능이 된 것은 바로 각각의 차량의 타이어 4개가 모두 여
그는 다나카 코이치에게 서둘러 말했다. "빨리 경찰에 신고해! 도쿄 경찰청에 헬기를 보내라고 해! 밖에 있는 경호원들과 닌자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아..!”다나카 코이치는 이미 달려오고 있는 6명의 닌자를 바라보며 급히 휴대폰을 꺼내 도쿄 경찰청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비록 며칠 동안 도쿄는 평안하지 않았고, 도쿄 경찰청의 업무 효율과 사건 해결 능력도 엉망이었지만, 도쿄 경찰청은 강력한 장비들을 갖추고 있었다. 각양각색의 경찰용 헬기만 14대를 갖추고 있었고,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특수작전팀을 투입할 수 있었다..!다나카 코이치는 직접 도쿄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계속 걸었다. 이토 유키히코는 도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인이기 때문에 경찰청에서는 일정한 예의를 갖추었고, 어떤 사건이든지 직접 최고 경영자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도쿄 경찰청장은 다카하시 마모치가 자택에서 암살당한 사실을 조금 전에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미 멘탈이 붕괴 직전이었다..! 소지빈과 소민지를 찾지도 못했고,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을 얼려 죽인 범인도 찾지 못했으며 마모치의 아들, 다카하시 히데요시가 차에 타 죽었는데도 그 범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까지 죽어 버리다니..??!이런 심각한 형사 사건들로 인해 도쿄 전역은 마법과 범죄의 짙은 안개로 뒤덮였다. 그런데 바로 이때, 다나카 코이치가 갑자기 이토 유키히코도 기습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알려왔고, 지금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는 머리로 뜨거운 피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고, 두 다리에 힘이 빠져 사무실에서 쓰러지고 말았다..!부하 직원들은 급히 다가가 그를 부축했고, 그는 허약하기 짝이 없으면서도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소리쳤다. "빨리! 어서 빨리 헬기와 특수작전팀을 보내 이토 유키히코 회장을 구해 와야 해!! 오늘 도쿄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는 사람이 죽을 수 없어!!!”이론적으로는, 장비와 전투력 면에서 현대식으로 갖추어진 특수작전팀은 장비나
이토 유키히코는 이미 자신이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자신들을 돕기 위한 사람들은 바로 도착하지 못할 테니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으며 언제든지 상대방의 칼에 맞아 죽을 수 있다. 운전 기사와 다나카 코이치는 전투력이 없어서, 자신과 같이 단칼에 맞아 바로 죽임을 당할 것이다.이 시점에, 그는 교토에 있는 딸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 교토는 여기에서 몇 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딸은 분명 자신이 이런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을 모를 것이다. 그래서 죽기 전에 빨리 전화를 걸어, 마지막이라도 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이것은 자신에게 조금의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꺼내 딸 나나코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자, 다나카 코이치가 불쑥 소리쳤다. "회장님! 제 때 도망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유키히코는 힘없이 말했다. "방금 말하지 않았나?! 우리는 이미 도망갈 곳이 없어!” 그러자 그는 이를 악물고 욕설을 퍼부었다. “다카하시 마모치 이 개자식! 이런 더러운 수단으로 나를 쓰러뜨리려고 하는 거지?!”다나카 코이치는 얼른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회장님,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을 욕하는 건 나중에 하십시오. 일단, 고가도로의 양끝으로 달려가면 우리는 반드시 죽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뛰어내릴 수도 있어요~” 그러더니 코이치는 차 밖 가드레일을 가리키며 말했다. "회장님, 차 문을 밀면 바로 가드레일이 있으니, 그걸 넘어서면 아래로 뛰어 내릴 수 있습니다..!”유키히코는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자네 미쳤나??! 이 고가도로는 높이가 수십 미터나 되는데, 뛰어내리면 바로 죽어!”"회장님, 이 높이에서 뛰어내린다고 해도, 반드시 죽는 것은 아닙니다.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하거나 얼굴과 배를 아래로 향하게 하지 않으면 될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뛰어 내리지 않으면 살 수 있는 기회조차 없습니다..!”이토 유키히코는 긴장하며 침을 삼켰다.
다나카 코이치는 한숨을 내쉬며 운전사에게 고개를 돌렸다. “야마모토 형님, 나중에 함께 뛰어내립시다!”기사는 식은땀을 닦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두 분과 함께 하겠습니다..!”이때, 이토 유키히코의 두 명의 닌자는 이미 죽음의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적과 싸우고 있었다..! 두 사람이 언제 상대방의 칼에 맞아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다나카 코이치는 다급하게 외쳤다. "회장님, 야마모토 형님! 바로 지금입니다!"유키히코가 얼른 그 말을 듣고 한쪽 문을 열자, 기사도 함께 운전석 문을 열고 내리려 했다..! 그런데, 운전 기사의 위치는 하필 바로 이가 닌자의 앞에 있었는데, 닌자는 운전 기사가 차에서 내리려는 것을 보고, 직접 돌진해오며 칼을 휘둘러 던져 버렸고, 그 칼은 바로 운전기사의 심장을 찌르고 말았다...! 날카로운 닌자 칼은 운전자의 몸을 관통했고, 칼날은 롤스로이스의 단단한 차문에 깊이 파고들었다. 기사는 순식간에 사망했다. 차를 사이에 두고 기사가 살해되는 것을 본 이토 유키히코는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다리가 후들거려 힘을 쓸 수가 없었다. 그는 비즈니스를 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은 사람이었지만, 이런 큰 재난이 닥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마음 한구석이 긴장되고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나이가 들어 담력이 작아졌기 때문에, 겁에 질려 주저앉아 1미터 높이의 가드레일 조차 넘을 힘이 없었다..!그 때, 기사를 죽인 닌자는 유키히코와 다나카 코이치가 모두 차에서 탈출해 다리 위에서 뛰어내릴 기미가 보이자 동료들에게 다급히 소리쳤다. "여기야! 어서!!! 이토 유키히코가 도망치려 한다!" 그는 힘껏 검을 빼내고, 단숨에 차 위로 올라온 뒤 유키히코를 죽이려 들었다..!다른 몇 명의 닌자들은 유키히코가 도망치려 하자, 미친 듯이 유키히코의 닌자들을 죽여 버리고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더 위기가 닥쳐 올 수록, 유키히코는 점점 더 다리에 힘이 빠지고, 일어서려고 애써도 아
추락하기 전까지 이토 유키히코의 머릿속에는 다나카 코이치의 말이 맴돌았다. ‘회장님, 머리와 배를 아래 쪽으로만 하지 않으신다면 살아남으실 겁니다..!’ 그래서 그는 힘껏 허공에서 몸을 추스르고 두 다리를 아래쪽으로 하려고 노력하면서 땅에 착지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이토 유키히코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두 다리에 극심한 통증이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다리 부상 상태를 살피지 못하고 곧바로 바닥에서 몇 번 구르며 고가도로에서 추락한 어마어마한 충격을 흡수했다. 곧이어 다나카 코이치 역시도 땅에 떨어져 유키히코와 마찬가지로 다리로 땅에 착지했으며, 몇 번 구른 뒤 멈췄다..! 두 사람 모두는 온 몸이 아파 죽을 지경이었지만, 착지를 제대로 한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제야 이토 유키히코는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았고, 무릎과 종아리, 발목, 발바닥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나가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나카 코이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두 다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부러진 뼈가 살갗을 뚫고 나와 피가 흘러내려 너무나도 끔찍했다.주변 행인들은 아연실색했고 일부 여성들은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자 몇몇 친절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다가왔고, 그들 중 한 명은 다급히 물었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혹시 구급차를 불러 드릴까요??”유키히코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경찰에 신고해주세요.. 다리 위에서 누가 우리를 쫓고 있어요..!”사람들이 급히 다리를 올려다보니 고가도로 가드레일을 따라 닌자 6명이 일렬로 서서 멍한 표정으로 다리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닌자들 중 한 명은 어안이 당황해하며 물었다. "리더..! 이거.. 어떻게 할까요?”조금 전까지 방심했던 리더는 절호의 기회가 눈 앞에서 날아갈 줄은 몰랐다. 그래서 그는 분노하며 소리쳤다. "5호, 6호! 저 두 명은 이제 꼼짝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너희들도 뛰어내려 저 놈들을 죽여버려!!”5호, 6호라고 지명된 두
그 순간, 나머지 2대의 헬기는 이가 닌자들이 탄 차량 2대를 뒤쫓아 날아갔다.닌자들은 고가도로에 있었기 때문에 숨을 곳이 없었다. 그들은 차를 몰며 미친듯이 엑셀을 밟고 있었지만, 헬기는 이미 머리 위로 바짝 다가와 있었다..! 이들이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할 때, 헬기에 타고 있던 특전사 대원들이 두 차량의 앞 보닛을 그대로 철갑탄으로 격파시켰다!특전사 대원들이 사용하는 철갑탄은 군용 장갑차도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관통력이 뛰어나기에 민간인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 엔진에 맞는다면 말할 것도 없을 정도로 엔진이 망가지게 된다.엔진이 손상되자 차량은 즉시 동력을 잃었고, 차의 속도는 점점 느려져 결국 정지해버렸다. 차에 타고 있던 닌자 6명은 놀라서 문을 열고 내려 머리를 감싸 쥐고 도망치려 하자, 헬리콥터가 다리 위 2~3미터 높이에서 멈추었다. 그 후 특전사들이 재빨리 내려와 검은색 총구를 그들의 머리를 겨눴다.20명의 특전사가 6명의 닌자를 복종시켜 항복시켰고, 그들은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이토 유키히코와 다나카 코이치는 그 시각,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마츠모토 요시토는 지금 집에서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그는 마치 도박꾼처럼 집중하여 매우 높은 몰입감에 취해 있었다. 다만, 이번 도박판이 너무 커서, 그는 흥분과 동시에 조금 긴장하며 이 도박판을 운영하다가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했다..!지금, 다카하시 마모치는 이미 죽었고, 이토 유키히코는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두 사람이 모두 죽으면 자신은 이제 일본 비즈니스계에서 최상위에 있는 포식자가 될 것이다!! 긴장과 흥분이 가득한 그는 위스키 한 잔을 들고 시간을 계산하고는 유키히코가 죽었을 것이라 추측하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암살 책임자인 이가 닌자 리더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갑자기, 통신 장애가 다시 발생했다..! 10분 전 까지만 해도 휴대폰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발신 제한 구역’이라는 알람이 뜨며 전
마츠모토 요시토는 엘에이치 그룹이 자신을 찾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여자가 자신에게 사건의 경위를 말하자, 그의 온몸은 전율이 느껴지며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집에는 경호원들이 많은데, 어떻게 그냥 들어온 거지..!?” 요시토의 집은 늘 경비가 삼엄했다. 남을 해치려는 악의를 품은 사람일수록 방어에 대한 경계심도 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는 혹시라도 남들의 음모를 피하기 위해 집에 20명의 경호원을 배치했는데, 여기에는 여러 소규모 가문의 닌자들도 적지 않게 배치되어 있었기에 방어력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도대체 이 여자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왜 자신은 아무런 인기척도 듣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러자 여자는 차분하게 웃음 지었다. "경호원들이 많아도 상관없어요. 그냥 다 죽이면 되죠? 게다가 사람도 많지 않고.. 당신의 가족들까지 포함해서 36명 정도 되었나..? 그런데, 지금은 모두 죽고 당신과 옆에 있는 저 비서만 남았네요..? 그리고 당신은.. 우리 엘에이치 그룹의 부하들을 십여 명이나 죽였으니 당연히 이자는 더 받아야지?"마츠모토 요시토는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창백하고 떨리는 얼굴로 소리쳤다. "너.. 너.. 너희들이 우리 가족을 죽였다고?”"맞아."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걱정 마, 우리 그룹은 일 처리를 할 때 꽤 예의를 차리거든.. 당신 부모님, 아내, 아이들, 그리고 남동생, 남동생의 아내까지 모두 독으로 죽어서 피는 흘리지 않았어.”요시토는 두 다리에 힘이 빠졌고, 자신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는 온몸에 핏줄이 터지는 듯한 분노를 느끼며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아무리 그래도 아내와 아이들은 죽이지 말았었어야지!!! 대체 왜?! 무슨 원한이 있으면 언제든지 나를 죽이면 되지! 왜 우리 가족에게 손을 대는 거야!!!!”그러자 여자는 웃으며 물었다. "왜? 마츠모토 요시토 회장님이 언제부터 이런 ‘인정’에 대해
윤우선이 반응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홍라연은 벌써 흥분해서 외쳤다. “네?! 내 기억엔 이 매장은 절대 할인을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가격이 싸진다고요?”여직원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맞습니다, 고객님. 저희 매장은 원래 할인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유일한 예외로, 매장 창립 기념일이라서 딱 오늘만 특별히 진행하는 이벤트입니다!”윤우선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할인을 절대 하지 않는 브랜드가 한 번에 1천만 원을 깎아 준다니, 이건 진짜 놓칠 수 없는 기회 아닌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있어도, 이렇게 큰 할인은 무조건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윤우선은 오늘 이 목걸이를 사지 않으면, 밤에 자다가도 후회하며 깨어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몰래 휴대폰을 꺼내 은행 앱으로 계좌 잔액을 확인했다. 잔고는 7250만 원. 며칠 전부터 시후와 유나가 집을 비운 동안, 윤우선은 미용실에서 VIP 회원권을 충전했고, 홍라연과 함께 몇 번이나 럭셔리한 외식을 즐겼으며, 자신을 위해 새 옷도 여러 벌 샀다. 따라서 그녀가 가진 돈은 분명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그녀가 가진 모든 돈을 쓴다고 해도 여전히 800만 원 정도가 부족했다. 게다가, 더 문제는 가진 돈을 전부 써버리면 앞으로의 생활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게 될 것이었다. 있는 돈을 다 써버리면, 차에 기름도 넣지 못할 텐데, 설마 가지고 있는 것을 팔아야 하는 것인가? 윤우선은 갑자기 딜레마에 빠졌다. 이때, 눈치 빠른 여직원이 그녀의 표정을 읽고는 공손하게 물었다. “고객님, 혹시 지금 자금 상황이 조금 빠듯하신 건가요?” 그녀는 윤우선이 기분 상하지 않도록 재빨리 덧붙였다. “제가 아는 많은 분들처럼, 고객님도 아마 카드에 큰 돈을 두지 않고 대부분 자금을 투자 상품에 넣어두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평소에 사용하실 약간의 유동성 자금만 남겨두시는 거죠.”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한결 놓였다. 이보다 더 좋
하지만 판매원이 분위기를 이렇게까지 띄웠는데, 자신이 "이 목걸이는 너무 비싸서 살 수 없다"라고 말하면 ‘귀부인 중에서 최정상’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 아닌가 싶어 망설였다.윤우선이 속으로 조마조마하고 있을 때, 여직원이 매장의 간판 상품을 그녀 앞에 놓았다.윤우선이 고개를 숙여 가격표를 보자마자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어머나, 세상에! 1, 4, 0, 0, 0... 숫자 4 뒤에 0이 몇 개야...? 이게 14억이라고?!’앞에 있는 여직원은 목걸이를 꺼내 들고 윤우선을 한 번, 목걸이를 한 번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손님,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이 목걸이조차도 손님 앞에서는 조금 가벼워 보이는 것 같아요.”윤우선은 눈물을 쏟을 뻔했다. ‘지금 14억짜리 목걸이가 내 앞에서 가벼워 보인다고? 내가 뭐 태양이라도 된다는 거야?’뒤에 있던 홍라연도 놀라며 외쳤다. “이 목걸이는 너무 비싸잖아요...! 14억이라니, 세금을 빼도 로또라도 당첨돼야 살 수 있겠네!”이때 여직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제가 보기에는 사모님의 분위기와 재산이라면 이 정도 목걸이는 충분히 구매 가능하실 거라 믿어요.”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윤우선은 조금 전부터 점점 마음이 불편해지고 있었다. 여직원은 분위기를 띄우는 데 정말 능숙했다. 처음엔 윤우선이 꽤나 기분이 좋았지만, 하지만 너무 극단적인 성격이라 지금은 진퇴양난의 상황이 되어버렸다.그때 여직원이 화제를 바꾸며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제 생각엔, 이런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크기, 화려함에만 치중해서 오히려 너무 촌스러워 보일 수 있어요. 결국 돈 냄새가 너무 진하면 오히려 품격이 없어 보이기도 하죠.”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눈이 번쩍 뜨이며 외쳤다. “아, 그렇죠. 아가씨 말이 딱 맞아! 이렇게 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목에 걸면, 그냥 목에 ‘나 돈 많음!’이라는 글자를 단 것 같잖아. 촌스럽고, 그러니까 정말 촌스러운 것 같아!”
여직원이 내뱉은 ‘귀부인 중의 최정상’이라는 한마디는 윤우선의 기분을 하늘 끝까지 띄워버렸다. 윤우선은 여직원의 말이 마치 뭔가 화학적인 에너지를 가지기라도 한 듯, 자신의 고막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대량의 도파민을 생성해내고, 그 도파민이 혈관을 따라 뇌까지 직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간단히 말해, 윤우선은 이미 여직원의 말에 너무 취해버렸다.윤우선이 느끼고 있는 이 느낌은 마치 담배를 처음 배운 젊은이가 마을 어르신이 가지고 계시던 오래된 곰방대를 들고 깊게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었다. 단순히 취한 정도가 아니라, 약간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윤우선은 너무 행복해서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으며 여직원을 바라보았다. 윤우선은 여직원을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홍라연도 아부를 잘하긴 했다. 수십 년 동안 형수로 살다가 어느 순간 안색 하나 안 바뀌고 자신을 낮추며 비위를 맞춰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여직원과 비교하면 홍라연은 한참 수준이 모자랐고, 어린아이 수준에 불과했다.결국 윤우선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여직원에게 물었다. “아가씨, 내 분위기면 어떤 목걸이가 어울릴 것 같아요?”그러자 여직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사모님 같은 분이라면 저희 매장의 대표 상품, 그러니까 '간판' 상품을 착용하셔야죠!” 그 말을 마친 뒤, 여직원은 재빨리 덧붙였다. “손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매니저님을 찾아가서 금고를 열고 우리 매장의 간판 상품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직원은 급히 사무실로 향했다.사무실에서는 매니저가 매장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여직원과 윤우선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여직원이 들어오자마자 매니저는 다급히 말했다. “아니, 소희 씨 어떻게 우리 매장의 간판 상품을 추천할 수 있어?!”그러자 여직원은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매니저님, 그건 매니저님이 시키신 거잖아요? 가능한 한 저 아줌마를 꼬드겨서 돈을 더 많이 쓰게 하라고
이야기를 끝낸 뒤 전화를 끊은 여직원은 윤우선 앞에 다가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손님, 그럼 제가 악세서리를 착용해 보시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직원의 도움을 받아 목걸이를 착용하고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명품 브랜드의 악세서리는 가성비 면에서는 솔직히 형편없다고 할 수 있다. 18K 골드 체인 자체는 돈으로 바꾸면 얼마 되지 않을 것이고, 잔뜩 박힌 작은 다이아몬드 역시 그다지 비싸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이 둘을 합치더라도 판매 가격의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하지만, 윤우선이 중시하는 것은 가성비가 아니라 제품을 샀을 때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였다.소위 가성비라는 것은 상품의 성능과 가격의 비율을 뜻하는데, 같은 가격일 때 성능이 더 좋으면 제품은 좋은 것이라고 판단된다. 반면 윤우선이 중시하는 비용은 상품이 가지는 이미지와 가격의 비율이다. 따라서 같은 가격일 경우 사람들이 더 인정하고 부를 더 과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며, 설령 원가가 2만 원 정도 되는 티셔츠가 150만 원에 팔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슴팍에 찍힌 브랜드 로고가 충분히 과시할 만 하다면, 윤우선의 눈에는 가치 있는 상품이었다.윤우선은 한참 동안 목걸이를 살피며, 이 목걸이가 정말로 반짝거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매장의 조명 아래, 거의 모든 각도에서 눈부신 빛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기에 강렬하게 마음을 사로잡힌 그녀는 곧바로 말했다. “이걸로 할게요. 포장해주세요!”그때 직원이 말을 꺼냈다. “손님,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 목걸이는 손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무슨 뜻이죠?” 윤우선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이런 비싼 목걸이를 할 자격이 없다는 건가요?”여직원은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손님 오해하지 마세요. 처음 손님께서 매장에 들어오셨을 때부터 손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고귀한 분위기를 느꼈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불
윤우선은 자신이 운전하는 위풍당당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몰고 하버시티에 도착했다. 지하 주차장에서 조심스럽게 차를 여러 번 후진하고 돌리기를 반복해 간신히 주차를 마친 그녀는 홍라연과 함께 1층으로 올라갔다.하버시티의 1층은 대부분 일류 명품 브랜드 매장으로 가득했다. 그중 절반은 의류와 가방 브랜드로, 예를 들어 루이비통이나 구찌 같은 곳들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악세서리브랜드로, 불가리, 까르띠에와 같은 매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윤우선은 도착하자마자 홍라연을 이끌고 불가리 매장으로 직행했다. 불가리가 다른 브랜드보다 특별히 더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윤우선은 ‘불가리’라는 이름이 듣기만 해도 화려하고 좋은 것 같은 느낌이라 마음에 들어했다.두 사람이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윤우선은 곧바로 중앙에 위치한 진열대로 향했다. 그 후, 높은 의자에 턱 하니 앉아 오른손으로는 롤스로이스의 차 키를 진열대 위에 올려놓고, 왼손으로는 예전에 시후가 선물해 준 에르메스 핸드백을 진열대 위에 당당히 올려놓았다.판매사원은 한눈에 큰 손님이 온 것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다가와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불가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떤 상품을 보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세요.”윤우선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 “흠흠, 매장에 괜찮은 목걸이 있으면 다 꺼내 줘요. 내가 골라 볼 테니까.”판매사원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는 남성 동료에게 말했다. “준기 씨, 고객님께 스페인산 탄산수를 두 병 준비해 드리고, 이번 달에 새로 나온 향수 샘플도 준비해서 고객님께 시향해 드려요.”남성 판매사원은 지시대로 움직였고, 이를 본 윤우선은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역시 명품 브랜드 매장은 서비스가 달라!’홍라연은 윤우선 뒤에 서서 생각했다. ‘예전엔 WS 그룹이 돈 좀 있었을 때 나도 이런 매장에 와서 이런 대접을 받았었지. 하지만 지금은 이런 매장을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긴장될 정도라니... 역시 떨어진 봉황은 닭보다 못
윤우선은 과거 WS 그룹에서 시집살이를 할 때 늘 홍라연에게 괴롭힘을 당해기에 마음속으로 큰 원한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홍라연이 개처럼 그녀에게 아부하며 다가오니, 윤우선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었고, 그녀에게 완전한 통쾌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홍라연과 어울리는 것이 즐거웠다. 윤우선에게는 홍라연이 자신의 앞에서 아부하며 비위를 맞출 때, 자신이 과거의 윤우선이 아니며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그 때, 윤우선은 홍라연의 목소리를 듣고 투덜대며 말했다. “아직도 잠이 부족한데. 몇 시죠?” 홍라연은 서둘러 말했다. “벌써 11시 다 돼 가! 어제 말하기를 오늘 쇼핑 간다고 했잖아? 난 다 준비됐어, 지금 동서 집 앞이야. 오늘 가는 거지?”윤우선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아이고! 까먹고 있었네! 오늘 하버시티에 가서 목걸이 하나 살까 했는데, 요즘 자꾸 목이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그러자 홍라연은 웃으며 말했다. “동서처럼 컬리넌을 타고 에르메스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목에 좀 화려한 목걸이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어떤 브랜드로 볼 거야?” 윤우선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뭐 불가리, 티파니, 까르띠에 같은 데면 다 괜찮아요. 안 가리는 편이라, 일류 브랜드면 다 좋지 뭐.” 홍라연은 곧바로 아부를 시작했다. “역시 동서 안목은 최고야! 동서 기질에는 그런 일류 브랜드가 딱 어울리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동서랑 비교도 안 돼. 몇 만 원짜리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이어 홍라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 동서는 복이 많아. 럭셔리한 저택에 살고, 고급 외제차도 타고, 명품을 입으니 확실히 인생 승자지.. 나야 뭐, 어려움을 겪고 나니 악세서리도, 가방도 다 없어졌어. 지금은 명품은 커녕 싼 목걸이 하나 사기도 힘드네... 나중에 혜빈이에게 돈 좀 받아서 상점에서 은목걸이나 하나 사야겠어..”윤우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홍라연이 자기가 저렴한 악세서리나 어울리는 수
원래 시후는 이중열이 당분간 한인 타운에서 편히 지내도록 하고, 나중에 시간을 내어 홍콩으로 가서 그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유가휘가 참지 못하고 먼저 문제를 일으키려 하니, 시후도 어쩔 수 없이 홍콩으로 가야만 했다. 홍콩과 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반 비행기로 편도만 해도 최소 10시간 이상 걸린다. 게다가 일을 처리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할 테니, 시후는 최소 3~5일, 어쩌면 더 오래 미국을 떠나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시후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유나였다.비록 시후가 블랙 드래곤의 여자 대원들을 배치해 유나를 몰래 보호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가 혼자 미국에서 학업과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니 시후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현재 김상곤은 중국에서 문화 교류 활동 중이라, 미국에 와서 유나와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은 장모 윤우선 뿐이었다. 하지만 시후는 직접 유나에게 자신이 홍콩으로 가야 하고, 장모님을 모셔와야 한다고 말하면 조금 어색할 것 같았다. 게다가 유나와 상의한다 해도 그녀는 장모님을 모셔오는 대신, 자신에게 홍콩에 가지 말라고 하거나 혼자 있어도 괜찮으니 자기 걱정은 말라고 할 가능성이 컸다. 또한, 윤우선은 지금 미국에 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었다. 윤우선은 한국에서 혼자 지내면서 럭셔리 외제차와 저택, 시후가 준 용돈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미국으로 오게 한다면 오히려 귀찮아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시후는 장모 윤우선을 데려오기 위한 핑계를 먼저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뒤 유나에게, 자신은 홍콩에 고객이 있어 가야 하지만 마침 장모가 와 있으니 그녀와 시간을 보내라고 말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윤우선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데려오는 것은 시후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았기 때문에, 약간의 계획 만으로도 그녀를 데려올 자신이 있었다.그래서 시후는 즉시 송민정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송회장님, 부탁할 일이 있어서요.” 송민정은 주저 없이
전화가 연결되자 시후는 물었다. “은서야, 창재 씨 아직 거기 있어?” 고은서는 대답했다. “방금 사람을 보내서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어. 그런데, 시후 오빠, 오늘 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지우 언니가 말하길 오늘 밤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심지어 제이크 한 경감도 죽었다고 하던데?”시후는 짧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고은서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고은서는 시후의 이야기를 다 듣고 충격을 받아 놀라며 말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잔인한 괴한들이 있을 수 있어...?” 그녀는 이어서 자책하는 말도 했다. “시후 오빠, 혹시 우리 팀에 내부자가 있었던 건 아닐까? 아니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치밀하게 협력할 수 있었겠어..? 배경 음악이 가장 큰 시점에 공격을 시작했다면, 아마 공연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게 분명한데...”“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확실히 내부자로 의심되는 건 내 셋째 외숙모뿐인데, 그녀는 이미 죽었어. 내 생각엔 괴한들이 네 공연 흐름을 몰랐을 거야. 언제 배경 음악이 가장 큰 시점인지도 몰랐을 것이고.. 그들이 정확히 시간을 맞출 수 있었던 건 내 외숙모가 그 안에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일 거야. 그녀가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을 때 괴한들에게 알려 줬을 가능성이 커.”고은서가 말했다. “하지만 오빠가 그러지 않았어? 외숙모가 신호 방해 장치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고. 그런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 그녀도 범죄자들과 연락할 수 없을 텐데...”시후는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거야? 그녀가 방해 장비를 가지고 있었던 건 맞지만, 그 장비를 계속 켜두는 건 불가능해. 만약 계속 켜뒀다면 다른 사람들이 벌써 이상함을 눈치챘을 걸. 내 생각에는 그녀가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 순간이 오자 먼저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곧바로 방해 장치를 켰을 거야. 괴한들은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들이닥친 걸 보면, 짧은 차단 시
홍콩에서 유성으로 불리는 유가휘에 대해, 시후는 전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이건 그가 이중열에게 한 일 때문만이 아니었다. 시후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람이라, 비록 이중열이 이 사건에서 약자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 사건에서 잘못한 것은 바로 이중열에게 있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유가휘가 자기의 명예와 자존심 때문에 이중열에게 복수하려는 것도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시후가 유가휘에 대해 가장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점은 바로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당시 이중열이 식당에서 말한 바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직후 이중열은 제일 먼저 시후의 아버지인 은서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 그 때 시후의 아버지는 즉시 홍콩으로 가 유가휘와 합의를 맺어 이중열을 놓아주기로 했고, 그 덕에 이중열은 일시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후의 부모님이 LCS 그룹에서 나오게 되면서, 시후의 부모님이 사망하게 되었다. 유가휘는 시후의 아버지가 사망한 사실을 알자마자 바로 합의한 내용을 어기고, 이중열을 사냥하기 위해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을 보내 대대적인 추격을 시작했다. 그러다 추적이 잠시 중단된 이유는 바로 고선우가 시후의 아버지를 대신하여 이 일에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고선우가 중병에 걸렸을 때, 고은서가 시후를 찾았다. 그래서 만약 고선우가 병이 낫지 않았다면 유가휘는 또 다시 협정을 어겼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중열은 아마도 상금을 노리는 킬러에게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그런데 유가휘는 이제 ‘우회적으로’ 자신이 고선우와 했던 약속을 회피하려고 하자, 그 행동을 본 시후는 더욱 분노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의리를 저버린 유가휘의 품성에 대해 시후는 극도로 불쾌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즉시 고은서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고은서는 시후의 메시지를 보고 마음을 놓았다. 그녀는 스마트폰을 창재에게 건네며, 시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