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바야시 가문의 닌자 4명들은 모두 이번에는 반드시 시후에게 필살의 일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이토 나나코는 시후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입을 꾹 닫고 있었다. 그녀는 설사 자신이 죽더라도, 시후가 자신을 위해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게 하고 싶지 않았다..!바로 이때, 시후는 갑자기 제자리에서 몇 미터 빠르게 후퇴했는데, 그의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서 네 명의 닌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선제공격을 했고, 시후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다. 게다가, 그들은 거의 1미터 길이의 검을 가지고 있어, 공격 거리가 더욱 늘어났기에 기선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의 생각대로라면 지금 자신들에게서 누군가 탈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마치 정상인이 총알을 피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데, 상대방은 이 어려운 것을 해냈다..!시후는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나는 동시에, 곧이어 좌우에서 갑자기 두 자루의 수리검을 꺼내어 앞에 있는 네 닌자들 중 공중으로 날아오른 사내와, 그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향해 날렸다!두 사람은 수리검이 공기를 꿰뚫는 소리를 들었고,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것을 보고 서로 "조심해!"라고 주의를 주었다. 이어 두 사람은 옆으로 몸을 피하려 하던 중, 가슴에서 심한 통증을 느꼈다. 하늘로 치솟은 사내는 순식간에 급강하했고, 가장 먼저 시후를 향해 달려온 사내 역시도 순식간에 무릎을 꿇었다! 좌우 날개 대형을 이루던 두 사람은 눈앞의 상황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상대방의 동작이 이렇게 신속하며 그들보다 엄청난 실력자일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자신만만한 닌자 팀이, 상대방의 머리카락에 검이 닿기도 전에 두 사람을 또 죽여버릴 줄이야..! 이렇게 되면 남은 두 사람 다 이길 가망이 전혀 없을 것이고, 맹목적인 공격을 계속하면 죽게 될 수밖에 없다.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다가 갑자기 몸을 멈추는 동시에 주머니에서 탁구공 만한 크기의 공을 꺼내 바닥에 툭
"시후 군..” 이토 나나코는 목이 메여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고, 휠체어 바퀴를 두 손으로 돌려 시후를 향해 왔다.시후는 몇 걸음 빨리 다가가서는 "나나코 양, 괜찮아요?"라고 물었다."괜찮아, 난 괜찮아요." 나나코는 고개를 젓더니, 이내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 순간, 그녀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갑작스러운 사고에서 살아 남았다는 안도감이 아니라, 시후의 갑작스러운 출현이 가져다 준 큰 놀라움이었다.시후는 그녀가 마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흐느끼자,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어 그녀의 살짝 차가운 손등을 만지작거리며 그녀를 부드럽게 위로했다. "나나코 양, 그만 울어요, 이제 괜찮아요~"나나코는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아서 우는 게 아니에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눈에 그윽하게 담긴 사랑을 감추지 않은 채 울먹였다. "시후 군, 어떻게 교토에 오신 거예요?”시후는 빙긋 웃었다. "일본에 볼일이 있어서 마침 오사카에 왔어요. 그런데 오사카가 나나코 양이 있는 곳과 가깝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보러 온 거죠.”나나코는 이 말을 듣고 초콜릿이 순식간에 녹는 듯한 달콤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감격에 겨워 물었다. "시후 군, 그럼.. 내가 보고 싶어서 보러 온 건 가요..?”"어.." 시후는 나나코의 물음에 멈칫했다. 사실을 숨길 핑계를 찾아 진실을 숨기려고 했지만, 문득 이렇게 먼 곳까지 와 있는 것 자체가 솔직한 대답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이 상황에서 무슨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그러자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소 어색한 듯 말했다. "음.. 그런 셈이죠...?..."나나코는 이 말을 듣자 너무나도 기뻤다..! 그녀는 눈가에 여전히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시후 군이 아직도 날 떠올릴 줄은 몰랐어요.. 정말.. 정말 놀라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더니 그녀는 급히 시후에게 물었다. "시후 군, 그런데 제가 교토에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며
이토 나나코는 시후의 확고한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는 자신의 부상이 처음처럼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지만, 이 말이 시후의 입에서 나오자 갑자기 매우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시후에게 "시후 군, 정말 제 상처를 치료할 방법이 있을까요?"라고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치료하기 전에 이 시체들을 처리해야 할 것 같아요.”나나코는 "네, 지금 바로 비서를 부를게요~"라며 바삐 움직였다."그럴 필요 없어요.” 시후는 그녀를 제지하고 입을 열었다. "도쿄에서 나나코 양의 아버지와 약간의 갈등이 있어서.. 만약 나나코 양이 비서에게 이 일을 말하면, 그는 반드시 즉시 아버지께 알릴 것이고, 그럼.. 날 좋게 생각하지 않겠죠..”"시후 군, 우리 아버지를 도쿄에서 만났어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시후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이 일은 말하자면 길어요. 이따가 상처를 치료해 줄 때 천천히 알려 줄게요.”나나코는 혀를 내두르며 미소 지었다. "헤헤.. 아버지께서 시후 군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나 보네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고생은 안 하셨고, 돈을 조금 잃었죠..?”"괜찮아요.. 어차피 돈이 부족한 편은 아니니.. 손해가 생겨도 괜찮겠죠.. 헤헤..”시후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크흠.. 흠.. 1500만 달러를 잃었어요..”"에에?" 이토 나나코는 시후의 말에 놀라 물었다. "1500만 달러요? 시후 군 농담하는 거 아니죠?""농담이 아니라 진짜인데..? 정말 그렇게 많은 손해를 입혔는지 아직 고민해보지는 않았어요.”그러자 나나코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시후 군은 더 이상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 돈은 아버지께서 시후 군에게 대신 답례한 것이니까요. 방금 전에 제 목숨을 구했으니.. 제 목숨은 아버지의 눈에는 1500만 달러 그 이상일 거예요.”"하하하!! 너무 관대하네요, 아버지께서 화낼까 봐
이토 나나코는 시후에게 물었다. "시후 군, 그럼 나중에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지금 일본에서 사업 일부를 시작했으니 앞으로 자주 올 거예요.”"정말요?!! 멋져요! 참 잘 됐어요.. 그럼 시후 군, 한 가지만 약속해 주실 수 있나요?""말해 봐요.""그럼.. 일본에 올 때마다 저에게 알려주시면 안 되나요? 괜찮다면 제가 당신을 만나러 가는 것을 허락해 주시기를 바라요.. 그리고 제가 한국에 간다면, 시후 군도 시간이 되실 때 만나러 가는 걸 허락해 주시겠습니까??""네, 괜찮아요. 약속하죠."나나코는 어린 소녀처럼 "그럼 앞으로 시후 군을 자주 볼 수 있어!!"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녀의 달콤한 미소에 시후의 목소리는 부드러워졌다. "그럼, 먼저 방으로 데려다 주고 이따가 와서 상처를 치료해 줄게요." 곧 시후는 이토 나나코의 안내에 따라 휠체어를 밀고 그녀를 방으로 데려다 주었다. 나나코의 방은 전통 일본식으로 배치되어 있었고, 집 전체는 천연 목재로 만들어져 깔끔하고 고풍스러웠다. 방에는 티 테이블과 일본식 책상, 꽃꽂이 테이블이 있고 벽에는 나나코가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서예 작품도 많이 있었다.시후는 그녀를 방으로 돌려보낸 뒤, 그녀를 부축하여 방으로 들어갔다. 시후는 나나코가 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부축했다. 이러한 스킨십은 그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고, 동시에 나나코의 얼굴도 붉어지게 만들었다.시후는 이렇게 나나코를 부축하다가, 그녀의 요청에 따라 티 테이블 옆에 있는 이불 위에 앉도록 도와주었다. 테이블 위에는 아름다운 일본식 다기 세트와 작은 향로가 있었다.나나코가 자리에 앉자 시후는 "잠깐만 기다려요. 내가 밖에 있는 시체를 치우고 올 테니까."라고 말했다.나나코는 부끄러워하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시후 군, 그럼 저는 몸이 아파서 도와줄 수 없으니 차를 한 잔 타고 있을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지빈과 소민지 남매는 도쿄에서 끌려온 뒤 곧바로 교토로 이송되었다. 남매는 이곳에서 2㎞도 떨어지지 않은 민가에 갇혀 있었는데, 그들을 지키는 것은 이가 가문의 닌자들이었다. 그들은 마츠모토 요시토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만약 요시토가 손을 쓰라고 하면 즉시 남매를 죽인 다음 그들의 시체를 이토 그룹의 저택으로 몰래 운반할 예정이었다.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남매를 살려 둬서, 사망 시간이 길어져 시신이 경직되어 운송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이가 가문의 닌자들은 암살을 가장 잘하는데, 그들의 경험상 시체를 옮기기 가장 편한 시간은 사망 후 1시간 이내이며 이때의 시체는 트렁크에 넣을 정도로 유연하지만, 그 이상 시간이 지나면 시체는 점점 더 경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요시토의 명령을 받은 후 즉시 남매를 죽이고 바로 이토 그룹의 저택으로 옮겨 적당한 장소를 찾아 숨기려고 했다.불과 10분 전, 요시토는 전화를 걸어와 이토 그룹의 저택을 먼저 확인해보라고 했다. 우선 이토 그룹의 보안 상태를 보고 가장 취약한 부분을 찾아낸 다음 적절한 은신처를 찾아 바로 남매를 죽인 뒤 데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 닌자가 혼자 이토네 저택에 잠입해 먼저 확인하기로 했다.시후가 이토 나나코의 방에서 알아차린 사람이 바로 이 닌자였다. 그는 나나코의 안뜰을 선택한 듯, 둘러보다가 휴대폰을 꺼내 사진 몇 장을 찍은 뒤 조용히 담을 넘어 나가려 했다.시후는 이때 일어나 나나코에게 말했다. "내가 잠깐 나갔다 올 테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나나코는 다급하게 물었다. "시후 군, 어디 가려고 하시는 거예요?”"아까 그 녀석도 닌자였어요.. 혼자 왔으니, 아마 정탐하러 왔을 거예요. 배후에 다른 닌자가 있을 수 있으니 따라 가보려고요.”이토 나나코는 손을 뻗어 시후를 끌어당기며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 군, 제발 가지 마세요, 위험해요!"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닌자가 남몰래 정탐을 했다면, 당신에
시후는 돌아서서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말아요, 금방 돌아올 게요." 말을 마친 시후는 이토 나나코의 방을 떠나 눈 속으로 사라졌다.......눈보라가 몰아치는 가운데, 정탐을 하러 온 이가 가문의 닌자는 어둠 속을 질주하고 있었다. 그는 행동이 재빠르고 몸이 제비처럼 가벼워 어두운 밤에만 나타나 마치 잡기 어려운 유령과 같았다..! 하지만 그는 그의 바로 뒤에 실력이 엄청난 고수가 따라오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 마스터는 바로 시후였다..!이가 가문의 닌자는 2km를 쉬지 않고 달리다 결국 한 정원의 문 앞에서 멈춰 섰고, 정원의 고풍스러운 문 앞에 가서 짧게 대문을 네 번 두드리자 한 사람이 옆으로 지나갈 수 있는 틈 정도 되는 문이 열렸다. 곧이어 그는 재빨리 몸을 비껴 들어갔고,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시후는 숨과 심장박동을 숨기고 조용히 담장 위로 뛰어올라 이 정원의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마당 전체는 큰 편은 아니었고 앞마당에는 200평 남짓한 평의 대나무와 고송이 심어져 있었으며, 마당 뒤에는 목재로 된 2층 건물이 있었다.조금 전 막 들어온 닌자는 바로 앞마당을 가로질러 이 2층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시후는 이 건물 안에 적어도 예닐곱 명이 더 있다는 것을 느끼고, 담을 따라 조용히 그 건물로 향했다. 이때 이 건물 2층에는 약 50평 남짓한 홀이 있었는데, 그 홀의 가운데에는 검은 옷을 입은 닌자가 있었고 그 밖에도 가운데 바닥에는 두건으로 눈을 가려진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시후가 미행하던 닌자는 2층으로 올라간 후, 그 중 한 명에게 보고했다. "리더, 방금 이토 그룹의 저택은 보안이 굉장히 허술하고, 10명도 안 되는 경비원들 만이 호위하고 있을 뿐, 별 것 아니었습니다!”그러자 리더라고 불린 사내는 입을 열었다. "이번에 이 두 놈을 죽여 시체를 조용히 들여 놓을 거다. 그러니 상대방이 약하더라도, 아무도 놀라게 하지 않고 조용히 들어가 시체를 던져 놓고 조용히 철수해야 해!
소지민의 두건이 벗겨진 순간, 시후는 그녀를 알아보았다. "저 여자.. 다카하시 히데요시의 롤스로이스에 앉아 있던 사람인데..? 그때 내가 다카하시 히데요시를 교훈을 주고 있을 때 가르치려 들더니.. 여기 잡혀 있다니..? 아무래도 저 여자를 죽이고 이토 유키히코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 같군.. 보아하니 저 여자.. 배경이 꽤 탄탄한 가 보지..?”이때 소지민은 수건이 입에 물려 있었기 때문에, 한참을 소리 치는 듯했지만 제대로 된 말을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이가 닌자의 리더는 손을 뻗어 수건을 빼내며 차갑게 말했다. "기회를 줄 테니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해!"소지민은 놀란 눈빛을 하고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며 떨며 말했다. "나와 우리 오빠를 풀어주면 이 일을 시킨 사람이 준다고 한 액수보다 10배는 더 많은 돈을 줄게!”그러자 리더는 냉소했다. "그건 의미가 없어. 일본 닌자 가문의 규칙은 고용주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용주에게 절대적으로 충실해야만 닌자 가문이 일본 대기업에게 사랑받을 수 있거든.. 그렇지 않으면 닌자에 대한 충성도를 의심하게 되고, 그럼 닌자들이 밥그릇을 잃게 되거든.. 그때 우리는 닌자들의 공공의 적이 될 거다. 그러니 아무리 많은 돈을 주더라도 나는 흔들리지 않을 거다!”그러자 소지민은 "그럼 한국에 가면 되겠네!! 내가 당신들에게 10억 달러를 줄게, 한국에서 한평생을 편하게 살기에 충분하잖아?! 그러니 더 이상 다른 사람을 위해 싸우고 죽일 필요가 없을 거야!”라며 소리쳤다.그러자 리더는 놀라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가씨, 당신이 이렇게 돈이 많을 줄은 몰랐네.. 10억 달러는 확실히 큰 액수인데.. 당신이 이렇게 많은 돈을 낼 수 있는지 여부는 둘째 치고, 당신이 줄 수 있다고 해도 방금 말했듯이 나는 닌자들에게 쫓겨 살고 싶지 않아. 만약 당신이 나에게 100억 달러를 준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평생 일본 닌자에게 쫓길 테니 이 거래는 가치가 없어.”"그럼, 네가 날 죽
그러자 리더는 "네, 회장님. 언제든지 분부를 기다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마츠모토 요시토는 "참, 당신들이 납치한 두 사람! 그들의 가족이 이미 도쿄에 왔으니, 당신이 이 두 사람을 좀 더 비참하게 죽였으면 좋겠어요! 경찰이 두 사람의 시신을 찾을 때, 현장이 비참하면 비참할수록 좋을 것 같네요. 하하하핫!! 그럼 그들이 더욱 괴로워하면서 이 사건이 더욱 흥미진진해지겠죠?”라며 냉소했다."예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가 닌자의 리더는 바삐 말했다.요시토는 "아 참, 잡아간 그 여자!! 꽤 예쁘다고 하던데..? 여자를 죽이기 전에 모욕을 줘도 좋고.. 그럼 그 년의 가족들이 시체를 봤을 때 이토 유키히코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을 걸?”이가 닌자는 이 말을 듣자마자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렇습니까? 사실 형제들이 이 여자를 탐내고 있었습니다..! 다만 회장님의 좋은 일을 망칠까 봐 계속 말렸는데.. 회장님께서 허락하셨으니.. 그럼 안심하고 즐기도록 하겠습니다!”요시토는 징그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핫!! 괜찮아요. 그럼 형제들끼리 재미있게 놀아 보세요. 참, 얼굴이 안 드러나는 동영상도 하나 찍어서 보내면 더 좋을 것 같은데..!! 크하하하하!”"예,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가 작품 하나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하하하하!”그 순간, 소민지의 얼굴은 공포로 창백해졌다. 그러자 그녀는 부들부들 떨며 애원했다. "제발 내 순결을 더럽히지 말고, 그냥 죽여주세요..!”"순결..?" 이가 닌자의 리더는 징그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렇다면.. 한 번도 남자랑 잠자리를 가진 적이 없다는 말이야?? 너 같은 미녀가 아직도 순결을 이야기하다니.. 이거 참 기특하군?? 그럼 이렇게 귀한 선물은 내가 나중에 꼭 뜯어 봐야지!!”그러자 요시토는 전화기 너머로 웃으며 말했다. "오케이, 그럼 난 더 이상 좋은 시간을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아직 1시간30분이나 더 여유가 있
윤우선이 반응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홍라연은 벌써 흥분해서 외쳤다. “네?! 내 기억엔 이 매장은 절대 할인을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가격이 싸진다고요?”여직원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맞습니다, 고객님. 저희 매장은 원래 할인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유일한 예외로, 매장 창립 기념일이라서 딱 오늘만 특별히 진행하는 이벤트입니다!”윤우선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할인을 절대 하지 않는 브랜드가 한 번에 1천만 원을 깎아 준다니, 이건 진짜 놓칠 수 없는 기회 아닌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있어도, 이렇게 큰 할인은 무조건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윤우선은 오늘 이 목걸이를 사지 않으면, 밤에 자다가도 후회하며 깨어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몰래 휴대폰을 꺼내 은행 앱으로 계좌 잔액을 확인했다. 잔고는 7250만 원. 며칠 전부터 시후와 유나가 집을 비운 동안, 윤우선은 미용실에서 VIP 회원권을 충전했고, 홍라연과 함께 몇 번이나 럭셔리한 외식을 즐겼으며, 자신을 위해 새 옷도 여러 벌 샀다. 따라서 그녀가 가진 돈은 분명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그녀가 가진 모든 돈을 쓴다고 해도 여전히 800만 원 정도가 부족했다. 게다가, 더 문제는 가진 돈을 전부 써버리면 앞으로의 생활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게 될 것이었다. 있는 돈을 다 써버리면, 차에 기름도 넣지 못할 텐데, 설마 가지고 있는 것을 팔아야 하는 것인가? 윤우선은 갑자기 딜레마에 빠졌다. 이때, 눈치 빠른 여직원이 그녀의 표정을 읽고는 공손하게 물었다. “고객님, 혹시 지금 자금 상황이 조금 빠듯하신 건가요?” 그녀는 윤우선이 기분 상하지 않도록 재빨리 덧붙였다. “제가 아는 많은 분들처럼, 고객님도 아마 카드에 큰 돈을 두지 않고 대부분 자금을 투자 상품에 넣어두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평소에 사용하실 약간의 유동성 자금만 남겨두시는 거죠.”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한결 놓였다. 이보다 더 좋
하지만 판매원이 분위기를 이렇게까지 띄웠는데, 자신이 "이 목걸이는 너무 비싸서 살 수 없다"라고 말하면 ‘귀부인 중에서 최정상’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 아닌가 싶어 망설였다.윤우선이 속으로 조마조마하고 있을 때, 여직원이 매장의 간판 상품을 그녀 앞에 놓았다.윤우선이 고개를 숙여 가격표를 보자마자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어머나, 세상에! 1, 4, 0, 0, 0... 숫자 4 뒤에 0이 몇 개야...? 이게 14억이라고?!’앞에 있는 여직원은 목걸이를 꺼내 들고 윤우선을 한 번, 목걸이를 한 번 번갈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손님,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이 목걸이조차도 손님 앞에서는 조금 가벼워 보이는 것 같아요.”윤우선은 눈물을 쏟을 뻔했다. ‘지금 14억짜리 목걸이가 내 앞에서 가벼워 보인다고? 내가 뭐 태양이라도 된다는 거야?’뒤에 있던 홍라연도 놀라며 외쳤다. “이 목걸이는 너무 비싸잖아요...! 14억이라니, 세금을 빼도 로또라도 당첨돼야 살 수 있겠네!”이때 여직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제가 보기에는 사모님의 분위기와 재산이라면 이 정도 목걸이는 충분히 구매 가능하실 거라 믿어요.”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윤우선은 조금 전부터 점점 마음이 불편해지고 있었다. 여직원은 분위기를 띄우는 데 정말 능숙했다. 처음엔 윤우선이 꽤나 기분이 좋았지만, 하지만 너무 극단적인 성격이라 지금은 진퇴양난의 상황이 되어버렸다.그때 여직원이 화제를 바꾸며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제 생각엔, 이런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크기, 화려함에만 치중해서 오히려 너무 촌스러워 보일 수 있어요. 결국 돈 냄새가 너무 진하면 오히려 품격이 없어 보이기도 하죠.”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눈이 번쩍 뜨이며 외쳤다. “아, 그렇죠. 아가씨 말이 딱 맞아! 이렇게 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목에 걸면, 그냥 목에 ‘나 돈 많음!’이라는 글자를 단 것 같잖아. 촌스럽고, 그러니까 정말 촌스러운 것 같아!”
여직원이 내뱉은 ‘귀부인 중의 최정상’이라는 한마디는 윤우선의 기분을 하늘 끝까지 띄워버렸다. 윤우선은 여직원의 말이 마치 뭔가 화학적인 에너지를 가지기라도 한 듯, 자신의 고막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대량의 도파민을 생성해내고, 그 도파민이 혈관을 따라 뇌까지 직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간단히 말해, 윤우선은 이미 여직원의 말에 너무 취해버렸다.윤우선이 느끼고 있는 이 느낌은 마치 담배를 처음 배운 젊은이가 마을 어르신이 가지고 계시던 오래된 곰방대를 들고 깊게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었다. 단순히 취한 정도가 아니라, 약간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윤우선은 너무 행복해서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으며 여직원을 바라보았다. 윤우선은 여직원을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홍라연도 아부를 잘하긴 했다. 수십 년 동안 형수로 살다가 어느 순간 안색 하나 안 바뀌고 자신을 낮추며 비위를 맞춰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여직원과 비교하면 홍라연은 한참 수준이 모자랐고, 어린아이 수준에 불과했다.결국 윤우선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여직원에게 물었다. “아가씨, 내 분위기면 어떤 목걸이가 어울릴 것 같아요?”그러자 여직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사모님 같은 분이라면 저희 매장의 대표 상품, 그러니까 '간판' 상품을 착용하셔야죠!” 그 말을 마친 뒤, 여직원은 재빨리 덧붙였다. “손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매니저님을 찾아가서 금고를 열고 우리 매장의 간판 상품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직원은 급히 사무실로 향했다.사무실에서는 매니저가 매장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여직원과 윤우선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여직원이 들어오자마자 매니저는 다급히 말했다. “아니, 소희 씨 어떻게 우리 매장의 간판 상품을 추천할 수 있어?!”그러자 여직원은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매니저님, 그건 매니저님이 시키신 거잖아요? 가능한 한 저 아줌마를 꼬드겨서 돈을 더 많이 쓰게 하라고
이야기를 끝낸 뒤 전화를 끊은 여직원은 윤우선 앞에 다가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손님, 그럼 제가 악세서리를 착용해 보시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직원의 도움을 받아 목걸이를 착용하고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명품 브랜드의 악세서리는 가성비 면에서는 솔직히 형편없다고 할 수 있다. 18K 골드 체인 자체는 돈으로 바꾸면 얼마 되지 않을 것이고, 잔뜩 박힌 작은 다이아몬드 역시 그다지 비싸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이 둘을 합치더라도 판매 가격의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하지만, 윤우선이 중시하는 것은 가성비가 아니라 제품을 샀을 때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였다.소위 가성비라는 것은 상품의 성능과 가격의 비율을 뜻하는데, 같은 가격일 때 성능이 더 좋으면 제품은 좋은 것이라고 판단된다. 반면 윤우선이 중시하는 비용은 상품이 가지는 이미지와 가격의 비율이다. 따라서 같은 가격일 경우 사람들이 더 인정하고 부를 더 과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며, 설령 원가가 2만 원 정도 되는 티셔츠가 150만 원에 팔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슴팍에 찍힌 브랜드 로고가 충분히 과시할 만 하다면, 윤우선의 눈에는 가치 있는 상품이었다.윤우선은 한참 동안 목걸이를 살피며, 이 목걸이가 정말로 반짝거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매장의 조명 아래, 거의 모든 각도에서 눈부신 빛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기에 강렬하게 마음을 사로잡힌 그녀는 곧바로 말했다. “이걸로 할게요. 포장해주세요!”그때 직원이 말을 꺼냈다. “손님,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 목걸이는 손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무슨 뜻이죠?” 윤우선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이런 비싼 목걸이를 할 자격이 없다는 건가요?”여직원은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손님 오해하지 마세요. 처음 손님께서 매장에 들어오셨을 때부터 손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고귀한 분위기를 느꼈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불
윤우선은 자신이 운전하는 위풍당당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몰고 하버시티에 도착했다. 지하 주차장에서 조심스럽게 차를 여러 번 후진하고 돌리기를 반복해 간신히 주차를 마친 그녀는 홍라연과 함께 1층으로 올라갔다.하버시티의 1층은 대부분 일류 명품 브랜드 매장으로 가득했다. 그중 절반은 의류와 가방 브랜드로, 예를 들어 루이비통이나 구찌 같은 곳들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악세서리브랜드로, 불가리, 까르띠에와 같은 매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윤우선은 도착하자마자 홍라연을 이끌고 불가리 매장으로 직행했다. 불가리가 다른 브랜드보다 특별히 더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윤우선은 ‘불가리’라는 이름이 듣기만 해도 화려하고 좋은 것 같은 느낌이라 마음에 들어했다.두 사람이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윤우선은 곧바로 중앙에 위치한 진열대로 향했다. 그 후, 높은 의자에 턱 하니 앉아 오른손으로는 롤스로이스의 차 키를 진열대 위에 올려놓고, 왼손으로는 예전에 시후가 선물해 준 에르메스 핸드백을 진열대 위에 당당히 올려놓았다.판매사원은 한눈에 큰 손님이 온 것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다가와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불가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떤 상품을 보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세요.”윤우선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 “흠흠, 매장에 괜찮은 목걸이 있으면 다 꺼내 줘요. 내가 골라 볼 테니까.”판매사원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는 남성 동료에게 말했다. “준기 씨, 고객님께 스페인산 탄산수를 두 병 준비해 드리고, 이번 달에 새로 나온 향수 샘플도 준비해서 고객님께 시향해 드려요.”남성 판매사원은 지시대로 움직였고, 이를 본 윤우선은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역시 명품 브랜드 매장은 서비스가 달라!’홍라연은 윤우선 뒤에 서서 생각했다. ‘예전엔 WS 그룹이 돈 좀 있었을 때 나도 이런 매장에 와서 이런 대접을 받았었지. 하지만 지금은 이런 매장을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긴장될 정도라니... 역시 떨어진 봉황은 닭보다 못
윤우선은 과거 WS 그룹에서 시집살이를 할 때 늘 홍라연에게 괴롭힘을 당해기에 마음속으로 큰 원한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홍라연이 개처럼 그녀에게 아부하며 다가오니, 윤우선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었고, 그녀에게 완전한 통쾌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홍라연과 어울리는 것이 즐거웠다. 윤우선에게는 홍라연이 자신의 앞에서 아부하며 비위를 맞출 때, 자신이 과거의 윤우선이 아니며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그 때, 윤우선은 홍라연의 목소리를 듣고 투덜대며 말했다. “아직도 잠이 부족한데. 몇 시죠?” 홍라연은 서둘러 말했다. “벌써 11시 다 돼 가! 어제 말하기를 오늘 쇼핑 간다고 했잖아? 난 다 준비됐어, 지금 동서 집 앞이야. 오늘 가는 거지?”윤우선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아이고! 까먹고 있었네! 오늘 하버시티에 가서 목걸이 하나 살까 했는데, 요즘 자꾸 목이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그러자 홍라연은 웃으며 말했다. “동서처럼 컬리넌을 타고 에르메스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목에 좀 화려한 목걸이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어떤 브랜드로 볼 거야?” 윤우선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뭐 불가리, 티파니, 까르띠에 같은 데면 다 괜찮아요. 안 가리는 편이라, 일류 브랜드면 다 좋지 뭐.” 홍라연은 곧바로 아부를 시작했다. “역시 동서 안목은 최고야! 동서 기질에는 그런 일류 브랜드가 딱 어울리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동서랑 비교도 안 돼. 몇 만 원짜리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이어 홍라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 동서는 복이 많아. 럭셔리한 저택에 살고, 고급 외제차도 타고, 명품을 입으니 확실히 인생 승자지.. 나야 뭐, 어려움을 겪고 나니 악세서리도, 가방도 다 없어졌어. 지금은 명품은 커녕 싼 목걸이 하나 사기도 힘드네... 나중에 혜빈이에게 돈 좀 받아서 상점에서 은목걸이나 하나 사야겠어..”윤우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홍라연이 자기가 저렴한 악세서리나 어울리는 수
원래 시후는 이중열이 당분간 한인 타운에서 편히 지내도록 하고, 나중에 시간을 내어 홍콩으로 가서 그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유가휘가 참지 못하고 먼저 문제를 일으키려 하니, 시후도 어쩔 수 없이 홍콩으로 가야만 했다. 홍콩과 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반 비행기로 편도만 해도 최소 10시간 이상 걸린다. 게다가 일을 처리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할 테니, 시후는 최소 3~5일, 어쩌면 더 오래 미국을 떠나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시후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유나였다.비록 시후가 블랙 드래곤의 여자 대원들을 배치해 유나를 몰래 보호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가 혼자 미국에서 학업과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니 시후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현재 김상곤은 중국에서 문화 교류 활동 중이라, 미국에 와서 유나와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은 장모 윤우선 뿐이었다. 하지만 시후는 직접 유나에게 자신이 홍콩으로 가야 하고, 장모님을 모셔와야 한다고 말하면 조금 어색할 것 같았다. 게다가 유나와 상의한다 해도 그녀는 장모님을 모셔오는 대신, 자신에게 홍콩에 가지 말라고 하거나 혼자 있어도 괜찮으니 자기 걱정은 말라고 할 가능성이 컸다. 또한, 윤우선은 지금 미국에 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었다. 윤우선은 한국에서 혼자 지내면서 럭셔리 외제차와 저택, 시후가 준 용돈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미국으로 오게 한다면 오히려 귀찮아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시후는 장모 윤우선을 데려오기 위한 핑계를 먼저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뒤 유나에게, 자신은 홍콩에 고객이 있어 가야 하지만 마침 장모가 와 있으니 그녀와 시간을 보내라고 말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윤우선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데려오는 것은 시후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았기 때문에, 약간의 계획 만으로도 그녀를 데려올 자신이 있었다.그래서 시후는 즉시 송민정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송회장님, 부탁할 일이 있어서요.” 송민정은 주저 없이
전화가 연결되자 시후는 물었다. “은서야, 창재 씨 아직 거기 있어?” 고은서는 대답했다. “방금 사람을 보내서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어. 그런데, 시후 오빠, 오늘 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지우 언니가 말하길 오늘 밤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심지어 제이크 한 경감도 죽었다고 하던데?”시후는 짧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고은서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고은서는 시후의 이야기를 다 듣고 충격을 받아 놀라며 말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잔인한 괴한들이 있을 수 있어...?” 그녀는 이어서 자책하는 말도 했다. “시후 오빠, 혹시 우리 팀에 내부자가 있었던 건 아닐까? 아니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치밀하게 협력할 수 있었겠어..? 배경 음악이 가장 큰 시점에 공격을 시작했다면, 아마 공연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게 분명한데...”“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확실히 내부자로 의심되는 건 내 셋째 외숙모뿐인데, 그녀는 이미 죽었어. 내 생각엔 괴한들이 네 공연 흐름을 몰랐을 거야. 언제 배경 음악이 가장 큰 시점인지도 몰랐을 것이고.. 그들이 정확히 시간을 맞출 수 있었던 건 내 외숙모가 그 안에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일 거야. 그녀가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을 때 괴한들에게 알려 줬을 가능성이 커.”고은서가 말했다. “하지만 오빠가 그러지 않았어? 외숙모가 신호 방해 장치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고. 그런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 그녀도 범죄자들과 연락할 수 없을 텐데...”시후는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거야? 그녀가 방해 장비를 가지고 있었던 건 맞지만, 그 장비를 계속 켜두는 건 불가능해. 만약 계속 켜뒀다면 다른 사람들이 벌써 이상함을 눈치챘을 걸. 내 생각에는 그녀가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 순간이 오자 먼저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곧바로 방해 장치를 켰을 거야. 괴한들은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들이닥친 걸 보면, 짧은 차단 시
홍콩에서 유성으로 불리는 유가휘에 대해, 시후는 전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이건 그가 이중열에게 한 일 때문만이 아니었다. 시후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람이라, 비록 이중열이 이 사건에서 약자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 사건에서 잘못한 것은 바로 이중열에게 있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유가휘가 자기의 명예와 자존심 때문에 이중열에게 복수하려는 것도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시후가 유가휘에 대해 가장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점은 바로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당시 이중열이 식당에서 말한 바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직후 이중열은 제일 먼저 시후의 아버지인 은서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 그 때 시후의 아버지는 즉시 홍콩으로 가 유가휘와 합의를 맺어 이중열을 놓아주기로 했고, 그 덕에 이중열은 일시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후의 부모님이 LCS 그룹에서 나오게 되면서, 시후의 부모님이 사망하게 되었다. 유가휘는 시후의 아버지가 사망한 사실을 알자마자 바로 합의한 내용을 어기고, 이중열을 사냥하기 위해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을 보내 대대적인 추격을 시작했다. 그러다 추적이 잠시 중단된 이유는 바로 고선우가 시후의 아버지를 대신하여 이 일에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고선우가 중병에 걸렸을 때, 고은서가 시후를 찾았다. 그래서 만약 고선우가 병이 낫지 않았다면 유가휘는 또 다시 협정을 어겼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중열은 아마도 상금을 노리는 킬러에게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그런데 유가휘는 이제 ‘우회적으로’ 자신이 고선우와 했던 약속을 회피하려고 하자, 그 행동을 본 시후는 더욱 분노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의리를 저버린 유가휘의 품성에 대해 시후는 극도로 불쾌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즉시 고은서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고은서는 시후의 메시지를 보고 마음을 놓았다. 그녀는 스마트폰을 창재에게 건네며, 시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