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가 진설아를 바라보자 그녀는 수줍어하며 얼굴이 빨개졌다. 진설아는 사실 강한 편인데다 무술을 배웠기에 연약함과는 거리가 말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서 수줍음과 설렘으로 가득 찬 그녀의 모습은 사랑스러웠다..!시후는 그녀를 향해 빙긋 웃으며 "설아도 왔네?? 잘 지냈어?"라고 물었다.진설아는 얼굴을 붉히며 "요즘..요.. 요즘 잘 지내요!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에게 말했다. "다들 꽤 오랜 시간 동안 만나지 못했죠? 오늘이 마침 송민정 대표의 생일이니 이따가 다들 함께 한 잔씩 하시죠~”“아휴 그럼요~ 오늘 늦게까지 드시다 가셔야죠~~” 다들 웃음 지으며 시후에게 말했다.그 때 민정이 사과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 잠시만요. 손님들을 맞이하러 가야 해서.. 저는 잠시 자리를 뜨겠습니다..”“아~ 네 저는 신경 쓰지 말고 대표님 일 보러 가세요~”민정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고, 사람들은 시후에게 칵테일을 한 잔 권했다. 시후는 흔쾌히 승낙한 뒤 연회장의 한쪽으로 갔다. 시후가 모두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설아는 중간에 시후에게 말을 걸지 못했고 속으로 애만 태우고 있었다. 시후는 설아가 몇 번이고 말을 걸려고 하다 다른 사람에 밀려 돌아가는 걸 보고 웃었다. "설아, 나에게 할 말 있어?"진설아는 이 말을 듣고 기뻐서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은 선생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시간이 있으실 지 모르겠어요.." 말을 마친 뒤 그녀의 큰 눈은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시후는 설아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그녀는 대기업 자제들처럼 건방지지 않았다. 둘째, 그녀는 재벌가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고 무술을 연마했는데 이건 부잣집 자제들에게는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그녀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그럼 나와 같이 산책할까?”설아는 이 말을 듣자 흥분하여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진원호는 이 광경
설아는 부끄러워서 이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랐다."큭큭큭.. 아니.. 내가 아는 설아 너는 처음에 골동품 거리에서 그렇게 대담하게 내게 덤벼 들었는데, 왜 지금은 이야기도 제대로 못 꺼내는 부끄럼쟁이가 된 거야?!”설아는 이 말을 듣자 더욱 긴장하고 부끄러워했다. "아.. 그건 애초에 선생님께서 얼마나 대단한 지 몰라서 그런 거잖아요.. 놀리지 마세요!!” 그녀는 수줍어하면서도 즐거워했다. "그게요.. 사실 제가 올해 국제 청소년 킥복싱 대회에 나가요..!”"국제 킥복싱 대회?" 시후는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 지난 번에 이학수가 고바야시 제약이 그들의 신약을 홍보하기 위해 이 경기를 후원한다고 자신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시후는 설아가 무술을 연마했던 것을 떠올리며 물었다. “대회에 나간다고..?”진설아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한국 대표예요..”"어? 정말이야? 우승할 자신은 있는 거야?”"아.. 그게.. 우승은 엄두도 못 내요.. 국제 대회잖아요.. 그리고 이번에 일본이랑 중국 선수들 중에서 실력자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그래도 먼저 포기는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왜냐하면 제 목표는 3위 안에 드는 것이라서요!”"꿈은 네가 실현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어야 눈 앞에 펼쳐질 수 있어. 난 네가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난 네가 1등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 그리고 킥복싱 상대는 우리 한국의 태권도, 택견 등을 마스터했다면 겨뤄 볼만 해! 그럼 넌 해외 선수들을 이기고 우리 한국을 대표해서, 그리고 우승의 영광을 쟁취할 수 있을 거야!”설아는 기뻐하며 소리쳤다. "선생님!! 정말 제가 1등을 할 수 있다고 믿고 계신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난 널 믿어!”"은 선생님, 그럼 제가 하는 경기를 보러 와 주실 수 있나요?”시후는 주저 없이 답했다. "응! 걱정 마, 그때 꼭 경기를 보러 갈게! 현장에 가서 응원하도록 하겠어.”"꺅!! 너무
설아의 경기를 꼭 보러 가기로 약속한 후, 시후는 그녀를 데리고 연회장으로 돌아왔다.연회장은 또 여러 그룹의 하객들이 찾아오면서 분위기가 더욱 더 무르익었다.송 회장 역시도 시후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나와서 안부를 물으려고 했으나 그가 왔을 때 시후는 이미 설아와 함께 정원으로 나간 뒤였다.시후가 다시 돌아오자 송 회장은 그를 반갑게 맞으며 인사했다. "아이구 은 선생님 그동안 잘 지내고 계셨습니까?!!”“예, 하하.. 잘 지내셨죠? 부쩍 건강해지신 것 같습니다~~?”"이게 다 은 선생님 덕분 아니겠습니까? 곧 죽을 것 같던 이 늙은이가 다시 이렇게 건강해졌으니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선생님께서는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저는 늘 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있죠. 별 문제는 없고요~”그러자 송 회장이 은밀하게 물었다. "은 선생님.. 얼마 전에 오송 그룹과 좀 언짢은 일이 있던 것 같던데.. 혹시 오송 그룹이 불편하게 만든 건 아니었겠지요..?”“뭐.. 불편하게 만들어봤자, 별로 두렵지는 않아서요.. 그들은 저에게는 삐에로나 다름없으니까요.”송 회장은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시후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강남에서 유명한 재벌가인 오송 그룹을 삐에로에 비교하다니.. 그때 송영예가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할아버지, 공심 그룹에서 셋째 도련님이 오셨습니다.”송 회장은 놀라운 표정을 보이며 “응? 공심 그룹에서 사람이 왔다고?”라고 물었다.“네, 셋째 도련님의 차가 방금 별장에 들어왔으니 곧 도착할 것 같습니다.”송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민정이를 불러라, 함께 마중 나가자." 말을 마치자 그는 돌아서서 미안한 표정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죄송합니다만, 그래도 귀한 손님이 오셨다고 해서.. 자리를 좀 비워야겠습니다..”시후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안세진은 다소 놀라며 작은 목소리로 시후에게 알려주었다. "도련님, 공심 그룹은 평택에서
안세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도련님.. 그래도 공심 그룹이 혼인을 제안한다면.. 그럴싸하겠는데요..?”"하하.. 아무래도 이번에 왔다는 셋째 도련님이 공심 그룹에서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달려 있겠죠. 그가 장손이라면 나쁘지 않겠지만.. 만약 그가 많은 아들 중 한 명이고, 평소에 공식 석상에 잘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그럼 송민정 대표와 결혼을 시켰을 때 그들은 별로 손해보는 일이 아닐 테니까요.”"그렇네요.. 도련님 말씀 대로라면 확실히 손해 볼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공심 그룹은 예닐곱 명의 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결혼이라는 것도 경마와 같다고 할 수 있어요. 상대방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그가 가진 모든 말이 내가 가진 좋은 말보다 늘 좋다고 할 수는 없죠.”안세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 말씀이 아주 일리가 있네요. 제가 오늘 한 수 배웠습니다..!”시후는 손을 저으며 웃었다. "에이.. 다 알고 계시는 사실인데요, 한 수 배웠다기보다는.. 잠들어 있던 지식을 다시 깨워드렸다고 하죠! 하하하!”이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혼자 와인잔을 들고 있던 폴은 시후를 정말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시후에 대한 생각이 다시금 바뀌었음을 느꼈다. 한국의 상류층 인사들이 이렇게나 많이 시후를 존경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속 시후를 따라다니며 귓속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LCS 그룹의 대변인이다. 그가 시후를 이렇게 공경하는 걸 보면 시후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갑자기 연회장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공심 그룹 셋째 도련님이 오셨대!!” 이 한마디에 연회장은 발칵 뒤집혔다! 공심 그룹은 총자산이 천억이 넘고, 집안 배경이 좋은 재벌가였기 때문이다! 자산 규모만 놓고 보면 이룸 그룹의 최소 3배는 될 것이다. 그런데 공심 그룹에서 자제를 보내 이룸 그룹 송민정 대표의 생일파티에 참석하다니.. 이 순간 모든 사람들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이
조금 뒤, 잘 차려 입은 젊은 사내가 송 회장과 무리들의 안내를 받으며 걸음을 옮겼다.송영예와 그의 아버지 송천명은 줄곧 그 젊은이의 곁을 따라다니며 매우 세심하게 보살폈고, 송 회장과 민정도 옆에 서 있었다. 하지만 민정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았다. 시후는 2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그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 청년은 아주 거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옆에 있던 안세진은 "공심 그룹의 셋째 도련님의 표정을 보니 마치 대단한 인물이 방문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하지만 이곳에는 진짜 실력을 숨기고 계시는 우리 도련님이 계시다는 걸 알 수는 없겠죠..?” 라고 시후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시후는 빙긋 웃으며 그의 말에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사실 시후는 다른 사람이 앞에서 거드름을 피우는 걸 신경 쓰지 않았다. 남들이 아무리 거드름을 피운다고 해도 자신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사람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들려왔다. 모두들 공심 그룹에서 사람이 올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는 공심 그룹과 연을 맺고 싶어하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도 적지 않은데, 공심 그룹의 자제를 보는 눈빛이 마치 욕심 많은 고양이가 생선 냄새를 맡고 있는 것과 같았다.이룸 그룹 구성원들은 공심 그룹 도련님을 모시고 연회장으로 들어섰고, 송 회장이 먼저 그를 시후에게 소개했다. "도련님, 이 분은 서울에서 유명한 은 선생님이시며, 저의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도련님과 마찬가지로 젊고 재주가 뛰어난 분입니다.”그는 송 회장의 이야기를 듣고 시후를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하지만 시후는 별로 대단해 보이지도 않았고, 옷차림도 지극히 평범했다. 그래서 그는 시후를 격렬히 비꼬고 싶었지만, 그의 주변에 안세진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당연히 안세진을 알고 있었다. 어쨌든 안세진은 LCS 그룹 집안 사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LCS 그룹의 세력은 공심 그룹보다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그 역시도 안세진이 이곳에 있
뭐.. 은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놈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감히 공심 그룹의 서열 2위인 자신과 비교하다니.. 어딜 감히..??? 그는 더 이상 시후를 상대하기도 싫고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안세진에게 고개를 까딱 인사를 건네고 웃었다. "오늘도 부장님께서 여기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내일 버킹엄 호텔에 방문하려고 했었는데요..?!”안세진은 무덤덤하게 답했다. "아 그러셨습니까? 너무 바쁘셔서 저희 호텔에 방문하실 수 있을지요.”안세진과의 인사 후에 공은찬은 송민정 대표를 보고 느끼한 미소를 지었다. "제가 알기로는, 제 여동생과 송민정 대표님이 외국 유학 시절에 동창이라고 하더군요..? 이번에 서울에 온 것은 원래 송 회장님과 협력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온 것입니다. 원래 이틀 뒤에 오려고 했는데, 오늘이 송민정 대표님의 생일이라고 해서 특별히 일정을 일찍 앞당겼어요. 하하!”그리고는 주머니에서 깔끔하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꺼냈다.“송 대표님~ 한 번 열어보시죠?”민정이 감사 인사를 한 뒤 상자를 열어보자 안에서 반짝이는 진주 목걸이가 드러났다. 공은찬은 민정에게 "송 대표님, 이 목걸이는 제가 직접 고른 거예요. 아프리카에서 생산된 천연 진주라고 하더군요..? 요즘 연예인들이 진주 목걸이를 하고 나오는 게 유행이라고.. 그래서 젊은 송 대표님을 위해 한 번 준비해봤습니다.”옆에 있던 사람들이 상자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상자 안에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광택이 아름다운 진주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중간에는 루비가 박힌 펜던트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너나 할 것 없이 감탄했다. 모두들 이런 비싼 물건들을 잘 알아보는 사람들이라 이 목걸이의 가치가 꽤 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공은찬은 사람들이 자신의 선물에 놀라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도 아시겠지만 루비는 값비싼 보석이죠.. 아마 1캐럿이면 최고 10억대까지 간다죠..? 여기 중간에 펜던트에 박혀 있는 이
공은찬이 갑자기 분위기를 살짝 얼어붙게 만들자 송 회장은 상당히 난감했다. 그는 아직 이룸 그룹이 공심 그룹 보다는 강력하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행동을 조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손님에게 갖추는 예의상 하는 것이지, 정말 이 기회를 빌려 공심 그룹에 매달리고 싶은 건 아니었다. 왜냐하면 송 회장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의 이룸 그룹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여러 번 겪어봤기 때문에, 공은찬이 오늘 이 자리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공심 그룹이 어떻게 이룸 그룹과 협력하든, 공은찬은 분명 자신의 손녀인 송민정에 대해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실 예전 같았으면 그가 이룸 그룹과 혼사를 논의하고 싶어했을 때 송 회장은 매우 흥분하며 좋아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자신들은 그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다. 송 회장의 눈에 가장 좋은 손녀사위는 바로 옆에 있는 시후이기 때문이다! 은 선생이 손녀사위가 된다면 세계 최고 부자라 해도 눈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민정이도 은 선생에게 마음이 있다. 회춘단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이미 죽을 뻔했을 송 회장의 눈에는 이 세상에 시후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시후는 자신에게 생명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송천명은 아버지가 공은찬 도련님께 미운 털이 박힐까 걱정이 된 나머지 빠르게 다가가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애썼다. "아이구, 정말 감사합니다 공 도련님.. 이 선물이 이렇게 비싸고 귀한 것이니 민정이도 분명 좋아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요 아이가 성격이 무뚝뚝한 편이라 고맙다고 말을 잘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큰 아버지인 제가 민정이를 대신하여 이 선물을 받고 감사를 표하겠습니다..!”민정이 나서 변명하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송 회장이 그녀에게 눈짓을 했다. 송 회장은 민정의 귀에 속삭였다. "자, 일단 웃는 얼굴에 침 뱉으려 하지 말고.. 먼저 내민 손을 잡도록 하자. 준 선물은 받아 두었다가 연회가 끝나면 살짝 돌려주면 되니까.
하지만 VIP석은 이미 자리가 꽉 찼기 때문에, 그녀는 진소희와 함께 다른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연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송 회장은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감사 인사를 했다. 감사 인사말에서 그는 하객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하며 "오늘 우리 이룸 그룹 손녀 민정이의 생일 파티에 참석해주신 은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송 회장이 이 말을 꺼내자 VIP석에 앉아 있던 공은찬의 표정이 한 순간에 어두워졌다. 이게 무슨 개수작이지..? 이 송 회장이라는 양반이 이렇게 호의가 뭔지 모르는 건가..? 자신이 그의 손녀 생일 잔치에 직접 와주었는데.. 자신에게 가장 먼저 인사하는 것이 아니라 저 별 것 아닌 놈에게 먼저 해?? 이렇게 생각한 그는 같은 테이블의 시후를 한 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자식에게 왜 이렇게 예의를 갖추는 거야?? 송 회장은 시후에게 먼저 인사를 한 후에야 공은찬께 감사인사를 했다. 공은찬은 자신이 시후와 같은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센터 자리를 빼앗긴 것을 알고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바로 그때, 송 회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민정도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단아한 민정은 송 회장과 같이 시후에게 가장 먼저 감사 인사를 했다. 이야기를 하면서 또렷하고 큰 눈망울은 시후를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은 선생님께서 바쁘신 와중에도 제 생일을 축하하러 와 주신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시후에게 감사한 뒤 민정은 "은 선생님 외에도 오늘 참석해주신 모든 친지 분들께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민정은 사람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공은찬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송 회장은 자신을 두 번째에 언급이라도 했기에 자신의 체면을 살려주었다. 그런데 송민정 대표는 자신의 이름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함께 묶어 인사하다니..그는 송영예에게 물었다. “저 은 선생이라는 사람.. 대체 뭐하는 사람이에요?”송영예는 시후에게 계속 불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평소에 무시할 수는 없었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모든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현상금을 철회하겠다고 통보할 겁니다. 달러는 24시간 이내에 원래 경로로 환불될 겁니다."....그 시각, 홍콩 국제공항 외부에는 이미 여러 명의 킬러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모두 공항 근처에 숨어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현상금을 손에 넣고 평생 먹고 살기 위해서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같이 참지 못하고 오직 이중열이 공항에서 나오는 순간을 틈타 즉시 공격을 개시할 생각이었다.그 중에서 어떤 킬러들은 이미 은밀한 장소에서 저격총으로 조준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킬러들은 관광객으로 위장해 공항 출구 밖에서 총을 숨긴 채 대기 중이었다. 심지어 어떤 킬러들은 차를 도로에 세워 두고, 이중열이 나오자마자 그대로 들이받을 작정이었다. 킬러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승리를 거머쥐려는 찰나, 갑자기 휴대전화로 짧은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젠장!" "뭐야, 이게!" "아오 씨, 장난하나!"마치 독사처럼 기회를 엿보던 킬러들은 일제히 욕설을 퍼부었다. 현상금이 철회되었다는 사실에 그들은 모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제 현상금은 사실상 사라졌고, 손에 잡힐 듯했던 부자가 될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도 지금 불만을 터뜨려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일단 현상금이 철회되면, 아무리 목표를 제거해도 돈을 받을 방법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결국 대부분의 킬러들은 즉시 그 자리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관광객으로 위장했던 킬러는 택시를 타고 떠났고, 길가에 차를 세웠던 킬러도 곧바로 차를 몰고 사라졌다. 숨어서 저격을 준비했던 자들도 총을 수납하고 호텔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아직 몇몇 킬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 중 한 명은 공항 맞은편 호텔 18층 객실에 숨어 있었다. 그는 저격총 조준경으로 공항 출구를 노리면서도 연신 욕설을 퍼부었다."아오 씨, 유
시후의 마지막 요구를 들은 유가휘는 순간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구사일생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시후가 자신에게 요구한 마지막 한 가지 일이었기에, 그 말인즉슨 자신이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 동안 200억 달러 상당의 재산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에 비해, 자신이 이중열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할 것이었다. 게다가 이중열에게 주어야 하는 별장 또한 별 것 아닌 존재일 뿐이었다. 비록 한국에서 3개월 동안 회개를 해야 하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던 그에게는 이 정도는 관대하고 너그러운 처분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는 감히 마음 속으로 어떠한 불만도 품을 수 없었다. 오히려, 이제서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즉시 시후에게 자신의 태도를 표현하며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저는 다른 일들을 마무리한 후, 바로 한국으로 떠나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참고로 한 가지 더 말해두지. 오늘부터 당신의 목숨과 재산은 이중열 삼촌과 운명을 함께하게 될 거야. 삼촌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당신에게도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삼촌에게 무슨 변이라도 생긴다면, 설령 그것이 단순한 사고일지라도 나는 당신이 반드시 연대책임을 지도록 할 겁니다. 이해했습니까?"유가휘처럼 머리가 빠른 사람이 시후의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시후는 유가휘가 다시는 이중열에게 어떤 위협도 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의 신변 안전을 이중열의 생사와 묶어버린 것이었다. 따라서 이제부터 유가휘는 이중열을 해칠 생각은커녕, 오히려 그가 무사하기를 밤낮으로 기도해야 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유가휘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이해했습니다....""좋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당신이 홍콩 전역에 퍼뜨린 ‘현상금’을 즉시 철회
진작에 이중열과 이웃이 되는 것도 억울한데, 매년 최소 200일을 반드시 시훈도에서 거주해야 한다니, 이건 정말 사람을 정신적으로 짓밟는 처사가 아닌가?이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또한, 당신의 운전 기사를 다른 직책으로 옮기도록 해. 나는 블랙 드래곤에서 한 명의 대원을 보내 당신의 경호원 겸 운전기사로 삼을 거야. 동시에 그는 당신의 일정을 감시할 것이고 만약 당신이 일 년 중 시훈도에서 하루라도 덜 거주하기라도 한다면, 벌금 1억 달러를 내도록 할 생각이고."그러자 유가휘는 울상을 지으며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정말로 시후가 그의 얼굴을 바닥에 눌러 반복해서 비벼댈 정도로 잔인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속으로 아무리 억울해도 그는 감히 시후에게 반박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은 선생님 걱정 마세요... 저는 말씀을 따를 겁니다... 반드시 따르겠습니다..."시후는 다시 말했다. "아 참, 그리고 블랙 드래곤 대원이 당신의 경호원 겸 운전기사가 되는 것도 비용이 들 겁니다. 나는 성도민 씨에게 네 명의 대원을 선발하게 할 것이며, 분기마다 교대하여 당신을 위해 근무하도록 할 겁니다. 그럼 당신은 반드시 매달 200만 달러의 급여를 지급해야 해. 이해했습니까?"유가휘는 얌전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해했습니다. 매달 200만 달러를 반드시 제때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세 번째, 즉시 홍콩대 근처의 먹자골목 소유권을 현재 당신의 그룹에서 분리하여 독립된 회사로 만들도록 해. 이 회사의 주주는 오직 유미경 씨 한 명이어야 합니다!"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왜 시후가 먹자골목을 언급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이 먹자골목의 모든 결정권은 앞으로 미경 씨에게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당신이 감히 허가 없이 임의로 개발하려 한다면, 내가 알게 되는 즉시 당
유가휘의 모든 정신과 의지는 이미 시후에 의해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이제 그는 손익을 따질 겨를도 없이, 오직 살아남는 것만이 유일한 바람이었다. 그러니 시후가 어떤 조건을 내걸든, 그는 주저 없이 받아들일 의향이 있었다.시후는 유가휘가 완전히 굴복한 것을 확인하고,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하며 냉정하게 말했다. "유가휘, 잘 들어. 내가 당신에게 시킬 첫 번째 일은 바로 홍콩 최고 수준의 전문 경영인 연봉을 기준으로 삼촌에게 20년 치의 급여를 보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추가로 이중열 삼촌의 청춘을 빼앗은 것에 대한 보상금을, 또 이중열 삼촌의 가족의 정신적 피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해." 그런 뒤 시후는 말을 이어갔다. "즉, 당신이 한 번에 홍콩 최고 전문 경영인의 연봉 60년 치를 한꺼번에 삼촌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의가 있나?""없습니다!" 유가휘는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가 감히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시후의 요구대로라면, 고작 60~70억 홍콩달러, 미화로 따져보면 10억 달러도 되지 않는 금액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이중열은 급히 말했다. "도련님, 이 돈은 받을 수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삼촌, 이 돈의 목적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보상이고, 다른 하나는 처벌입니다. 설령 삼촌께서 이 돈이 필요 없다고 해도, 그는 반드시 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만약 돈을 받아서 삼촌이 원하는 곳에 기부하셔도 상관없습니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다시 유가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두 번째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당신이 소유한 시훈도의 럭셔리 저택 옆에 있는 G7 그룹의 별장을 매입해 이중열 삼촌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그리고 삼촌의 가족들을 찾아가 그곳으로 이사해달라고 요청해야 해. 이사를 할 때, 사회자를 초청해 가장 성대한 집들이 행사를 개최하도록 하고!"유가휘는 시후의 말에 충격을 받아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시후
이에 그는 다시 한 번 시후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은 선생님! 미경이가 말한 대로 저는 정말 천인공노할 악행을 저지른 적은 없습니다. 아무리 제가 못난 인간이라도, 죽을 죄를 지을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돈을 원하신다면 한 푼도 빠짐없이 드리겠습니다!"이때, 유미경 역시 갑자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간절히 말했다. "은 선생님, 돈이라는 건 결국 물건일 뿐입니다. 그러니 부디 제 아버지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어떤 금액이든, 저희는 망설이지 않고 지불하겠습니다!"시후는 유미경까지 자신에게 무릎을 꿇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시후는 얼른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하려 했다. 그러나 유미경은 시후의 거부하며, 무표정으로 말했다. "은 선생님,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저는 일어나지 않겠습니다. 만약 제 아버지의 목숨을 원하신다면, 저도 함께 죽이세요."시후는 유미경의 원망이 담긴 눈빛을 마주하고 가슴이 아릿했다. 그는 깊은 한숨을 쉬며, 냉정한 목소리로 유가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은 훌륭한 딸을 두셨군요." 그러고 나서 그는 이중열을 바라보며 물었다. "삼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겠습니까?"이중열은 급히 공손한 태도로 대답했다. "도련님, 저는 그저 무사히 돌아가 지인들과 함께 생활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 외의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이중열은 혹시라도 자신의 뜻이 시후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까 걱정되어 다시 강조했다. "은 선생님, 유 회장님께서 암살 지시를 철회하기만 한다면, 저도 더 이상 다른 문제를 추궁하고 싶지 않습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감격스러움과 부끄러움이 교차했다. 그는 이중열을 향해 거듭 머리를 조아리며 울먹였다. "중열 씨... 자네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자네의 이 은혜는 평생 갚도록 하겠어!"이때, 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유가휘, 삼촌과 미경
유미경의 추궁에 직면한 시후는 더 이상 숨기지 않고 그녀에게 물었다. "미경 씨, 당신은 당신의 아버지가 20여 년 전, '은서준'이라는 사람에게 더 이상 '이중열'이라는 청년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하지만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은서준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당신의 아버지는 즉시 약속을 어기고 이중열을 계속 몰아세웠고, 결국 그는 20년 넘게 한인 타운에서 숨어 지내야만 했습니다."유미경은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후에게 물었다. "당... 당신은 그 두 사람과 어떤 관계인가요?"시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은서준은 나의 아버지이고, 이중열은 내 아버지의 친구입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유미경은 머리가 쭈뼛 서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시후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이 홍콩에 와서 우리 집에 머문 것도, 아버지와 사업과 관련된 협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우리 가족에게 접근해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거네요..." 그러자 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고, 유미경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오늘 점심에 헤어질 때까지, 당신은 내내 연기를 하고 있었던 건가요?"시후는 유미경의 애처로운 시선에 순간적으로 망설였지만, 이내 설명했다. "연기한 건 맞지만, 나는 유가휘 씨 앞에서만 연기를 했습니다."유미경은 눈물을 머금고 따져 물었다. "내 앞에서는 연기를 하지 않았다고요?! 만약 그렇다면, 왜 자신의 진짜 정체와 의도를 숨겼죠?!"시후는 곁에 서 있는 이중열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내가 신분과 의도를 숨긴 이유는 오늘까지 기다려 이 자리에서 삼촌에게 정당한 대가를 받아내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당신 아버지는 삼촌을 죽이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했어요. 내가 오지 않았다면, 삼촌은 공항 출구를 나서는 순간 암살당했을 겁니다!"유미경은 시후의 시선을 따라 이
"괜찮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먼저 가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돈이 얼마나 들든 영수증을 챙기면 제가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죠. 만약 결제할 돈이 없다고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물건을 골랐으면 저에게 전화하세요. 제가 사람을 보내 결제하도록 하죠."유가휘는 더욱더 공포에 질렸다. 그래서 그는 땅에 무릎을 꿇고, 깊이 뉘우치는 얼굴로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금액은 조정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 회장님, 이제 그런 말은 할 필요 없습니다. 나는 당신의 돈을 단 한 푼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냥 묵묵히 받아들이세요. 나머지는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유가휘는 그 자리에서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는 깨달았다. 시후가 정말로 자신의 목숨을 원한다면, 자신에게는 살아남을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이 아무리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무슨 소용인가? 성도민이 움직이기만 하면, 그는 하루 안에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을 만 가지 정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자, 그의 생존 본능이 극에 달했다. 그래서 유가휘는 온몸으로 절망을 표현하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받아들이겠습니다.... 받아들이면 되잖습니까? 10년에 200억 달러,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팔아서라도 반드시 마련하겠습니다!"시후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유 회장님, 아까는 돈을 주느니 차라리 죽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 말을 바꾸시는 거죠?"유가휘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살고 싶습니다.... 제발 기회를 주십시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기회는 조금 전에 이미 내가 줬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 기회를 붙잡지 못했을 뿐이죠."유가휘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오열하며 소리쳤다. "은 선생님.... 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 만족하시겠습니까.... 제발 말씀
시후의 한마디에 유가휘는 눈을 뒤집고 그대로 기절했다. 그러자 유가휘의 옆에 있던 방가흔은 급히 손을 내밀어 그를 부축하며, 그의 머리를 안고 흔들면서 절박한 목소리로 외쳤다. “가휘, 당신 왜 그래! 가휘, 제발 깨어나! 가휘, 날 걱정시키지 마...”방가흔의 몇 번의 비명에 유가휘는 갑자기 깨어났다. 그는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이게 제 목숨을 빼앗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10년 동안 200억 달러라니요, 어떻게 그 돈을 제가 낼 수 있겠습니까...” 그는 울며 절규했다. “그때의 일은 확실히 제 잘못이지만, 선생님도 이걸 기회로 삼아 이렇게 많은 돈을 요구하시면 안 됩니다. 이런 돈을 내는 것보다 차라리 저를 죽여주세요! 제가 죽으면 제 유산은 미경이에게 갈 것이고, 제 남은 자녀들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선생님 요구에 응하게 되면, 저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그 아이들의 미래도 빈곤해질 겁니다!”시후는 냉소적으로 웃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유 회장님, 아이디어가 나쁘지 않네요.” 그리고는 진지하게 덧붙였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나는 이미 LCS 그룹의 회장입니다. 내 손에는 엠그란드 그룹, 구현 제약, TS Shipping, 블랙 드래곤까지 있습니다. 그러니 가진 돈이 많아 어디에 쓸지 모를 정도이고, 당신이 내는 돈도 사실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만약 내가 당신의 돈을 받고 더 이상 당신을 추궁하지 않는다면, 그건 내 아버지에게 해를 끼친 아들이 되어버리겠죠. 대신 아버지의 존엄성을 돈으로 바꾸고 나면, 내가 죽은 후에 아버지에게 면목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겠네요. 그렇게 하면 내 아버지에게도 설명이 되고, 중열 삼촌에게도 할 말이 생기죠.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당신이 죽으면 자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자녀들에게 유산도 남겨줄 수 있죠. 모두가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