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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이신이 막 방으로 급히 뛰어왔을 때 신유리는 창백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손을 든 채 전화 받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핸드폰은 이미 땅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핸드폰 화면은 여전히 켜진 상태였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홍도의 가족분께서는 빠른 시간 내로 제일 병원으로 오셔서 환자의 시신에 관한 일을 인계해 주셔야겠습니다.”

이신은 급히 고개를 들어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신유리는 멍해 있었다. 그녀는 이신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한참을 땅에 떨어진 핸드폰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쪼그려 앉더니 핸드폰을 줍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잘못 거신 거 아니에요? 어제까지만 해도 외할아버지꼐서는 아무 일도 없으셨어요.”

“실례지만 신유리 씨 아닌가요? 성남시 제일병원에 남겨주신 연락처가 바로 이겁니다.”

전화 너머의 말이 끊겼지만 신유리는 미처 반응을 못한듯 핸대폰을 들고 땅바닥에 쪼그려 앉은 채 망연자실해 있었다.

“여보세요? 신유리 씨 맞습니까?”

전화 너머로 다시 소리가 울려오자 신유리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이신은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추기려 했지만 그녀는 혼자 흔들리는 몸을 가누며 일어서더니 이내 걸음을 옮겼다. 신유리의 머리속은 텅 빈 채 아까 전화 너머의 목소리만 끊임없이 그녀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이홍도의 시신?’

‘이홍도가 누구지?’

‘...외할아버지?’

‘그런데 외할아버지께서는 괜찮으셨잖아. 어떻게 갑자기... 시신이라니?’

신유리는 흐리멍덩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녀는 주위의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이신은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더니 잠긴 목소리로 외쳤다.

“유리야!”

신유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무슨 일 있어? 난 지금 바로 병원으로 가봐야 하는데. 외할아버지께서 날 기다리고 있대. 무슨 일 있으면 내가 돌아와서 다시 얘기하면 안 돼? 미안해, 진짜 미안해.”

그녀는 말에 조리가 없어서 그 두 마디만 반복할 뿐이었다.

이신은 눈살을 찌푸리며 신유리의 손목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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