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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서준혁의 표정은 결코 좋지 않았다. 그는 신유리를 주시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신유리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마치 한구의 시신마냥 감정도 생각도 없었다.

방금 들어가 경찰에게 주국병을 고소한다고 해도 순서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고 약간의 시간과 에너지조차도 그 누구와 공유할 수 없었다.

서준혁도 물러서지 않았고 신유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침묵을 지키며 그를 바라보았다.

옆에 있던 이신이 입을 열었다.

“서 대표님, 실례합니다. 길을 막고 계시네요.”

서준혁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다시 신유리에게 시선을 옮겼다.

신유리가 먼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자신의 발끝을 내려다보며 너무 작아서 날아갈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몇 년 동안 줄곧 일하느라 바쁘다고 한 번도 할아버지와 함께 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낸 적이 없어. 마지막 시간인데, 좀 조용히 할 수 없어?”

서준혁은 양미간을 찌푸렸고 신유리는 이신을 보며 말했다.

“이쪽의 일은 네가 좀 도와서 봐줄 수 있어?”

이신은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신유리에게 걸쳐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일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

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외할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싶었다.

노인들은 흔히 사람이 떠난 후 영혼은 갓 태어난 아기처럼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신유리는 외할아버지가 자신을 찾지 못해 조급해하지 않도록 그녀가 마땅히 외할아버지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떠나자 이신의 얼굴의 온화함이 흩어졌다. 그는 서준혁을 보며 말했다.

“서 대표님께서는 그만 일 보러 가셔도 될 것 같네요. 유리는 제가 돌볼게요.”

서준혁은 피식하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이 정도로 한가한 줄 이정이 알면 기꺼이 할 일을 찾아줄 텐데요.”

이신은 눈을 가늘게 뜬 채 그의 몸에서 늘 드러나던 나른했던 기운은 적잖게 가다듬어졌다.

“서 대표님이야말로 이렇게 한가해서 쓸데없이 참견할 여유까지 있으시다면 먼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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