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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서 대표님.”

이석민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더니 손에 핸드폰을 쥔 채 테이블 뒤편의 서준혁을 보며 말했다.

“제일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입니다. 지난달에 연락했던 공익 건강검진 활동 때문에 그쪽에서 이번에도 계속 진행할 것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서준혁은 원래 계약서를 보고 있었는데 이석민의 말에 전화를 넘겨받았다.

화인 그룹은 이미지메이킹을 위해 최근에 공익 활동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었다.

그가 전화를 건네받자마자 전화너머에서 한바탕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 대표님, 죄송합니다. 저희 쪽에서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 시끄러웠습니다.”

서준혁은 별로 개의치 않고 대답했고 전화 너머로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병원과 환자 사이의 갈등이 적지 않은데 가족 간의 갈등은 처음 봐서 경찰에 신고할 정도입니다.”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말하자면 이 환자는 처음에 대표님의 외삼촌께서 집도하셨습니다. 원래 어르신께서 회복이 잘 되셨는데 결국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준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제 말은, 이 환자는 대표님의 외삼촌께서 집도하셨습니다. 바로 개두술이 필요한 노인입니다.”

“그다음 말.”

전화를 끊을 때까지 서준혁의 얼굴은 끔찍할 정도로 차가웠다.

어두운 눈동자 속에서 말할 수 없는 기세가 솟구쳐 올랐다.

그 시각 제일 병원.

주국병과 이연지가 한바탕 말다툼을 벌이다가 병원의 경호원이 올라와 강제로 두 사람을 사무실로 데려갔다.

밖의 소리가 점차 조용해지자 신유리는 외할아버지의 침대 옆에 엎드려 눈을 감은 할아버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분명 평소의 잠든 모습과 다름없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침대 옆에 툭 늘어진 외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끊임없이 어루만졌다. 피부의 온도는 점점 흘러가 버렸고 그 마지막 온기조차 다 흩어져버려 신유리가 아무리 쓰다듬어도 여전히 생기 없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노크 소리가 다시 울렸을 때 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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