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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도착한 절에서는 향을 피우는 냄새가 가득 풍겼는데 그 냄새는 사람들로 하여금 심신의 안정을 느끼게 하였다.

나지막이 들려오는 종소리와 스님들의 소리, 신유리는 이신을 바라보며 물었다.

“절 왜 여기로 데려온 거예요?”

 “와서 같이 향하나 피울까요?”

그녀의 물음에 이신은 말했다.

절엔 사람들로 가득 찼지만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다.

모든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조심조심 말을 하고 발걸음소리도 내지 않으려고 하였는데 절 안에 있는 불상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들 같았다.

“어렸을 때 할머니를 대신해 향을 피워본 적이 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속에서 이신이 먼저 말을 꺼냈다.

향을 피우는 장소는 절 뒤에 위치하여있는 마당, 등기를 책임지고 있는 스님은 두 손을 모으고 인사를 건네고는 신유리에게 향을 피울 재료들을 건네주었다.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만 있을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어디선가 갑자기 큰 바람이 불어오고 가만히 서있는 신유리를 발견한 이신이 말했다.

“제 할아버지가 그러셨는데 그리운 사람에게 향 하나를 피워주면 그 사람이 가는 길을 인도해줄 수 있답니다.”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있던 신유리가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향을 피우는 신유리는 두 손을 모으고 진지하고 간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갔을 때, 빨간색으로 칠해진 현관문은 여전했고 신유리는 조금 망설이면서 문을 열었다. 며칠간 비운 집은 낡은 시설이라 먼지가 가득 쌓여있었고 문을 열자 대량의 먼지들이 흩날렸다.

집안상태를 확인한 신유리는 이신을 못 들어오게 하고는 입을 열었다.

“집이 너무 어지러 워서...”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하시고, 근처에 있겠습니다.”

이신은 그녀의 말에 표정이 살짝 변하더니 한참 뒤에 대답을 해주었다.

신유리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이신이 떠나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문을 닫았다.

그날 밤 급히 떠나가느라 집안은 도둑이 든 것 마냥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신유리는 소파에 털썩 앉아 집안 가구들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조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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