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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너무 예뻐.”

임유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여자는 늘 예쁜 것을 좋아하니 이렇게 화사한 드레스가 마음에 안 들 리가 있을까? 다만...

“이 드레스 엄청 비쌀 텐데 한 번만 입기엔 너무 낭비인 것 같아.”

그녀의 말은 좀 더 저렴한 드레스를 선택해도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강지혁이 바로 맞받아쳤다.

“낭비라고 생각되면 나랑 함께 연회에 좀 더 많이 참석해. 그럼 여러 번 입을 수 있잖아.”

“...”

임유진은 말문이 막혀 입을 꾹 다물었다.

강지혁은 다정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가자.”

그의 손 온도가 끊임없이 그녀 손으로 전해졌다. 임유진은 알겠다며 가볍게 대답하곤 자리에서 일어나 그와 함께 방에서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밖엔 이미 차가 대기하고 있었고 강지혁은 그녀의 손을 잡은 채 나란히 차에 앉았다.

가는 길에서 임유진은 저도 몰래 강지혁을 힐끔거렸다. 오늘 그는 수수한 검은색 양복을 입고 흰 셔츠에 짙은 보라색 넥타이를 하고 있었는데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이 그를 유난히 돋보이게 했다.

동양인에게서 흔히 볼 수 없는 입체적인 실루엣과 정교한 이목구비, 찰랑거리는 검은 머리와 뒤로 넘긴 앞머리 덕분에 훤칠하게 드러낸 이마까지 그야말로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만약 이때 셔츠 단추를 조금 풀어헤친다면 쇄골이 은은하게 비칠 텐데, 그녀의 머릿속엔 이미 강지혁의 쇄골 모양이 아른거렸다.

그의 쇄골은 유난히 예뻤다. ‘예쁘다’라는 말로 한 남자의 쇄골을 비유할 거라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인데 그의 쇄골을 본 순간 저절로 감탄이 새어 나왔다.

임유진은 또 저도 몰래 그날 밤 일이 떠올라 얼굴이 점점 더 화끈거렸다.

본인은 절대 외모지상주의가 아니라고 여겼지만 강지혁을 마주할 때마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 몇 번이고 감탄하는 그녀였다.

남자는 너무 잘생기면 여자에게 엄청난 살상력을 주는 것 같다!

‘제발, 그만 생각해!’

임유진이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뇔 때 귓가에 불쑥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무슨 생각해?”

유혹으로 가득 찬 아찔한 목소리에 그녀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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