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2화

Author: 유진
유진은 빗으로 지혁의 앞머리를 가볍게 빗은 다음 그의 앞머리를 조금씩 다듬었다. 유진의 표정은 매우 집중되어 있었다.

모든 주의력은 지혁의 앞머리에 집중했고 심지어 앞머리 아래의 깊은 눈동자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것도 눈치 채지 못했다.

지혁은 가까이에 있는 유진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추운 날씨로 인해 조금 발그레했고 초롱초롱한 두 눈, 앙증맞은 코, 붉은 입술 그리고 수려한 볼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조명아래에서 유진은 온몸으로 따뜻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는 것 같다.

“됐어.”

얼마나 지났는지 지혁의 귓가에 갑자기 유진의 목소리가 울렸다.

“됐어?”

지혁은 유진과 함께 있는 시간이 유난히 빨리 흐르는 것 같았다.

“응.”

유진은 웃으며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지혁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내 솜씨가 괜찮아. 아주 잘 다듬어졌어. 2천원을 아꼈어.”

그녀는 웃으며 말하고는 마른 수건으로 지혁의 얼굴과 목에 묻은 머리카락을 털어 주었다.

“됐어. 샤워하러 가.”

유진이 말했다.

지혁은 대답을 하고 갈아입을 옷을 챙겨 좁은 욕실로 들어갔다. 따뜻한 물줄기가 몸을 씻어내자 지혁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가슴에 있는 흉터를 바라보았다.

시간이 흘러 이 흉터는 이제 아주 연해졌다. 다만 이 흉터를 볼 때마다 그는 그 여자를 생각하게 된다.

그와 아버지를 버렸던 그 여자.

이 상처는 아마도 그 여자가 남긴 유일한 것일 것이다.

그때 지혁은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떠나지 말라고 그와 아버지를 버리지 말라고 빌었지만 그녀는 그를 매섭게 밀어내고 머리도 돌리지 않고 떠났다.

한쪽에 쌓아있던 송곳이 그의 가슴을 관통했다. 의사가 송곳이 관통한 곳이 심장과 아주 가깝고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 있었으면 생명을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 지혁은 그 사람이 더 이상 그의 어머니가 아니라고 자신에게 말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지혁은 누구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 기대가 없다면 이른바 실망도 없을 것이다.

그냥…….

지혁은 물을 잠그고 수건을 꺼내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43화

    왜 진애령의 차가 자신을 향해 부딪쳤을까.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그 증인들은 왜 모두 자기의 잘못이라고 했을까.유진는 입이 백 개라도 변명할 수 있는데, 당시의 그 증인과 증거들은 모두 그녀야말로 가해자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심지어 애령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혁과 결혼할 것인데 인생의 전성기에 고의로 차를 들이받아 자살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그래서 누나가 판결을 직접 뒤집으려고?”지혁이 물었다.그러자 유진이 자신을 비웃었다.“그냥 내키지 않는 거야. 판결을 뒤집는 것은 불가능해. 그리고 나도 이미 출소했잖아. 됐어. 이 일은 그만 말하고 머리 말려줄게.”유진은 이 문서들을 거두고 드라이기를 가져와 젖은 머리를 말려주었다.지혁의 눈동자는 점점 깊어졌다…….이튿날, 고이준은 상사의 머리카락이……잘린 것을 눈치 챘다. 하지만 분명 자신이 헤어디자이너를 보낸 적이 없다.“왜?”아마도 그가 너무 오래 쳐다보는 것을 눈치 챘는지 지혁이 물었다.“대표님, 이발을 안 한지 꽤 된 거 같은데 헤어디자이너를 예약해 드릴까요?”이준이 물었다.“아니. 어젯밤에 유진이가 손질해줬어.”‘유진…… 임유진이다!’하지만 이준이 더 의아한 것은 대표님이……유진에게 머리손질을 맡겼다는 점이다. 지혁은 평소 최고의 헤어디자이너에게 관리를 받고 있다.하지만 유진은…… 그냥 도로를 청소하는 사람이다. 설령 그 당시에 변호사였지만 헤이디자이너는 아니다.“괜찮게 다듬었지.”지혁은 앞머리를 만지며 만족스러워 하는 듯했다.이준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지혁은 평소 아주 까다롭다. 심지어 최고급 헤어디자이너조차 트집을 잡았는데 환경미화원이 다듬은 머리를 마음에 들어 한다.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그날 점심 한지영이 유진을 만나러갔다. 두 사람은 환경위생과 주변에서 작은 국수집을 찾아 국수를 먹었다.“진세령이 그날 일부러 쓰레기를 뒤지게 한 일을 왜 나한테 얘기하지 않았어?”지영은 친구로서 이런 일을 뉴스로 본 것이 너무 짜증이 났다.“별거 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44화

    “진 씨 가문은 내가 진애령을 죽게 만들었다고 생각해.”한참 지나 유진이 입을 뗐다. 감옥에서 세령이 사람을 시켜 그녀의 손톱을 뽑으라고 할 때 그녀는 그제야 사람이 이토록 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내가 보기에 진애령이 죽은 것보다 진세령은 네가 자리를 양보했다는 거에 더 기뻐할 거야.”지영은 화가 가시지 않았다.“애초에 네가 판결 받은지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진세령은 이미 소민준과 사귀었잖아. 진세령은 그전부터 소민준에게 관심이 있었어.”“나와 소민준의 사이가 그 정도라는 걸 설명하지. 하지만 이 일로 한 사람을 똑똑히 알아볼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해.”유진이 웃으며 말했다.“맞아. 소민준 같은 남자는 사랑할 가치가 없어.”지영은 말을 하고는 무엇인가 떠올랐다.“참, 너 새로 알게 된 동생이랑은 어떻게 됐어? 설마 그와 계속 살 작정이야?”“응.”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혁이가 계속 나랑 함께 살기를 원한다면 그럴 거야.”“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너희 둘이 연애하고 동거하는 줄 알 거야.”지영이 걱정되어 물었다.“너에게 이상한 행동은 안했지.”“아니.”유진은 말을 하며 머릿속으로 그 이쁜 눈동자가 생각났고 그녀에게 다가왔을 때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이 빨리 뛰는 것 같았다.“야, 너…….”지영은 친구의 발그레해진 볼을 보더니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너 설마 그에게 마음이 간 거야?”“아니야.”유진이 곧바로 부인했다.“지영아, 너도 알 거야.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심지어 감옥에서……난 누구를 사랑할 생각이 없어.”감옥의 일을 언급하자 지영의 얼굴빛도 어두워졌다.“유진아, 좋은 의사를 찾아보면 아마도……”“그럴 필요 없어. 어차피 난 한평생 시집갈 생각이 없어. 그럼 굳이 치료해야할 필요도 없고.”유진이 말했다. 애초에 감옥에서 자궁이 파열될 정도로 맞았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앞으로 임신을 하려면 일반인보다 훨씬 더 많은 위험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의사는 그녀에게 앞으로 임신을 하지 말라고 건의한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45화

    세령은 반성하는 얼굴로 사과했으며 심지어 허리 굽히며 사과할 때 몸을 바들바들 떨어 많은 동정을 얻었다.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말을 이었다.“저는 환경위생과에 가서 저를 도와 반지를 찾아준 환경미화원들에게 진심어린 사의를 표할 것이고 저의 올해 업무상의 모든 수입을 기부해 조식차를 만들 것입니다. 환경미화원들은 작업증으로 아침식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기자회견 동영상이 인터넷에 방영되자 세령의 위기 처리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 팬들은 끊임없이 세령을 도와 기사를 내며 호감을 샀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것이 정말 오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세령이 환경위생과에 가서 감사인사를 전할 때 기세가 대단해 적지 않은 기자까지 찾아왔다.환경위생과 쪽에서는 그날 반지를 찾는 것을 도와준 환경미화원들과 세령에게 일일이 악수하고 세령이 감사의 뜻을 표하는 선물을 받도록 했다.미옥은 선물을 받고 아주 기뻐했다. 선물박스에는 현금 10만 원외에 패딩이 한벌 있는데 가격이 20만원이나 넘은 모양이었다.“유진 씨, 왜 나가서 선물을 받지 않아?”미옥은 의자에 혼자 앉아 있는 유진을 보고 말했다.“저는 필요 없어요.”유진이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이 패딩 20만원이나 넘어. 그리고 10만 원짜리 돈봉투도 있어. 월급의 절반이나 돼. 왜 안 받아?”미옥이 설득했다.하지만 유진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휴, 그냥 지나가서 선물만 받아오면 돼.”미옥은 말을 하며 유진을 끌고 나갔다.“아니에요. 정말 필요 없어요.”유진이 말했다.하지만 유진은 미옥의 손을 뿌리치기도 전에 이미 밖으로 끌려갔다.“선물을 못 받은 사람이 한 명 더 있어요!”미옥이 말했다.갑자기 기자들은 카메라를 임유진에게로 향했다.유진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 카메라들을 피했다.그 장면은 마치 그녀가 법정 밖에 있을 때 수많은 기자들이 마이크를 내밀며 그녀를 취재하려던 상황 같았다.그리고 그때 민준은…… 유진의 두 눈은 카메라 밖에 서 있는 민준에게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46화

    비록 얼굴은 여전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그녀가 입고 있는 것은 고급진 옷이 아니라 형광색 작업복이었다.소민준은 조금 어리둥절했다. 감옥에서 그녀가 필사적으로 그의 앞에서 그에게 믿어 달라고 빌던 모습이 눈앞에 또 한 번 떠올랐다.그때 그를 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절박함, 희망, 간청…… 등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흔들림이 보이지 않고 평안해 보였다.진세령은 곁눈질로 곁에 서 있는 남자친구의 반응을 힐끗 보며 얼굴에 온화한 웃음을 띠고 준비한 선물 상자를 임유진에게 건네주었다.“이건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그날은 정말 미안했어. 너에게 하루종일 반지를 찾아달라고 했으니.”그때의 원망과는 하늘과 땅 차이었다!임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전히 침묵하며 상자를 받아들고 돌아섰다.방으로 돌아온 임유진은 들고 있던 상자를 서미옥에게 건네주었다.“언니, 이거 가지세요.”“어? 이렇게 좋은 옷을 버리는 거야?”서미옥이 의아해했다.“전 옷이 충분해서요.”임유진이 대답했다.“그러면 이 10만 원은…….”“그것도 됐어요.”임유진은 시간을 보고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청소도구를 들고 청소구간으로 가려고 했다.밖에 있던, 취재하러 온 기자들이 이미 떠난 걸 보고 임유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가 환경위생과를 나서자마자 소민준과 마주쳤다.“너…… 괜찮아?”소민준이 물었다. 그는 이 여자를 미워한 적이 있다. 그녀가 진애령을 부딪쳐 죽였고, 그로 인해 그가 가족의 질책을 받아 소 씨네 집에서 쫓겨날 뻔했다.하지만 지금, 그녀가 환경미화원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그의 마음 한구석이 불쾌했다.어쨌거나 이 여자는 한 때 그가 사랑했던 여자이다.“내가 좋은지 나쁜지는 소민준 씨와 상관없는 것 같은데.”임유진은 담담하게 말하면서 곧 걸음을 옮겨 상대방 옆을 스쳐 지나가려 했다.“임유진, 너 너무 그러지 마!”소민준은 그녀를 가로막고 말했다.“너무 그러지 말라고?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47화

    임유진은 웃긴다는 듯 입술을 깨물더니 걸음을 옮겨 자리를 뜨려 했다.소민준은 자신의 호의가 무시당한 것 같아 가슴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임유진, 무슨 뜻이야, 내가 이렇게 너를 돕는다는 것은 이미 매우 큰 위험을 감수한 거야!”“아무도 네가 이런 위험을 감수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어.”임유진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리고 너 이러면 세령 씨에게 알려질까 두렵지 않아?”그때 누군가의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나에게 알려지면 안 되는 게 뭐지?”소민준의 몸이 뻣뻣해지더니 재빨리 임유진의 팔을 풀고 고개를 돌려 걸어오는 진세령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그 말을 들은 진세령은 앞으로 나가 소민준의 팔을 잡았다.“자기야, 자기는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강지혁이 알면 어쩌려고 그래? 자기도 알다시피, 우리 언니는 강지혁이 유일하게 결혼하고 싶어 하던 여자야. 우리 언니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되었어도 강지혁은 지금까지 옆에 다른 여자가 없어…….”말을 다 하지는 않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소민준은 표정이 일그러진 채 이전에 프로젝션 광고가 철거된 일을 떠올렸고, 강지혁이 두 집안의 혼인을 거부하고 약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도 떠올렸다.소 씨네 집 내부에서도 임유진의 일 때문에 강지혁이 소 씨 가문을 시큰둥하게 대하는 거로 추측했다.“임유진, 넌 그냥 환경미화원이 잘 어울려. 강지혁은 네가 이미 석방됐다는 것을 알지 않을까? 아마도 얼마 지나지 않아 너는 S 시에 발붙일 곳도 없게 될 거야.”진세령은 마치 높은 곳에 있는 여왕처럼 이 말을 다 한 후 소민준의 팔을 잡고 떠났다.임유진은 평온한 얼굴로 청소도구를 들고 환경위생과에 배치된 자전거를 타며 그녀가 청소하려는 길목을 향해 갔다.그녀에게 있어서, 옛날 그녀가 소민준에 대한 그 사랑은 이미 철저히 짓밟혔는데, 지금 다시 소민준을 보니 마치 낯선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소민준과 진세령이 다정하게 함께 있는 것을 봐도 그녀는 이미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48화

    “위에서 이미 명령이 내려왔어. 임유진이라는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은 심사 통과할 수 없다고 말이야.”편집장의 말에 이선경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소 씨네 압박인가요?”그러나 일리가 없다. 전에 진세령이 사고를 당했는데 그가 쓴 진세령에 관한 보도는 편집장이 그대로 심사를 거치지 않았던가? 왜 지금은 도리어 임유진에 관해 쓸 수 없다는 말이지?“소 씨네 집이 아니야. 됐어, 이 일은 묻지 마. 아무튼 이 기사가 정말 나가면 네가 기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나도 아마 짐을 싸고 나가야 할 것 같아.”편집장이 말했다.이선경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믿을 수 없었다. 편집장의 이 말은……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임유진은…… 환경미화원일 뿐인데, 누가 이렇게 그녀를 감싸준다고 그래요.”"넌 아직 너무 어려. 이 세상에는 네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분명 있을 거야.”편집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다. 강 씨 가문의 어르신이 임유진을 감싸고 있다는 건 정말 불가사의했다.————다른 한편, 강지혁은 그릇과 젓가락을 치우고 있는 임유진을 보면서 갑자기 말했다. “오늘 누나에게 반지를 찾으라고 한 진세령이 환경위생과에 가서 사과했다면서?”“그래.”임유진은 대답했다. “하지만 그녀가 사과로 준 선물은 내가 서미옥에게 주었어.”“그럼 누나도 소민준을 만났어? 뉴스를 보니까 그도 같이 갔다고 하던데.”그는 말하면서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봤어.”평온한 표정으로 그녀가 말했다. 마치 남의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그는 그녀를 흘겨보다가 갑자기 일어나 그녀의 곁으로 걸어갔다.“누나 안 슬퍼?”그녀는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깨달은 듯 웃으며 말했다.“혁이 내 걱정하고 있는 거야? 걱정하지 마, 나는 이런 남자 때문에 슬퍼하지 않을 거야.”걱정? 그의 눈동자가 짙어졌고 걱정 외에 다른 것이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최근에 이 동작을 갈수록 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49화

    그러나 그의 앞머리 아래 눈동자는 유난히 맑았다. 마치 이 문제가 그에게는 단순한 문제일 뿐인 것처럼 말이다.음…… 강지혁은 매우 단순해 보인다. 그가 이 말을 묻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다.임유진은 이런 생각에 목청을 가다듬었다.“좋아할 수는 있어. 이건 사랑이 아니야. 좋아하는 거랑 사랑하는 건 두 가지 감정이야. 나는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일생일대,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해. 심지어…… 생사를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그는 갑자기 눈을 가늘게 떴다.‘생사를 같이한다고?’이상하게도 그가 그녀의 입에서 이 답안을 들었을 때, 맨 처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생각은…… 그녀와 생사를 같이하면 좋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그래서, 그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 걸까?그럴 리가? 그는 갑자기 스치는 자기 생각에 실소했다.그는 그녀에게 호감이 있고, 미련이 있고, 신경이 쓰이며,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곁에 있는 이런 느낌에 빠진 것 같다는 걸 인정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게임도 그렇게 오래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사랑은…… 하지 않을 것이다.그는 일찍이 자신에게 어떤 여자도 사랑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적이 있다.“그리고 혁이도 나를 슬프게 하지 않겠지”부드러운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그는 그녀의 살짝 붉어진 얼굴과, 옅은 미소를 보며 나지막하게 웃었다.“맞아, 혁이는 누나를 슬프게 하지 않을 거야.”다만 이 여자가 언젠가 그가 강지혁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슬퍼할까?아니면 좋아할까? 기뻐하며 그에게 아부하지 않을까?그러나 어떤 부류든 그는 오히려 그녀를 평생 보호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다. 어쨌거나, 이것은 그에게 있어서 너무 쉬운 일이니 말이다.————임유진은 이튿날 출근했다. 서미옥과 거리를 청소한 후 환경위생과로 돌아와 점심 휴식할 때, 환경위생과의 동료들이 그녀를 곁눈질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눈빛은 호기심도 있고 경멸도 있고 조롱도 있으며 또 일부 동정도 있었다.그리고 많은 사람이 그녀를 향해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50화

    이때 방현주가 다가와 경멸에 찬 표정으로 임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서미옥 씨, 이 사람이랑 무슨 말을 해요? 감옥살이를 한 적이 있다잖아요! 사람을 죽였대요!”“현주 씨, 모두 동료인데, 이렇게 말할 필요가 있어? 게다가 유진 씨가 감옥에 있는 것도 단지 운전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는데…….”서미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방현주가 말을 가로챘다.“그런데 그 차에 치이어 죽은 사람이 바로 진애령래요, 서미옥 씨, 진애령이 누군지 알아요? 바로 그 진세령의 언니예요! 어쩐지, 진세령이 우리에게 있지도 않은 반지를 찾게 한다 했어요. 그분이 겨냥하는 것은 임유진인데 우리 모두 연루된 거잖아요.”“그래서 우리도 사과와 보상을 받았잖아?”서미옥이 말했다.방현주는 얼굴에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서미옥이 이렇게 임유진을 위해 말하는 것에 불만스러워했다. 오늘 그녀가 감옥살이했다고 폭로한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며칠 전 그녀는 우연히 임유진이 소민준, 진세령과 대화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약간의 공을 들여 인터넷에서 소민준과 진세령의 각종 뉴스를 찾아서야 진애령을 치어 죽인 사람이 바로 임유진이라는 것을 발견했다.“서미옥 씨, 설마 임유진에서 뭘 받은 건 아니겠죠? 이렇게 편들어 주는 걸 보면.”방현주가 비꼬으며 말했다.“방현주 씨…….”서미옥이 화를 냈다.“됐어요, 할 말이 뭐 있어. 교통사고는 사고였고 유진 씨도 고의는 아니었어.”한 남자가 끼어들었다.임유진은 곽동현이 그녀를 두둔해 말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러나 이렇게 되자 방현주는 더욱 화가 났다. 그녀는 임유진이 눈에 거슬렸는데 그 이유는 그녀가 곽동현을 좋아하지만 곽동현이 좋아하는 사람은 임유진이기 때문이다.“곽동현 씨, 이렇게 임유진 씨를 감싸줘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요, 그녀가 동현 씨를 마음에 들거로 생각해요? 그녀의 전 남자친구는 소민준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요. SY 그룹의 도련님이라고요!”곽동현의 얼굴이 갑자기 빨갛게 달아올랐다.방현주는 더욱 신나게 비꼬았다.“하지만 그

Latest chapter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97화

    임유진의 눈에서 결국 눈물이 새어 나왔다.지금 이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남의 행복이나 비는 바보 같은 남자 때문에 그녀는 가슴이 아프고 또 숨이 막혔다.강지혁의 엄지손가락이 결국에는 버튼을 눌렀고 그와 동시에 그녀가 있는 차 안 모니터에 타이머가 돌아가기 시작했다.임유진은 그게 폭탄 해제까지 걸리는 시간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그녀와 강지혁 사이에는 이제 고작 2분이라는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2분이라는 시간 동안 강지혁은 언제든지 손을 떼고 그곳에서 멀리 벗어날 수 있다.“고 비서님, 당장 혁이를 저기서 끌어내 주세요!”임유진이 고이준을 향해 외쳤다.그 말에 고이준의 몸이 움찔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강지혁을 끌어내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임유진이 탄 차량 주위에 깔린 폭탄들이 터지게 된다.“내 몸에 손대면 그게 누구든 가만 안 둬!”강지혁의 위협적인 목소리가 아주 크게 울려 퍼졌다.이에 경호원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고 고이준은 더더욱 마음이 복잡해졌다.“고이준, 유진이가 절벽에서 무사히 빠져나오면 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가. 그리고 지금 당장 내 곁에서 멀리 떨어져.”강지혁은 말을 마친 후 다시 시선을 돌려 임유진을 바라보았다.“유진아, 이건 내가 원해서 하는 거야. 그러니까 괜한 생각하지 마.”원해서 하는 거라고?하지만 그게 원해서든 아니든 임유진은 그가 죽는 걸 원치 않았다.그때 그녀의 머릿속으로 하나의 방법이 떠올랐다. 사실 그녀에게는 강지혁의 죽음을 막을 방법이 하나 남아 있었다.임유진은 뭔가를 결심한 얼굴로 기어봉에 묶인 손을 한번 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여 어느새 많이도 불룩해진 자신의 복부를 바라보았다.“미안해. 엄마가 너무나도 이기적인 사람이라 정말 미안해... 엄마가 한 선택에 너희를 휘말리게 해서 정말 미안해. 하지만 엄마는 너희들을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너희 아빠를 사랑하고 있어. 그래서 혁이가 죽는 걸 이대로 지켜볼 수 없어... 그러니까 너희들이 엄마 한 번만 봐줘.”임유진은 숨을 한번 고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96화

    하지만 강문철은 틀렸다. 강지혁은 임유진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목숨을 내던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강지혁이 기계 장치 가까이에 다다르자 바로 타이머부터 보였다. 타이머에 표시된 숫자는 8이었다.이제 8분이 지나면 폭탄이 터지게 된다.“안 돼! 혁아, 그러지 마! 분명히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너희 할아버지는 절대 네가 그런 선택을 하게 내버려 둘 분이 아니야. 누구보다 가문을 중요시했던 분이셨잖아! 네가 죽으면 가문을 이을 사람도 없어지고 회사도 망하게 될 텐데 너희 할아버지가 그것도 생각 못 하셨을 것 같아? 그러니까 제발 멈추고 우리 다시 생각해보자! 응?!”“유진아, 괜찮아. 겁먹지 않아도 돼. 내가 반드시 널 구해줄 테니까.”강지혁은 말을 마친 후 곧바로 초록색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치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이내 강문철의 다 죽어가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콜록콜록... 결국에는 임유진 때문에 목숨을 거는 선택을 하고야 말았구나. 그런데 네 선택은 틀렸다.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임유진은 네가 목숨을 걸고서까지 구해줄 만한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콜록콜록... 폭탄을 해제하려면 네 엄지로 빨간색 버튼을 한동안 누르고 있어야만 한다. 폭탄이 해제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거든. 그런데 계속해서 누르고 있으면 임유진 쪽 폭탄은 해제되겠지만 이 기계에 설치된 폭탄은 바로 터지게 되겠지.”강문철의 담담한 목소리에 사람들은 괜히 몸이 오싹해 나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도무지 친할아버지라고는 생각을 못 할 얘기였다.“다만 버튼을 누르고 폭탄이 해제되는 시간 동안 너는 언제든지 손을 떼고 이 기계에서 멀리 떨어질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되면 해제에 실패하고 임유진 쪽의 폭탄이 바로 터지게 되겠지. 어디 한번 보자꾸나. 네가 그 여자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콜록콜록... 그리고 임유진이 정말 네가 목숨을 바칠만한 여자인지.”강문철의 목소리가 완전히 끊기고 이내 무거운 적막이 찾아왔다.임유진은 자신의 몸이 덜덜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어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95화

    임유진은 자신의 양손이 왜 한쪽은 핸들에 묶여있고 또 한쪽은 기어봉에 묶여있는지 이제야 확실히 깨달았다.애초에 다른 선택지는 없게 둘 중 하나가 살 수 있게만 만들어놓은 것이었다.지금 그녀가 탄 차량의 주위에 얼마만큼의 폭탄이 설치되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그걸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만약 파악하는 도중에 누군가가 폭탄을 건드리면 최악의 결과로 치닫게 된다.정말 두 사람 다 사는 방법은 없는 걸까?임유진은 머리를 최대한으로 굴리며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했다.그때 김재호의 말을 전부 듣고 있던 진세령이 표독스럽게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어때? 상황이 엄청 재미있어졌지? 이제 강지혁은 어떻게 할까? 나는 강지혁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널 버릴 거라는 거에 한 표를 던지고 싶은데 너는 어때? 혹시 너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얼굴이 그렇게 죽상이 된 거야? 하하하!”임유진은 진세령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강지혁의 얼굴만 바라보았다.그리고 강지혁도 그런 그녀를 똑같이 바라보고 있었다.그때 그의 눈동자에 뭔가의 결심이 섰고 임유진은 그걸 보고는 서둘러 크게 외쳤다.“혁아, 하지 마! 분명히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그런데 강지혁은 그녀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녹음을 켠 후 휴대폰을 입 가까이에 가져갔다.“나 강지혁은 죽은 후 내가 가진 모든 재산을 전부 아내인 임유진에게 넘겨주겠다. 이건 그 어떤 외부의 강요도 받지 않은 온전한 내 의지임을 밝힌다.”그는 말을 마친 후 곧바로 휴대폰을 고이준에게 던져버렸다.그리고 고이준은 그의 휴대폰을 받고 그대로 몸이 얼어붙어 버렸다.‘지금 자기 목숨을 희생해 유진 씨를 구하려는 건가? 그래서 유언을 남긴 건가...? 하지만 이대로 대표님이 죽어버리면...’고이준은 그 뒤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강지혁의 유언에 굳어버린 건 고이준 뿐만이 아니었다. 옆에 있던 김재호의 얼굴 역시 미묘하게 굳어 있었다.“대표님, 정말 임유진 씨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94화

    김재호가 한 손을 들어 임유진이 타 있는 차량과 약 20m 정도 떨어진 곳을 가리켰다.“저쪽으로 가시면 웬 기계 장치가 하나 보일 건데 거기에 폭탄을 해제할 수 있는 버튼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버튼을 누르기 위해서는 대표님의 지문이 필요합니다.”김재호의 웃음기가 한층 더 깊어졌다.그리고 강지혁은 김재호의 말에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이 상황이 단지 지문을 찍고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이었다.만약 그렇게 간단한 거였으면 굳이 이런 짓을 벌이지는 않았을 테니까.“인내심 테스트하지 말고 똑바로 끝까지 말해. 너와 여기서 입씨름할 시간 없으니까!”강지혁은 지금 일 초라도 빨리 임유진을 저기서 구해내고 싶었다.“그러죠. 만약 대표님께서 해제 버튼을 누르시게 되면 기계 장치에 설치된 폭탄의 스위치가 자동으로 켜지게 될 겁니다. 즉 임유진 씨를 구하면 대표님의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뜻이죠.”김재호는 강지혁이 바로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꽤 큰 목소리로 말했다.차 안에 있는 임유진에게도 이 얘기가 전달되기를 바라서였다.그리고 그의 의도대로 임유진은 그의 말을 아주 똑똑히 들어버렸다.임유진은 마치 온몸이 한기에 둘러싸인 것처럼 몸이 뻣뻣하게 얼어붙어 버렸다.자신이 사는 대가로 강지혁이 목숨을 잃게 될 줄은 정말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왜... 대체 저 남자는 뭣 때문에 이런 짓을 계획한 거지? 단순히 내 목숨이 목적인 거면 내가 기절해있을 때 진세령을 통해 나를 죽이면 됐을 텐데...?’그때 임유진의 의문에 대답을 해주듯 김재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회장님께서 이 판을 계획한 건 다 대표님이 정신을 차렸으면 해서입니다. 임유진 씨를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일이 정말 가치 있는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요. 대표님, 임유진 씨를 대체할 여자는 차고도 넘칩니다. 만약 외모 때문이라면 똑같이 성형하게 하면 될 일입니다.”요즘은 의술이 워낙 좋아 완전히 똑같게는 만들지 못하더라도 비슷하게는 만들어낼 수 있었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93화

    임유진은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차분한 음성으로 진세령에게 말했다.“지금이라도 날 풀어주면 오늘 일은 없던 일로 해줄게. 혁이한테도 널 봐달라고 하고 네 집안이 무너지지 않게 도와주라고도 할게.”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최대한 진세령이 혹할 만한 제안을 제시하는 것밖에 없었다. 진세령에게 조금이라도 틈이 보인다면 그걸 기회로 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그런데 진세령은 마치 임유진의 말 따위는 들리지도 않는 건지 자기 할 말만 이어나갔다.“나는 그냥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 강지혁이 널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우리 언니가 죽었을 때는 눈물은커녕 동정심도 내보이지 않았거든. 솔직히 너도 확인해보고 싶지 않아? 강지혁이 널 위해서 정말 목숨을 걸 수 있을지 없을지?”진세령의 두 눈은 어느새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그녀는 임유진을 증오했다. 한낱 버러지 같은 여자 때문에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 너무나도 억울했으니까.진애령의 사고가 있었던 그때 사실 진세령은 임유진의 곁에서 소민준을 빼앗으며 내심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소민준이 임유진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녀에게는 일말의 감정도 내비치지 않을까 봐.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소민준은 아주 손쉽게 임유진을 버렸다. 마치 다 쓴 건전지를 버리듯 너무나도 쉽게 그녀를 버려버렸다.생각해보면 첫사랑의 이미지로 남자들을 홀린 자신이 임유진 따위를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그래서 진세령은 강지혁도 크게 다를 것 없다고 생각했다. 분명히 소민준처럼 임유진을 가차 없이 버릴 거라고 확신했다.그리고 모든 일이 끝나면 그는 김재호라는 남자에게서 거액의 보수를 건네받은 후 해외로 넘어가 남은 생을 편히 즐기면 된다.그때 검은색 승용차가 연이어 이곳에 도착했다.임유진은 차 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쪽을 바라보았다. 연달아 내리는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 중에 강지혁의 모습이 보였다.강지혁은 아슬아슬한 상태로 절벽에 걸려있는 차량과 그 차량의 운전석에 앉은 임유진을 확인하더니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며 바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92화

    강지혁은 이가 부러질 정도로 꽉 깨물었다.아무리 강지혁이 강문철에 대해 잘 안다고 해도 강문철이 강지혁을 알고 있는 것에 비하면 한참이나 부족했다.강문철은 강지혁이 의심이 많은 인간이라는 것과 임유진과 관련된 일이면 불안감이 극도에 달한다는 것까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김재호에게 실종 놀이를 하게 한 다음 갑자기 나타나게 했다.감쪽같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야 이미 불안도가 잔뜩 오른 강지혁이 직접 김재호를 심문하려고 저택에서 나올 테니까.강문철은 죽어서도 죽은 게 아니었다.게다가 김재호의 말에 따르면 강문철은 강지혁에게 내기까지 하려고 했다. 임유진과 관련된 내기를 말이다.‘유진아, 제발... 제발 무사해 줘!’...임유진의 눈썹이 움찔 떨리더니 이내 예쁜 두 눈이 떠졌다.임유진은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광경에 깜짝 놀라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그녀는 차량 운전석에 앉아있었고 한 손은 핸들에 꽉 묶여있고 나머지 한 손은 기어봉에 묶여있었다.그리고 그녀가 탄 차량은 차 앞머리만 간신히 땅을 밟고 있고 뒤쪽은 공중에 떠 있었다. 즉 차량의 절반만이 아슬아슬하게 절벽에 매달린 상태라는 뜻이었다.만약 이대로 조금만 큰 움직임을 보인다거나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게 되면 이 차는 말할 것도 없이 절벽 아래의 망망대해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임유진은 상황을 파악한 후 아주 미세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그녀의 눈앞에 영상 통화가 켜져 있는 휴대폰 하나가 들어왔다. 그리고 화면 속에는 진세령의 얼굴이 보였다.“깼어?”진세령이 음험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솔직히 생각도 못 했어. 내가 짓밟은 한낱 벌레가 오늘날의 강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 거라고는 말이야.”“진세령!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내면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며 임유진이 물었다.임유진은 아까 그렇게 강지혁을 보낸 후 다시 침실로 돌아왔다. 그런데 침실로 돌아온 지 몇 분도 안 돼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졸음이 몰려와 잠시 침대에서 눈을 붙였다.그리고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91화

    경호원은 강지혁의 목소리에 당황한 듯 말을 버벅거렸다.“그, 그게 사모님 방으로 가봤는데 사모님은 그 어디에도 없고 채린이와 이모님만이 바닥에 기절해있었습니다. 방 안에는 CCTV가 없어 밖에 있는 CCTV를 돌려봤지만 사모님께서 침실을 나선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방안에는 지금 미약하게나마 약물 냄새가 나고 있습니다...”“찾아! 지금 당장 저택 전부를 뒤져서 유진이를 찾아!”강지혁은 휴대폰을 고이준에게 던져버린 후 누구 한 명 죽일 것 같은 눈빛으로 김재호를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곧바로 김재호의 머리를 세게 움켜쥐고 벽에 짓눌렀다.“유진이를 어디로 빼돌렸어! 만약 유진이한테 무슨 일 생기면 네 사지가 다 찢길 줄 알아!”쿵 하는 소리와 함께 김재호의 머리가 옆으로 끌려갔다가 다시 벽에 세게 부딪혔다.분명히 아플 텐데도 김재호는 오히려 소리 내 웃었다.“지금 당장 저를 죽이셔도 저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을 겁니다. 제가 아까 말했죠?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라고요.”“유진이를 어디로 빼돌렸는지 말하라고 했어!”강지혁이 살기를 내뿜으며 김재호의 머리를 수도 없이 벽을 향해 박았다.지금 그의 머릿속은 온통 임유진뿐이었다.한편 고이준은 이미 이성을 잃은 듯한 강지혁의 눈빛과 행동에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임유진은 강지혁의 목숨과도 같은 사람이기에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 만약 임유진을 건드리게 되면 그건 자기 목숨을 끊어달라고 하는 것과 같은 뜻이었다.‘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김재호를 죽이고 말겠어!’고이준은 이 생각에 얼른 강지혁의 곁으로 다가갔다.“대표님, 차라리 김재호를 데리고 저택으로 돌아가 보는 게 어떨까요? 분명히 김재호는 사모님께서 어디 있는지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일단은 화를 좀 가라앉히시고 손을 멈춰주세요. 이러다 김재호가 죽어버리면 아무것도 묻지 못하잖습니까.”그 말에 강지혁의 눈빛에 이성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차에 실어. 그리고 지금 당장 집으로 간다!”강지혁은 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90화

    “진세령이 탈옥한 걸 몰랐다?”강지혁이 눈을 가늘게 뜨며 김재호를 빤히 바라보았다.“네, 몰랐습니다.”김재호가 단호하게 답했다.“그래, 그렇다고 쳐. 그럼 내가 올 때까지 아무 얘기도 하지 않겠다는 건 무슨 의도로 한 말이지?”“회장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만약 임유진 씨가 모든 진실을 알고도 대표님과 헤어지지 않으면 대표님과 내기를 하나 하시겠다고요.”“내기?”“네. 대표님께서 아버님처럼 정말 여자 하나 때문에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강지혁의 얼굴빛이 확 어두워졌다.“그게 무슨 뜻이지?”강문철은 이제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인데 대체 뭘 지켜보고 무슨 내기를 하겠다는지 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김재호는 강지혁의 의혹 가득한 눈빛을 보며 아무 말 없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잔뜩 얻어터진 얼굴로 그렇게 웃으니 괜히 섬뜩하게 느껴졌다.“말해! 그게 대체 무슨 뜻인지!”강지혁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눈빛도 아까보다 더 날카로워졌다.“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겁니다.”김재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회장님께서는 단지 대표님께 자명한 사실을 하나 일깨워주고 싶은 것뿐입니다. 여자를 위해 사느니 마느니 하는 건 결국 대표님께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요.”“그간 노인네 뒤를 따라다녔더니 스스로가 뭐라도 된 것 같아?”강지혁이 느긋하게 앞으로 걸어가 김재호의 멱살을 잡았다.“네가 지금부터 입을 열고 해야 하는 얘기는 이거 하나야. 노인네가 너한테 무슨 지시를 내렸는지,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털어놓지 않으면 그때는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 거야.”이건 누가 들어도 협박이었다.하지만 김재호는 그의 협박 따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대답했다.“저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을 때부터 회장님 뒤를 따랐습니다. 제 목숨을 구해준 사람도 회장님이시고 저를 지금껏 살게 해준 사람도 회장님이십니다. 그러니 회장님께서 저한테 맡기신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489화

    ...강지혁은 방에서 나온 뒤에야 옆에 늘어진 손을 꽉 말아쥐었다.아까 임유진이 그의 팔을 잡고 먼저 그의 목에 팔을 두르며 얼굴이 가까이했을 때 그는 긴장감에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고 기대감에 마음이 잔뜩 부풀어 올랐다.하지만 그가 마지막에 맛본 건 또 한 번의 실망감뿐이었다.믿음을 주려고 노력은 한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몸은 속일 수 없었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그를 밀어내고 있었다. 여전히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그렇다는 건 그녀가 그를 진정으로 용서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하지만 뭐가 됐든 임유진은 그에게 거짓말이라도 사랑한다고 해줬고 용서하겠다는 말도 해줬다. 닿는 걸 거부하면서도 그를 안심시켜주기 위해 열심히 닿으려고 했다.그러니 그거로 된 거다.어차피 두 사람에게는 아직 시간은 많으니 걸리적거리는 것들을 다 제거하고 아이까지 무사히 출산한 후 다시 차근차근 관계를 쌓아 나아가면 된다.강지혁은 밖에 있는 이모님과 경호원에게 다가와 임유진의 상황에 관해 몇 마디 당부를 건넸다.그런데 그때 고이준이 다급하게 들어오더니 강지혁의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대표님!”강지혁은 그의 다급한 태도에 사람들을 다 물린 후 고이준을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야?”“드디어 김재호를 찾았습니다.”고이준의 말에 강지혁의 몸이 흠칫했다.“어디서 찾았지?”“회장님 산소에 있더라고요. 저희 애들을 발견하고 바로 도망가려고 했지만 다행히 무사히 잘 잡아뒀습니다. 현재 묘원 옆의 오두막에 있는데 지금 바로 만나러 가시겠습니까?”“그래. 노인네가 대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한번 들어봐야지.”강지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사실 김재호를 잡은 건 좋지만 이제껏 꼭꼭 숨어있다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이 영 석연치 않았다. 게다가 진세령의 탈옥 사건도 신경이 쓰이고 말이다.강지혁은 진세령의 탈옥에 김재호가 크게 엮여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가지.”강지혁이 아래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고이준도 바로 그의 뒤를 따랐다.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