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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나 무서워?

설도영도 마침 고개를 돌려 설영준과 박윤찬, 송재이, 세 사람을 보았다.

그는 눈썹을 찡그리고 설영준과 무슨 말을 하려고 하다가 주춤했다. 설날에도 매를 맞고 싶지 않았다.

‘됐어! 입 다물고 벙어리가 되는 것이 나아.’

설 씨 저택에는 뜻밖에도 아줌마가 한 명도 남지 않았다. 모두 휴가여서 그들 몇 명만 있었다.

박윤찬은 집에 들어온 후 잠시도 쉬지 않고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손을 씻고 서랍에서 앞치마를 꺼내서 전을 부치고 떡국을 만들려 했다.

설도영이 거실로 가서 텔레비전을 켜자, 안에서 떠들썩한 설날 특집 소리가 들려왔다.

원래 화려하고 냉랭한 인상을 주던 설씨 저택에서 뜻밖에도 설 분위기가 흘러나왔다.

설도영은 텔레비전에 빠져들었고 송재이와 설영준은 안방에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송재이는 입술을 깨물었다.

“난 혼자 설 쇠는 것이 편해. 왜 하필 나를 영준 씨 집에 데려왔어?”

“분위기 메이커.”

설영준은 냉담하게 말했다.

송재이는 언짢았다.

이 말은 마치 늙은 술꾼이 술자리에서 아가씨들을 찾아 자기의 나쁜 취미를 만족시키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이 세 남자는 누구도 ‘늙은이’가 아니었다.

나이가 제일 많은 설영준도 28세밖에 안 되었다.

송재이는 설영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윤찬 씨를 도와 채소 씻으러 부엌으로 갈게.”

송재이는 옷소매를 걷어 올리며 빠른 걸음으로 부엌에 들어갔다.

설영준만 피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해도 괜찮았다.

거실에는 설영준과 설도영만 남았다.

“형, 왜 재이 씨를 이렇게 무섭게 대해요?”

설도영을 텔레비전을 보며 설영준에게 물었다.

설영준은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

“내가 무서워?”

“여자들은 담이 작고 수줍음이 많아서 달래야 해요.”

설도영은 진지하게 말했다.

“너 여자친구 생겼어?”

“...네?”

설도영은 어리둥절해서 고개를 돌렸다.

“난 이제 겨우 16살이에요. 친구들은 너무 어려서 눈에 띄지 않아요!”

“여자친구도 없는데 무슨 경험담이야?”

설영준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설도영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의미심장하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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