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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아빠가 친아빠가 아니야

“네, 알아요!”

도경욱은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송재이는 무릎 위에 놓은 손을 불끈 그러쥐었다.

“그런데 뭐, 다 젊었을 때 얘기에요. 어머니가 결혼하기 전에 따라다니는 훌륭한 남자들이 한둘이 아니었어요. 음... 나도 그중 한사람이었죠. 하지만 그때는 신분 차이가 너무 컸고, 내 아내도 막 세상을 떠났는데 아들까지 있으니,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그냥 멀리서 바라만 봤어요. 그뿐이에요.”

송재이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그러니까 도정원은 첫 번째 아내가 낳은 자식이라는 거네? 그럼 난...’

그녀는 끈질기게 계속하여 물었다.

“그럼 저의 어머니를 그냥 마음속으로 좋아했을 뿐이지 다른 관계는 없었다는 말씀인가요?”

도경욱은 그 말에 시원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누가 젊었을 때 몰래 좋아해 본 여신님이 없었겠어요. 좋아하는 거랑 사귀는 거랑은 별개의 문제죠. 송 선생님 어머니는 젊었을 때 정말로 예뻤어요. 나처럼 짝사랑한 남자가 수두룩할 거예요. 이젠 나이가 드니 과거 생각이 자주 나네요. 그날 병원에서 송 선생님을 첫눈에 봤을 때 예전의 많은 과거들이 단번에 떠올랐어요. 그것 때문에 뭘 오해하게 했다면, 제가 사과드릴게요.”

그는 한 번도 더듬지도 않고 유창하게 말하며 웃는 표정도 여전하여 송재이는 그한테서 일말의 허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말을 마치자 도경욱은 고개를 숙여 만두를 양념장에 찍어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만두, 송 선생님이 직접 빚은 거예요? 진짜 맛있네요.”

“저희 엄마 음식솜씨랑 비교하면 어떠세요?”

송재이는 포기하지 않고 또 물었다.

“제가 그런 걸 받아볼 복이 있나요, 어디.”

도경욱은 가슴이 꽉 조여왔지만 시종일관 느긋한 표정을 유지하며 고개를 들어 미소를지었다.

“그건, 아버님께 여쭤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의 지금 송재이한테 그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그가 아니다.

그가 아니다...

송재이는 오히려 이런 강조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아쉽게도 증거가 없었다.

그녀는 아랫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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