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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내일이 없는 것처럼

“많이 긴장했어?”

설영준이 태연한 얼굴로 은근히 물었다.

송재이는 서둘러 고개를 젓더니 그릇을 내려놓으며 두근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했다.

설영준은 너무 치명적이었다.

그에게는 눈빛 하나로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무신경함과 자유로움,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담긴 짙은 욕망이 그녀를 자꾸만 심란하게 만들었다.

다루기 어려운 야수처럼 거친 남자는 매력이 흘러넘치는 법이다.

“밥 다 먹으면 돌아가려고?”

송재이가 식탁 앞에서 입을 열었다.

설영준은 젓가락을 들고 접시 안 음식을 먹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하려고.”

“... 뭐라고?”

송재이는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보고 싶지 않으면 돌아가고, 날 보내는 게 아쉬우면 그냥 여기 남아있을게.”

설영준은 진지하게 말했다. 장난기라고는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

송재이는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원하는 게 뭔지, 설영준이 과연 눈치채지 못했을까?

설영준은 그녀가 직접 얘기해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내가 가지 말라고 하길 바라는 거야? 꿈 깨! 난 절대 말 안 할 거야!’

식사를 마친 송재이는 젓가락을 내려놓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난 다 먹었어. 이제 잘 거니까 돌아갈 때 문 잘 잠그고 나가.”

말을 마친 뒤 그녀는 조금 짜증이 난 듯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

어젯밤 그녀는 잠을 잘 자지 못했고 오전 햇볕은 아주 따뜻하고 좋았다.

송재이는 다시 침대에 누운 뒤 이불을 덮고 낮잠을 자려고 했다.

그러나 이리저리 뒤척이면서 잠이 들지 못했다.

설영준이 밖에 있다는 걸 알아서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탓이었다. 결국 송재이는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설영준이 문을 열고 떠나는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홀대받는 느낌이라 괴로웠지만 그 괴로움을 토로할 수는 없었다.

송재이는 설영준이 틀림없이 떠날 거로 생각했다. 다만 그가 언제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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