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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적어도 상처를 주는 사람은 아니야

휴가가 끝난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설영준이 송재이에게 바란 건 잠자리뿐이었기에 그녀와의 미래를 그려본 적은 없었다.

앞으로 결혼도 하게 되겠지만 그 상대는 절대 송재이가 아니었다.

휴가가 끝나고 3일 뒤, 기업들은 정식으로 업무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설한 그룹 회의실.

각 계열사 대표들과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설한 그룹 사옥은 경주에서 가장 으리으리한 사옥으로 백 년 된 기업의 기개와 대범함이 있었다.

건물 전체에 하늘을 찌를 듯한 의욕과 생기발랄한 활력이 넘쳤다.

아래층에서 위를 바라보던 도정원은 어마어마한 압박감을 느꼈다.

제민 그룹도 나쁘지 않았으나 설한 그룹과 비교하면 아예 레벨이 달랐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도정원은 다른 회사 대표들과 함께 회의실로 들어갔다.

널찍하고 환한 회의실 안, 도정원은 의자에 몸을 기대어 앉았다.

그가 들고 있는 두꺼운 서류뭉치는 최근 몇 년간의 비즈니스 운영 사례와 운영 방법들이었다.

오전 열 시쯤, 설영준은 회의실 옆 방에 있었다.

그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짧은 머리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귀티가 흐르면서도 엘리트 같아 보였다.

어떤 이들은 강한 카리스마를 타고났고, 외모는 그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뿐이었다.

오늘 설영준이 캐주얼한 차림이었다고 해도 그의 남다른 박력과 수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을 것이다.

여진이 그에게 손목시계를 건넸다.

설영준은 여유롭게 손목시계를 찼고 딸깍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 말했다.

“가죠.”

...

설영준은 서류를 챙겨서 회의실로 걸음을 옮겼다.

의장이 된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에게 이런 자리는 아주 익숙했다.

설영준의 당당한 뒷모습 위로 화사한 햇빛이 쏟아져 내렸다. 그는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의장 자리에 앉았다.

도정원은 그의 대각선 오른쪽 세 번째 줄에 앉아 있었다.

설영준은 들고 있던 서류를 책상 위에 내려놓은 뒤 무심한 얼굴로 도정원 쪽을 힐끗 바라봤다.

“좋은 아침입니다. 새로운 분기의 시찰이 곧 시작될 겁니다. 전 의장 설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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