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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차가운 얼굴에 숨겨진 분노

송재이는 볼까지 흐른 눈물을 슥 닦았다.

설영준이 영상통화를 걸다니.

평소에 연락할 때는 문자나 카톡만 보내던 그가 영상통화를 걸었다는 사실에 그녀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설영준이 영상통화라는 기능을 모르는 줄 알았다. 핸드폰은 한참 동안 울렸다. 송재이는 도정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한 후 일어나 국숫집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아직도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비가 내리는 지붕 아래에 서서 수신 버튼을 눌렀다. 설영준과 영상통화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카메라 너머로 보는 그는 평소와 달라서 좀 이상했다.

설영준은 무난한 흰색 셔츠를 입고 있었다. 배경을 보니 집 서재에 있는 것 같았다. 여유롭고 나른한 모습이었다.

"울었어?"

송재이의 눈가는 약간 빨갛고 긴 속눈썹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너무 추워서 그런가? 아까 재채기했거든."

눈가가 빨간 게 재채기 때문인지 아니면 운 것 때문인지 정도는 설영준도 판단할 수 있었다.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지만 그는 진실을 간파하지 않고 화제를 바꿨다.

"왜 아직도 밖에 있어?"

"친구와 밖에서 뭘 좀 먹고 들어가려고."

"새해부터 만나는 거 보니 중요한 친구인가 봐."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한때는 그녀도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일방적인 생각이었다. 자기만 놓으면 끝나는 관계였다.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럭저럭, 인연이 닿아도 함께 할 수 없는 사이야."

송재이는 고의적으로 애매하게 말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생각한 대로 말했을 뿐이었다.

가족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방금 알게 되었다.

송재이는 아주 실망스러웠다.

카메라 너머로 설영준은 그녀의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땅에 굴러다니는 작은 돌멩이를 차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등 뒤에서부터 따스한 가로등 빛이 비쳤고 뒤편에는 사람이 오가는 국숫집이 있었다.

이런 배경에 있는 그녀는 더욱 외로워 보였다.

그는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의심을 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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