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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우리 집에 와요

설영준을 보자마자 그날 화가 나서 울던 기억이 되살아나며 또 가슴이 아팠다.

송재이는 입술을 깨물고 화가 나서 말했다.

“너! 난... 싫어!”

송재이가 자기도 모르게 거절하자 박윤찬과 설도영은 동시에 멍해졌다.

평소에 송재이는 부드럽고 얌전해 보였으나 방금 얼굴에 억지가 스쳐 지나갔다.

설도영은 바로 차 문을 열고 내리더니 다짜고짜 송재이의 쇼핑백을 들어 차 안에 실었다.

“악!”

설도영에게 끌려가는 송재이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이 씨, 오늘은 섣달 그믐날이라 택시 잡기가 어려워요. 우리가 데려다줄게요. 항상 귀찮게 하였는데 이번엔 우리 형이 나를 대신해서 보답하게 해요. 그렇죠? 형, 운전해요!”

설도영은 건방을 떨며 감히 설영준에게 운전하라고 지시했다.

설영준이 백미러에서 설도영을 보자 설도영은 입을 다물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형, 운전해요, 집에 가요.”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설영준의 차에 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설영준과 함께 이 차에서 섹스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차에는 또 갑자기 많은 사람이 타고 있었다.

송재이는 얼굴이 빨개졌다. 마치 자신의 가장 은밀한 사생활을 다른 사람이 엿보인 것 같아 부끄러웠다.

그녀는 또 몰래 설영준을 힐끔 보았다. 그녀의 자리에서는 그의 옆모습만 보였다.

설영준은 운전대를 잡고는 운전에 몰두했다.

‘이 사람은 어색하지도 않아? 나만 부끄러워하고 있어?’

송재이는 설영준의 속마음을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날 설영준은 갑자기 영문도 모르는 그녀 앞에서 그녀의 옷을 집어 던졌는데, 마치 그녀에 대한 혐오감이 극에 달한 것 같았다. 지금 그녀가 이렇게 많은 물건을 들고 있는 것을 보더니 또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려 한다.

하지만 이것은 설영준의 생각이 아니라 박윤찬과 설도영이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지 못하는 그녀를 보고 호의를 베풀었을 수도 있다.

“재이 씨, 이 봉지 안에 떡국 재료가 가득하네요. 식구가 몇 분이세요? 이렇게 많이 샀어요?”

“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설도영이 호기심에 쇼핑백을 열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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