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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충돌

이튿날.

어젯밤에 춤을 추느라 피곤했는지 송재이는 오후까지 잠을 잤다. 깨어나 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설영준과 송재이는 간단히 샤워한 후 아래층 식당에서 브런치를 먹고 한가하게 거리를 거닐었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바르셀로나의 유명 관광지 파세오 데 그라시아에 도착했다.

넓은 도로에 햇살이 쏟아지고 양옆의 나무들이 아롱다롱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이곳은 오랜 건물과 현대 예술이 잘 조화되어 있었다.

송재이는 아름다운 분수 옆에 서서 리드미컬한 물 흐름을 감상하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유쾌한 웃음이 넘쳐흘렀다.

그때 잘생긴 스페인 남자가 송재이의 아름다운 외모에 끌려 그녀에게 다가왔다.

잘생긴 남자는 스페인 억양의 영어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카를로스라고 합니다. 이 분수를 좋아하는가 봐요.”

송재이가 미소를 지었다.

“네, 정말 아름다워요. 저는 송재이라고 합니다.”

카를로스는 더 가까이 다가와 유창한 영어로 대화를 계속했다.

“바르셀로나에는 처음 오셨나요? 여기 가볼 만한 아름다운 곳이 많아요.”

송재이는 다소 의외였지만 여행의 즐거움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어서 기뻤다.

“네, 처음 왔어요. 다음에 어디로 갈지 생각 중이에요.”

바로 그때 설영준이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돌아왔다.

송재이와 카를로스가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송재이에게 다가가 아이스크림을 건네주며 약간 불쾌한 말투로 물었다.

“재이야, 여기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어?”

아이스크림을 받아 든 송재이는 설영준이 질투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나지막이 설명했다.

“카를로스는 지나가던 길이었고 그냥 몇 마디 얘기를 나눴어.”

카를로스는 설영준이 언짢아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 여전히 열정적으로 송재이에게 말했다.

“송재이 씨, 관심이 있다면 제가 더 많은 재미있는 곳으로 데려가 줄 수 있어요.”

설영준은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지만 여전히 예의 바르게 말했다.

“감사하지만, 저희는 정해진 일정이 있습니다.”

카를로스는 설영준의 태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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