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신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실제 사용자들이라고 가만히 내버려둬? 우리 아버지의 월급을 받으면서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비서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회장님이 시킨 겁니다.”고정남은 누구도 언론에 간섭하지 말라고 명을 내렸었다. 심지어 내일 그 병원에 대해서도 고의로 소문을 퍼뜨리라고 했다.마치 성신영을 포기하고 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 같은 사람처럼 말이다.하지만 고우신은 고성 그룹에서 여론을 막을 준비를 다 하고 성신영을 보상하기 위한 준비를 다 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그는 멍하니 비서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비서가 바라보다가 비서가 물었다.“도련님, 회장님이 또 말씀하셨는데요. 클럽을 잠시 닫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어요. 언제 다시 개업할지는 이사회의 의견에 맡길 거라고.”비서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자 고우신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다시 물었다.“무슨 뜻이야? 내 클럽을 가져가려는 거야? 아버지가 미쳤어?”그러자 비서는 쭈뼛거리며 말했다.“회장님도 도련님을 지지하고 싶지만 회사 내부에서 구조 변동이 일어날 것 같아 경제적 지원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어요.”“???”모두 다 아는 단어들이었지만 고우신은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성 그룹은 아버지 마음대로 모든 결정을 하는 거 아니야? 뭘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하는 거지?’비서는 모든 말을 전한 뒤 자리를 떠나려 했다.의기소침해 있는 고우신을 보자 비서는 마음이 약해졌다. 인터넷에서는 그의 유명세가 모두 돈으로 쌓은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래서 비서는 한마디 일깨워줬다.“다시 개업하려면 내일 제때 병원으로 오세요.”어쩌면 다시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한마디 덧붙였다.고우신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멍하니 문밖을 내다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잠시 후, 핸드폰이 울리자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는 화면에 뜨는 이름을 보자 안색이 살짝
핸드폰을 사이에 두고 생각지도 못한 대답을 들은 성신영은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았다.성신영의 목적은 고우신을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검을 보라고 귀띔해 주려는 것이었다.고우신이 홈페이지를 열기만 하면 성신영을 모욕하는 말을 볼 수 있다. 예전의 고우신 이라면 무조건 그녀를 위해 화풀이 해줄 것이다.마치 성신영이 악플을 보고도 슬퍼할 겨를이 없이 고우신부터 챙기는 것처럼 말이다.그녀는 어떻게 실검을 보라고 한 번 더 눈치를 줄지 고민하던 중 고우신이 말했다.“다른 일 있어? 없으면 먼저 끊을게.”그러자 성신영이 다급하게 말했다.“잠시만요!”비록 고우신은 전화를 끊겠다고 했지만 담담하게 그녀가 더 말하기를 기다렸다.예상했다는 것처럼 그는 그윽하게 앞을 바라보며 기다렸다.“왜?”그는 천천히 물었다.전화기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그는 성신영이 머리를 쥐어짜며 눈치를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훤히 그려졌다. 그래서 마음이 여려지면서 침묵을 깨려고 하는 순간 성신영이 울먹거리며 먼저 입을 열었다.“오빠, 혹시 저한테 무슨 불만이 있어요?”그러자 고우신은 대답했다.”왜 그런 생각을 해?”“그 여자의 말을 믿고 걔가 오빠 동생이라고 믿는 거예요?”“...”고우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약간 마음이 흔들렸다.성신영의 신분 그리고 그녀가 자기 앞에서 보여준 이미지의 진실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그의 침묵은 마치 성신영의 물음에 맞다고 대답하는 것 같았다. 그러자 성신영이 다시 다급하게 말했다.“전에 말했잖아요. 유전자 확인 결과가 어떻든 저는 오빠가 가장 사랑하는 동생일 거라고. 거짓말이었어요?”그러자 고우신이 싸늘하게 말했다.“그래서 말인데. 너 정말...?”비록 의문구였지만 이미 대답을 알 것만 같았다.당황한 성신영은 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리가요. 유전자 검사 결과도 봤잖아요. 그리고 어머니 유품도 직접 봤으면서. 저는 오빠가 속을까 봐 걱정이에요. 육시준의 세력으로 서울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
그녀는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오늘의 고우신은 예전과 뭔가 달랐고 분명히 그녀를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머리를 빨리 굴리며 뭐라도 말해서 그의 믿음을 다시 얻고 싶었지만 그는 쐐기를 박았다.“내일 오전 10시. 차를 보내서 널 데리러 갈게.”“그들은 무조건 보고서에 수작을 부릴 텐데, 이러면 저를 내쫓는 거랑 다름이 없잖아요.”그녀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지적했다.고우신은 눈을 찌푸리고 그녀의 속임수에 계속 당하지 않으려 했다.“뭔가 찔리는 게 있어?”그 말을 들은 성신영은 당황했다.“아니. 아니에요. 그냥...”“감정 결과의 진실성을 보장할 수 있어. 그 누구도 조작하지 못하게 할 거야. 하지만 네가 정말 거짓말을 한다면 고씨 집안도 널 용서할 수 없어. 누구도 날 속이지는 못해.”고우신의 마지막 그 한마디는 여전히 온화하고 우아했지만 말에는 경고가 담겼다.그는 마음이 단순하고 성격이 온화했으나 뼛속까지 거짓말하는 걸 싫어했다.그래서 순진하고 착한 성신영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그녀를 챙겨주고 그녀를 도와주려고 노력했을 때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게다가 그의 눈에 성신영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꼼수가 조금 있더라도 그건 살아남기 위한 반격일 뿐이었다.하지만 주위의 별의별 목소리가 너무 컸기에 그도 다시 이 일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객관적으로 성신영이라는 사람을 관찰했을 때 그는 문득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LK 그룹.널찍한 회의실 안의 U자형 테이블 앞에 사람들도 가득 찼다.사람들은 대형 스크린에 번쩍이는 슬라이드를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고 옆에 있는 사람과 낮은 목소리로 의논하고 있었다.“정말 말도 안 돼.”“한정 고급 차로 얻은 이익은 확실히 일반 차량보다 높겠지만 이러면 우리 브랜드를 망치는 일이잖아!”“그 포에스 매장 책임자가 누구야? 엄중히 따져야 해.”“그게 아니라. 내가 보기에는 고씨 집안이 우리 파트너인데. 고씨 집안의 작은 도련님을 홀대해서는 절대 안 돼. 만
거론될 수 있는 일들은 모두 토론할 가치가 있다.이사회에서 누군가가 의심을 제기했다가 반박을 당하자 더 이상 아무도 이번 일을 사소한 일로 여기지 않고 모두 진지하고 엄숙하게 자기 의견을 발표했다.아마 방금 그들이 낮은 소리로 토론했던 걸 큰 소리로 말하는 것 같았다.그들은 대략 두 갈래로 나뉘었다.어떤 사람들은 우선 고우신의 요구를 들어줘서 이번 여론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에 반면 어떤 사람들은 포에스 매장에서 그 정도의 이익 때문에 이 어려운 일을 넘겨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아무튼 따지고 보면 포에스 매장이 잘못 처리했기 때문에 반드시 소속 지점장에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여러분께서는 포에스 매장이 이익을 탐냈다고 생각하세요?”육시준이 천천히 물었다.그러자 많은 사람은 어리둥절했다.‘그런 게 아니야? 아니면 무슨 내막이라도 있는 걸까?’육경원은 눈을 살짝 반짝이며 불안한 듯 육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형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이런 작은 실수는 맞췄다고 해도 재미가 없어요.”그러자 회의실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그 누구도 감히 말하지 못했다.육시준이 이번 일은 중시해야 한다고 말한 후에도 여전히 어떤 사람들은 이번 일은 사소한 일이라고 계속 말대꾸하는 사람이 있었다.감히 대놓고 말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육경원을 지지하고 있었다.그들은 아무래도 육 대표님이 결혼 후에 예전과 달라졌다고 생각했다.예전처럼 엄격하게 일을 처리하지 않았고 그룹 내부 일들에도 많이 참여하지 않았다. 심지어 결혼식 날에도 송일 그룹을 위주로 하고 LK 그룹에 대해서는 절대 언급하지 않았다.이런 행동들이 그들의 은근한 불만을 일으켰다...육시준은 시선을 돌려 육경원을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일리가 있어. 이런 사소한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지.”육경원은 눈썹을 가늘게 치켜올리고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육시준은 고개를 돌려 임강준에게 눈짓을 보냈다.그러자 임강준은 고개를
회의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적지 않은 의심의 눈빛이 육경원을 향했다.육경원은 가까스로 평정심을 유지하며 입을 열고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육시준은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저도 처음에는 이 매니저가 넷째 동생의 부하라는 걸 믿지 않았기에 임강준에게 조사해 보라고 했어요.”그러자 임강준은 동영상을 끄고 다른 사진을 보여줬다. 통화기록이었다.임강준은 스크린 앞에 서서 업무를 회보하는 것처럼 그 사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이 사진은 포에스 매장과 넷째 도련님 사무실의 통화기록이에요. 통화 내용은 제가 전부 들었어요.”임강준은 여기까지 말하고 잠시 안경을 위로 밀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넷째 도련님께서 이 차들을 주문한 것이 확실해요. 자세한 내용은 육씨 집안 내부 화합에 도움이 되지 않기에 공개하지 않겠어요.”내부 화합이란 말은 그야말로 적절한 표현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 말뜻을 알아차리고 육경원을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통화기록 사진이 나오기 전 까지만 해도 육경원은 뭐라고 변명하려고 했다.하지만 지금 임강준이 통화기록이라는 말을 듣자 그는 완전히 잠잠해졌다...그는 입술을 깨물며 여전히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형님께서 이미 저에게 죄가 있다고 했으니 제가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이 없겠죠?”그는 일단 한발 물러서서 기회를 찾으려 했지만 뜻밖으로 육시준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죄를 인정하면 됐어.”육경원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내가 인정했다고?’육시준은 시선을 돌리고 사람들에게 말했다.“이익을 탐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나쁜 마음을 품고 육씨 집안의 명성을 훼손하는 건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어요. 오늘 여러분을 부른 것도 우리 육씨 집안의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면 똑같은 벌을 받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어요. 오늘부터 육경원은 운청으로 돌아가서 지사 바닥부터 다시 시작할 거예요. 이사회의 허락 없이 돌아오지 못하며 본사의 어떤 의사 결정에도 관여할 수 없어요.”“...
방금 육경원은 윤시준이 장 이사에게 묻는 말을 듣고 마음이 조금 놓였다.장 이사님은 어르신이 직접 배양했고 그도 어르신을 많이 존경했으며 육경원을 지지해 주고 있었다.가장 중요한 건 이사회에서도 위신이 높았다.그가 자신을 위해 좋은 말을 몇 마디 더 해준다면 자신을 지지할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하지만 육경원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지기도 전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는 화가 나서 저도 모르게 테이블을 세게 치며 일어섰다.“장세은 씨, 그게 무슨 말이세요!”“...”장 이사는 원래 그에게 지사 책임자 자리를 안배하려고 방법을 생각하던 중이었다. 나중에 지사에서 성과를 좀 내면 핑계를 찾아 다시 본사로 데리고 올 생각이었다.하지만 육경원의 말을 듣고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이게 무슨 태도에요? 내가 틀린 말을 했나요?”이사들과 윗사람에게 불만과 질책을 토로했던 육경원은 갑자기 자신이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렇게 되면 더더욱 육시준에게 꼬리를 잡힐 것이다.그는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속의 분노와 불만을 억지로 눌렀다.그는 고개를 돌려 육시준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육 대표님께서 이사회를 소집해 모두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독단적이었어요. 저에게 직접 죄가 있다고 확정했고 제가 해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어요.”“오해하고 있구나. 난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한 게 아니었다. 여러분을 부른 건 증명해 줄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야.”육경원은 화가 나서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이런...”“해명하고 싶다 하니 들어줄게. 네 목적이 뭔지 말해봐. 왜 그랬어?”“...”육경원은 달갑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자기 꼬리가 상대방에게 잡혔으니 더 이상 화를 낼 수도 없었다.지금 와서 최선의 대책은 최대한 자기 혐의를 벗어버리고 대화의 주도권을 되찾는 것이었다...“그 통화기록들은 비록 제 사무실에서 건 전화였지만 제 입으로 직접 말했다는 증거는 없잖아요. 다른 사람이 시켰을 수도 있잖아
그가 이 말을 하자, 다른 사람들은 육경원을 못마땅하게 쳐다보았다.그리고 장 회장의 말도 어르신의 마음에 와닿았다.그들은 육시준과 함께 오랫동안 일해와서 그의 처신을 잘 알고 있다.육시준은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별하는 사람이다.그리고 그는 결정을 내릴 때 아주 단호하다.지금 이 모습은 책임을 묻기로 결심한 것이다.육 회장과 육경원 중 누구 편에 서야 할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이 자식은 미친 건가?회장님을 방패로 쓰다니?"저..."육시준은 휴대폰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눈빛이 누그러졌다. "좋아요, 다들 더 이상 질문이 없으면 오늘 회의는 이만 마치죠."육시준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일어나 문밖으로 나갔다.육경원은 사람들이 회의실에서 하나둘씩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육경원은 살면서 처음으로 답답하고 홀로 남겨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회사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쳐야 했고 직원들도 그를 공손하게 대했다. 물론 선배님들의 칭찬도 자자했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육시준의 말 몇 마디에 쉽게 바뀌었다...마지막에 나가던 연세가 있으신 이사가 육경원 곁을 지나가며 위로의 뜻으로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LK그룹은 어느 누가 없어도 되지만 육시준만은 없으면 안 된다. 이번에는 네가 너무 과했다."요즘 육시준은 그룹 일을 별로 상관하지 않고 권력을 포기할 의사가 보였다. 육경원은 그저 착실하게 자기가 할 일을 했으면 됐을 것이다.하지만 굳이 육시준에게 잔꾀를 부리다가 이 꼴이 난 것이다. 육경원은 별안간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은 험상궂어졌고 목소리는 분노에 차서 높아졌다. "무슨 근거로요? 제가 요 몇 년간 노력한 것이 아직도 부족한가요?"그 이사는 육경원의 반응에 놀랐다.그는 멍하니 제자리에 서서 육경원의 표정을 보며 약간 후회했다.그에게 조언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곤란한 질문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주위를 살폈다. 모두 밖으로 나가 회의실이 텅 비
강유리는 바로 보지 못했는지 답장이 오지 않았다.육시준이 지하 주차장에 도착해 차에 올라 시동을 걸 때 옆에 있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강유리의 전화다."여보세요?""선물에 대해서는 좀 과감한 생각이 하나 있는데.""얼마나 과감한지 한번 들어보지.""과감이라기보다는 조금 비쌀 수 있어..."강유리는 한참 동안 돌려 말하다 결국 진짜 소원을 말했다.릴리가 결혼식에서 당첨됐지만 아직 받지 못한 집이 한 채 있다.그 집은 월계만의 집이다. 은하타운과는 거리가 조금 있다. 강유리는 릴리와 가까이 살고 싶지만 한집에 함께 사는 것은 릴리가 불편해할까 봐 월계만의 집을 은하타운의 집으로 바꾸고 싶은 것이다.은하타운의 별장은 JL빌라보다도 수준이 높다.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강유리는 아예 당당하게 그에게 물었다.육시준은 시동을 걸면서 웃으며 물었다."받고 싶은 선물이 이거라고?""안 돼?""되지, 하지만 릴리에게 머물 곳을 마련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야. 이건 선물이라고 할 수 없어."육시준은 말을 하다가 잠시 멈칫했다."게다가 지금 바꿔주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은데.""왜?""내가 알기로는 어제 신하균이 월계만에서 집을 하나 샀어.""???"강유리는 폭죽처럼 불이 붙더니 속사포로 말했다. "그 사람이 왜? 겉만 번지르르한 위선자! 겉으로는 시크한 척 사람을 거절하고 뒤에서는 사람을 자기 집으로 데려가기나 하면서! 그 사람이 당신 친구만 아니었어도 내가 그날 한 대 때렸을 거야..."릴리가 그 남자의 집에서 밤을 보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강유리는 원래 신기한 마음이 더 컸다.그리고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릴리가 신하균을 좋아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그리고 신하균이 릴리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도 모두 알고 있다. 신하균은 릴리를 몇 번이나 냉정하게 거절했다.그저 단순히 친구의 여동생으로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그 사람도 다른 마음을 숨기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그날 육시준에게 이 일을 말하려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