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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익숙한 얼굴이 실없이 웃으며 걸어 들어왔다.

강유리는 그 익숙한 미소를 보며 단번에 그녀를 알아봤다. 바로 전에 회사에 금방 들어왔을 때 시시콜콜 함께 수다를 떨었던 인턴이었다. 강유리가 승진하게 되면서 사무실을 옮기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 들르는 일도 적었기에 그 인턴과도 마주친 적이 거의 없었다.

강유리는 그 인턴을 보면서 의아하다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이제 정직원이 된 거야?”

그 인턴은 뒷짐을 진 채 그녀에게 다가서서 대답했다.

“아니요. 월말에 인턴 기간이 끝나고 나서 정식으로 자리를 준다고 들었어요.”

“근데, 날 찾아온 건 무슨 일로……”

그 인턴은 활짝 웃으면서 강유리 사무실 책상으로 다가오더니 숨겨뒀던 꽃다발을 내밀며 말했다.

“이거 드릴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를 지켜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녀의 말에 강유리는 잠시 멍하니 꽃다발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고, 미간이 눈에 띄게 찌푸려졌다. 그녀는 강유리의 표정을 보고는 당황한 듯 손사래를 치며 변명했다.

“오해하지 마요. 정직원이 되는 것 때문에 이러는 거 절대 아니에요. 뭐 전에 좀 아는 사이였다고 잘 봐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요……”

강유리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이제까지 일하는 걸 보니까 손을 쓰지 않으면 정직원이 되기 어렵겠던데?”

그녀는 무안한 듯 머리를 긁적이더니 어색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사실 저도 알아요. 그래서 기대는 안 하고 있어요. 그저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를 지켜준 게 너무 기뻐서요! 와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이름이 이보라였나?”

“맞습니다, 왜요?”

“우선 이 꽃다발 좀 치워. 냄새가 너무 역해.”

강유리는 이보라 손에 들려진 꽃다발을 가리키며 코를 비비더니 한마디 보탰다.

“남아서 내 비서 하라고 하면 할 생각 있어?”

이보라는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가 갑자기 앞으로 나아가더니 흥분된 말투로 말했다.

“정말이에요? 이 회사에 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승진도 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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