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일이 한 켠에서 비행기표를 예약하는 한편, 량천옥은 수없이 전화를 걸어 고은영을 찾도록 명령했다.그 와중에 조보은이 전에 고은영을 괴롭힌 사실이 있다는 것을 접하고는 사람들을 시켜 한바탕 혼쭐을 내주기도 했다. ......그렇게 강성 전체는 지금 고은영을 찾느라 완전히 혼란스러웠다.요 며칠 줄곧 마음이 편치 않은 고은지는 일 할때마다 빈번히 실수를 하기도 했다.틈만 나면 고은영에게 전화를 걸어보고 메시지도 보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은지 씨, 이거 틀렸잖아. 대표님이 알면 또 얼마나 혼내겠어?"진비서가 서식 한장을 고은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전에 한번도 그런 적 없던 고은지는 자신이 범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발견하고는 당황했다. 진비서는 말을 이어갔다."요 며칠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보이네?"비서부에서도 어느 정도 눈치 챘다.고은지는 요즘 줄곧 정신 상태가 좋지 않았다. 오늘 같은 실수도 처음이 아니었다.천락 그룹은 직원 업무에 대해서도 엄격한 요구가 있었다.그런데 만약 고은지가 계속하여 이렇게 실수를 한다면 언제든지 바로 해고될 가능성도 있었다.고은지는 낮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다시 잘 수정하겠습니다.""난 괜찮은데, 대표님한테 걸리지 않게 조심해. 고치고나서 다시 바쳐."고은지는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몸을 돌리고나면 다시 머릿속에는 고은영만 가득했다.얘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왜 아직도 소식이 없어?아무리 그래도 나한테는 뭐라도 알려줬어야지.다시금 표를 고치고는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나태현은 차가운 얼굴로 그저 앉아 있기만 했다.고은지는 조심스레 수정한 표를 건넸다."대표님, 죄송합니다. 저는...""걱정돼?""어쨌든 제 여동생이니까, 저......" 고은지는 더이상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요 며칠 꾸게 되는 꿈도 온통 고은영이 온몸에 피투성이가 된 장면들이었다.고은지는 마음 같아선 아이를 친구에게 맡기고는 홀로 나가서 고은영을 찾고 싶었다. 그리하여
하루 아침에 동생을 잃은 요즘, 고은지는 하루 하루를 어둠 속에서 지내고 있었다. 온통 절망과 무기력으로만 가득했다. 그런 그녀에게 나태현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니 그녀는 큰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대표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그나저나 이 도표는 또 잘못 작성했네."고은지의 인사에도 나태현은 무덤덤하게 업무 실수를 다시 한번 지적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겁니다. 절대요."이런 대표님이 있는 한, 그녀는 소처럼 열심히 일하기로 마음 먹었다. "얼른 가봐!""감사합니다."고은지는 재빨리 서류를 들고는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갔다.나태현의 도움 덕에 그녀는 마침내 마음이 좀 편해졌다.......그렇게 며칠이 또 지났고,하루 이틀이면 찾을 수 있을거라 믿었는데 어느새 벌써 나흘째가 되었다.안지영도 조급해났다.회의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안열에게 물었다."아직도 은영이에 대한 소식은 없어?""방금 도련님께서 찾아오셨는데, 사모님께 드릴 점심 식사만 챙겨왔고 고은영 씨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 않으셨습니다."그 말은 여전히 소식이 없다는 것이다.안지영의 얼굴에는 실망이 가득했다."이 바보... 대체 어디서 뭐하고 있는거야."배준우가 그렇게 무서웠던거야?아무리 그래도 그 상황에 왜 나한테 말 한 번 안해준거지? 왜 나에 대한 믿음이 없는거지?"고은영 씨는 줄곧 사모님을 걱정해왔어요. 사모님께서 요즘 유독 바쁘시니 굳이 건드리고 싶어하지 않으셨어요."사실이었다.지난번 남성에서 있은 일을 배준우에게 숨긴게 들킨 후로는, 배준우가 안지영을 자주갈구기도 했다.그리하여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든 안지영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고은영의 그 마음을 알고도, 안지영은 더욱 마음이 아파났다."그래도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적어도 살아있는지 아닌지는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오히려 무소식이 희소식일지도 몰라요. 아직 버틸만 하고 도움이 필요 없으니까 연락이 없는게 아닐가요?"안열도 불확실
그런데 카드의 계좌번호를 빤히 본 고은영은 순간...얼굴이 굳어졌다.전에 고은영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할머니의 카드가 아예 계정이 해제된 후,당시 고은영은 아직 신분증이 아직 내려오지 않아 할머니의 신분증으로 이 카드를 만든 것이었다.그때 긴박하게 카드를 만든 이후로, 고은영은 오래동안 이 카드를 다시 사용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지금 왜 갑자기 돈이 인출이 된걸가?혹시 다른 카드를 썼다가는 배준우한테 들킬가봐?안지영은 뭔가 감이 잡혔다. 계좌에는 잔액이 3만원 정도만 남아있었고, 이건 당시 고은영이 급하게 돈을 쓴 후 남은 액수였다. 뭔가 눈치 챈 안지영은 재빨리 카드에 1억원을 이체하였다.얼마 후 오후 회의를 마친 후,안열은 안지영의 기분이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회의할 때도 전보다는 더욱 몰입하였다.궁금했던 안열은 얼른 다가가 물었다."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봐요?""왜?" "기분이 좋아보이세요.""..."고은영이 아직 스스로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적어도 무사히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가 있었다.그녀가 정녕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내려면 인출 정보를 따라가면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었지만,안지영은 일단 조사하지 않기로 했다. 계속하여 돈을 쓰면서 고은영의 안전 상황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사실을 안열에게는 알리지 않았다."동지운 쪽에서는 여전히 타협할 의향이 없어보이는데 어떡하지?”지금 무엇보다도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그러나 아직까지는 언제든지 통제할 수 있는 일이었다. 동지운은 그저 마지막 발버둥을 치고 있을 뿐이니까."안심하세요. 오래 버티지는 못할겁니다."안열이 굳은 어조로 말했다.그 말에 안지영도 많이 안심했다.다행히 안열과 장선명의 도움으로 요즘은 많은 것이 편해졌고, 회사도 전체적으로 안정을 찾게 되었다."나 오후에 병원에 갔다 올게. 넌 따라갈 필요 없어.""알겠습니다." 안열은 고개를 끄덕였다.가까스로 회사를 수습한 안지영은 이 틈에 병원에
장선명은 배준우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진작에 이혼을 요구한 사람도 그였고, 량천옥이 낳은 친 딸이 싫다고 한 것도 그였다. 그런데 정작 고은영이 보이지 않자 왜 이렇게까지 조급해하는건지. 대체 진심이 뭔지 궁금했다."설마 안 회장 때문에 그래?" 장선명은 바로 물었다.그러자 안열이 대답했다."요즘 안지영 씨는 줄곧 병원에 가지 않으셨어요. 아마 안 회장과 연관된 일은 아닐거예요.""..."하늘 그룹 내부의 일도 아니고, 안 회장의 일도 아닌데 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좋아한거지?설마, 고은영을 찾은건가?"그래, 알겠어. 틈만 나면 상황 알아봐.""네, 알겠습니다."그렇게 전화를 끊은 후,장선명은 배준우에게 다가갔다.한편 기성훈은 여전히 끊임없이 고은영의 휴대전화를 위치 추적하고 있었다. 그런데그 순간, 갑자기 한 곳으로 위치가 잡혔다. 그곳은 바로 그린빌이었다.당장 그 곳으로 달려가봤지만 정작 고은영의 그림자는 찾을 수가 없었다.설마 핸드폰을 끄고 그린빌에 두고 간건가?장선명은 골치가 아파났다."너무 쉽게 당했네. 내가 너무 만만하게 봤어.""아마 이 상황을 다 예상했을거야."배준우는 더욱 초조한 표정을 보였다.이때 기성훈이 말했다."다른 방법이 하나 더 있어요.""뭔데?"그 말을 들은 배준우는 다시 눈빛이 초롱해졌다."만약 은행 카드라도 사용했다면 대체적인 위치라도 알아낼 수 있을거예요.”그러자 장선명의 시선은 배준우에게로 향했다. 배준우라면 그녀에게 카드 하나쯤은 넘겼을거라 믿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배준우의 눈빛은 흐리멍텅했다.그 모습에 장선명은 말문이 막혔다."네 여자로서 사는게 정말 비참했겠네. 주어진게 아무것도 없고."제3자가 보기에는 고은영이 그동안 마치 배준우로부터 멸시를 당하면서 산 듯한 느낌이 들었다.뭘 선물할지 모르겠다면 적어도 은행카드 한 장은 알아서 쓰도록 줬어야 하는거 아닌가?정말 여간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네.“사모님 본인 은행카드도 괜찮아요. 주민 등록 번호는 아시
"알겠어."감정도 제대로 안 해본거라니.장선명은 전화를 끊고는 바로 배준우에게 소식을 전했다."내가 확인했어. 량천옥은 친자 감정을 한 적이 없대."그 말은 량천옥은 틀림없이 다른 무언가를 근거로 고은영을 자신의 딸로 확신했다는것이다.그러나 그 근거가 대체 무엇인지는 감이 잡히지가 않았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 일은 네가 너무 충동적인거 아니야?"“......”"정말 고은영이 량천옥의 딸이 아니라면?" 량천옥과 얽힌 일에 대해서 생각하면, 배준우는 쉽게 이성을 잃었다. 그가 량천옥을 증오하는건 단지 그녀가 배씨 집안에 시집을 온 이유뿐만은 아닌 것 같았다. 숨겨진 더욱 무거운 사실이 있는 것 같았다."아니라면...?""그 여자가 오해한걸 수도 있잖아." 진실이 무엇이든 지금으로선 확신할 수가 없었다. "..."만약 고은영이 정말로 량천옥의 딸이 아니라면, 그것이야말로 의심할 여지 없이 가장 좋은 결과였다.하지만 지금은,우선 고은영조차도 찾을 수 없는 이 상황에 배준우의 마음은 더욱 괴로웠다.몇번이나 숨을 깊게 들이마셔도 답답함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그가 생각하기에도 이번 일은 너무 충동적이었다."고은영이 량천옥의 친 딸인지 아닌지는 일단 그만 말하고, 이혼까지 한 상황에 굳이 찾으려는 이유가 뭔데?""임신했잖아!"배준우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단지 임신한 것 때문에?"장선명은 고작 그 이유일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전에 배준우는 고은영을 데리고 자신들의 지인에게 직접 소개까지 했었다.그 전에는 여태껏 없었던 일이었다.비록 이미월도 잠깐 나타나긴 했지만, 배준우가 주동적으로 데려 온 것은 아니었다.이미월이 끝없이 집착하면서 찾아온 것이었다. 고은영이야말로 배준우가 주동적으로 누군가에게 소개를 한 첫 번째 여자였다.장선명은 그런 그가 고은영한테 약간의 감정도 없을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배준우의 숨결은 여전히 무거웠다."정말 친 딸인지 아닌지 알아내려면 일단은 고은영을 찾아야돼. 감정을 해봐야 된다고.”
경쾌한 말투만 들어도 안열이 말했듯이, 안지영의 기분은 매우 좋아보였다.그러나 장선명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점점 안지영에게로 다가갔다.두 사람은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가까워졌고, 당황한 안지영은 시선을 피했다.그러자 장선명이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돌렸다."뭐하는 거예요?" 놀란 안지영은 더듬거렸다."솔직하게 말해봐요. 혹시 고은영에 대한 소식을 들은거예요?"그 말에 안지영의 얼굴이 굳어졌다."뭣대로 생각하지 마요.""회사에는 아무 일도 없고, 아버님한테도 아직 좋은 소식은 없던데, 그럼 대체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건데요?""기분이 좋긴 무슨.""표정이 다 티 나거든요." "..." 거짓말을 잘 하지 못하는 안지영은 얼굴에 다 티가 났다. 하지만 그녀 또한 사실 고은영의 위치에 대해서는 아는 정보가 없었다.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배준우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혹여나 배준우가 나쁜 의도를 갖고 고은영을 다치기라도 할가봐. 장선명은 계속하여 안지영을 압박하였다. "고은영이 당신한테 전화라도 했어요?" "아니거든요!""그럼 어디에 있는지는 잘 알고 있겠네요?""저한테 전화도 안 했는데, 제가 어떻게 그걸 어떻게 알아요?"고은영이 일단은 알아서 몸을 숨기고 먹고 잘 지내는걸 알고 있던 안지영은 최대한 이 사실을 숨기기로 했다. 안지영의 부정에도 장선명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그렇게 안 믿긴다면 직접 가서 조사라도 해보세요. 저 정말 아무런 전화도 받지 못했다고요.""그걸 굳이 조사해서 뭐해요?" 결국 장선명은 그녀를 놓아주었다."배 사장님은 지금 뭐하고 계신데요?"혹시나 배준우가 눈치라도 챈건 아닐가 불안했다. "고은영이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데, 당연히 어떻게든 찾으려고 하죠.""..." 정말 아이를 뺏어내려는건가?그 말을 들은 안지영은 더욱 더 고은영의 소식을 배준우에게 알리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당신도 잘 알잖아요. 이미 임신한 지 7개월이나 넘은 고은영이 혼자서 밖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운 시점, 갑자기 량천옥이 나타날 줄은 몰랐다. 배준우는 시큰둥하게 물었다."고은영한테 꽤나 관심이 많아보이네요? 왜죠?"은근히 조롱이 담긴 말투였다.량천옥은 그런 배준우를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봤다.그렇게 한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눈빛만 주고 받았고, 순식간에 사무실 분위기는 얼음장마냥 차가워졌다.한참 후에야 량천옥이 먼저 입을 열었다."이번이 내가 널 봐주는 마지막 기회란걸 명심해."봐준다고?천의를 고은영에게 주고 강성을 떠난게 나한테 준 마지막 기회였다고?량천옥은 이렇게 해서라도 딸이 행복하길만을 바랬지만 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심지어 임신까지 한 자신의 와이프를 쫓아내다니."고작 그런 식으로 봐준다고 생색내면 일이 다 해결될 줄 알았어요?"그 말을 들은 량천옥은, 더이상 배준우와 말이 통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이젠 더이상 널 봐줄 일은 없을거야. 앞으로는 각오해. 절대 후회하는 일 없길 바래."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차갑게 몸을 돌렸다.그녀는 여태 배준우는 배항준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두 부자가 다 이렇게 무정할줄은 몰랐다.그 성격대로라면 마찬가지로 자신의 아이에게도 모질게 마음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당시 량천옥은 배항준의 이 독한 성격 덕에 성공적으로 명문가에 들어가 상류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그런데 그 독한 마음이 자신의 딸에게 해를 끼칠 줄은 몰랐다.생각할수록 열이 받았던 량천옥은 더이상 그들과 타협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량천옥이 떠난 후, 배준우의 얼굴은 다시금 고은영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 ......동명 그룹에서 나온 량천옥은,다시 선글라스를 끼고 자신의 차에 오르려던 순간, 검은색 마이바흐 한대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차에서 내린 사람은 바로 배지영이었다."아줌마. 저희 엄마가 만나재요." 배지영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그러자 량천옥은 콧방귀를 뀌었다."그래도 난 네가 그 여자 딸인걸 잘 알지만, 모르는 사람이
배지영은 량천옥의 도도한 뒷모습을 보며 그저 화를 참기만 했다.지금으로선 그녀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한편 저 멀리 시골에서 겨우 먹고 지내는 조보은네 가족도 어려움에 부딪혔다.갑자기 정체 모를 사람들이 나타나더니 무작정 그들을 패기 시작했다. "아악!"조보은은 주저앉아 끊임없이 울부짖었다.서정우와 서준호도 크게 맞아 코는 멍들고 얼굴은 부어있었다.고통을 참지 못한 조보은은 끙끙거렸다."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건데..."그렇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들은 한바탕 때리고는 자리를 떠났다."전에 강성에서 네가 건드렸던 놈들이겠지."서준호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그 말을 들은 조보은은 벌컥 화를 냈다."내가 누굴 건드렸다고 그래? 네가 전에 빚 진 그 사채업자들일 수도 있잖아. 에휴, 이런 바보 같은 너랑 결혼한 내가 멍청하지.""내가 아무리 멍청해도 너보단 나을거야.""나보다 낫다고? 내가 아니었다면 너희 서 씨 집안에서 대학생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아무리 대단한 대학생이라도, 뭔 소용이 있어?""매일 집에서 한가하게 밥이나 먹는 것 외에는, 난 얘가 뭐 잘난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어.""됐어, 그만해!" 서준호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 질렀다. 한때는 자신한테 한마디도 못하던 서준호가 벌컥 화를 내는 모습에 조보은은 다소 당황했다. 그래도 자신이 여태껏 가족을 위해 벌어준 돈이 얼마인데, 생각할수록 속상하기도 했다. "다시는 강성 사람들을 건드리진 마. 고은영이랑 고은지한테도 연락하지 마!"서준호는 신신당부했다.더이상 강성 사람들과는 엮이고 싶지가 않았다. 필경 괜히 건드렸다간 오늘 같은 일만 계속하여 반복될테니까. 고은영과 고은지의 이름을 들은 고은지는 더욱 분노가 치솟았다. "내가 여태 다 클 때까지 키워줬는데, 이 자식들 보답할 생각은 전혀 없네."하지만 서정우가 대학생이 되기까지, 두 자매가 물심양면 도와준건 꽤나 많았다. 하지만 조보은은 진작에 그걸 다 잊은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