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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정원 문어구로부터 한 보디가드가 빠른 발걸음으로 다가오더니 거실 문밖에서 허리를 굽히고 주먹을 감싸며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당씨 가문의 부하, 연구소 부소장 민상현이 문밖에서 와서 뵙길 원하고 있습니다."

손가을, 손일남, 손역창 등의 눈길은 모두 염구준한테 쏠렸고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염구준한테 말한 것처럼 민상현이 뵈러 왔다.

"들어오라 하세요!"

염구준의 눈길은 담담하였으며 손가을 등을 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문밖의 보디가드를 향하여 낮은 목소리로 "알려줘요! 내가 했던 말 잊지 말라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 거예요!"

거실 문밖의 보디가드는 허리를 굽히면서 "넵!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말하고 나서 신속히 뒤돌아 정원 문어구로 달려갔다.

다른 한 편.

민상현은 랜드로버를 운전하고 손에 금속USB를 들고 문 앞에서 왔다 갔다 거닐더니 안색은 말로 할 수 없이 안절부절못하였다.

"형씨!"

보디가드가 돌아오는 것을 보자 그는 황급하게 다가가 환심을 사듯 "염 사장님이 뭐라 하십니까? 저를 만나려고 하시나요?"

보디가드는 "네."라고 답하더니 염군준이 한 말을 낱낱이 전달하였고 낮은 목소리로 "들어가서 조심스럽게 행동하세요! 아무곳이나 다니지 마시고. 염 사장님과 손 사장님은 모두 거실에 계시니 어떻게 하실지 아시지요?"

말이 떨어지자마자 민상현의 안색은 갑자기 새하얗게 질렸다.

그는 염구준이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연구소의 데이터 자료를 가지고 개나 소처럼 기어서 그들에게 사과하고 손사장님의 용서를 빌라고 했었다.

"기어서 들어가라…."

민상현은 이를 악물고 말할 수 없이 굴욕스러웠는데 추호의 거역도 감히 하지 못하고 보디가드의 앞에서 '펑'하고 무릎 꿇더니 정원 거실로 기어서 들어갔다.

그는 기면 길수록 더욱 빨라졌고 더욱 숙련되어 얼굴의 굴욕은 점차 사라졌는데 대신 기대감으로 넘쳤다. 염구준과 손가을이 만족만 한다면 개를 따라 기는 게 아니라 개를 따라 짖어도 문제가 없었다.

체면에 비기면 목숨이 훨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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