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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희주야, 아빠가 안아줄게.”

염구준이 다가가 아이를 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어두운 눈빛으로 진숙은을 바라봤다. 그도 예전에 있었던 일을 들은 적 있다.

손가을 가족이 형편이 어려웠을 때 진숙은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심지어 비웃기까지 했다. 장인 손태석의 다리가 완전히 좋아지기 전에는 심지어 “절뚝이”라고 놀려 장인어른에게 큰 모욕감을 줬다!

이렇게 악독한 여자다. 보이는 건 이익뿐이고 가족 사이의 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진숙은은 진숙영의 손을 꼭 쥐고 놓지 않았다. “언니가 말해봐. 이제 언니 집 부자잖아. 청해에서 으뜸가는 부자잖아. 내가 친동생인데, 우리 몇십 년간의 자매 정을 모른 척할 거야? 회사에 우리 지성이 자리 하나 마련해줄 수 없어?”

“숙은아, 진정해.”

진숙영은 아주 전통적인 여성이다. 가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진숙영은 진숙은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무슨 큰일이라고. 그까짓 자리 하나. 숙은아, 지성이 어떤 자리가 좋겠어? 말해봐. 회사에 내 몫도 있으니까 내가 다 시켜줄게.”

“역시 우리 언니!”

진숙은은 “흥” 소리를 내며 염구준과 손태석을 노려봤다. 그러고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언니, 언니 딸 가을이가 그룹 대표를 맡았잖아. 딸이랑 조카는 별로 다르지 않으니까 우리 지성이는 부대표 시켜줘!”

뭐라고?

진숙영은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더니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숙은의 사람 됨됨이가 좋지는 못해도 친동생이니 자기를 봐서라고 손태석이 조금의 양보를 할 거다. 하지만 진숙은의 욕심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지성이를 그룹 부대표로 만들어달라니?

“숙은아, 우리 일단 집에 가서 천천히 얘기해 보자.”

진숙영이 가까스로 웃는 얼굴로 말했다.

“회사 일은 나도 미리 얘기를 해야 하고. 지성이 능력에 맞는 자리 만들어줄게. 자기 적성에 맞는 자리가 가장 중요하니까. 내 말이 맞지? 업무도 천천히 익혀야 하는데 처음부터 부대표를 시키면 지성이 너무 힘들어. 지성이 힘들면 안쓰럽지 않겠어?”

아주 완곡하게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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