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손태석은 원래 엄숙한 표정을 지었었는데 이 말을 듣자마자 진숙은에게 콧방귀를 뀌며 냉소를 지었다. "그래, 그럼 지성이를 회장으로 앉히는 걸로 하자, 이렇게 하는걸로 하지!"뭐?진숙은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약간의 반응이 나왔다. 격동된 얼굴은 온통 빨개졌고 목소리도 부들부들 떨렸다. "아이고,형부,정말 지성이를 회장으로 삼으려고 하는거예요? 형,형부,농담 아니죠?"옆에서 구준과 가을은 눈빛을 교환하였는데 모두 서로의 눈에서 웃음기를 보았다.장난이냐고?당연하지!국내 유명 대학의 수재라도 손씨그룹에 입사하려면 반드시 많은 면접을 거쳐야 했으며, 입사 후 업적에 따라 끊임없이 심사하고 승진 제도에 따라 점차 발탁해야 했다.겨우 지성이 그녀, 진숙은의 아들이기 때문에 입을 열자마자 장인어른에게 부사장을 요구하고 또 가을이의 대표 자리까지 대신하려하고 심지어 전체 그룹의 회장이 되려고 망상하는가?정말 대단한 농담이군!"형부...손태석,날 놀리는 거지!"진숙은은 물론 바보가 아니였다. 그제서야 약간 반응했다. 그녀는 형부도 부르지 않고 소리쳤다. "정말 뭐가 좋고 나쁜지 몰라! 너는 내가 지성이를 위한건 줄 알아? 나는 너희 손씨그룹을 위한거야!""너는 생각도 안하나 보지, 겨우 손가을 같은 여자애도 모두 회사를 질서정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데 우리 집 지성이가 남자로서 어디가 가을이보다 못한데가 있어? 지성이를 대표로 앉히는건 너네 회사로서는 보물을 주운거라고!""가을이보다 못하더라도, 적어도 염구준보다는 낫지? 그조차도 경호부 부장이 될 수 있는데, 우리 지성이가 부사장이 되는 게 어때서? 시원하게 말해봐, 부사장 자리를 줄건지 안줄건지? 주지 않는다면 내가 앞으로 이 집 친척을 없는셈 친다고 탓하지 마!"구준은 정말 웃었다!이 '이모님' 은 정말 자신을 남으로 여기지 않는구나. 이런 말도 감히 하다니? 그 당시 장인어른에게 온갖 억압과 조소와 모욕을 해놓고는, 정말 장인어른이 감인줄 아는건가? 마음대로 조종할수 있다
염구준이 경성에서 약에 취한 진영주를 구해준 후 그녀는 손씨 그룹에서 인턴을 했다. 2달이 안 된 사이 진영주는 정식 직원이 되었고 이미 품질 검사부 부팀장의 자리를 맡게 되었다.품질 검사부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부서이니 믿을 수 있는 진영주에게 그 자리를 맡기는 게 당연했다!“가을 언니, 나한테 너무 무관심인 거 아니야?”진영주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부사장님이 그러시는데, 중해 지사가 세워지면 우리 부서에 양팀장님이 지사 사장이 된대. 그럼 이젠 내가 그룹의 품질 검사부 팀장이네!”“뭐라고?”옆에 있던 진숙은이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 진숙은이 진영주와 손태석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악” 소리를 질렀다. “아, 뭐 때문에? 영주 이 계집애도 팀장인데 왜 우리 지성이는 부사장 안 시켜줘?”“부사장이 아니더라도 경호 부장 정도는 시켜도 되잖아? 염구준은 데릴사위일 뿐이야. 그 사람 자리를 우리 지성이에게 주면 안 돼? 우리 지성이가 염구준 그 사람보다 훨씬 나아!”“그만 해!”손태석은 진솔 가족을 만나 안색이 좋아졌다. 그러나 진숙은이 염구준을 모욕하는 말을 듣고 있자니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까 이미 말했다. 그 누구도 내 사위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내 눈엔 지성이 열을 데려와도 우리 염 서방 손가락 하나보다 못해!”“너...”진숙은은 너무 화가 나서 몸이 떨렸다. 그녀는 몸을 돌려 승용차 옆으로 달려가 차 안을 향해 울부짖었다.“엄마, 나와서 뭐라고 좀 말해봐! 우리 지성이, 어디가 빠져? 염구준보다 못한 게 뭐야? 큰 형부 봐봐, 그러다 나 때리겠어!”앉아있던 노부인이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 노부인은 지팡이를 짚으며 손태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노부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태석아, 화 풀어. 숙은이랑 숙영이랑 친자매잖아. 숙영이가 네 마누라니까 우린 모두 한 가족이야.”장모님이 이렇게 말하니 가만있을 수 없었다. 손태석은 다가가 노부인을 부축하며 조금 환해진 얼굴로 말했다.“장모님, 알겠어요..
“희주야, 아빠가 안아줄게.”염구준이 다가가 아이를 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어두운 눈빛으로 진숙은을 바라봤다. 그도 예전에 있었던 일을 들은 적 있다.손가을 가족이 형편이 어려웠을 때 진숙은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심지어 비웃기까지 했다. 장인 손태석의 다리가 완전히 좋아지기 전에는 심지어 “절뚝이”라고 놀려 장인어른에게 큰 모욕감을 줬다!이렇게 악독한 여자다. 보이는 건 이익뿐이고 가족 사이의 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진숙은은 진숙영의 손을 꼭 쥐고 놓지 않았다. “언니가 말해봐. 이제 언니 집 부자잖아. 청해에서 으뜸가는 부자잖아. 내가 친동생인데, 우리 몇십 년간의 자매 정을 모른 척할 거야? 회사에 우리 지성이 자리 하나 마련해줄 수 없어?”“숙은아, 진정해.”진숙영은 아주 전통적인 여성이다. 가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진숙영은 진숙은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무슨 큰일이라고. 그까짓 자리 하나. 숙은아, 지성이 어떤 자리가 좋겠어? 말해봐. 회사에 내 몫도 있으니까 내가 다 시켜줄게.”“역시 우리 언니!”진숙은은 “흥” 소리를 내며 염구준과 손태석을 노려봤다. 그러고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언니, 언니 딸 가을이가 그룹 대표를 맡았잖아. 딸이랑 조카는 별로 다르지 않으니까 우리 지성이는 부대표 시켜줘!”뭐라고? 진숙영은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더니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숙은의 사람 됨됨이가 좋지는 못해도 친동생이니 자기를 봐서라고 손태석이 조금의 양보를 할 거다. 하지만 진숙은의 욕심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지성이를 그룹 부대표로 만들어달라니?“숙은아, 우리 일단 집에 가서 천천히 얘기해 보자.”진숙영이 가까스로 웃는 얼굴로 말했다.“회사 일은 나도 미리 얘기를 해야 하고. 지성이 능력에 맞는 자리 만들어줄게. 자기 적성에 맞는 자리가 가장 중요하니까. 내 말이 맞지? 업무도 천천히 익혀야 하는데 처음부터 부대표를 시키면 지성이 너무 힘들어. 지성이 힘들면 안쓰럽지 않겠어?”아주 완곡하게 거절했다.
집안의 형제자매는 줄곧 노부인의 말을 잘 따랐다. 노부인이 말했다는 건 이미 일이 정해졌다는 뜻이다. 아무리 싫어도 진숙영은 거절할 수 없었다."어 …"진숙영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노부인을 거역하기 싫었지만, 회사에는 회사의 규정이 있는지라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돈 문제가 아니라 원칙 문제였다!“엄마.”난처한 진숙영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가볍게 말했다."이미 시간이 늦었으니 일단 거실로 들어가서 천천히 얘기해요. 희주도 조금 놀란 것 같은데 아이는 침실로 데려가 재울게요.”쾅!진숙영이 입을 열기 전, 진숙은이 소리를 질렀다.얼마나 공을 들여 노부인의 말 한마디를 받아냈는데. 부대표 자리가 코 앞인데 염구준이 이렇게 나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일이다!"아이 다섯 살이야 여섯 살이야? 다 큰 애가."생각할수록 화가 난 진숙은은 염구준 폼에 안긴 염희주를 가리키며 듣기 싫은 소리를 했다.“이 정도 장면에 놀라기는. 애한테 욕을 한 것도 아닌데 무서울 게 뭐가 있어? 담이 콩알만 해서, 커서도 쓸데없는 천한 년이 되겠지. 이참에 차라리 놀라 죽는 게 좋을걸!”“그리고 너, 염구준! 어른들 얘기하는데 네가 낄 자리냐? 닥쳐!”쏴!다들 조용해졌다.손태석, 진숙영, 손가을, 진영주, 진솔...심지어 2명의 경호원도 얼굴이 어두워졌다. 다들 진숙은을 노려봤다.못된 년!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을 해버렸다. 사람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해버렸다. 진숙은이 염구준, 심지어 손씨 집안의 선을 넘었다!바보가 아니라면 염구준이 염희주를 얼마나 예뻐하는지 다 알 것이다.퇴역한 염구준이 손가을과 다시 연을 이어가면서 깊은 사랑을 나눴지만 둘째는 가지지 않았다. 염희주에게 집중하고 싶었고 모든 사랑을 전부 염희주에게만 주고 싶었던 것이다. 지난 5년간 못 해준 걸 보상하고 싶은 마음이었다.하지만...진숙은, 감히 염희주를 욕하고, 쓸모없는 사람, 천한 년이라고 말해?“엉엉엉...”염구
“그만 해!”곁에서 지켜보던 진숙영이 단호한 얼굴로 염구준 곁으로 다가가 염희주 눈물을 닦아줬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진숙은을 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숙은아, 이 말은 하기 싫었어. 우리 자매 정을 봐서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넌 네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버릇이 없어지는구나!”“지난 몇 년간, 엄마가 널 예뻐한다고 날 얼마나 못살게 굴었어? 예전 일은 더 이상 따지지 않을게. 하지만 절대 너 때문에 회사 제도를 깨뜨릴 수는 없어!”“네가 구준이랑 희주를 욕해...진숙은, 잘 들어. 염구준은 내 사위고, 염희주는 내 손녀야. 다 내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이라고!”진숙영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녀는 산기슭을 가리키며 승용차 곁으로 다가가 문을 세게 두드렸다.“차 타, 빨리 가버려. 우리는 자네 같은 친척 없어. 우리의 연은 오늘까지야!”쿵!진숙은은 날벼락이라고 맞은 듯 어쩔 줄 몰라했다.자매 넷, 해외여행을 떠난 둘째 언니네 빼고 다들 모였다!아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도 노부인이 자기와 지성이를 예뻐하니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자가를 위해 말해주고 진숙영에게 압력을 가할 것이라 생각했다.죽어도 생각하지 못했다. 노부인의 말을 거역하고 진숙영이 염구준과 염희주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줄이야.“엄마!”이 지경이 됐는데도 진숙은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노부인을 잡고 울부짖었다. “엄마 다 들었지? 우리랑 연 끊겠대! 빨리 뭐라고 좀 해봐. 지성이 자리 만들어줘야지!”“어휴.”노부인은 마음이 급한 나머지 바닥에 지팡이만 쿵쿵 찍어댔다. 노부인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숙영아, 이게 무슨 일이야. 좋게 말하면 되지. 우리 가족이잖아. 내가 죽어야 만족하겠어? 네 마음속에는 이 엄마도 없어? 난...”진숙영이 울며 천천히, 하지만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엄마.”노부인을 바라보며 진숙영이 눈물을 흘렸다.“시아버지, 태석 씨 둘째 형, 다 우리 집에서 쉬고 있어. 도우미에 간호도 있어. 그 사람들, 나랑 태석 씨가 평생
말을 다 하고 진숙은은 유지성, 유건우와 함께 옆에 세워진 승용차에 탔다. 차창을 내려 침을 뱉고는 시동을 걸고 가버렸다.“홍달그룹...”염구준은 울부짖는 아이를 품에 안고 멀리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져가는 승용차를 지켜보더니 천천히 전화를 꺼내 들었다. 그는 재빠르게 문자 2통을 보냈다.내용은 간단명료했지만, 단호한 태도가 느껴졌다.“손씨 그룹 명의로 통지를 내보내. 청해시의 모든 사람, 개인과 기업을 막론하고, 그 누구든 유지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자는 우리와 원수가 되겠다는 걸로 간주하겠다.”받는 이: 손씨 그룹의 대표 비서, 홍어르신의 딸, 홍천기.두 번째 문자는 더 단호하고 매서웠다. “명령한다. 유건우의 직무를 해제하고 용하국 모든 기업은 절대 다시 유건우를 채용하면 안 된다!”받는 이: 청해시 성주 종찬우.“빌어먹을 계집애, 죽일 놈의 염구준!”승용차는 교외 도로를 타고 빠르게 달렸다. 진숙은은 조수석에 앉아 화를 내뿜었다.“성공이 코 앞인데, 노부인이 그렇게까지 말해줬는데, 그놈의 염희주때문에 다 망쳤어! 그 죽일 놈의 애만 안 울었으면, 진숙영도 이미 동의했는데!”연을 끊으면 끊었지.뭐가 그렇게도 잘 났어? 진숙영 없어도 절대 굶어 죽지 않아!“엄마, 걱정 마!”운전을 하던 유지성도 화가 나 이를 갈았다.“홍달그룹에서 일 잘하면 되지. 내가 매니저부터 시작해서 사장이 되면, 그때 손씨그룹 망하게 할 거야!”“나 요즘 승진도 빨라서 반년이면 바로 청해시 성주 댁에 들어갈 수 있어. 그럼 성주도 나를 중용해 주시겠지.”유건우는 충혈 때문에 눈이 빨개졌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쥔 채 말했다.“지난번에 노부인 80생신때 성주님이 직접 다녀가신 걸 보면 손씨 집안이 성주랑도 잘 알고 지내는 것 같은데. 내가 성주 댁에 들어가면 반드시 그 사람들 다 망쳐버릴 거야. 권력 앞에 재부는 보잘것없어...”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멈췄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가 왔다.“성주 댁?”유건우는 전화를 꺼내 발
승진한 이유가 손씨그룹 때문이었어? 그런데 지금...이 사실은 그를 미치게 했다. 그는 유지성을 향해 소리 질렀다. “돌아가, 당장 돌아가. 손태석을 찾아가서 당장 사과해야겠어.”뚝!또다시 누군가가 그의 말을 끊었다!운전을 하던 유지성이 핸들을 돌리자마자 모니터에 불이 켜졌다. “홍달그룹 곽 매니저”라고 적힌 사람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곽 매니저님!”유지성은 몸이 떨렸다. 그는 바로 스마트 핸들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가 공경하게 말했다.“접니다. 유지성. 무슨 일로 전화를 하셨습니까? 저는...”곽 매니저의 냉정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졌다.“우리 홍달그룹과 손씨그룹는 파트너다. 우리는 함께 이익을 나누고 진퇴를 함께하는 사이다!”“당신의 채용을 철회하겠다! 우리 홍달그룹에서는 절대 당신을 채용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청해시에세 당신 가족이 발 디딜 곳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묻지 말라, 물어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통화가 끊겼고 모니터의 불이 꺼졌다!“철... 철회하다니...”유지성은 몸이 굳어졌다. 그는 천천히 차를 길가에 세우고 뒤돌아 유건우를 바라보더니 다시 옆에 앉은 진숙은을 바라봤다. 그들 가족은 하나같이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들 모두 서로의 눈에서 절망을 느꼈다.돌아가서 손가을 가족에게 사과를 한다고? 아마 대문도 못 들어갈 것이다!아무리 멍청한 사람이라도 이쯤이면 알아챘을 것이다. 진숙영 가족과 연을 끊는 순간, 그들 가족의 운명은 정해졌다.그들은 망했다!진숙은 가족이 정말에 빠진 그때, 향산 별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특히 손태석과 진솔은 기분 나쁜 일을 잊어버리고 기분 좋게 술에 취했다.손님과 주인 모두 기분 좋게 저녁을 즐기고 만찬이 끝났다. 집안 어르신들이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며 쉬었다. 진영주는 손가을을 따라 베란다로 가서 흔들의자에 앉았다. 둘은 기분 좋게 얘기를 나눴다.“가을 언니. 정유미 씨가 우리 그룹 광고 모델이지? 콘서트 소식이 있던데.”진영주
“고양?”커플 전용 벨 소리였다. 누구의 전화인지 확인하지 않아도 바로 알았다. 진영주는 바로 기쁜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드디어 시간이 생겼어? 곧 정유미가 콘서트를 한다는데 우리 같이 가자!”고양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몇 분이 지난 후 그가 힘겹게 말했다.“영주야, 나는 됐어. 부모님이 나를 쫓아냈어. 나... 더 이상 네 남자 친구 할 자격 없어!”뭐라고?곁에 있던 염구준이 이마를 찌푸렸다.진영주의 남자 친구 고양은 밝고 멋진 남자다. 그에 대한 인상이 좋아 염구준이 그의 아버지를 도와 츠카프리카 아이 그룹과 합작했었다. 고양과 진영주의 감정도 아주 좋았다.그런데 지금, 고양이 집에서 쫓겨나와 진영주와 헤어지겠다고?“고양, 너, 거짓말이지?”진영주는 전화를 꽉 쥔 채 얼굴이 창백해졌다. 커다란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다시 말해봐. 나 안 믿어. 나 안 믿는다고!”고양도 고통스러운 듯 말소리가 떨렸다. “영주야, 이러지 마. 나도 너에게 완벽한 결혼식을 해주고 싶어. 평생 너랑 같이하고 싶어. 하지만 지금, 난 이미 그럴 능력이 없어. 난...”“염구준이다.”옆에서 지켜보던 염구준이 다가가 전화를 받아 담담하게 물어봤다. “무슨 일이야? 말해봐!”형부? 아니, 이제는 형부가 아니고 형이라고 불러야지...“형.”고양이 울먹이며 말했다. “미안해요. 제가 쓸모가 없어서. 형이 외국에서 돌아왔는데 부모님이 회사를 형에게 맡기겠대요. 형이...”그이 말이 끝나기도 전.염구준이 가볍게 말했다. 하지만 의심할 여지가 없는 태도였다.“영주에게 상처 주는 일은 내가 허락하지 않는다. 헤어진다고 해도 이 일이 이유가 되지는 않을 테다.”“고향이 진주시라고 했었던가?”“기다려!”염구준이 전화를 끊고 눈물 흘리는 진영주와 걱정 가득한 손가을을 향해 손을 흔들고 떠났다.진주시로 출발했다!청해시와 1000킬로미터 떨어진 복동성 진주시.고씨의류 무역 그룹 빌딩, 위층 회의실에서 심각한 분위기의 소형 회의가 진행 중이었
대결하는 두 사람을 제외하고 정영 팀만 방에 남았다.그들은 혹시나 다칠까 봐 전신 영역을 펼치고 지켜보았다.봉유곡과 염구준은 짧은 시간 내에 벌써 수백 번의 초식을 주고받았다.‘녀석 왜 이렇게 강해?’출관하자마자 강력한 고수를 만난 것이 너무 놀라웠다.방금 전에 오만했던 자신이 조금은 창피했다.“집중하세요!”염구준은 상대방이 멈칫하는 틈을 타 검에 모든 기운을 담아 상대방의 가슴을 공격했다.‘방심했다.’봉유곡은 재빨리 도끼로 가슴을 막고 두 손으로 가까스로 버텼다.오랫동안 싸우지 않았더니 실력이 떨어진 것이다.쿵!검광이 아래로 떨어진 순간 봉유곡의 몸이 뒤로 날아가며 한쪽 얼음 벽에 부딪쳤다.방심한 탓에 염구준의 공격을 미처 막아내지 못했다.“이겼어!”옆에서 지켜보던 주작이 기쁜 나머지 주먹을 불끈 쥐며 펄쩍 뛰었다.정영 팀도 도와주고 싶었지만 이런 규모의 싸움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죽은 척하지 마세요.”염구준은 얼음 덩어리에 묻힌 봉유곡을 향해 소리 질렀다.비록 일격에 상대방을 쓰러트렸지만 우세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상대방이 방심해서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와르륵!봉유곡은 얼음 덩어리를 헤치고 당당하게 일어났다.찢어진 옷을 보니 전보다 더 미치광이 같았다.“하하하. 좋다. 날 열받게 하는데 성공했어.”한때 세상에 이름을 떨친 강자였는데 지금은 반천인 경지 애송이에게 당해서 수치스러웠다.“허풍은 그만하고 제대로 싸우죠.”염구준이 비아냥거렸다.“현체연혈!”갑자기 봉유곡이 기합을 넣더니 몸뚱이가 커지며 너덜너덜하던 옷을 완전히 찢어버렸다.기운은 변하지 않았는데 체력이 눈에 띄게 강해졌다.염구준은 육체를 강화하는 비술에 관한 기록을 본 적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수련 방법은 몰랐다.그의 눈에 봉유곡은 실전된 무술을 많이 알고 있는 보물 같았다.산 채로 체포할 수 있다면 적지 않은 무술들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휙!갑자기 봉유곡이 도끼를 들고 염구준을 향해 공격했다.속도가 너무 빨라 잔영이 스쳐지나는
슈우웅!붉은 빛이 스치더니 얼음 인간이 설구를 공격했다.그를 깨운 장본인을 갈갈이 찢어 죽이고 싶었다.쿵!염구준이 검을 들고 공포스러운 일격을 막았다.첫 공격이라 두 사람은 무승부였다.“구자검!”얼음처럼 차가운 남자의 눈에서 의아한 빛이 흘렀다.“어쩐지 네가 눈에 거슬린다 했어.”염구준은 콧방귀를 끼며 맞받아쳤다.“그건 나도 마찬가지거든요.”예로부터 정파와 사파는 대립했고 검을 사용하는 무술인은 정파에 속했다.두 사람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며 서로를 쏘아봤다.“선배님, 참 대단하세요. 얼음에 자신을 봉인해 죽은 척하면서 오랜 세월을 살아오셨네요.”염구준은 얼음 인간의 비밀을 밝혔다.이 수법은 숙면 장치와 흡사했다.“흥! 그때 변고가 없었더라면 나도 구차하게 살지 않았어.”얼음 인간은 계속 기운을 발산하며 오만하게 굴었다.염구준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질문했다.“그때 무슨 일이 있었어요? 그리고 옥패 8개는 무슨 용도가 있습니까?”남자의 말투를 보아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하하하.”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억지를 부렸다.“알고 싶어? 알려주기 싫은데. 영영 모른 채로 살 거라.”좋게 얘기하려고 했는데 상대방이 일부러 말하지 않아 염구준은 열받았다.“그럼 말할 때까지 무력을 써야겠어요.”그는 검을 가로 휘두르며 상대방을 물리쳤다.“고작 반천인 실력이냐? 본왕의 실력을 보여주마.”얼음 인간은 오만하게 말하며 기운을 반천인 경지로 억눌렀다.표정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하게 만들어서 어쩌면 천인 경지가 아닐 수도 있었다.“젠장. 실력을 낮췄어요?”염구준은 조소를 날렸다.“겉보기엔 강력한 기운을 발산하지만 진짜 실력은 그저 그렇네요.”똑같이 반천인 실력이라면 상대방을 쓰러트릴 자신이 있었다.“시끄럽다. 반천인 경지로 충분히 너를 죽일 수 있다.”얼음 인간은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을 가졌다.말이 끝나자마자 도끼를 휘둘러 수많은 빙추를 발사했다.강력한 공격에 맞서, 염구준은 화염의 검기를 휘둘렀다.쿵!
“하하하, 옥패는 내 것이다!”달무가 미친듯이 웃으면서 왼쪽 팔에 기운을 모아 힘껏 공격했다.한 방에 딱딱한 얼음덩어리들이 사방으로 튕겼다.갑자기 돌변한 달무를 보고 모두 놀랐다.광폭 펭귄에게 포위되었을 때, 극한철충에게 공격당했을 때도 전혀 이런 실력을 발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여우 꼬리가 드디어 드러났네.”염구준은 달무의 뒷모습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방금 전에 달무가 보물에 욕심이 없이 통 크게 분배하는 것만 봐도 돈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제 보니 옥패가 그의 진짜 목적이었다.“젠장. 위장해서 어부지리를 챙기려고 했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백호는 배신감에 열받아 씩씩거렸다.“급할 거 없어. 도망치는 것도 아닌데 일단 지켜보자.”염구준은 어깨에 멘 큰 가방을 내려 검갑을 꺼냈다.다년간의 전투 경험으로 보아 얼음 인간은 위험하다는 직감이 들었다.쿵!달무가 또 주먹을 날려 큰 구멍을 내고더니 얼음 인간의 목에서 옥패를 잡아당겼다.그런데 옥패를 확인한 순간, 그의 표정이 이내 굳어버렸다.“이거 가짜야!”염구준은 얼음 인간에게서 살인 기운을 느꼈다.“달무는 곧 죽겠구나.”말이 떨어지자마자 얼음 인간은 얼음을 깨고 손을 뻗어 달무의 목을 졸랐다.아주 오래되고 사악하고 강력한 기운으로 보아 강력한 고수가 틀림없었다.“개미 같은 인간아. 감히 나한테 무례하구나.”펑!남자가 기운을 발산하여 나머지 얼음을 부숴버리고 왕좌에서 천천히 일어섰다.온몸에서 발산하는 어마어마한 기운은 천인보다 더 강력했다.충격을 받은 염구준은 몸속에서 전의가 불타올라 숨이 가빠왔다.무서워서 이러는 것은 아니었다.“사… 살려줘.”달무는 숨이 막혀 발버둥을 치며 애원했다.“죽어라!”얼음 인간은 손에 힘을 주면서 달무의 목을 가볍게 비틀었다.그리고 달무의 힘과 혈액을 흡수해 자신의 기운을 상승시켰다.‘극악무도한 수법이구나.’염구준이 눈을 가늘게 뜨고 지켜봤다.다른 사람의 기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줄은 생각도 못했다.
“장로님, 얼음 인간을 만나려면 얼마나 더 가야 합니까?”설구가 통로 안쪽을 가리키며 대답했다.“이 통로를 따라 계속 가면 만날 수 있어요.”염구준의 무공 실력을 본 이상 감히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가자. 설마 내가 부축해 주길 기다려?”염구준은 몇몇 사람들을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은 책망할 때가 아니었다.정영 팀원은 그가 화났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푹 숙였다.통로로 이동할 때는 그나마 순조로웠다.안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방한복을 입었는데도 엄청 추웠다.“맞습니다. 바로 이 느낌이에요. 거의 다 온 거 같습니다.”설구는 흥분하여 목소리가 떨렸다.뒤에서 따라가던 사람들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발걸음을 독촉했다.이번 행차의 목적은 결국 얼음 인간이었다.무리에 섞여 있던 달무의 눈에 서늘한 빛이 스쳐 지났다.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통로 안으로 들어갈수록 온도가 급격히 하강해 설씨 가족들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서 기다리기로 했다.또 한참을 걸어가자 통로가 점점 넓어지더니 방 하나가 나타났다.주변이 어두컴컴하여 손전등을 켜도 전부 비추지 못했다.“아아아.”염구준이 크게 소리를 치고는 귀를 기울여 메아리 소리를 기다렸다.방향판도 없으니 이 방법밖에 없었다.한참 뒤에야 메아리가 울려 퍼졌다.“여기 공간이 엄청 넓어서 조명탄을 사용하세요. 그리고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피웅!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조명탄이 위로 치솟으며 방을 밝게 비추었다.“사람 얼굴이다.”누가 주변을 살피다가 한쪽 벽에서 요귀의 얼굴을 발견한 것이다.다들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정말 그곳에 있었다.그러나 거리가 있는 데다 조명탄이 소진되어 방은 또 다시 어둠에 잠겼다.“가까이 가서 봅시다.”염구준이 앞장서서 가더니 또 조명탄 하나를 쏘아 올렸다.이번에 똑똑하게 보았다.얼음 안에 빨간 옷을 입은 남자가 한 손에 커다란 도끼를 들고 왕좌에 앉아 있었다.자세히 보면 남자는 야릇한 미소를 짓고 눈동자는 내리
백호는 그의 모습만 봐도 강력한 초식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챘다.모든 사람들이 멀리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서야 염구준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가만 있으니까 내가 우스워 보여? 타올라라!”체내의 기운을 빠르게 움직이자 온몸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이어서 강력한 권영을 번쩍이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극한철충을 죽이겠다고 반천인 경지의 실력을 사용한 것이다.지속적인 공격을 퍼붓자 주변 온도가 계속 상승했다.남극 빙원에서 생존하는 생물들은 워낙 고온을 좋아하지 않아 염구준의 화염 공격을 피해 바닥과 벽 사이를 뚫고 들어가버렸다.“좋은 냄새 나네.”공격을 거두자 맛있게 구운 고기 냄새가 풍겼다.하지만 극한철충은 징그럽게 생겨서 식욕을 돋우지 못했다.한바탕 공격을 퍼부었더니 바닥에 죽은 벌레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철충들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그제야 염구준은 돌아서서 가운데 통로로 들어갔다.그 시각 얼음 인간은 그와 만나길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먼저 간 일행은 한참을 달리다가 염구준이 오기를 기다렸다.뜨끈한 열기를 감지한 정영 팀은 그가 반천인 힘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았다.“저기요. 저기 있는 분은 어떤 사람이에요?”달무가 궁금해서 물었다.“당신이 알 바가 아니야.”백호는 체면도 주지 않고 싸늘하게 대답했다.비굴한 목숨을 살려줬는데 정체를 캐묻자 정영 팀은 매우 불쾌했다.게다가 상황이 불리하면 바로 돌아서는 인간은 염구준의 신분을 알 자격이 없다 여겼다.“아, 네. 제가 괜한 소리했네요.”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옆으로 물러섰다.“안 되겠어. 주상님을 도와주러 갈 거야.”한참을 기다려도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자 주작은 걱정되었다.“안 돼. 주상님의 명령대로 여기 있어야 해.”백호가 나서서 말렸다.그는 명령을 어기지 않고 지시한 때로 잘 따라서 염구준이 신뢰하는 부하였다.“비켜. 아니면 무력을 쓸 거야.”주작은 짜증이 났다.지금 그녀는 염구준에게 대한 걱정이 선을 넘어서 마음이 혼란스러웠다.“주상
염구준이 경계하면서 주변을 살폈다.하지만 정예 팀 외에는 누구도 말을 듣지 않았다.“아아아악!”그때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달무의 팔에 젓가락만큼 굵고 길이가 1 미터인 벌레가 기어 다니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팔을 갉아먹었다.벌레를 발견한 다른 사람은 바로 검으로 잘라버렸다.“도망쳐! 벌레 엄청 강력해!”모두 공포에 질려 보물을 담은 가방을 내팽개치고 염구준에게 달려갔다.사람의 욕심은 끝니 없어서 죽어도 불쌍하지 않았다.“극한철충이예요. 이 벌레는 남극 빙원에서 보기 드물지만 나타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생존할 확률이 극히 적어요.”설구가 벌레를 알아보고 겁에 질려 덜덜 떨었다.그 사이 빨리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은 이미 갈갈이 뜯겨 먹혔다.쿵!염구준은 기운으로 다가오는 극한철충을 토막냈지만 그래도 계속 공격했다.완강한 생명력은 바퀴벌레와 비슷했다.“전력으로 싸워서 바로 폭발시켜!”그가 주변 사람에게 지시했다.탐색하면서 공격한 결과 극한철충은 화연 종사에 도달하기만 해도 쉽게 죽일 수 있었다.그런데 벌레가 밑도 끝도 없이 기어 나왔다.퍽! 퍽!정영 팀은 협공으로 극한철충을 폭발시켰다.아무리 생명력이 완강해도 불에 탄 벌레는 살덩어리가 되어 움직이지 못했다.“뭐야, 벌레집을 건드렸나? 왜 더 많아진 거 같지?”미친듯이 기어 나오는 벌레를 보자 백호는 등골이 오싹했다.사람의 체력은 한계가 있어 모두 소진할 때까지 싸워도 벌레를 죽일 것 같지 않았다.“장로님이 말씀하신 얼음 인간은 어디 있어요?”염구준이 엄숙하게 물었다.지금 눈앞에 세 갈래 길이 보이는데 거기서 한 통로는 틀림없이 얼음 인간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다.여기 벌레들을 전부 폭발시키려면 적어도 땅을 10 미터 파서 둥지를 찾아야 하는데 지금 그럴 시간이 없었다.“근데 여기 보물은 어떡해요?”설구는 보물들을 챙길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돈이 중요해요 목숨이 중요해요?”염구준은 벌레를 폭발시키며 말했다.이 순간에도 미련을 못 버리고 꾸물거려
저항력이 약한 악어의 배에 구멍이 뚫리더니 빨간 속살이 드러났다.아직 내장이 나오지 않은 것을 보니 살이 꽤 두터운 것 같았다.“크앙!”악어는 아팠는지 꼬리를 홱 휘두르며 호수에 들어갔다.도망친 것이다.염구준은 깊은 원한도 없으니 뒤쫓지 않고 돌아서서 일행을 따라갔다.통로를 따라 걷다가 먼저 들어온 일행을 발견했다.염구준이 나타나자 그들은 대단한 사람을 본 것처럼 모두 멍하니 쳐다봤다.“황금산을 찾았어요? 왜 움직이지 않아요?”염구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진짜 황금산이에요.”그때 주작이 그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세상 곳곳을 다니면서 별의별 희한한 일을 겪어본 주작마저도 이런 장면은 처음이었다.염구준은 무슨 물건인지 궁금해서 다가가 보았다.진짜 황금산이었다.반짝이는 황금과 많은 보석들이 한 곳에 쌓여 있는데 대충 보아도 10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이것을 전부 팔아버리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다.“하하하. 봤지? 나 거짓말하지 않았지?”달무가 정신을 차리더니 미친듯이 웃었다.“그럼. 우린 형님을 의심한 적이 없었어.”달무의 부하 두 명은 서둘러 가방에 값나가는 보석들을 담기 시작했다.전에 언급했던 황금은 이미 물러갔으니 이거라도 챙겨야 했다.이 순간 가방이 너무 작은 것이 원망스러웠다.그 모습을 본 설씨 가족들이 나서서 제지했다.“이 보물들은 우리가 먼저 발견했으니까 모두 우리 몫이에요.”조금만 챙겨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고 몰락한 설씨 가문을 재기하려면 자금이 필요했다.“우리 같이 들어왔는데 너희가 먼저 발견했다고? 웃기지 마.”인성이 나쁜 달무의 부하들은 손에 든 무기를 휘두르면서 말했다.그러다 싸움 실력이 엄청난 염구준을 생각하고 다시 내려놓았다.이 자리에서 무기를 휘두른다면 바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다.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중재했다.“하하하. 보물들이 많은데 싸울 필요가 있어요? 사이 좋게 나누면 되잖아요. 저기 선생님이 절반을 챙기고 나머지 절반은 나랑
“각 구역에 통로가 있으면 입구에 동그라미 그리고 없으면 엑스 표시하세요.”염구준이 현장에서 지휘하기 시작했다.그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설씨 가문은 그의 말을 의심치 않았다.지시를 받은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였다.달무와 그의 부하들은 궁전의 서랍들을 뒤지며 보물을 찾았다.이렇게 큰 대가를 치렀는데 주먹만 한 황금을 찾지 않는다면 큰 손해라고 여겼다.“아씨, 개뿔도 없잖아.”인내심이 바닥난 누군가 불평하기 시작했다.여기에 어마어마한 황금이 있다했는데 정작 와보니 아무것도 없었다.“달무, 황금은 어디 있어?”부하는 ‘형님’이라고도 부르지 않았다.그들 모두 이기적인 인간들이라 눈앞에 이익이 있으면 형님이라 빌붙고 얻을 것이 없으면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달무는 화내지 않고 웃으면서 대답했다.“하하. 이봐. 내가 뭐 하러 거짓말을 하겠어. 계속 찾아.”풍덩!부하 한 명이 괜한 돌멩이를 던지며 화풀이했다.“젠장, 여기 호수만 뒤지지 않았는데 설마 밑에 있는 거 아니겠지?”돌 하나가 큰 파도를 일으킨다고 그때 호수면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돌을 던진 남자는 화들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엄청난 기운이야.’염구준은 수상함을 느끼고 다급하게 말했다.“호수 아래에 뭐가 있어요. 거기서 떨어져요!”푸우욱!갑자기 물보라가 사방에 튕기면서 호수에서 거대한 머리가 나타나 돌을 던진 남자를 통째로 삼켜버렸다.돌을 던진 대가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악어?’남극 빙원에 악어가 있다니 참 신기했다.보통 사람들의 인식을 뛰어넘는 동물이 여기 있다니, 이런 냉혈 동물들은 극한 지역에서 살면 안 되었다.“크앙!”거대한 악어가 포효하며 궁전으로 올라왔다.“극한빙악입니다!”설구가 소리를 질렀다.실체를 본 적이 없지만 광산에서 화석을 판 적이 있었다.멸종된 동물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니 정말 놀라웠다.스으윽!악어가 꼬리를 흔들더니 달무의 부하를 쳐서 핏덩이로 만들어버렸다.일격의 파워만 봐도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
"끄아악!"브루언은 아파서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서 뒹굴며 겁에 질린 채로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사람이 아니라 악마야.""퉤, 별 것도 아닌게 까불고 있어." 백호는 침을 뱉으며 말했다. 브루언을 채 해결하기도 전에 동굴에서는 또다시 욕설이 들려왔는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달무 일행이었다."X발, 브루언 그 새끼가 사람이야? 오랫동안 함께 해온 사이에 배신을 때려?""그 새끼가 계획을 망치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 거야.""진짜 내 눈에 들키지만 마라. 보는 즉시 갈기갈기 찢어죽여버릴 테니까."말만 들어서는 쌓인 게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이윽고 달무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은 멀리서 서 있는 염구준 일행과 눈이 마주쳤다.지금 달무 쪽 일행은 총 여섯으로, 손실이 매우 막심했다. "살려줘!"그들의 모습을 본 브루언은 바닥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아주 작은 소리로 도움을 구했다.'뻔뻔하면 무적이라더니.'탕!달무는 앞으로 걸어가 일격으로 그를 죽인 뒤 웃으면서 염구준 등을 바라보았다."저희 대신 배신자를 처리해주신 거, 감사합니다."그는 전에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던 것은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감사인사를 했다.상대방이 손을 쓸 생각이 없다는 걸 눈치챈 염구준은 그를 신경쓰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백호, 네 일이나 잘해. "이 말을 들은 백호는 대문 앞으로 다가가 두 손을 문에 대고 팔에 핏줄이 보일 정도로 힘을 주었다."하압!"이 거대한 힘에 문 위에 있던 얼음은 전부 갈라져 땅에 떨어졌고 얼음이 없어지자 두꺼운 대문 역시 반응을 보였다.끼익.대문은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양쪽으로 움직였다.이 두 문은 가볍지 않았다. 백호조차도 이마에서 땀이 나올 정도로 힘이 들었으니까 말이다."후!"문이 완전히 열리자 백호는 힘을 거두고 탁한 기운을 토해냈다.안에는 약간의 빛이 있었는데, 내부 장식은 고대의 궁전처럼 보였다. 비록 오랫동안 얼어붙어 있었던 장소지만 이곳은 사람들에게 위엄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