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세상에 자신의 계획이 완벽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니.""그래? 그럼, 어디 찾아봐."주작의 이마에는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다. 단서를 찾긴커녕 상대가 함정을 파놓았다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주작은 주먹을 휘두르며 상대를 향해갔다."죽어!"상대는 표정이 어두워졌고 입가에 간사한 미소를 지으며 한 손을 조용히 자신의 등 뒤로 뻗었다.염구준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소리를 지르며 이미 공중에 날아오른 주작을 다급히 끌어 내렸다."힘 밖에 쓸 줄 모르다니!"주작은 힘이 너무 세고 게다가 자기 몸의 무게도 딸려 있어 염구준은 많은 힘을 들여서야 겨우 주작을 막았다.그리고 상대를 보니, 그 사람은 이미 습관적으로 손을 휘둘렀고 팔을 따라 살을 에는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그리고 손바닥으로 가루를 조금 뿌렸다. 색은 그날의 독 안개보다 더욱 선명했다.이렇게 밝은색은 독성이 아주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주작이 방금 정면으로 부딪쳤다면 분명 대부분의 독성을 체내로 흡입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아무도 살려내지 못할 것이다!염구준이 주작을 갑자기 말려내자, 상대는 몰래 욕설을 내뱉었다."당신들 정말 음험하네. 어쩐지 정면으로 맞서지 않으려 한다고 했더니, 아마도 실력이 부족해서인가 봐?""실력이 부족하다고? 하하. 그날 내가 싸울 때 널 제압하지 않았나?""그건 네가 약을 먹어서야!""됐어. 그만 떠들어!"염구준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그는 주작을 노려보았고 주작은 바로 뜻을 알아차리고 무릎을 꿇고 말했다."죄송합니다, 전주님. 제가 참지 못하고 경솔했습니다.""충분히 훈련되었다고 생각하고 곁으로 데리고 왔어. 만약 고작 경솔했다는 대답 몇 마디만 하려는 거면 다시 돌아가서 처음부터 훈련 시작해!"주작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하하. 보스한테 혼났나 봐? 역시 경솔하다 했어!"주작은 수모를 참으며 냉랭하게 한쪽에 서 있었다.족장이 다른 사람을 데리고 돌아왔고 초조한 말투로 말했다."아무런 함정도 발견하지 못했네!"맞은 편의
청용이 크게 소리쳤다."어서 뛰어나가요!"다들 황급히 떠났으나 이미 늦었다.방 주위에 전방위적으로 빈틈없이 대량의 독가스가 주입되기 시작했다.그리고 이 독성은 염구준이 보아도 예감이 좋지 않을 정도였다."당황할 거 뭐 있는가? 독가스 입구만 막으면 되지 않나?"가족 안의 셋째 삼촌은 말하며 사람을 시켜 독가스 입구를 막으라고 했다. 그러나 독가스가 너무 많아 전혀 막을 수 없었다.모든 사람이 당황하고 있을 때 허공에서 방금 그 두 사람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하하하, 열 걸음이면 너희들을 잿더미로 만들고 고인 물이 될 거야!"염구준은 독 안개의 범위를 보았다. 반경이 글쎄 15미터나 되었다! 15미터 밖으로 나가려면 10보로는 절대 불가능하다.염구준이 탈출할 수 있다고 해도 엘 가문 사람들은 전멸할 것이다.엄청난 위기 속에 청용이 방문을 잡아당겼다. 그러나 방문은 이미 잠겨 있어 밖으로 나갈수 없었다."불로 하면 안 돼요? 불로 이 독가스를 물리칠 수 있지 않을까요?""안 돼요. 만약 이 사이에 인화성 물질이 있다면, 우리는 폭발로 죽을 거예요!"모두 방법을 생각하고 있지만 염구준은 침묵을 지키며 창밖을 싸늘하게 보고 있었다."전신님, 어서 방법을 생각해 봐요!""하하하, 전신? 내가 보기에 전신이라고 부르지 말고 귀신이라고 불러. 적어도 짝이 있으니, 저승길에서 다들 외롭진 않을 거야."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미 독가스에 노출되어 의식을 잃기 시작했다.독성이 강해서 어떤 사람은 닿기만 해도 쓰러졌다.엄청 다급한 상황에 염구준은 침착한 표정으로 천천히 자리에 양반다리를 틀고 앉았다.그리고 염구준의 뒤에는 곧 금룡과 같은 그림자가 형성되어 염구준의 뒤에서 끊임없이 맴돌았다.이 금룡이 돌아다니는 곳에서 독성은 뜻밖에서 그의 몸을 침식할 수 없었다!"하하, 소용없어. 진기는 고작 너 자신이 죽지 않도록 지킬 수밖에 없어!"독가스는 점점 방 구석구석으로 퍼졌고 모두 숨을 죽이고 한 발짝
많은 사람들이 비틀거리는 것을 보고 주작은 예감이 좋지 않아 얼른 앞으로 걸어가 물었다."다들 괜찮아요?"앨리스는 손을 놓아 코를 막고 있던 옷을 버리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잠시 후에야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우리는 괜찮아요. 다만 방금 너무 오래 숨을 참아 산소가 좀 부족해요!"주작은 마음을 놓고 여러 사람들의 반응을 검사해 보았다. 다들 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안심했다.그리고 다들 염구준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염구준이 이미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엘 가문 사람들은 겨우 살아난 후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누가 있는지 없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청용은 가장 먼저 돌진해 나갔다."전신은 틀림없이 그들을 쫓으러 갔을 거예요. 우리도 빠지면 안 돼요!"방문을 뛰쳐나가자, 염구준은 이미 홀로 두 사람과 싸우고 있었다."흥, 뒤에서 수작을 부리는 것 외에 또 뭘 할 수 있는지 볼까?"청용은 함정에 빠져 이미 마음속으로 내키지 않았다. 만약 혼자 싸운다면 그는 염구준의 수하 중 가장 내세울 만한 사람이다. 염구준을 제외하고 아무에게도 승복한 적 없다.네 사람이 뒤엉켜 싸우자 주작은 끼어들 수 없어 가문 사람들을 대피시켰다.염구준은 방금 전의 일로 인해 지금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아직 한 사람에게 두 번 당한 적은 없었다!염구준이 두 손을 하늘로 들어 올리자 보이지 않는 힘이 순식간에 온몸에 가득 찼고 분위기부터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났다!"실력이 끊임없이 강해지고 있어, 어서 막아!"두 사람은 동시에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 그들은 저항하지 않고 순식간에 멀리 도망쳐 주머니에서 다시 알약을 하나 꺼내 먹었다.청용은 막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두 사람이 각 다른 방향으로 도망치는 바람에 순간 청용은 판단력을 잃었다.실력 향상이 완성되자 염구준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과 같이 금빛이 그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청용도 이 모습을 보고 저도 몰래 무서웠지만 그래도 눈빛에 숭배의 마음이 가장 많았다."잘됐어. 전신이 힘
"이런, 계속 숨어다니는 거야?"청용은 줄곧 욕설을 퍼부었다. 염구준은 그래도 상대를 다칠 수 있고 우세를 차지할 수 있지만 청용은 그렇게 행운스럽지 못했다. 상대의 털끝조차도 만질 수 없었다."허허, 정면으로 싸울 수 있다며? 어서 잡아봐. 날 잡으면 어떻게 처리하든 내버려둘게."청용은 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물었다. 사방으로 도망치는 상대를 보니 여름에 귓가에서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모기와 같았다. 어두운 밤에 졸음이 쏟아지는데 몇 번이고 모기를 잡지 못해 짜증나는 상황 말이다."그만해!"염구준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계속 쫓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상대가 자신을 이길 수 없다 하더라도 줄곧 자신의 체력을 소모하는 것은 결국 약을 먹은 것과 비길 수 없었다!염구준은 멈춰선 후 오른손으로 허공을 짚었다. 손끝의 위치에 갑자기 한 줄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은 아주 눈부셨다."하하, 왜? 날 잡지 못하니까 공법을 쓰기 시작한 거야? 쓸데없어. 설마 속도가 빠르면 어떠한 공격도 피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거야?"염구준은 그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밝은 빛이 손끝에서 더욱 밝아졌다. 그 사람은 갑자기 당황하여 걸음이 하마터면 흐트러질뻔했다."이 순간의 허점만으로도 충분해!"손가락을 조금 앞으로 향하자 밝은 빛이 순식간에 앞으로 돌진해 상대의 미간을 향해 갔다.방금 발걸음이 흐트러져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고 그 금빛은 금방이라도 따라잡을 것 같았다. 바로 그때, 상대는 방법이 떠올랐다.그는 자신의 몸을 억지로 비틀었고 몸으로 믿을 수 없는 곡선을 이루며 움직였다. 사람 전체가 반쯤 쓰러진 상태로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올랐다.이 순간으로 인해 상대는 화를 피했고 저도 몰래 웃음을 지었다."고작 이 정도밖에 안 돼?"일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그 금빛은 뜻밖에도 방향을 바꾸어 공중에 있는 그를 향해 돌격했다."아, 큰일이야!""공중에서 어떻게 피할지 볼까?"한 사람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공중에서는 헛수고와 다름 없었다. 우주에서 걷
주작은 상대를 흘겨보고 아랑곳하지 않고 두 사람을 기둥 위에 묶었다.청용은 주작을 쫓아가 자신의 용맹함을 자랑하려 했으나 염구준의 눈빛에 놀라 의기소침하게 도와주러 갔다."만약 네가 소홀히 해 암기가 있는 곳을 검사해 내지 못한 게 아니라면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낭패를 봤겠어?"청용은 한쪽 무릎을 꿇고 경건한 모습으로 말했다."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물을 부어서 깨워!"청용은 차가운 우물물을 들어 두 사람의 얼굴을 향해서 뿌렸다.‘쫙!’물 한 대야가 상대의 몸을 향해 뿌려졌지만, 상대는 깨어나지 않았다.염구준은 어딘가 이상하다 느꼈다. 설마 또 함정이 있는 건가?몇 사람을 데리고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자, 바닥의 물이 뜻밖에도 색이 바뀌었다!"전신님, 어서 보세요! 물이 색이 변했습니다!""독이야! 건드리지 마!"염구준은 죽어라 앞에 있는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설마 몸 안에 독액이 들어있는 건가? 움직임이 제한되거나 죽으면 독소를 방출해 이미 이겼다고 생각한 사람을 물러나지 못하게 하려는 건가?"우린 방금 독을 쓰지 않았습니다. 설마 이 독은 저 사람들 몸에서 흘러나온 건가요?"말을 마치고 주작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상대를 가리켰다."뭐?""전신님, 저 사람들의 얼굴을 어서 보세요!"염구준은 주작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두 사람의 얼굴이 퍼렇게 변하기 시작했다!몸의 혈관은 아주 선명했고 몸 전체가 서서히 자줏빛을 띠었다."이건 뭐지?"염구준은 콧방귀를 뀌며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흥, 중독된 거야!""중독이요? 무슨 독이죠? 저희는 독을 쓴 적 없습니다!""스스로 쓴 독이야.""정말 괘씸하네요, 죽더라도 유용한 정보를 뱉지 않는다니!""이 독은 스스로 쓴 독이 아니야. 문밖에서 훔쳐볼 때 눈에 너무 많은 독소가 들어가서 그래. 뚜렷하지는 않지만 이미 몸 안에서 발작하고 있었고 진기를 동원하자마자 독소 발작을 일으켰어!""이걸 자업자득이라고 하지!"두 사람이 심하게 중독된
반나절이 지나자, 족장이 돌아왔다. 그러나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그와 함께 돌아온 사람은 아주 적었다."무슨 일이에요, 족장님? 외계 사람들은 우리 직계보다 사람이 더 많아야 하지 않나요? 왜 이 정도밖에 안 왔어요?""어? 이 사람이 바로 지금의 엘 가문 주인인가요? 너무 별로네요."말하는 사람은 군중들 속에서 걸어 나왔다. 팔자 눈썹에 외국인처럼 수염을 기르고 있어 다른 사람과 분위기가 달라 보였다.족장은 한숨을 쉬며 앞으로 걸어와 물을 마시고 나서야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흩어진 시간이 너무 오래돼서 이미 각자 사업을 경영하고 있었네. 게다가 우리가 다시 모이려 한다는 소리를 들은 후에도 오고 싶어 하지 않으니, 나도 어쩔 수 없었네!"앨리스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만약 외계의 가족이 돕지 않는다면 직계 가족들은 아주 바쁠 것이다. 게다가 일부 자질구레한 일을 수습할 사람이 없어 직계 가족이 처리해야 했고 기업의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흥. 자기가 경영하는 사업이 있긴 무슨, 오기 싫었겠죠!"앨리스는 숨김없이 바로 화를 냈다.하지만 아까 가소롭다는 듯 말하던 사람이 계속 나서서 말했다."어이구, 화났나 봐요? 가주 정말 별로네요, 일이 닥치면 화나 내고. 어쩐지 다들 돌아오지 않더라니, 이것 때문이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안 왔죠!"앨리스는 마음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고 앞에 있는 이 사람을 산산조각 내고 싶었다.앨리스가 화를 내는 것이 청용의 눈을 거슬리게 했다. 그는 바로 앞으로 나섰다.그는 단번에 그 사람의 목덜미를 잡아당겼고 서로 이마를 맞대었다."이 자식아, 가만히 좀 있어. 너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난 궁금하지 않아. 안 와도 괜찮거든? 한마디만 더 하면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게 할 거야!""하하, 네가 감히? 날 건드리면 아무도 남아있으려 하지 않을 거야!""그래?"청용이 목소리를 깔자, 그 사람은 강한 압박감을 느꼈다."너, 너, 뭐 하려는 거야?"말하는 사이에 청용은 손바닥에 힘을 주
염구준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아, 어쩐지 다들 오지 않았네요. 예전에 와흐 가문에서 태클을 걸 때도 몰래 수작을 써서 다른 사람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라요. 아마 엘 가문이 여전히 예전처럼 흩어진 상태인 줄 알 거예요!"앨리스는 바로 알아차렸다. 그녀는 즉시 족장과 다른 사람을 시켜 엘 가문을 다시 결성한 후 발생한 일을 조용히 방계 사람들에게 전하게 했다.족장은 다 듣고 아주 만족스러워하며 가문 사람들을 데리고 갔다.그리고 이튿날 아침이 되자, 고성 대문 앞에 사람들이 찾아왔다. 게다가 여러 명이 무리를 지어 왔다.들어오는 사람마다 앨리스와 반갑게 인사를 했고 아주 친해 보였다."허허, 겉으로는 다들 앨리스와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두 이윤을 노리고 있겠죠."청용은 1층 로비에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짜증 섞인 모습으로 바라보았다."이해할 수 있어. 다들 자신의 생계를 유지 할 방법이 필요해. 궁지에 몰린 가문을 따라 내리막길을 걸을 수 없어. 다들 자신의 가정을 돌봐야 하니까!""들었어? 너 좀 봐봐, 넌 너무 극단적이야. 좋거나, 나쁘거나! 전신님처럼 정도 있고 의리도 있을 수 없어?"주작이 청용을 흘겨보고 고개를 돌려 염구준을 바라보았다.그녀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존경의 빛이 담겨 있었다. 마치 마음속으로 눈앞의 사람이 그녀에게 속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는듯했다.그러나 그녀는 빠르게 단념했다. 신과도 같은 염구준을 보며 그녀의 마음속에는 경외심이 생겨났다. 그녀는 두 사람 사이의 차이를 잘 알고 있었다."별로잖아?""엘 가문이 이미 과거의 휘황찬란한 시절로 돌아간 줄 알았더니, 이런 고성 안에서 지내야 하고 정말 너무하네!"어려 보이는 여자애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고성을 바라보았다. 때때로 물티슈로 신발 위의 먼지를 닦으며 불편해하는 모습이었다."아, 그건 가문이 다시 모였기 때문이에요. 아직 어떤 곳은 수습할 겨를이 없으니, 여러분이 양해하길 바랍니다."앨리스는 그 모습을 보고 얼른 다가와 설명했다.
"오빠, 왜 이래? 내 편도 안 들어주고. 저 사람들 오빠한테는 안 되지, 오빠 우리 부두에서 패왕이잖아!"청용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 아직도 자칭 패왕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니."이봐요, 당신 왜 웃어요? 죽고 싶어요? 우리 오빠 앞에서 건방지게, 사람을 찾아 당신 혀 자를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요!""여향아, 입 닥쳐!""어머, 어린 아가씨가 건방지네. 사람을 찾아 혀까지 자르겠다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 같은데?""당신! 오빠, 저 사람 좀 봐, 나 괴롭혀!"주작의 말에 진옥용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는 유여향을 도와 편을 들지 않고 멍하니 주작을 바라보기만 했다. 진옥용은 이미 주작에게 완전히 매료되었다."오빠, 뭐해?"진옥용의 신경이 주작에게 쏠린 것을 보고 그녀는 여자로서 질투를 느꼈고 참을 수 없었다.다른 사람의 생각을 신경 쓰지 않고 유여향은 손가락을 뻗어 주작의 얼굴을 잡으려 했다. 아쉽게도 일반인의 실력으로 어찌 최고의 킬러와 비길 수 있을까?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주작의 속도는 아주 빨랐다. 그녀는 손을 뻗어 상대의 손을 막고 단번에 상대의 목덜미를 덥석 잡았다.가볍게 힘을 주자 상대는 참지 못했다. 처음에는 질투로 인해 방어하며 애써 버텼지만, 주작이 점차 힘을 가하자, 소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그녀의 손은 갑자기 아래쪽에서 급습해 왔다!"흥, 너 진짜 간사하구나!"주작은 당황하지 않고 주먹을 내밀어 상대의 손을 막아냈다. 유여향의 손은 마치 강철을 잡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고, 아픔과 동시에 마비되는 것 같았다."저, 앨리스 씨. 정말 미안합니다, 여향이가 철이 없어요. 제 체면을 봐서라도 놓아주세요!"앨리스도 협력을 망치고 싶지 않아 차마 두고 볼 수 없었다.주작 앞에 가서 부탁하려던 순간, 주작이 상대방을 확 밀쳤다.진옥용은 아무리 어리석어도 이럴 때 부축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유여향의 얼굴을 보자, 그녀는 갑자기 눈시울을 붉히며 울기 시작했다."여향아, 괜찮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