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 모든 것은 앨리스가 직접 이루어낸 것이었다!그런데도 엘 가문 내에서 그녀의 위치는 상위 세 명 안에도 들지 못했고, 오늘의 가문 회의에서는 말석에 자리할 수밖에 없었다!“최근, 봉황성에 격변이 일어났습니다. 먼저 청방이 몰락했고, 이어서 화련이 무너졌습니다. 이 모든 것이 손씨 그룹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입니다.”서른 살이 넘어 보이는 금발의 남자는 먼저 앨리스를 한번 흘겨본 후, 사람들을 둘러보며 천천히 말했다.“우리 엘 가문은 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화련회가 유명무실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이 모든 것은 신셰그룹 덕분입니다.”“그리고 나의 사촌 동생 앨리스가 이런 민감한 시기에 손씨 그룹의 경호팀 부장, 염구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습니다!”“앨리스, 내 말 맞지?”‘부적절한 관계? 앨리스와 염구준이?!’한순간, 모든 시선이 앨리스의 얼굴로 쏠렸다.앨리스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폴의 말이 사실인가?”엘 가문의 당대 족장이자 앨리스의 아버지인 반디엘은 앨리스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매우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너와 염구준이 무슨 사이냐? 너희가......”갑자기 그가 말을 멈췄다!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눈썹을 찡그린 미혼 앨리스는 얼굴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입을 막고 구토하는 동작을 했다!임신, 임신한 것인가?!가족회의에서 모두가 깜짝 놀랐고, 특히 막말한 금발 남자, 앨리스의 사촌 폴은 숨길 수 없는 기쁨을 드러냈다.엘 가문은 비록 식구가 많았지만, 실제로 엘 가문의 후계자는 폴과 앨리스 두 중에서 이어받게 돼있다.다만, 앨리스가 여성이라 불리했고, 가문 내에서 그녀를 지지하는 자들이 폴에 비해 훨씬 적었다.자신의 지분을 늘리기 위해, 앨리스는 용하국으로 가서 오샤나지그룹을 세웠고 성과를 내어 가문의 지지를 얻으려 했다.그러나 누구도 예상치 못한 건 용하국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되었고, 앨리스는 어쩔 수 없이 용하국 여정을 마무리 짓고 홀로 봉황성으로 돌
“내가 네 배 속 아이의 아버지를 모를 줄 알았어? 그가 바로 손씨 그룹의 대표 손가을의 남편, 염구준이잖아!”“네가 지난번 용하국에서 돌아온 이후, 계속 그와 연락하며 심지어 손을 잡고 화련회를 무너뜨렸어...... 앨리스,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할 거니?!”이 말에 엘 가문의 식구들은 웅성거렸다.최근 봉황성에서 염구준의 이름이 거론되면 모두가 공포에 떨었다.화련회가 무너진 후 엘 가문이 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화련의 붕괴와 함께 엘 가문의 해외 무역도 큰 타격을 입었다.장기적으로 보면...... 손씨 그룹이 엘 가문의 미래를 끊어버린 셈이었다!“미래를 끊는 것은 부모를 죽이는 것과 같아.”폴은 앨리스를 차갑게 노려보며 점점 더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다른 남자의 아이라면, 우리 엘 가문은 너를 용서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네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바로 염구준의 침대로 기어오른 것이다!”망할!앨리스는 분노를 억누르며 얇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폴, 함부로 떠들지 마. 나와 염구준은 아무런 관계도 없어, 네가 생각하는 그런 더러운 관계가 절대 아니라고!”“임신도 아니야. 단지 몸이 좀 안 좋을 뿐이야...... 아빠, 먼저 가서 쉴게요.”말을 마친 앨리스는 폴의 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뒤로한채 자리를 떠나려 했다.“잠깐!”뒤에서 폴이 갑자기 비웃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십여 장의 사진을 꺼내 회의장 테이블 위에 던지며 비아냥거렸다.“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으려면, 이런 짓은 하지 말아야지!”“동생아, 이게 뭐지?”이것은......엘 가문의 모두가 테이블 위의 사진을 주시했고 점점 표정이 굳어졌다.사진은 앨리스와 염구준이 단둘이 약속을 잡은 날, 취한 그녀를 염구준이 식당에서 데리고 나가는 장면이었다. 사진은 꽤 먼 거리에서 찍힌 것으로, 몰래 찍은 것이 분명했다.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앨리스가 혼자 봉황 호텔을 떠나는 모습이었고, 그것은 다음 날 아침이었다.즉......앨리스는 술에 취한
엘 가문에서 반디엘은 오랫동안 가주 자리를 지켰고, 그의 위엄을 감히 거스를 자는 없었다. 그러나 그의 유일한 약점은 그에게 앨리스라는 딸밖에 없다는 것이었다!아버지로서 그는 앨리스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은 당연했다. 그녀가 어릴 때부터 가르치며, 언젠가 앨리스가 자신의 후계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이제 앨리스가 염구준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고, 염구준은 하필이면 엘 가문의 적수이며 손가을의 남편이었다......만약 이 소식이 퍼진다면, 엘 가문의 명예는 완전히 망가질 것이다!“폴, 너는 거짓말로 헛소문을 퍼뜨리고 나를 모함하고 있어!”앨리스는 눈물을 흘리며 분노했다.“나와 염구준은 전혀 그런 남녀 관계가 아니야, 우리는......”말을 하다 만 앨리스는 다시 한번 토할 것 같은 동작을 했고, 그로 인해 혼전 임신 상태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었다!“하하하하!”폴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얼굴에 비열함이 더해졌다.“모두 소경인 줄 알아? 임신 안 했다고? 차라리 귀신을 속여! 내가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너는 이제 자격이 없어......”“그만!”폴이 말을 끝내기 전에, 반디엘이 책상을 치며 일어섰다!엘 가문의 가주이자 앨리스의 아버지인 그는 더 이상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모두 입 다물어! 앨리스는 방으로 돌아가 반성하고 내가 허락하기 전까지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마라!”홀은 조용해졌다.반디엘은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그의 위엄은 여전히 막강했다. 가주가 분노하자, 홀은 즉시 조용해졌고, 폴도 그저 냉소를 짓고는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하지만 앨리스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여전히 조롱으로 가득했다.승부는 이미 갈렸다!비록 반디엘이 앨리스의 아버지라도 상황을 되돌릴 수 없었다. 앨리스를 지지하는 자는 원래 적었고, 이번에 큰 스캔들이 터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그러면 폴은, 반드시 엘 가문의 다음 가주가 될 것이며,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아버지......”반디엘을 바라보던 앨리
아이도 없는데 어떻게 낙태합니까, 아버지. 설마 제가 폴한테 연기하고 있다는 걸 모르시는 건가요?앨리스는 아랫배를 감싸고 얼굴에 모성애의 빛을 띠며 반디엘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때로는 침묵이 말보다 강하다.앨리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반디엘은 딸의 뜻을 이미 이해했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배 속의 아이를 절대 낙태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너......”반디엘은 갑자기 손을 들어 딸의 따귀를 때리려 했으나, 결국 이을 악물며 억눌렀다.“너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거지? 좋아!”“그럼 내가 너를 포기하게 만들어주마. 나는 손씨 그룹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말을 마친 그는 방문을 세게 닫고 나갔다.반디엘의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고......“사진 잘 찍었네.”앨리스는 아랫배에서 손을 떼고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번호부에 없는 번호로 전화를 걸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돈은 이미 계좌로 송금했어, 10억이고 한 푼도 빠짐없을 거야.”“기억해, 이 일은 너와 나만 아는 거야. 영원히 제삼자가 알아서는 안 돼...... 아니, 이 소식을 용하국에 퍼뜨려야 해. 모든 사람이 내가 염구준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믿게 만들어야 하니까!”전화기 너머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고 전화는 이내 끊어졌다.나이스!앨리스는 휴대폰을 치우고 창가로 걸어가 멀리 용하국 방향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임신은 거짓이지만, 사진은 진짜였다. 그녀는 일부러 사람을 시켜 몰래 찍게 하고, 그 사진을 폴에게 전달하게 했다.왜냐하면......염구준이 이 소식을 들으면,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든 자신이 퍼뜨린 소문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든 반드시 다시 봉황성에 올 것이다.오직 그의 힘을 빌려야만 자신이 폴을 이기고, 엘 가문의 최고 권력을 잡을 수 있다!앨리스의 예상대로, 소식은 곧 용하국에 전달되었다.충격적인 뉴스!청해의 무관의 왕, 염구준이 엘 가문의 아가씨를 임신시켰다니!갑작스러운 뉴스는 순식간에 용하국 상업계를 뒤흔들었다!오샤나지그룹은 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군!손씨 그룹, 대표 이사 사무실.손가을은 오전 내내 바쁘게 일하다 점심이 되어서야 겨우 기지개를 폈다. 그러다 문득 앞에서 졸고 있는 염구준을 발견하고 가볍게 밀쳤다.“축하해. 곧 아빠가 되겠네. 이름은 정했어?”“물론 정했지. 염민이라고 하려고. 아들이든 딸이든 다 어울리고, 부르기도 편하니까, 딱 좋지 않아?”그 말을 듣고 손가을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첫째, 그녀는 절대로 염구준이 자신을 배신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둘째, 앨리스가 취해 호텔로 옮겨진 날, 그녀도 그 자리에 있었다. 심지어 옷도 그녀가 직접 갈아 입힌 것이었다. 앨리스와 염구준이 단 둘이 있을 시간 따위 없었다. 즉, 이 소문은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퍼트린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어쩌면 앨리스 자신일 수도 있었다.“앨리스 씨, 참 대단한 것 같아.”손가을이 염구준의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당신을 얻기 위해 자기 명예조차 희생시키다니, 남다른 사랑인 것 같아. 이런 방법으로 당신을 궁지로 몰아넣을 줄이야.”“그건 아닌 것 같아.”염구준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앨리스는 자존심이 강해서 절대로 개인적인 감정에 얽매이지 않아. 이렇게 하는 건 분명 다른 목적이 있을 거야.”“사랑이 아니라고?”그 말을 들은 손가을은 눈이 번쩍 띄었다.“그렇다면 당신과 오샤나지 그룹 사이에 갈등을 만들어서 이득을 취하려는 거구나!”일반인들의 눈엔 재벌이 마냥 화려해 보이겠지만, 그 속에는 항상 치열한 투쟁이 오고갔다. 오샤나지 그룹처럼, 가진 것이 많은 재벌 집일수록 더 했다. 손가을은 이런 상황에 익숙했다. “하지만 과연 누구에게 득이 될지는, 지켜봐야지.”염구준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뭘 하려고?”손가을이 물었다. “어디 한 번 내 아이 보려가려고.”염구준이 말했다. 손가을은 잠시 놀랐지만, 곧 그 말의 뜻을 이해하곤 웃음을 터트렸다.“역으로 이용하려고?”해외에서 일어난 일들을 떠올리며, 손가을은 점점 눈을 빛냈다. 알
오샤나지 그룹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해외 영향력을 이용해 손씨 그룹을 끊임없이 압박했다. 그 때문에 수많은 협력 파트너들도 피해를 입었으며, 오샤나지 그룹에 넘어갔다. 단 3일만에 10개 이상 되는 회사들이 파산했고, 수십명의 용하국 상인들이 거의 강제로 손씨 그룹과 손절을 했다. 그들은 앨리스를 찾아 살길을 열어달라 부탁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가택에 연금되어 있다시피 갇혀 있는 탓에 만날 수 없었다. 심지어 앨리스가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가 염구준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었다!“염구준, 참 대단한 인물이군요! 앨리스 씨까지 꼬시다니!”“앨리스 미모야 워낙 유명하잖아요. 그도 혹할 수밖에 없었겠죠. 나 같은 늙은 노인도 눈길이 가는데, 하물며 한참 혈기왕성 할 염구준이라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행동으로 옮길 줄이야! 그 고상한 엘 가문에 대놓고 먹칠이라니… 참, 대단한 배짱이네요.”봉황국엔 이미 이 소문으로 파다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손씨 그룹의 파멸과 염구준의 죽음을 예고했다. 하지만 아쉬워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 추문만 아니었다면, 손씨 그룹은 이 업계의 전설이 되었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손씨 그룹이 봉황국에서 자리잡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는지, 모두 알고 있었다. 이래서 주인을 잘 만나야 한다고, 세우는 건 한 세월,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고 모두들 생각했다. 게다가 이 소문은 손씨 그룹 내부에도 막강한 영향을 미쳤다. 많은 직원들이 불똥이 튈 걸 염려해 줄줄이 사표를 쓴 것이다. 남은 직원들은 모두 불안에 덜덜 떨고 있었다. 물론 임명성, 이 한 사람은 예외였다!그는 손씨 그룹 해외 지사 책임자였지만, 전혀 이 위기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느긋하니 사무실에서 일상을 즐기고 있었다. 마치 오샤나지 그룹의 압박을 전혀 못 느끼고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임 이사님, 지금 저희 상황 심각합니다.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이러고 계시면 어떡해요!”비서, 소유가 최신 재무 보고
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제 염구준만 나타나면 끝이었다.완벽한 덫이었고, 이제 사냥감이 들어오기만 한다면 완벽히 물어뜯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염구준….”반디엘이 눈빛을 번뜩이며 낮게 중얼거렸다. 그러다 문득 생각났는지, 고개를 들고 물었다.“그런데 폴은? 요즘 폴은 뭐하고 있어?”‘폴 도련님?’ 경호원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숙이며 나지막이 대답했다.“폴 도련님은 황혼대로 쪽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쪽에 사람을 좀 보냈다고 하더라고요.”그 말에 반디엘의 눈동자가 급격히 수축했다.황혼대로로 사람을 보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단번에 눈치챘다. 오부라은을 제거하게 되면 황혼대로 8개 구역을 모두 장악하게 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앨리스가 지금 추문에 휩싸인 상태에, 폴이 이 작전을 성공한다면 가문에 크게 인정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되면 차기 가주 자리는 폴이 유력해진다.폴… 참으로 고단수가 아닐 수가 없었다!“가주님!”경호원도 상황을 눈치챘는지, 약간 격양된 목소리로 반디엘을 불렀다.“만약 폴 도련님이 성공한다면, 앨리스 아가씨는….”“우리, 계획을 바꿔야 할 것 같아.”경호원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반디엘이 천천히 한숨을 내쉬며 심각하게 말했다.“우리 쪽 사람들에게 알려. 폴이 어떻게 행동하든, 우리는 염구준을 보호한다. 절대로 털끝 하나 다치게 해서는 안 돼! 폴이 황혼대로를 얻으려 한다면, 우리는 앨리스에게 남편을 만들어주면 그만이야. 내 손자는 아버지를 갖게 되고, 앨리스도 의지할 곳이 생겨. 그러면 더 이상 추문이니, 뭐니, 그런 말도 싹 들어가게 될 거야! 앨리스는 미혼모가 아닐테니까! 절대로 쉽사리 폴에게 가주의 자리를 내주어서는 안 돼!”이런 반디엘의 계획을 알 리 없는 폴은, 람보르기니를 타고 황혼대로 으쓱한 골목으로 들어섰다.“폴 도련님!”흉악하게 생긴 건장한 남자 여섯 명이 그가 도착한 모습을 보고 허리를 굽혔다.“모두 도착했습니다. 도련님께서 명령만 하신다면, 저
염구준 소문은 그들도 들은 바가 있었다. 아무도 그의 정확한 실력을 알지 못했다. 그만큼 사람들은 그를 두려웠다. 하지만 엘 가문의 고수들도 온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독수리!”폴이 자랑스러운 얼굴로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외쳤다.“나와!”그러자 약 스무 명 정도 되는 인물들이 골목에서 그림자처럼 튀어나왔다. 모두 검은 옷에 검은 복면을 쓰고 있어, 거의 어둠과 일체가 된 듯했다. 그들은 그저 서 있었을 뿐인데, 온 몸에서 끈적끈적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여섯 남자는 그 엄청난 압박감에 심장이 두근거릴 지경이었다. 엘 가문의 어둠의 경호원, 전설 속에나 존재할 것 같은 죽음을 내뿜는 전사들!“오늘 밤 목표, 다들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폴이 양손을 깍지 낀 채, 죽음의 전사들을 한 명, 한 명 쳐다보며 향해 차갑게 말했다.“오부라은이든, 그의 부하들이든, 모두 남긴 없이 죽여버려!”죽음의 전사자들의 리더, 해골같이 마른 남자, 독수리가 앞장서 폴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런 다음, 뒤에 있던 여섯 남자들을 바라보며 갈라진 목소리로 명령했다. “행동 개시!”그렇게 약 30분쯤 지났을까, 황혼대로 끝자락, 불빛이 반짝이는 교회 앞, 오부라은이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엔 온통 동료들과 부하들의 시체들이 쌓여 있었다.심각한 피해였다. 짧은 시간 안에, 여섯 남자와 그의 부하들 약 200명 정도, 거기에 더해 엘 가문의 죽음의 전사들까지 모두 합세하여 기습한 결과였다. 준비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결과였다. 오부라은과 그의 부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갑작스러운 합동 공격에 결국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독수리, 자만하지 마라. 반드시 그분이 우리를 대신해 복수할 것이다!”오부라은이 교회 정문에 주저앉은 채, 칼을 들고 독수리를 향해 말했다. 그는 중상을 입었지만, 기세만큼은 여전히 꺾이지 않았다. “능력이 있다면 어디 날 한 번 죽여 봐라. 반드시 삼일 이내에 내 복수를 할 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