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라은을 향해 조롱이 섞인 차가운 미소를 지어 보이는 독수리. 서서히 앞으로 걸어가더니, 순식간에 주먹을 날려 그의 얼굴을 박살 냈다. 피와 침, 온갖 오물이 허공에 튀며 처참한 상황을 말해주었다. 독수리가 바닥에 침을 뱉으며 쓰러져 있는 오부라은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부라은 데리고 손씨 그룹으로 간다! 염구준이 세운 왕국이 어떻게 처참하게 우리 엘 가문에 망하는지 두 눈 똑똑히 보게 될 거야!”그날 밤, 봉황국, 손씨 그룹 해외 지부.어두운 조명. 오샤나지 그룹의 압박으로 손씨 그룹 해외 지부는 지금 위기에 놓여 있었다. 거의 모든 항목 거래량이 없어진 상태였다. 게다가 두려움에 줄줄이 퇴사하는 직원들까지, 이제 직원은 30명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그러니 당연히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사람은 없었으며, 건물 안엔 임명성을 포함해 경호원 약 10명 남짓이 전부였다. 쾅! 갑작스러운 굉음이 고요했던 건물 내부를 뒤흔들었다. 독수리!약 스무 명 정도 되는 죽음의 병사들, 그리고 그 리더 독수리, 거기에 200여명 정도 되는 기타 조직원들이 건물에 난입했다.“여기가 손씨 그룹 해외 지부? 보잘것없군!” 독수리가 건물 내부를 훑어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흩어져 남은 직원들을 찾는다! 그리고 하나도 남긴 없이 죽여라!”그렇게 우르르 무리가 엘리베이터로 향하던 찰나….“간덩이가 부었구나!”로비 안 쪽 엘리베이터에서 서서히 문이 열리더니, 중년 남자가 경호원 둘, 직원 여섯과 함께 나타났다.“그 누구든 손씨 그룹을 건드리는 자,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하? 독수리가 눈썹을 치켜 뜨며 중년 남자를 훑어보았다. 그리고 떠오른 조소. 그는 이미 조사를 통해 남자의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고수는 아니지만, 현 손씨 그룹 해외 지부의 총책임자, 임명성!“죽음이 두렵지 않나봐?”독수리가 손에 든 합금 도끼를 들어올리더니, 혓바닥으로 피가 묻은 칼날을 핥으며 음산하게 말했다. “피 맛은 언제나 짜릿하지… 임명성, 목을 쳐줄까? 아니면, 찢어발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죽일 테면, 나부터 죽여!”임명성 뒤에 있던 직원 한 명이 갑자기 앞으로 나오더니 외쳤다. 그는 청해 본사에서 파견 나온, 손씨 그룹 초창기 직원 중 한 명이었다. “손씨 그룹엔 겁쟁이가 없다. 우리가 곧 손씨 그룹이고, 손씨 그룹이 곧 우리다! 죽일테면 우리부터 죽여라!”“그래, 나부터 죽여라!”“나도!”“우리도!”“우린 너 같은 거에 절대로 겁먹지 않는다! 우린 자랑스러운 손씨 그룹의 일원이니까! 어디 베어봐라!”직원들 한 명, 한 명, 모두가 당당히 가슴을 핀 채 임명성을 둘러쌌다. 한 마음, 한 뜻, 절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굳건한 기세가 느껴졌다.“그래, 내가 못할 것 같아? 이따가 살려달라고 빌지나 마! 으하하하!”이 광경을 본 독수리가 크게 웃음을 터트리더니, 손에 들고 있던 도끼를 내리며 살벌한 눈빛으로 말했다.“이놈들을 모두 생포해서 가문에 있는 지하 감옥으로 데려가라! 생지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마!”그의 말이 떨어지는 즉시, 스무 명 남짓의 죽음의 전사들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모두 손에 밧줄이나 자루가 들려져 있었다. “너희들이 우릴 데려갈 수 있을 것 같아? 어림없어!”임명성이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자신을 둘려 싸고 있던 직원들을 살짝 옆으로 밀어냈다. 그런 다음 고개를 돌려 그들을 향해 말했다.“회사 규정 잘 알고 있겠지? 근무지 이탈은 안 돼.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서 하던 일마저 해!”‘일을 계속 하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 직원들은 임명성의 명령을 이해하지 못했다. 적들이 쳐들어온 마당에 어떻게 다시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단 말인가?더군다나 상대는 죽일 마음으로 쳐들어왔다. 이건 적을 앞에 두고 등을 보이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데 문득, 직원들의 얼굴빛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에서 임명성이 이 태도를 보일 수 있는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임 이사님, 설마….”한 직원이 임명성을 향해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며
염구준!그의 말 한마디에 황혼대로는 잠잠해졌고 심지어 그 화련상조회조차 맥을 쓰지 못하고 바스러졌다. 이런 명성을 가진 그에게 누가 감히 함부로 도전하겠는가?하지만 분명 손가을과 함께 청해시로 돌아갔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 빠른 시간에 다시 돌아왔지?“네… 네가 염구준?”독수리가 애써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며 가슴을 펴고 염구준에게 물었다.“봉황국을 떠났으면 돌아오지 말 것이지, 자기 발로 죽을 길로 돌아오다니, 겁도 없구나! 엘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네가 아직 그 위력을 직접 체험해보지 못해서 모르나 본데, 우리를 적으로 돌리면 봉황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도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그 말을 끝으로 독수리가 부하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두려워하지 마라! 아무리 강해도 결국 혼자다! 모두 같이 공격한다! 움직여라!”누군가는 밧줄, 누군가는 허리에 든 단도를, 엘 가문 죽음의 전사들이 일제히 염구준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염구준은 전혀 동요함이 없이, 마치 하찮은 개미 떼를 보듯 그들을 조용히 쳐다보았다. 그들은 결코 염구준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과거 고려국에서 단 한 번의 일격으로 다섯 반보천인을 베어냈으며 영동국에서 송본 가문을 멸문한 이력도 있었다. 그는 이제 반보천인의 끝자락, 천인의 경지 문턱에 다다라 있었다. 지금 그의 실력으로는 이들과 같은 무인들은 아무런 의미가 있었다. 하찮고 의미 없는 저항이었다. “염 부장님!”적들이 몰려가는 것을 본 직원들이 두려운 눈빛으로 그를 불렀다. 하지만 곧 그의 표정이 평온한 것을 보고 안심했다. 두려울 것이 없었다. 염구준이 있는 이상, 상대가 아무리 수가 많고 실력이 강하도 두렵지 않았다. 독수리든, 엘 가문이든, 오샤나지 그룹이든, 염구준이 있는 곳이 곧 가장 안전한 곳이었다. “3초.”염구준이 미동도 없이 독수리와 그의 부하들을 바라보며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였다. “3초 내에 내 눈앞에서 사라져라, 그렇지 않으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허세
직접 눈으로 보고도 쉽사리 믿을 수 없는 광경. 세상에 이토록 무서운 강자가 존재할 줄이야!그 순간 이들은 모두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다리가 떨려 도무지 도망칠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이제 네 차례다.”염구준이 독수리를 냉랭하게 쳐다보며 말했다.“난 분명히 너한테 기회를 줬어. 하지만 걷어찬 건 너야. 그리고 엘 가문 출신이라고? 차라리 잘 됐네. 날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오늘 제대로 보여줄게. 넌 오늘 내 손에 죽는다!”“안 돼!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염구준이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하자 독수리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는 마지막 구명줄을 찾는 듯, 어깨를 덮고 있는 옷을 찢어발기며 안에 새겨진 문신을 드러냈다.“이거 봐! 난 엘 가문이 아니라, 흑림 용변단의 출신이다!”흑림 용병단, 이는 세게 1위 용병단으로, 세계 곳곳에 세력이 퍼져 있었다. 그리고 독수리 또한 그 일원 중 한 명이었다. 이 놀라운 뒷배와 중급 무성 경지까지 더해지자, 그는 웬만한 곳에서도 권력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흑림 용변단? 그래서?”그러나 염구준은 전혀 개의치 않고 발로 그에게 일격을 날렸다. 강력한 돌풍이 일어나며, 독수리의 머리는 마치 으깨진 수박처럼 산산조각나 사방으로 튀었다.“그리고 거기 당신들!”염구준이 한발 앞으로 걸어나오며 차갑게 여섯 두목들을 응시했다.반란을 일으킨 자들!처음 황혼대로 세력들을 굴복시켰을 때, 이들 또한 오부라은에게 충성을 명세했던 자들이었다. 하지만 엘 가문이 반기를 들자 결국 본색을 드러냈다.“염, 염 선생님,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여섯 두목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애원했다.“염 선생님, 저희도 강요받은 겁니다. 폴 도련님이….”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염구준이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그러자 즉시 여섯 두목들이 경련하기 시작하며 눈을 까뒤집고 죽음을 맞이했다. 겉으론 상처가 보이지 않았지만, 염구준이 기를 이용해 이들의 몸 내부에 압력을 가하면서 죽인 것이었다
이 밤은 봉황국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황혼대로, 시체가 강을 이루었다. 하룻밤 만에 한때 봉황국 금지 구역이었던 황혼대로를 주름잡고 있던 강자들이 오부라은을 제외하고 모두 비명횡사했다. 그 소식이 전해지자, 봉황국 전체가 큰 충격이 휩싸이며 각종 루머들이 퍼지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상황에 모두가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단 한 곳만은 제외였다. 엘 가문! 그들은 이 사태의 중심에 누가 있는지 알고 있었다.“폴!”엘 가문 본가, 반디엘이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폴을 불렀다.“저번에 뭐라고 했지? 사흘 안에 손씨 그룹을 손에 넣겠다고?”“그게….”폴은 도무지 변명거리가 생각나지 않았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흑림 용변단 독수리까지 영입을 하고, 가문의 강자들도 붙여줬는데… 염구준을 제거하기는커녕 모두 전멸당하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그래도 폴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가주님, 염구준이라는 작자,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폴이 눈을 가늘게 뜨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는 봉황국, 엘 가문의 땅입니다.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엘 가문까지 와서 난동을 부리지는 않을 겁니다.”그제야 반디엘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폴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엘 가문은 봉황국에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황혼대로 쪽 사람들이 몰살당했다고 해도, 엘 가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아무리 염구준이라도 철옹성 같은 엘 가문을 쳐들어올 수는 없을 터!“가주님!”이때, 갑작스레 밖에서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집사의 목소리였다. 흰머리가 듬성듬성 난 중년이 숨을 헐떡이며 거실로 뛰어들어왔다.“가, 가주님! 큰 일 났습니다. 염, 염구준이 쳐들어왔습니다!”뭐라고? 반디엘의 얼굴이 급속도로 창백해졌다. “염구준… 몇 명 데리고 왔어? 같이 온 자들이 누군지 말해!”반디엘은 부디 강자들이 많지 않길 바랐다. 지금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집사가 식은땀을 닦으며 말
그런 이들이었지만, 염구준과 제대로 붙어보지도 못한 채 일격에 쓰러졌다. “한심한 놈들!”폴이 냉소를 띄며 천천히 염구준이 있는 정원으로 걸어나왔다. 그리고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경호원들을 바라보며 경멸 어린 표정을 지었다.“당신이 바로 내 사촌 동생이 임신한 아이의 아빠, 염구준?”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순간 멍한 얼굴이 되었다. 그제야 자신을 봉황국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앨리스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거짓 소문을 퍼뜨린 것이 생각났다. 그렇다면 이 남자가 바로 앨리스의 사촌 오빠, 앨리스처럼 엘 가문 가주 자리를 경쟁하고 있는 폴일 것이다.엘 폴!“여기까지 혼자서 오다니, 실력이 좀 있긴 한 모양이네. 하지만….”폴이 염구준을 냉랭하게 응시하며 비웃음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엘 가문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야. 들어오는 것은 쉬웠을 지 몰라도, 오늘 살아서 나갈 생각하지 마!”폴이 말을 마치는 동시에 손가락을 튕기며 나지막이 말했다. “오광노! 모습을 드러내라!”그 순간, 다섯 인물이 소리소문 없이 폴 뒤에 나타났다. 오광노!엘 가문 내에서도 이들의 존재는 거의 극비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이들의 실력은 전에 보냈던 죽음의 전사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들이 힘을 합친다면, 다른 가문의 무성급 강자들이 온다고 해도 전혀 밀릴 것이 없었다!폴이 태어난 해, 그의 아버지 엘 심프슨은 뛰어난 재능을 가진 고아 200명을 선발해 가문 지하 감옥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하게 했다. 그 피 비린내가 나는 잔인한 현장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바로 이 다섯 명이었다. 이들은 인간의 감정 따위 모두 잊은 채, 오직 살인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훈련을 받았다. 이 다섯은 죽음도 고통도 두려워하지 않는, 폴의 가장 강력한 비장 카드였다!“하하!”오광노가 나타나자, 폴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염구준, 넌 꿈에도 몰랐겠지. 내가 이토록 강력한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을 줄은! 네가
일격을 정면으로 받은 사람은 타격을 받긴 했지만, 몸에 딱히 다른 상처를 입진 않았다. 하지만 바로 뒤따르던 네 명은 마치 거대한 망치에 맞은 듯, 피를 토하며 멀리 날아갔다.퍼버버벅! 네 번의 타격음!거의 살생 무기로 키워진 이들이 염구준의 주먹 하나에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파열되었다. 심지어 이들이 토해낸 피에는 내장 조각까지 섞여 있었다.허공을 거의 20미터를 가르고 벽에 부딪힌 남자들, 이들은 바닥에 떨어진 뒤 경련을 일으키다 모두 기절했다.그런데 이때… 달깍하고 무언가가 뽑히는 소리가 났다. 제일 선두에 있던 오광노가 나머지 사람들이 당한 것을 보고 품에서 무언가를 꺼낸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금속으로 만들어진 수류탄의 안전핀이었다!고속 폭발을 수류탄, 안전핀이 뽑히는 즉시 일, 이 초 이내에 바로 폭발을 일으키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이 수류탄은 초강도 합금으로 만들어진 특수 수류탄으로서, 폭발할 시 조각이 터지면 무성 경지에 있는 고수들도 무사할 수 없었다!“도, 도련님! 피하십시오!”안전핀이 뽑히는 순간, 남자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폴을 향해 나지막이 소리쳤다.그리고는 손목을 강하게 휘두르며 염구준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 “염구준… 죽어!”이 초도 안 되는 시간, 보통 사람이었다면 제대로 반응할 틈도 없이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염구준에겐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고속 폭발 수류탄? 재미있군.”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수류탄을 보고서도 염구준은 전혀 동요한 기색이 없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오른손을 들어 허공에서 수류탄을 낚아챘다. 그런 다음, 순식간에 다시 오광노 앞에 나타나 수류탄을 입안으로 쑤셔 넣었다. 그리고 곧바로 발차기를 날려 그를 날려버렸다. 정말 0.1초도 걸리지 않는 시간이었다. 오광노는 극한의 공포를 느끼며 허공을 날았다.쾅! 주변이 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굉음이 터져 나왔다. 수류탄이 폭발하며 오광노의 몸은 흔적조차 찾기 힘들 정도로 산산조각 찢어버렸다. “아니야… 이럴 수는 없어….”멀리서
앨리스가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옅은 죄책감이 담긴 얼굴로 말했다.“저와 염 선생님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에요. 비즈니스 그 이상의 관계를 가진 적 없어요. 임신 소문은 제가 일부로 거짓으로 꾸민 거예요.”뭐라고? 그 말을 들은 반디엘이 충격 받은 표정을 지으며 두 발자국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그날….”“제가 제 입으로 인정한 적은 없어요.”앨리스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아버지와 다른 사람들이 제멋대로 추측한 거에 불과해요. 폴의 음모로 저는 가문에서 지지력을 잃었고, 저는 이렇게라도 해서 폴과 그의 지지자들의 방심을 불러일으켜야 했어요.”어느 정도는 성공이었다. 폴, 반디엘, 가문의 장로들… 모두가 추측을 진실로 믿으며 앨리스가 더 이상 가문의 주인이 될 수 없을 거라 여겼다. 그렇게 모두를 속였다. 단 한사람, 염구준을 제외하고!“그랬구나… 그런 거였어….”반디엘이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허무한 웃음을 터트렸다.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됐다. 앨리스는 여성으로서 엘 가문의 후계자가 되기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염구준이 이번에 폴의 세력을 완전히 무너뜨렸으나 앨리스에겐 모든 위협이 제거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가문의 후계자 자리는 앨리스의 것이 되었다. 하지만 이 자리를 얻기까지 엘 가문이 치른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황혼대로의 많은 자산, 가문이 공들여 키워온 핵심 전력들… 한순간에 모두 무너졌다.“그래, 이미 벌어진 일,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겠다.”반디엘이 잠시 침묵 후, 힘없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염구준, 이제 오해도 풀렸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돌아가라고? 염구준이 웃었다.“오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또 가라고 하네.”그가 반디엘을 마주보며 비꼬았다.“제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그런 하찮은 존재인 줄 아십니까? 돌아가라고? 싫습니다!”반디엘의 미간을 찌푸리며 코를 찡그렸다. 시작은 쉬워도 끝내는 건 어렵다는 말이 있다. 염구준은 혼자서 황혼대로를 장악하고 엘 가문의 핵심 전
‘아버지를 찾는다고?’이 말을 들은 순간 우길은 바로 멍해졌다.‘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걸 보면 좋은 목적으로 찾아온 건 아닌 것 같은데. 데리고 갔다가 괜히 귀찮은 일만 생기는 거 아니야?’“왜, 싫어?”염구준은 상대방이 망설이는 걸 보자 한 발자국 걸어가 다시 때리려고 했다.우길 같은 쫄보들은 몇 대 맞기만 하면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으니까 말이다.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는 지금 거래소에 있어요. 이쪽으로 따라오시죠.”우길은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섰다.자신의 목숨을 위해 아버지를 팔아넘기는 그는 정말 ‘효자’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염구준은 일행에게 눈짓을 하며 앞으로의 상황에 임기응변으로 잘 대처하라고 신호를 주었다.이제는 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와 정식으로 붙게될 테니까 말이다.한편, 양마을의 가축 거래소에는 정수리에 탈모가 온 기름진 얼굴의 뚱뚱한 남자가 커다란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는데, 두꺼운 목에 걸려있는 황금 목걸이가 특히 눈에 띄었다.어울려서가 아니라 개목걸이를 한 것처럼 보여서였다. 이때, 늙은 집사가 우호의 앞에 다가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도련님께서 또 사고를 치셨습니다.”그러나 우호는 상대방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태연하게 손을 휘저으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길이가 장난꾸러기인 걸 어쩌겠어. 그냥 놔둬.”사실, 우길의 망나니 같은 성격은 전적으로 그가 우쭈쭈하면서 길러낸 결과물이었다.그러나 이렇게 오냐오냐하면서 기른 아이일 수록 제 아버지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걸 그는 몰랐다. 그러니 제 아들에게 당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인과응보가 아닐 수 없었다.집사는 물러나지 않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이번에 도련님이 건드린 외부인들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직접 가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흥, 됐어. 양마을에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놈이 어디있겠어?”그러나 우호는 코웃음을 치며 담배를 피우면서 여유롭게 와인도 홀짝였다.그는 겉으로는 가축
“괜찮아.”염구준은 무심하게 대답하며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아, 잠시만요! 아직 얘기 다 안 끝났어요.”이에 청년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길을 막아섰다.“하하, 다치지 않았으니까 보상금은 필요 없어.”사타는 일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아 아량 넓게 말했다. 혹여나 이 일 때문에 염구준의 계획에 차질이라도 생길까 봐서였다.그러나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청년은 오히려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헤헤, 안 다친 건 다행이에요. 하지만 제 소를 죽인 건 배상해줘야죠?”이런 인간이야말로 진짜 뻔뻔한 족속이었다. 소가 날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정작 죽으니까 보상을 요구하는 게 어디있나?더 황당한 건, 방금 전에 미친 소 때문에 다친 사람들 모두 지금 감히 불평 한마디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젊은 청년이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걸 보아 그의 신분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마면 되는데? 금액을 말해.”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2천만원이요! 그렇게 비싸진 않죠?”청년은 교활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보면서 금액을 불렀다. 모양을 보아하니 자신의 간계가 먹힌 것을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그의 악행에 이미 불만이 쌓인 시장 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 양반 또 돈 뜯어내려고 하네. 돈 다 썼나 봐.”“그러니까. 그냥 돈 뜯어내는 거면 모르겠는데, 일부러 미친 소를 풀어놓고 돈 뜯는 건 너무하잖아.”“목소리 낮춰. 우길이 저 녀석, 순하게만 생겼지, 하나도 안 착하니까.”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염구준은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지만 아직 중요한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아 바로 옆 사람에게 분부했다.“돈 주고 가자.”이에 사타가 돈을 건넸으나 청년은 돈을 받지 않고 되려 태연하게 값을 올렸다.“아, 제가 잘못 말했어요. 1억 주셔야 할 것 같은데.”염구준이 돈을 쉽게 주는 걸 보고는 그가 돈이 많은 호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
“저 둘은 뭐야?”검문하러 온 사람들은 빠르게 확인을 마치고는, 염구준과 기절해 있는 제이든을 가리키며 날카롭게 물었다.“이들은 사냥감입니다. 저희가 압송해서 넘기려던 중이었어요.”이 말에 사타가 웃으며 다가가서 담배를 건넸다.팍.하지만 평범한 무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그의 담배를 단숨에 쳐내며 얼굴을 험악하게 찌푸렸다.“이런 짓 하지마. 규칙은 규칙이니까. 안으로 들어가는 사냥감은 반드시 기절 상태여야 해.”그들이 이토록 거만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뒤에 있는 게 만능 전당포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그들은 강한 세력을 믿고 설치는 자들이었다.만약 여기가 바깥세상이었다면, 사타는 벌써 그를 없애버렸을 것이다.“이거...”사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그의 의견을 구했다.“좀 편의를 봐주시죠. 기절시키나 안 시키나 같으니까요. 전 도망칠 생각이 없습니다.”염구준은 그렇게 말하며 넉넉한 돈뭉치를 건넸다.상대방은 받은 돈을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갑자기 표정이 변해버렸다.“대단한데? 넌 내가 본 사냥감들 중에서 제일 건방진 놈이야. 숨만 붙여놔.”그는 인정은 없고 돈만 보는 자였다. 태도가 바로 바뀌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그들이 정말 손을 대려고 하자, 사타 일행은 염구준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가만히 옆으로 물러났다. 그들은 물러나면서 속으로 이 무례한 자들의 명복을 빌었다.쾅!아니나 다를까, 염구준의 한 방에 상대방은 전부 뒤로 날아간 다음 그대로 기절했다.“좋게 말하면 들을 것이지, 꼭 움직이게 만든다니까. 바보 아니야?”이럴 땐 역시 무력만이 가장 확실한 답이었다.그 후, 그는 사타 등에게 사람들을 전부 묶어놓은 후, 입을 막아놓으라고 명령한 다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순리롭게 양마을 안으로 진입했다.가축 시장을 지나갈 때, 주위에서 썩은 냄새가 풍겼는데, 그 이유는 시장에서 정말로 소와 양 같은 가축들이 거래되고 있어서였다. 거래를 하러 온 사람들은 대다수가 목민으로, 전부 일
이미 상대방을 속이기로 결심한 이상, 끝까지 완벽하게 연기해야 했기에 제이든은 여전히 포획된 만능 전당포의 타겟 역할을 맡아야 했다.한편, 다른 이들은 조용히 서서 염구준의 지시를 기다렸다.지금 현재 자신의 목숨이 염구준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전부 멋대로 행동할 담이 없었다.“멍하니 서 있지 말고, 안내해.”염구준은 음양쌍살을 바라보며 말했다.“아, 예! 그곳은 길이 험해서 걸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남자는 즉시 길을 안내하며 말을 덧붙였다.결국, 음양쌍살, 사타, 사타의 부하들과 함께 염구준은 양마을의 가축 시장으로 향했다.‘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가 가축 시장에 숨어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 조심스럽긴.’염구준은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가축 시장으로 가는 동안, 분위기는 무겁고 조용했다.염구준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침묵했고, 다른 이들은 괜히 입을 놀렸다가 목숨을 잃을까 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비록 그들도 남들 앞에서는 큰 소리 칠 수 있는 존재들이었지만 염구준 앞에서는 용이든 호랑이든 모두 굽히고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그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몇 시간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넌 끝에 그들은 마침내 산 위에서 아래쪽에 있는 시장을 볼 수 있었다.드디어 양마을에 도착한 것이다.멀리서 보기엔 평범한 장터처럼 보였는데, 이건 그만큼 완벽하게 존재를 잘 숨겼다는 걸 설명했다.이때, 음양쌍살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남자가 조용히 말했다.“염 선생님, 저희는 여기까지만 모시겠습니다. 더 이상 가긴 어려울 것 같아요.”그들의 실력으로는 염구준이든, 만능 전당포든 건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도저히 이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다.반면 눈치가 빠른 사타는 말을 하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행동할지 관찰했다.남자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눈이 가늘어지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래, 그럼 걸어서 양마을까지 갈지, 아니면 뒹굴어서 이 산을 내려갈지 선택해.”그의 말뜻은 명확했다. 양마을까지 함께 하지 않으면 죽음
반면, 사타는 침을 꿀꺽 삼켰다.이곳은 청해시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그는 염구준을 잘 알고있었다. 더군다나 강호인으로서 소봉산 전투를 직접 목격했기에 그는 상대방을 더욱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대낮에 납치나 하는 주제에 당당하네?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염구준은 화를 내는 남자를 힐끗 쳐다보며 비꼬았다.“흥! 내 돈줄을 빼앗으려 하다니, 네놈부터 죽여주마!”남자는 포효하며 염구준에게 달려들었다.이 모습에 사타는 속으로 혀를 찼다. 전신경 따위가 감히 염구준에게 덤벼드니까 말이다.쾅!아니나 다를까, 남자는 달려들자마자 다시 뒤로 튕겨져 바닥에 처박힌 채 피를 토했다.단 한 방도 버티지 못한 거다.“반보천인이었어?”이 광경을 본 여자는 얼굴이 새파래진채로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염 선생님, 전 사타라고 합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그러나 그녀와는 달리 사타는 눈치 빠르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너희 모두 만능 전당포 소속이야?”염구준은 그의 아부를 신경도 쓰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했다.“저희는 고급 사냥꾼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당포의 정식 멤버는 아닙니다. 그저 돈을 받고 일하는 처지일 뿐이죠.”뭔가 잘못됐음을 감지한 사타는 재빨리 만능 전당포와 선을 그었으나 그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가 없어 표정이 심각해졌다.“그렇다면, 네놈들이 잡은 이 타겟은 어디로 넘길 참이었지?”사타는 빙긋 웃으며, 시선을 음양쌍살에게 돌렸다.“그건 제 임무가 아니라서 저도 모릅니다. 돈이 된다기에 저도 방금 전에 물어보고 있었어요.”음양쌍살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반보천인의 눈빛에 식은땀을 흘렸다. “말해. 반항은 쓸모 없으니 할 생각 하지 말고.”염구준은 손을 뻗어 땅에 깊은 구멍을 내며 말했다. “양마을의 가축 거래 시장입니다!”이를 본 음양쌍살의 남성은 망설임없이 거래 장소를 얘기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반항해도 쓸모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염구준은
만능 전당포의 두 사자는 삼도 일행이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주위를 한번 더 신중하게 살핀 후에야 제이든의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이 옷들을 입혀.”남자가 몇 벌의 옷을 꺼내 바닥에 던지면서 말했다. “또 나야? 맨날 나만 이런 허드렛일 한다니까.”여자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투덜댔다.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면, 보이는 것과는 달리 사소한 갈등들이 많기 쉽상이었다.하지만 남자는 그녀를 달래지 않고 오히려 싸늘하게 말했다.“이건 복덩이야. 상부에 넘기기만 하면 최소 천억은 챙길 수 있다고.”이번 거래로 그들은 순수하게 600억을 벌 수 있었다.“알겠어, 바로 갈아입힐게!”이 말을 들은 여자는 눈을 반짝이며 신이 난 듯 움직였다.돈의 힘이란 싫어하는 일도 기꺼이 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다.여자는 얼마 걸리지 않아 의식이 없는 제이든의 옷을 다 갈아입혔고, 두 사람은 그렇게 제이든을 데리고 멀리 떠났다.“조심스럽긴한데 방법이 틀렸어.”염구준이 동굴 밖에 나와 밖이 어두운 점을 이용해 교묘하게 따라가기 시작했다.그들이 방금 전에 옷을 갈아입힌 이유는 제이든이 원래 입고있던 옷에 추적 장치나 도청기가 있을까 봐여서였다.그들이 괜한 걱정을 한 건 아니었다. 염구준이 확실히 제이든에게 추적 장치를 숨겨놨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는 옷에 숨겨놓지 않고 캡슐에 넣은 다음 제이든이 섭취하도록 했다.추적 장치 덕분에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기에 염구준은 더이상 그들을 놓칠까 봐 걱정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이동했고, 염구준 역시 멈추지 않고 그들의 뒤를 따라 30분 남짓을 거쳐 청해시의 지계를 벗어났다.두 사람은 이동중에 어느 정도 가다가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보며 추격자가 있는지 확인하곤 했으나 염구준이 몇 킬로미터 떨어져 따라가기도 했고, 거의 진기를 쓰지 않았기도 해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해가 뜨기 직전에 두 사람은 걸음을 늦추고 한 모래 벌판에 들어섰다.‘혹시 여기가 만능 전당포 본거지인가?’염구준은 확신이 서지 않아 장애물
염구준은 그를 번쩍 들어 올리고는 웃으면서 물었다.그의 새계획에 눈앞의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강호에선 저를 삼도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저를 삼이거나 도라고 부르시면 돼요.”삼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아무 불만도 드러내지 않았다.“삼도야, 내가 지금 네 도움이 좀 필요해.”“일이 끝나면 돈을 넉넉히 챙겨 줄 테니까 이 일은 없던 걸로 하자.”염구준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는데, 말투에서 진심이 느껴져 진짜로 부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이 말을 들은 삼도는 마치 폭풍이 지난 후 무지개를 보는 듯한, 이제는 희망이 보이는듯한 착각이 들었지만, 곧 그것이 환상임을 깨달았다.“염 선생님... 반보천인들의 싸움에 제가 감히 어떻게 끼어들겠습니까?”삼도가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다는 거야?”그의 대답에 염구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싸늘하게 되물으며 기운을 다시 내뿜었다.이에 삼도는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염 선생님께서 하시라는 대로 하겠습니다. 저희 남산사괴가 의리 하나는 알아주거든요.”“그래. 그럼 지금 타겟을 이미 포획했으니 와서 데리고 가라고 연락해.”염구준은 이미 마음속으로 대충 전략을 세운 상태였다.‘지금 당장 못 찾는다면 직접 오게하면 되지.’삼도는 염구준의 지시에 따라 즉시 연락을 취했고, 곧 답장이 왔다.[오늘 밤 자정, 소봉산에서 거래. 늦지 않길 바람.]염구준은 답장을 확인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지시를 내렸다.“좋아, 가서 기다리자.”“네!”삼도는 대답을 하며 그의 뒤를 따랐으나 속으로는 재수 없다며 한바탕 욕을 했다.사실 제이든과 염구준이 아는 사이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 그는 멀리하려고 했었다. ‘망설이지 말았어야 했어. 그 잠깐 망설인 게 화근이 돼서 지금 도망도 못 치잖아.’소봉산은 여전히 음산하고 황량해 모험을 즐기는 이들도 기피했다.다른 사람들에게는 흉지일지 몰라도, 염구준에게 있어서 이곳은 길지였다.이곳에서는 그가 해내지 못한 일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사실 전 어제 장필립을 말렸었습니다. 그 놈이 제 말을 듣지 않고 간 거예요. 그러니 이 일은 저희랑 아무 상관 없습니다.”무리의 우두머리가 연신 빌면서 엮이지 않기 위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염구준이 정말로 화가 나면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랄 게 뻔하니까 말이다.“장필립은 이미 죽었어. 그리고 일어나서 말해.”그의 말을 듣고난 뒤, 염구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과 장필립이 같은 목표를 가진 다른 조직이라는 걸 눈치채서였다.‘이쪽이 그나마 이성적인 건 다행이지만.’“저... 그냥 무릎 꿇고 있겠습니다. 다리가 너무 떨려서 못 일어나겠어요.”우두머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딱 한 가지만 물을게. 누가 너희를 보냈지?”염구준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어보는 동시에 강렬한 기운을 풀어 사람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그건...”이 말을 듣고난 후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말할지 말지를 망설였다.쾅!그러나 염구준은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그는 기운을 더욱 강하게 풀어 뼈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사람들을 짓눌렀다.“염 선생님, 말할 테니 제발 멈춰주세요!”이에 우두머리가 겁에 질려 외쳤다. 그는 지금 뭘 더 숨길 마음이 없었다. 더 이상 말을 안 하면 죽을 게 뻔했다.“잘 생각해 보고 말해. 난 인내심이 많지 않으니까. 아, 그리고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장필립도 도망가려다 죽었거든.”염구준은 사람들에게 경고하며 그들에게서 쓸모있는 정보를 들을 수 있길 기대했다. “하아...”우두머리는 한숨을 쉰 뒤, 업계의 도덕성 문제를 뒤로 하고 아는 걸 전부 털어놓았다. “저희는 만능 전당포에서 임무를 받았습니다.”“임무 내용은 제이든을 반드시 생포해서 데리고 오라는 거였습니다. 현상금으로는 600억을 내걸었고요.”‘만능 전당포?’염구준은 생소한 이름에 흥미를 느꼈다.‘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조직인데, 어디서 굴러온 놈들이지?’그는 고개를 돌려 제이든을 쳐다보았
“그걸 어떻게 알아요?”제이든이 궁금해서 물었다.“거기 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염구준은 설명하지 않았다.대답하면 또 새로운 질문이 끊임없이 나올 것이 뻔했다.차는 질주하여 바로 부두에 도착했다.거기서 일군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물건을 내리고 있었다.염구준은 차에서 내리더니 제이든을 데리고 이동 만두 포차에 갔다.아침에 밥을 먹고 왔는데 여기는 왜 왔는지 제이든은 이해되지 않았다.“사장님, 장사 잘 되네요.”염구준은 만두는 사지 않고 먼저 말을 건넸다.“작은 장사라 많이 벌지 못해요. 대표님 덕에 먹고 살 수 있어요.”사장님은 염구준을 보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마중 나왔다.딱 봐도 손이 큰 손님이 온 것을 눈치챘다.염구준이 봉투를 건네며 나지막하게 물었다.“하룻밤을 지켜봤는데 뭐라도 나왔어요?”사장님은 웃으면서 봉투를 받고는 안에 얼마 들어있는지 보지도 않았다.“이것이 저놈들의 활동 기록입니다. 30분 전에 목표 인물 한 명이 저한테서 만두 한 박스를 사갔어요.”염구준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고생하셨어요. 일찍 돌아가서 쉬세요.”이제부터 다른 사람들이 나서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그가 직접 나서야 했다.그 모습을 본 제이든은 입을 떡 벌였다.“삼촌의 정보통이 만두 가게 사장이었네요.”염구준은 피식 웃으면서 녀석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네가 정보통이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건 사장님이 신분을 잘 감췄다는 걸 설명해.”청해에서 그의 정보통은 수없이도 많았다.대부분 각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 파트타임으로 정보를 제공했다.“하긴 그렇네요.”제이든은 머리를 긁적거렸다.두 사람은 일군들의 거처로 향해 갔다.거처는 이동식 마루방이었다.염구준은 정보에 따라 곧바로 목표를 찾았다.상대방 숙소 앞에 도착한 그는 제이든에게 말했다.“넌 멀리 떨어져 있어. 아니면 다쳐.”문 뒤에 무엇이 있을지, 상대방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끼익!제이든이 멀리 가자 염구준이 문을 슬며시 밀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