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7화

작가: 김원호
“채은아, 네 아빠 말씀 들어! 아무리 그래도 너는 소씨 가문 딸이야!”

천희수도 한쪽에서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소채은은 침묵을 지키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빠, 혹시 큰아버지께서 두 분더러 저 데려오라 말씀하신 거예요?”

두 사람은 이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소채은도 워낙 총명했는지라 그들의 반응을 보고 단번에 알아채고는 피식 냉소했다.

“그럴 줄 알았어요, 큰아버지가 그러셨을 줄 알았다고요! 돌아가서 사인해 드리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먼저 저에게 두 가지 일을 약속해 주세요!”

그녀는 간단하면서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래, 무슨 일이든지 말만 하렴. 우리 SK의 인수만 이뤄낸다면 한 가지, 아니 열 가지 일이라도 내가 승낙하마!”

소청하가 자신의 가슴을 치며 외쳤다.

“좋아요! 우선 첫째, 조성훈과의 혼인을 무르겠습니다.”

“문제없다! 네가 돌아가서 사인만 한다면, 그까짓 일은 나한테 맡기렴!”

“그리고 두 번째, 이제부터는 제가 누구를 좋아하든, 누구와 함께 있든, 엄마 아빠는 더 이상 저를 상관할 수 없어요!”

그 말에 두 사람은 조금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SK의 인수를 완성하기 위해 소청하는 결국 그 제안도 받아들였다.

“좋아! 그렇게 하마!”

이렇게 부모님이 모두 승낙하는 것을 듣고, 소채은은 매우 기뻐졌다!

그녀는 SK가 누구에게 인수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고, 오직 자신과 조성훈이 파혼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만 관심이 있었다.

소채은이 집으로 가 사인하기로 약속하자, 천희수도 덩달아 기뻐했다.

“채은아, 너도 아빠 제안 받아들였으니 이제 짐 정리하고 얼른 집으로 가자꾸나!”

“네, 알겠어요!”

소채은은 즐거워졌다.

“구주야, 우리 짐 챙기고 집에 돌아가자!”

그녀는 윤구주를 끌고 방으로 돌아가 짐을 쌀 준비를 했다.

“잠시만!”

이때, 소청하가 갑자기 입을 열자 소채은도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왜 그러세요, 아빠?”

곧이어 소청하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구주, 왕의 귀환   제58화

    방 안에서 소천홍은 이리저리 서성이며 소청하 부부를 초조하게 기다렸다.“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그 계집애는 반드시 돌아올 거예요.”소진이 한쪽에서 말하자 소천홍은 흥 콧방귀를 뀌고는, 옆에 있던 담배를 집어 힘껏 두 모금 빨았다.“정말 이상하단 말이야! DH그룹에서 우리 SK를 인수하려 하는데 왜 꼭 그 계집애가 사인해야 하지? 난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솔직히 저도 답답하고 의아하긴 합니다. 도리대로라면 그 계집애는 주세호 같은 대갑부는 물론 남자친구라던 주 회장 수양아들도 만날 수 없을 텐데 말이죠.”“그러게 말이다. 근데 왜 무려 두 번이나 그년 때문에 DH그룹에서 찾아온 거지?”그러자 소진이 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아버지, 혹시 그 주세호가 채은이한테 눈독을 들인 건 아닐까요?”“뭐? 주 회장이?”소천홍은 순간 얼어버리고 말았다.“그래요! 제가 듣기로 돈 많은 거물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아름답고 청순한 어린 아가씨를 사냥하는 거래요. 특히 그 계집애처럼 멍청하고 귀여운 스타일 말이에요, 심지어 걔는 어리잖아요!”소진이 이렇게 말하자, 소천홍의 눈빛이 번뜩 밝아졌다.“네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구나!”“아마 그럴 겁니다! 비록 그 계집애 성격은 별로지만, 몸매랑 외모로 봤을 때 확실히 견줄 사람이 없거든요. 그래서 제 추측은 주 회장님이 채은이한테 눈독을 들였다는 겁니다.”“주세호가 그 계집애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든 없든 상관없다. 이번에 우리 SK를 순조롭게 인수할 수만 있다면 나는 그걸로 만족해!”“맞는 말이에요.”...한 시간 후. 소청하는 소채은을 데리고 저택에 돌아왔다.그녀는 자신의 미니 승용차를 몰고 소씨 저택 주차장에 주차하고 나서는 곁에 있는 윤구주를 향해 말했다.“구주야, 이번에는 무서워할 필요가 없어! 내가 있으면 아무도 감히 너를 건드리지 못할 테니까.”그러자 윤구주가 빙긋 미소를 지었다.“알겠어, 이제 내리자.”곧이어 두 사람은 마스티프 까망이를 끌고 차에서 내렸다.소채은이 윤구주를

  • 구주, 왕의 귀환   제59화

    소천홍이 연락하자 아니나 다를까 DH그룹 사람들은 그날 오후에 다시 소씨 저택으로 왔다.온 사람들은 여전히 표태훈과 재무 총책임자, 그리고 8명의 경호원이었다.멀리서 그들을 본 소천홍은 서둘러 모든 가족들을 데리고 마중 나갔다.소채은도 그 뒤를 따랐다.표태훈은 그녀를 보자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채은 양, 우리 또 만났네요!”소채은도 인상 좋은 그에게 웃으며 답했다.“어르신, 안녕하세요!”이윽고 옆에 있던 소천홍이 서둘러 말을 이었다.“표 집사님, 채은이가 돌아왔으니 이제 그전에 얘기했던 인수 협의에 사인할 수 있을까요?”표태훈도리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말을 마치고 나서, 그는 뒤에 있는 DH 그룹의 재무 총책임자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그는 준비된 인수 서류를 들고 소채은의 앞으로 다가왔다.그러고는 펜 한 자루를 쥐여주며 이렇게 말했다.“채은 양, 채은 양이 여기에 사인하기만 하면 우리의 인수 협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합니다!”소채은은 펜을 받아 인수 협의서를 보기 시작했다.“채은아, 어서 사인해!”소천홍은 한쪽에서 재촉했고, 소진의 눈빛도 이글이글 불타올랐다.뒤에 있는 소청하 부부 모두 눈이 빠지도록 소채은을 바라보고 있었다.SK제약이 200억의 높은 가격에 인수될 거라고는 그들도 정말 생각지 못했다!게다가 현재 소채은이 살짝 손가락을 움직이기만 하면, 파산 직전의 SK제약을 서둘러 팔아치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큰돈을 벌 수도 있다!그래서 모두들 그녀의 사인을 손꼽아 기다렸다.하지만 소채은은 펜을 들고 먼저 사인하지 않았고, 도리어 아름다운 얼굴을 들어 표태훈을 바라보았다.“어르신, 사인하기 전에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그러자 표태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물론이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저는 어르신네 DH그룹 회장님을 알지 못하는데, 왜 그분은 저한테 이렇게 잘해주시는 거죠?”소채은은 마음속에 존재하던 의문을 가볍게 물었다.그러자 표태훈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도무지 떠

  • 구주, 왕의 귀환   제60화

    “네? 또 있다고요?”소채은은 발걸음을 멈칫했다.곁에 있던 가족들도 모두 긴장하기 시작했다.DH그룹이 이 인수 건을 번복할까 봐서 말이다.곧이어 안경을 쓴 재무 총책임자가 미소를 지으며 말을 꺼냈다.“이 계약은 채은 양이 SK제약을 인수한다는 계약입니다!”이 말이 나오자 온 장내가 어리둥절해졌다.소천홍 부자도, 소청하 부부도 모두 DH그룹 재무 총책임자의 말을 듣고 멍하니 서 있었다.심지어 소채은 본인조차 이해가 되지 않아 물었다.“네?... 방금 뭐라고 말씀하셨어요?”“채은 양이 SK제약을 인수하시라고요!”“제... 제가요?”놀란 소채은이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그러나 DH그룹의 재무 총책임자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네! 회장님께서 말씀하시길 SK제약을 매수한 이유는 전적으로 채은 양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SK제약은 채은 양이 관리해야죠!”이 말이 나오자, 소천홍 부자는 물론 소청하 부부도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이게 무슨 상황이야? DH그룹이 기껏 인수한 SK제약을 소채은한테 양도한다고?’소채은이 아무리 어리석다 해도,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그녀 역시 DH그룹의 뜻을 알아차렸을 것이다.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다시 물었다.“에이, 농담하지 마세요! DH그룹이 SK제약을 인수하고는 지금 저한테 주신다고요?”“맞아요, 채은 양 말 그대로입니다!”재무 총책임자가 빙긋 미소를 지었다.쿵! 소채은은 머리가 곧 터질 것만 같았고, 눈을 휘둥그레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채은 양, 이것은 지분 법인 인증서입니다. 채은 양이 이 위에 사인만 하면, 지금부터 SK제약은 채은 양의 것이 됩니다!”재무 총책임자는 다시 한 장의 계약서를 꺼내어 그녀에게 건넸다!하지만 그 계약서를 바라보며 소채은은 얼른 손사래를 쳤다.“아뇨, 아뇨! 이 계약서에 저는 사인할 수 없습니다!”“왜죠?”“왜냐하면, 저는 그쪽 주 회장님에 대해 모르니까요...”이때, 표태훈이 입을 열었다.“지금 몰라도 괜찮습니다,

  • 구주, 왕의 귀환   제61화

    “채은아, 뭐 해? 얼른 사인하지 않고. 빨리 DH그룹에게 고맙다고 해야지!”소청하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애써 달래며 소채은에게 말했다.천희수도 소채은을 재촉하였다.“채은아! 사인해 얼른. 사인!”소천홍 부자는 질투심에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DH그룹이 이런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하지만 소채은은 사인하지 않고 멍하니 손에 들고 펜을 들고 주식 법인 양도서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이 모든 게 다 진짜일까!’‘왜 꿈을 꾸는 것 같지!’어리둥절해진 소채은은 어떻게 이 일을 처리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소채은이 펜을 들고 사인을 하지 않자 소청하와 천희수는 조급한 마음을 숨길 방법이 없었다.소채은이 얼른 사인을 마치고 SK제약을 다시 소씨 가문 손에 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그리고 앞으로 DH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누구라도 얼른 사인을 하고 싶은 유혹적인 제안들이었다.모든 사람들이 소채은이 사인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소채은은 저도 모르게 윤구주를 바라보며 도움의 눈길을 청했다.“구주야...”소채은도 왜 이 순간 윤구주가 생각나는지 모른다.이름을 불린 윤구주는 소채은 쪽으로 걸어왔다.“구주야. 이 사인을 어떻게 해야 돼?”소채은이 묻자 소청하와 천희수는 덜컥 화를 냈다.“바보야, 네가 사인하는 건데 왜 쟤한테 물어봐? 쟤는 그냥 외부인인데.”소청하가 이렇게 말하자 천희수도 한마디 덧 붙였다.“그래 채은아. 쟤가 뭔데? 물어볼게 뭐 있다고?”하지만 소채은은 부모님의 충고를 귓등으로 듣고 여전히 맑은 눈으로 윤구주를 바라봤다.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소채은은 윤구주의 말을 더 믿고 싶었다.윤구주가 부드러운 시선으로 소채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사인해!”윤구주의 말을 듣자 소채은은 끝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았어. 네 말대로 사인할게!”그리고 소채은은 펜을 들어 빠른 속도로 자기 이름을 사인했다!사인을 마친 후 표태훈이 말했다.“자, 그러면 지금부터

  • 구주, 왕의 귀환   제62화

    이번 일로 인해 SK제약은 많은 돈을 벌었지만 앞으로 1000억이라는 투자액을 받을 생각과 DH그룹 와의 장기간 협업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소꿉놀이 같았다.하지만 그들이 질투한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SK제약은 지금 소채은의 이름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둘째, 축하해!”“네 딸이 DH그룹 대표랑 이런 사이인 줄도 몰랐어!”소천홍은 겉으로 축하하는 척했지만 속으로는 이를 갈고 있었다.소청하도 자기 형님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에 너무 기뻐하는 티를 내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축하는 무슨. 그저 앞으로 우리 소씨 가문이 다시 일어서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그리고 소청하는 소천홍을 더 대꾸하지 않고 천희수에게 물었다.“여보, 우리 채은이는?”“채은이랑 걔는 아직도 방에 있어요!”천희수가 귀띔했다.“참! 눈치도 없네. 멍청하게 아직도 쟤랑 같이 놀고 있으면 어떡해? 제정신이야!”“여보, 우리 채은이 찾으러 가자!” ...세련된 인테리어의 거실.소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경축하고 있을 때 소채은은 혼자 시무룩해 있었다.소채은은 지금 방 안에서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아름다운 턱을 괴고 맑은 눈으로 앞을 바라면서 멍을 때리고 있다.그녀의 옆에는 윤구주와 까망이도 있었다.그렇게 한참을 멍 때리다가 소채은은 “아이고”하면서 한숨을 쉬였다.윤구주는 그런 소채은을 보면서 물었다.“기분이 안 좋아?”“DH그룹 주세호가 갑자기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고 심지어 SK제약까지 내 이름으로 넘겨주면서 나를 부자로 만들어줬는데, 내가 기쁠 수 있겠어?”소채은이 이렇게 말하자 윤구주는 이해가 안 된다는 식으로 물었다.“그러니깐 이건 좋은 일이잖아.”“좋은 일 맞긴 하지만 나한테는 아니야!”“왜?”윤주구가 물었다.“한번 생각해 봐. 세상에 공짜는 없어. 강성 제일 갑부가 아무 이유도 없이 나한테 이렇게 큰 선물을 주는 게 수상해도 너무 수상하지 않아?”윤구주는 지나치게 의심을 하는 소채은을 달래면서 말했다.“네가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건 아니

  • 구주, 왕의 귀환   제63화

    서재에 들어서자 소청하는 방문을 잠갔다.“채은아, 자 여기 앉아. 아빠랑 얘기 좀 하자.”소청하는 다정스럽게 소채은의 손을 잡고 말했다.소채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청하 곁에 앉았다.“채은아, 아빠랑 제대로 말해봐. 강성 제일 갑부인 주세호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소청하는 의자를 소채은 쪽으로 당기면서 물었다.“저는 주세호랑 만난 적도 없어요!”소채은은 솔직하게 대답했다.“주세호를 모른다고? 그럴 수가! 채은아, 아빠를 속이지 말고 말해. 아빠는 네가 어떻게 DH그룹이랑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인지 궁금해서 그래.”소청하는 소채은의 대답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아빠, 저는 진짜 DH그룹에 대해서 일도 모르고 주세호랑도 모르는 사이예요!”“진짜?”“진짜!”소청하는 무척 당황했다.“모르는 사이인데 왜 DH그룹에서 너한테 이렇게 잘해주지? SK제약을 네 이름으로 넘겨주기까지 하다니. 네가 뭘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이건 무려 몇백억 값어치가 되는 기업이야!”소채은은 머리를 저으면서 말했다.“사실 저도 어리둥절해요!”소청하는 소채은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으니 더 말문이 막혔다.높은 가격으로 SK제약을 인수하고 또 그걸 다시 소채은에게 넘겨준다!DH그룹은 돈이 넘쳐나서 미친 짓을 하는 게 아닌지 싶었다.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소청하는 입을 열었다.“어찌 되었든 우리 소씨 가문은 다시 살아난 것과 마찬가지야! 이건 다 채은이 네 덕분이야!”“앞으로 네가 바로 SK그룹 대표야!”“네 큰 아버지도 함부로 너한테 뭐라고 못할 거야!”소청하는 웃으면서 말했다.이 말을 듣자 소채은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아빠, SK제약도 이젠 제 이름으로 되었는데. 그럼 조성훈과의 약혼은 없던 일도 하시는 거죠?”“그럼, 그럼!”“강성 제일 갑부인 DH그룹이랑 협업하는 사이인데 고작 중해그룹 따위가 이젠 우리 눈에 들어오겠어?”“채은아, 걱정하지 마! 약혼을 취소하는 일은 아빠한테 맡겨!”소청하는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하였다.이

  • 구주, 왕의 귀환   제64화

    하지만 소채은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아빠! 제가 한 번만 더 말할게요. 제가 누굴 좋아하던 사랑하던 제발 간섭하지들 하지 마세요! 만약에 예전처럼 저를 대할 거면 아빠한테는 미안하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구주를 데리고 떠날 거예요!”소채은이 화를 낼까 봐 두려웠던 소청하는 얼른 달래기 시작했다.“채은아, 화 좀 내지 마! 아빠도 널 위해 하는 말이잖아!”소채은이 기분이 풀린 것 같지 않자 소청하는 계속 말했다.“알았어! 알았으니깐. 네가 걔를 챙기든 말든 아빠는 너를 다 이해하고 응원할게! 하지만 쟤가 진짜 누군지 알기 전까지는 둘의 사이가 더 가까워지는 건 아빠가 허락 못해! 알겠지?”“네!”“그래!”이렇게 윤구주에 대해서 두 사람은 잠시 합의를 봤다.“채은아, 이젠 네가 SK제약을 책임질 테니깐 내일 나랑 같이 회사 좀 다녀오자!”“우리 직원들을 달래기도 할 겸!”소청하의 말을 듣고 소채은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다.“네!” ...이날밤, 윤구주는 소씨 저택에 머물렀다.소채은은 자기 안방이랑 가까운 방으로 윤구주와 까망이를 배치했다.“구주야, 편하게 잘 자! 내가 옆방에 있으니깐 무슨 일이 있으면 나를 부르면 돼 걱정하지 마!”소채은은 아름다운 눈을 깜빡이면서 윤구주에게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윤구주는 인사를 하면서 팔을 들었더니 방문이 쾅하면서 자동으로 닫혔다.조용한 방안에는 윤구주와 까망이만 있다.윤구주는 창가 쪽으로 걸어가 밖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채은의 일은 이젠 거의 마무리가 됐군. 나도 빨리 내 몸을 회복해야겠어.”이렇게 말하고 윤구주는 양반다리를 하고 땅에 앉았다.10개국 간의 전쟁.윤구주는 비록 강자에게 포위되었지만 제일 치명적인 상처는 바로 체내에 있는 기린화독였다.윤구주가 윗옷을 벗더니 가슴 쪽에 빨간색 상처가 눈에 띄였다. 그 상처는 꽤나 깊었고 곧 분출하려는 화산의 자주색 암장과도 같았다. 스며든 독은 거미줄을 친 듯 마냥 몸속 곳곳으로 범위를 넓혀갔다.상처를 바라보는 윤구주의

  • 구주, 왕의 귀환   제65화

    다음날.소채은은 깨여난 후 방 안의 온도가 너무 춥다며 혼잣말을 했다.“헐. 지금 10월인데 왜 이렇게 춥지?”소채은은 목을 움츠리고 겨우 침대에서 일어났다.집 밖의 날씨는 화창하지만 소채은방의 창가에는 얇은 서리가 내렸다.“날씨가 이상해도 너무 이상해!”소채은은 중얼거리였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그리고 윤구주의 방문 앞에서 와서 똑똑똑 문을 두드렸다. 인기척이 들리지 않자 소채은은 웃으면서 말했다.“기억상실증 윤구주씨, 꿀잠을 자고 있네.”윤구주를 깨우지 않고 소채은은 돌아가서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었다.소채은 부모님과 소청홍부자는 일찍부터 나와 거실에서 소채은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녀가 걸어오자 소청하가 달려가면서 말했다.“채은아. 드디어 깨어났네! 우리 모두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다들 이렇게 빨리 일어나서 왜 저를 기다리는 거죠?”소채은이 물었다.“바보야. 까먹었어? 오늘은 네가 SK제약 대표로 출근하는 첫날이잖아. 그래서 우리가 너를 데리고 회사구경이나 시켜주려고.”“아~”“시간도 다 됐는데 우리 얼른 출발할까?”소청하가 물었다.소채은은 윤구주랑 같이 떠나고 싶었지만 윤구주가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냥 소청하와 같이 가기로 했다.“네!”“우리 조카 채은아!”소천홍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나쁜 마음을 품은 게 뻔한 소천홍을 바라보면서 소채은의 얼굴색은 어두워졌다.“채은아! 이젠 SK그룹이 네 이름으로 되었지만 네가 회사경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잖아. 너를 위해서 오늘 우리 아들 소진이가 너랑 같이 회사에 다녀올까 하는데. 그리고 네가 회사를 경영하기 귀찮다면 큰 아버지한테 계속 맡겨도 돼!”이 말을 듣자 소채은은 콧방기를 뀌였다.소진웅이 건강할 때 소청하에게 SK그룹을 맡기려고 했지만 할아버지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소천홍은 소청하의 자리를 비겁하게 빼앗아 갔다.그런데 지금 소천홍이 이렇게 말하자 소채은은 어이가 없는 듯 대답했다.“SK그룹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큰 아버지는 쉬고 있으세요

최신 챕터

  • 구주, 왕의 귀환   제1972화

    공중에서 두 사람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빙신전의 다른 수련자들은 투명한 결계를 만들어 두 사람을 그 안에 가두었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건물이 폐허로 변할 것이 분명했다.두 사람의 싸움은 천지를 뒤흔들 정도였고 디크스는 극히 흥분해 있었다.‘신주라 해도 어쩔 수 없나 보군. 아사 신족이 직접 나선다면 빙신전 따위는 손쉽게 제압할 수 있을 텐데.'이때 빙신전 전주는 디크스가 아픔을 느끼지 못하며 영혼이 영수의 정혈에 억눌려 본능적인 야성만 남아 공포나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이 술법을 손에 넣으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군을 대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겠군.'바로 그때 윤구주의 전음이 그의 귓가에 차갑게 들려왔다.“야, 도대체 얼마나 더 시간을 낭비할 셈이냐? 쓸모없는 제물에 불과한데 저놈의 영혼이 다 타버릴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건가?”꿀꺽!빙신전 전주는 침을 삼치며 윤구주를 흘끗 쳐다보았다. 마침 윤구주도 책장을 넘기던 중 그를 한 번 내려다보았다.그 단 한 번의 시선에 빙신전 전주는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알겠습니다. 오늘은 이 자를 철저히 짓밟아 저놈들에게 아사 신족과 우리의 격차를 보여주겠습니다.”빙신전 전주의 눈동자는 얼음 같은 푸른색으로 변했고 온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팍!디크스가 다시 한번 손바닥을 내리치자 이번 공격은 빙신전 전주의 몸에 정확히 적중했다.디크스는 상대방의 몸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성공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가 빙신전 전주를 바라보자 신주의 두 눈에서 푸른색의 블랙홀이 나타나더니 그를 안으로 끌어당겼다.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그의 눈앞에는 끝없는 별들이 펼쳐져 있었다.디크스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이것이 신주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다.‘신주의 진짜 모습은 우주 그 자체인가? 이것이 나와 신주의 차이인가?'사실은 빙신전 전주가 천술을 발동하면서 천지의 기운을 끌어모았고 이 엄청난 양의 기운이 디크스의 정신에 영향을 미쳐 환각을 일

  • 구주, 왕의 귀환   제1971화

    모든 사람이 숨을 죽인 채 침묵했다.이것이 신인가?이건 그들과 협상을 하려는 게 아니라 명령을 내리는 것이었다.“가짜 신인 주제에 네가 무슨 자격으로 헨드리의 왕을 선택하느냐?”디크스가 빙신전 전주를 향해 소리쳤다.공중에 떠 있는 빙신전 전주를 노려보고 있던 그의 얼굴은 분노 때문에 흉악하게 일그러졌다.웃기게도 그의 눈빛에서 강한 질투와 부러움이 묻어났다.디크스의 꿈은 진정한 신이 되는 것이었다. 천하를 지배하는 것도 그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오랜 수명을 가지고 수억 생명을 지배하며 한 사람의 의지로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인생이라 여겼다.“하찮은 인간 따위가 감히 신의 뜻을 거스르다니. 내가 헨드리의 군주를 선택하려는 게 아니라 이미 설윤을 군주로 정한 것이다. 너 같은 미물이 신의 명령을 거역하다니.”쿵!하늘에서 압도적인 위압이 내려오며 건물 전체가 요동쳤다.마치 세계의 종말 같은 광경에 모든 사람의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거대한 힘이 쏟아지며 디크스는 순식간에 재로 변해버렸다.폭군이 이렇게 쉽게 처단되었다고?으르렁!야수가 울부짖는듯한 소리가 회의실에 울려 퍼졌다. 디크스의 육체가 소멸된 후 아사 신전이 부여한 사신의 몸으로 세상에 강림한 것이다.10여 미터에 달하는 신의 형상이 나타나며 맹렬한 살기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몇몇 나이가 든 의원들은 그 장면에 놀라 심장 마비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야수는 사악한 기운을 담은 검은 불꽃으로 뒤덮여 있었고 분노로 세상 모든 것을 태워버리려는 듯했다.이 신의 힘은 너무나도 강력해 현모도 이겨낼 방법이 없었다.윤구주는 2층 좌석에 앉아 느긋하게 동화책을 넘기고 있었다. 회의실 대부분이 사신의 검은 불꽃에 뒤덮였는데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빙신전 전주는 웃음을 터뜨렸다.“가짜 신 주제에 웃긴 뭘 웃어? 이건 아사 신전이 내게 주신 영령 신체다. 내가 유일한 신이다.”디크스가 소리쳤다.“영령 신체라고? 웃기고 있군. 그냥 고대 영수의 정혈을 주입한 거잖아

  • 구주, 왕의 귀환   제1970화

    “전법이 완성되기 전이였다면 제가 막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미 완성된 이상 문물을 파괴해도 소용없어요. 이제는 저라도 핵심을 찾아야 이 전법을 깰 수 있죠.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헨드리 사람들은 사람 구실은 못 하면서 눈은 참 밝군요. 가장 좋은 법기들만 골라서 훔쳐 갔으니.”윤구주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설윤은 그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아사 신족이 박물관에 있는 각국 문물들을 이용해 신술을 펼쳤다는 부분은 알아들었다.“그럼 저희는 뭘...”“신경 쓰지 마세요. 이미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밖의 일은 그 사람들에게 맡기고 저희는 저희가 할 일에 집중합시다.”이때 현모가 전음으로 보고했다.“저하, 이제 입장할 수 있습니다.”“알겠어. 출발하자.”딸깍!현모가 자동차 문을 열자 설윤은 일행의 호위를 받으며 회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윤구주는 혼자서 느릿느릿 움직이며 맨 뒤에 서성거렸다.설윤이 의사당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모두가 숨을 죽였다.공주가 정말로 왔다.죽으러 온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케일 공작의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설윤은 자기가 정말 왕위를 계승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 건가?의회마저 디크스의 편에 선 상황에서 헨드리의 대권은 이미 디크스 손에 쥐어졌다. 이미 승부가 난 것과 다름없다.설윤을 본 디크스의 눈빛이 반짝였다. 이렇게 오랫동안 찾아다니며 죽여도 해결되지 않던 문제가 제 발로 찾아오다니.“참 고맙구나. 바로 이 회의실 안에서 너를 처형함으로 너희들의 기를 꺾어주마. 이제 누가 감히 신들을 거스르겠는가.”디크스가 손을 휘젓자 사방에서 흑해골 병사들이 나타나더니 설윤을 향해 달려들었다.설윤이 오자마자 디크스가 바로 손을 쓸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이 장면을 보고 있는 의원들의 심정이 많이 복잡했다. 헨드리의 보석 같은 공주가 이런 용기를 보일 줄이야. 죽음을 각오하고 온 이 담력만으로도 이 의원들은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용기만으로는 부족했다. 설윤이 죽으면 앞으로 디크스가 헨드리를

  • 구주, 왕의 귀환   제1969화

    이때 검은 기운이 벽을 뚫고 나오더니 주차된 차량을 순식간에 부식시켜 없애버렸다.방금까지 자신의 힘을 과시하던 기사들은 이 상황을 보고 넋을 잃었다.그들은 수련자이긴 했지만 화진의 수련자와는 달리 경지만 있고 술법을 쓸 줄 전혀 몰랐다.몇몇 기사들이 강한 육체로 맞서려 했지만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액체로 변해버렸다. 하급 법기인 갑옷도 얼음 녹듯 녹아내렸고 강화된 문양과 축복은 이 검은 기운 앞에서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기사들이 허겁지겁 후퇴하자 군중들은 다시 공포에 휩싸였다.“구주지.”웅!몇몇 장군들과 암부 대장이 즉시 술법을 발동해 퍼져나가는 검은 기운을 잠시 억누르는 데 성공했다.암부에서 대장 급 이상은 공법을 습득할 자격이 있었고 구주군 내부에도 윤구주가 전수한 공법이 있었기에 곤륜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강했다.이 장면을 본 군중들과 생방송 시청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게 바로 신비한 동방의 힘이구나!”하지만 이 몇몇 장군들과 암부 대장의 힘으로는 부족했다.그들이 거의 한계에 도착할 때 빙신전의 사람들이 도착했다.“전문적인 일은 전문가에게 맡겨야죠. 잠시 물러나 있으세요.”청해는 공중에 뜬 채 등장했다.그는 한 손으로 천지의 힘을 끌어모아 박물관 전체를 얼려버린 뒤 퍼져나가던 검은 기운을 강제로 밀어 넣었다.슉!빙신전의 부하 십여 명이 박물관으로 빠르게 진입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얼음으로 만들어진 문이 생기더니 갇힌 사람들이 하나하나 구조되었다.구조된 관람객들은 추위에 덜덜 떨고 있었지만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이 빙신전 사람들을 알아보고 무릎을 꿇고 경배했다.빙신전은 유라비아에도 기반을 두고 있었고 종교를 세워 신도들을 거느리고 있었다.사람들을 구출해낸 청해 일행은 기사들처럼 자신을 과시하지 않았다.그들은 평범한 인간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필요 없다고 여겼고 오직 윤구주의 환심을 사길 바랐다.암부와 구주군 장군들 그리고 소수의 기사가 꽁꽁 얼어붙은 박물관으로 들어갔다.빙신전 측은 이미 제단

  • 구주, 왕의 귀환   제1968화

    극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이 빠르게 반응하여 박물관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곧바로 생방송을 열어 방금 목격한 끔찍한 장면을 시청자들에게 설명했다.이 소식은 순식간에 인터넷을 뒤흔들었으며 수많은 네티즌이 생방송으로 몰려들었다. 헨드리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박물관에서 벌어진 일을 알게 되었다.거리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찼고 박물관 안에서 들려오는 절망적인 비명 소리는 군중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두려움의 분위기는 박물관을 넘어 거리 전체로 퍼져나갔다.순찰 경찰들이 도착했지만 상부의 지시하에 박물관을 봉쇄하기만 했다.잠시 후 특수 부대가 현장에 도착해 군중들을 안전 지역으로 밀어냈다.그들의 행동에 군중들은 분노를 표시했다. 왜 즉시 박물관에 갇힌 사람들을 구출하지 않는 것인가?현대인의 교육과 사고방식으로 그들은 박물관에서 발생한 이상 현상은 어떤 유독 가스 누출로 인한 것이라고 여겼다.이성이 그들에게 즉시 대피해야 한다고 알려줬지만 그들은 호기심에 이끌려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박물관 안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내려 했다. 쓩!어느 병원의 기사단이 군마를 타고 먼저 도착했다. 이어서 검은 갑옷을 입은 암부 요원 10여 명과 구주군 갑옷을 입은 장군들도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했다.기사는 중세기의 고전적인 직업으로 근대에 들어서는 이미 사라진 존재였다.그런데 그들이 이제 다시 사람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도착한 기사들은 말에서 뛰어내려 맨손으로 교통사고가 난 차량의 문을 뜯어내어 갇힌 사람들을 구출한 후 차량을 들어 올려 군중 밖으로 던져버렸다.사람들은 넋을 잃고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괴력인가? 아니다. 이건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이 장면을 본 생방송 시청자들이 열광했다.“유라비아 기사들이 이렇게 세다고?”전 세계 사람들뿐만 아니라 유라비아인들조차 어리둥절해 했다.이 장면은 현장에 도착한 기자들에게도 포착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이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이때 군중들이 갑자기

  • 구주, 왕의 귀환   제1967화

    이 상황에 무슨 명령을 내릴수 있겠나.윌리엄은 신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를 직접 목격한적이 있었기에 오직 화진만이 그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빨리 후퇴하라!”그 말을 들은 특수 부대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이때 익숙한 문양이 새겨진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무덤 속으로 우르르 밀려들어왔다.“황혼 기사들이다. 성전 기사단 소속의 기사들이야.”윌리엄이 그들을 알아보자 선두에 선 성전 기사단장이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당신들은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상세히 기록해 세상에 알려야 하오. 악령이 실제로 존재하고 성전 기사단이 수백 년 동안 헨드리를 지켜오며 악마와 싸워왔음을 말이오.”기사단장이 검을 뽑아들자 검에서 황금빛이 터져 나오며 신성한 기운을 발산했다.다른 기사들도 단장을 따라 검을 꺼내며 이 검들은 신성한 힘으로 강화된 성검이고 무수한 악마를 베어 왔다고 설명했다.신성한 기운이 묘실을 뒤덮으며 으스스한 기운을 억눌렀다.윌리엄 일행은 가까스로 마음을 진정시킨 뒤 장비를 꺼내 녹화를 시작했다.이때 주작은 지표면에 위치한 지휘본부에서 신념술로 지하 상황을 감지하고 있었다.그녀는 성스러운 힘으로 강화된 무기라는 말에 코웃음을 쳤다.“뭐가 신성한 강화야? 그냥 옛날에 쓰다 남은 낡은 법구잖아. 유라비아 놈들은 이제 최하급 법구도 못만들어내는 거야?”만약 곤륜의 주의가 화진에만 집중되지 않았다면 유라비아을 비롯한 다른 대륙의 수련자들은 이미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이때 주작의 이어폰에서 천현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대장님, 우리 암부도 헨드리 왕도에서 여러 제단을 발견했어요. 이거 일종의 전법 같은데요? 우리는 전법에 대해 잘 몰라서 빙신전 놈들을 불러야할것 같아요.”이전에 암부의 세 지휘사도 비밀리에 왕도에 잠입했다. 인력이 부족했지만 조사를 위해 구주군에서 장군 십여 명을 지원받은 상태였다.주작은 즉시 청해에게 전음을 보냈다.“제단 전법이라고? 이건 틀림없이 아사 신전 놈들의 짓이야. 기다려. 내가 당장 가서

  • 구주, 왕의 귀환   제1966화

    그 말은 청해의 마음에 딱 들어맞아 아주 듣기 좋았다. 하지만 그도 자신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런 말은 그냥 듣고 넘길 뿐 진심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그놈들에게 분명히 다른 음모가 있을 거야. 하지만 주인님이 우리에게 내리신 명령이 설윤을 보호하는 것이니 그 여자를 잘 보호하자. 너희들 모두 잘 들어. 주인님은 나중에 너희들의 죄를 물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잘만 한다면 사형을 면하고 공을 세워 죄를 갚을 수도 있을 거야. 내가 주인님께 좋은 말도 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 주인님께서 기뻐하시면 큰 이익을 너희에게 하사하실 거다. 그렇게 되면 나도 마음을 놓을 수 있어.”청해의 말을 들은 부하들은 그의 뜻을 금세 알아차리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나중에 윤구주가 그들의 죗값을 물을 때 죽음을 면하고 공으로 죄를 갚을 수 있을지는 청해의 말 한마디에 달린 거 아닌가?그래서 이 빙신전의 신들은 윤구주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사 신전과 결사적으로 싸울 준비를 했다.다행히도 윤구주가 앞에서 대부분 압력을 막아 주고 있어 그들은 목숨을 걸고 나머지 적들과 싸울 수 있었다.빙신전이 회의실을 주요 전장으로 삼아 방어를 구축하고 있을 때 주작도 암암리에 움직이고 있었다.이전에 주작은 윌리엄과 함께 헨드리의 정보 요원들을 모아 비밀리에 왕도로 들어갔다. 그들의 노력으로 수많은 특수 부대원들이 다시 소집되어 팀으로 돌아왔다.왕도의 한구석.윌리엄이 이끄는 특수 부대 한 팀이 어떤 은신처를 조사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30명이 넘는 부대원들이 악취가 나는 하수구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자 낯선 지하 동굴이 그들의 눈앞에 펼쳐졌다.동굴에 들어서자마자 찬 바람이 그들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고 귀신의 울음소리 같은 소름 돋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앞쪽에는 불길한 푸른 불빛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탐조등을 켜자 지하 동굴이 비추어졌고 부대원들은 눈 앞에 펼쳐진 장면에 깜짝 놀라 숨을 죽였다.동굴 벽면에 크고 작은 무덤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

  • 구주, 왕의 귀환   제1965화

    헨드리 의회는 예정대로 개최되었다. 의회장에는 300명의 의원이 모였다. 평소 같으면 이익 집단별로 나뉜 의원들이 설전을 벌였겠지만 올해는 의회장이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모든 의원의 표정이 자연스럽지 않았고 어떤 이는 멍들어 있기도 했다. 의원들은 무의식적으로 최전열에 앉은 백색 정장 남자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 뒤에는 가면을 쓴 흑해골 전사들이 서 있었다. 그 남자는 다름 아닌 설윤의 삼촌, 디크스였다. 나이로 따지면 디크스는 70에 가까운 노인이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시간의 흔적이 전혀 없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처럼 생기발랄했다. 이것이 아사 신전의 작품이었다. 곤륜 구역의 수단으로 일반인을 젊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폐하, 설윤 공주가 왕도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차량 행렬이 거리를 순회 중이며 많은 군중들이 설윤 공주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뒤에 있던 흑해골 전사가 지금의 상황을 보고했다. 디크스가 레드 와인 잔을 흔들자 선글라스 사이로 비친 눈동자가 섬뜩한 붉은빛을 드러냈다. “상관없어. 오히려 안 올까 봐서 걱정이었지. 해외에 숨어있으면 찾기 어렵거든. 죽여 버리면 내가 정당한 권리를 얻을 거야. 그리고 이단자들은 주인님이 신적 기적을 보여주실 때 오늘의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 의회장 밖 거리에는 이미 엄청난 군중이 모여 설윤을 지지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차 안에서 군중의 지지에 감동한 설윤은 확신이 생겼다. 승리의 확신이 아니라 헨드리를 위해 희생할 각오다. 윤구주는 아무 생각 없이 저택에서 가져온 동화책을 뒤적이며 잔을 들고 평온하게 앉아 있었다. “구주왕, 이따 저랑 같이 들어가실 거죠?” 설윤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네? 당연하죠. 당신 혼자 들어가게 둘 생각 없어요.” 윤구주는 웃으며 답했다. 설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윤구주가 곁에 있으면 모든 게 괜찮을 거라 믿었다. “구주왕, 당신이 곁에 있으면 지옥에 빠져도 두렵지 않아요!” 설윤은 갑자기 윤구주의 팔을 움켜쥐

  • 구주, 왕의 귀환   제1964화

    “충성을 맹세해. 우리 화진의 투명장과 마찬가지다. 비록 너희 맹세가 별 의미는 없지만 형식적인 절차는 거쳐야 해.” 윤구주는 손을 저었다. 윤구주의 말에 성기사는 번역기를 꺼내며 말했다. “저희는 이자벨라 설윤 공주님께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하지만 구주왕 폐하도 약속을 지켜주셔야 합니다. 아사 신족을 완전히 섬멸할 때까지 최전선에서 싸워주세요.” 윤구주는 이미 그들이 이런 질문을 할 줄 알았다. 자신이 없으면 이들은 감히 아사 신족과 맞서지도 못할 것이다. 화진을 대표하는 자신이 등장했기에 그들에게 저항할 용기를 준 것이다. “몇 번을 말해야 해? 너희가 없어도 나는 아사 신족을 섬멸할 거야! 한 마디로 만약 너희가 앞으로 화진을 적대한다면 나는 하나씩 처단할 거야!” 이제 아무도 말이 없었다. 구주왕은 정말 순수한 사람이었다. 오직 자신의 나라만을 생각하는 순수하고 단일한 목표를 가진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무적이었다. 기사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설윤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전하, 우리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당신을 보호할 것입니다. 이미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설윤은 여전히 충격 속에 빠져 있었다. 행복이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용기와 결심을 보여줘요. 이틀 후, 헨드리 의회에서 디크스를 몰아내고 당신의 권력을 되찾아야 해요!” 윤구주의 목소리는 설윤에게 확신을 주었다. “아니요! 저는 헨드리 국민의 존엄을 지킬 거예요! 신이라도 우리를 노예로 만들 순 없어요!” 설윤의 눈빛은 확고해졌다. 윤구주가 이 모든 준비를 한 이유는 그녀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함이었다. 이틀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의회가 열리는 날, 빙신전과 황혼 기사회의 수련자들은 헨드리 왕도에 잠입해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케일 공작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설윤에게 충성할 것을 선언하고 디크스의 즉위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영향으로 헨드리 국내외 군대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왕도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