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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하지만 소채은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아빠! 제가 한 번만 더 말할게요. 제가 누굴 좋아하던 사랑하던 제발 간섭하지들 하지 마세요! 만약에 예전처럼 저를 대할 거면 아빠한테는 미안하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구주를 데리고 떠날 거예요!”

소채은이 화를 낼까 봐 두려웠던 소청하는 얼른 달래기 시작했다.

“채은아, 화 좀 내지 마! 아빠도 널 위해 하는 말이잖아!”

소채은이 기분이 풀린 것 같지 않자 소청하는 계속 말했다.

“알았어! 알았으니깐. 네가 걔를 챙기든 말든 아빠는 너를 다 이해하고 응원할게! 하지만 쟤가 진짜 누군지 알기 전까지는 둘의 사이가 더 가까워지는 건 아빠가 허락 못해! 알겠지?”

“네!”

“그래!”

이렇게 윤구주에 대해서 두 사람은 잠시 합의를 봤다.

“채은아, 이젠 네가 SK제약을 책임질 테니깐 내일 나랑 같이 회사 좀 다녀오자!”

“우리 직원들을 달래기도 할 겸!”

소청하의 말을 듣고 소채은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네!”

...

이날밤, 윤구주는 소씨 저택에 머물렀다.

소채은은 자기 안방이랑 가까운 방으로 윤구주와 까망이를 배치했다.

“구주야, 편하게 잘 자! 내가 옆방에 있으니깐 무슨 일이 있으면 나를 부르면 돼 걱정하지 마!”

소채은은 아름다운 눈을 깜빡이면서 윤구주에게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윤구주는 인사를 하면서 팔을 들었더니 방문이 쾅하면서 자동으로 닫혔다.

조용한 방안에는 윤구주와 까망이만 있다.

윤구주는 창가 쪽으로 걸어가 밖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채은의 일은 이젠 거의 마무리가 됐군. 나도 빨리 내 몸을 회복해야겠어.”

이렇게 말하고 윤구주는 양반다리를 하고 땅에 앉았다.

10개국 간의 전쟁.

윤구주는 비록 강자에게 포위되었지만 제일 치명적인 상처는 바로 체내에 있는 기린화독였다.

윤구주가 윗옷을 벗더니 가슴 쪽에 빨간색 상처가 눈에 띄였다. 그 상처는 꽤나 깊었고 곧 분출하려는 화산의 자주색 암장과도 같았다. 스며든 독은 거미줄을 친 듯 마냥 몸속 곳곳으로 범위를 넓혀갔다.

상처를 바라보는 윤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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