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아, 뭐 해? 얼른 사인하지 않고. 빨리 DH그룹에게 고맙다고 해야지!”소청하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애써 달래며 소채은에게 말했다.천희수도 소채은을 재촉하였다.“채은아! 사인해 얼른. 사인!”소천홍 부자는 질투심에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DH그룹이 이런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하지만 소채은은 사인하지 않고 멍하니 손에 들고 펜을 들고 주식 법인 양도서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이 모든 게 다 진짜일까!’‘왜 꿈을 꾸는 것 같지!’어리둥절해진 소채은은 어떻게 이 일을 처리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소채은이 펜을 들고 사인을 하지 않자 소청하와 천희수는 조급한 마음을 숨길 방법이 없었다.소채은이 얼른 사인을 마치고 SK제약을 다시 소씨 가문 손에 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그리고 앞으로 DH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누구라도 얼른 사인을 하고 싶은 유혹적인 제안들이었다.모든 사람들이 소채은이 사인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소채은은 저도 모르게 윤구주를 바라보며 도움의 눈길을 청했다.“구주야...”소채은도 왜 이 순간 윤구주가 생각나는지 모른다.이름을 불린 윤구주는 소채은 쪽으로 걸어왔다.“구주야. 이 사인을 어떻게 해야 돼?”소채은이 묻자 소청하와 천희수는 덜컥 화를 냈다.“바보야, 네가 사인하는 건데 왜 쟤한테 물어봐? 쟤는 그냥 외부인인데.”소청하가 이렇게 말하자 천희수도 한마디 덧 붙였다.“그래 채은아. 쟤가 뭔데? 물어볼게 뭐 있다고?”하지만 소채은은 부모님의 충고를 귓등으로 듣고 여전히 맑은 눈으로 윤구주를 바라봤다.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소채은은 윤구주의 말을 더 믿고 싶었다.윤구주가 부드러운 시선으로 소채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사인해!”윤구주의 말을 듣자 소채은은 끝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았어. 네 말대로 사인할게!”그리고 소채은은 펜을 들어 빠른 속도로 자기 이름을 사인했다!사인을 마친 후 표태훈이 말했다.“자, 그러면 지금부터
이번 일로 인해 SK제약은 많은 돈을 벌었지만 앞으로 1000억이라는 투자액을 받을 생각과 DH그룹 와의 장기간 협업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소꿉놀이 같았다.하지만 그들이 질투한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SK제약은 지금 소채은의 이름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둘째, 축하해!”“네 딸이 DH그룹 대표랑 이런 사이인 줄도 몰랐어!”소천홍은 겉으로 축하하는 척했지만 속으로는 이를 갈고 있었다.소청하도 자기 형님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에 너무 기뻐하는 티를 내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축하는 무슨. 그저 앞으로 우리 소씨 가문이 다시 일어서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그리고 소청하는 소천홍을 더 대꾸하지 않고 천희수에게 물었다.“여보, 우리 채은이는?”“채은이랑 걔는 아직도 방에 있어요!”천희수가 귀띔했다.“참! 눈치도 없네. 멍청하게 아직도 쟤랑 같이 놀고 있으면 어떡해? 제정신이야!”“여보, 우리 채은이 찾으러 가자!” ...세련된 인테리어의 거실.소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경축하고 있을 때 소채은은 혼자 시무룩해 있었다.소채은은 지금 방 안에서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아름다운 턱을 괴고 맑은 눈으로 앞을 바라면서 멍을 때리고 있다.그녀의 옆에는 윤구주와 까망이도 있었다.그렇게 한참을 멍 때리다가 소채은은 “아이고”하면서 한숨을 쉬였다.윤구주는 그런 소채은을 보면서 물었다.“기분이 안 좋아?”“DH그룹 주세호가 갑자기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고 심지어 SK제약까지 내 이름으로 넘겨주면서 나를 부자로 만들어줬는데, 내가 기쁠 수 있겠어?”소채은이 이렇게 말하자 윤구주는 이해가 안 된다는 식으로 물었다.“그러니깐 이건 좋은 일이잖아.”“좋은 일 맞긴 하지만 나한테는 아니야!”“왜?”윤주구가 물었다.“한번 생각해 봐. 세상에 공짜는 없어. 강성 제일 갑부가 아무 이유도 없이 나한테 이렇게 큰 선물을 주는 게 수상해도 너무 수상하지 않아?”윤구주는 지나치게 의심을 하는 소채은을 달래면서 말했다.“네가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건 아니
서재에 들어서자 소청하는 방문을 잠갔다.“채은아, 자 여기 앉아. 아빠랑 얘기 좀 하자.”소청하는 다정스럽게 소채은의 손을 잡고 말했다.소채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청하 곁에 앉았다.“채은아, 아빠랑 제대로 말해봐. 강성 제일 갑부인 주세호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소청하는 의자를 소채은 쪽으로 당기면서 물었다.“저는 주세호랑 만난 적도 없어요!”소채은은 솔직하게 대답했다.“주세호를 모른다고? 그럴 수가! 채은아, 아빠를 속이지 말고 말해. 아빠는 네가 어떻게 DH그룹이랑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인지 궁금해서 그래.”소청하는 소채은의 대답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아빠, 저는 진짜 DH그룹에 대해서 일도 모르고 주세호랑도 모르는 사이예요!”“진짜?”“진짜!”소청하는 무척 당황했다.“모르는 사이인데 왜 DH그룹에서 너한테 이렇게 잘해주지? SK제약을 네 이름으로 넘겨주기까지 하다니. 네가 뭘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이건 무려 몇백억 값어치가 되는 기업이야!”소채은은 머리를 저으면서 말했다.“사실 저도 어리둥절해요!”소청하는 소채은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으니 더 말문이 막혔다.높은 가격으로 SK제약을 인수하고 또 그걸 다시 소채은에게 넘겨준다!DH그룹은 돈이 넘쳐나서 미친 짓을 하는 게 아닌지 싶었다.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소청하는 입을 열었다.“어찌 되었든 우리 소씨 가문은 다시 살아난 것과 마찬가지야! 이건 다 채은이 네 덕분이야!”“앞으로 네가 바로 SK그룹 대표야!”“네 큰 아버지도 함부로 너한테 뭐라고 못할 거야!”소청하는 웃으면서 말했다.이 말을 듣자 소채은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아빠, SK제약도 이젠 제 이름으로 되었는데. 그럼 조성훈과의 약혼은 없던 일도 하시는 거죠?”“그럼, 그럼!”“강성 제일 갑부인 DH그룹이랑 협업하는 사이인데 고작 중해그룹 따위가 이젠 우리 눈에 들어오겠어?”“채은아, 걱정하지 마! 약혼을 취소하는 일은 아빠한테 맡겨!”소청하는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하였다.이
하지만 소채은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아빠! 제가 한 번만 더 말할게요. 제가 누굴 좋아하던 사랑하던 제발 간섭하지들 하지 마세요! 만약에 예전처럼 저를 대할 거면 아빠한테는 미안하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구주를 데리고 떠날 거예요!”소채은이 화를 낼까 봐 두려웠던 소청하는 얼른 달래기 시작했다.“채은아, 화 좀 내지 마! 아빠도 널 위해 하는 말이잖아!”소채은이 기분이 풀린 것 같지 않자 소청하는 계속 말했다.“알았어! 알았으니깐. 네가 걔를 챙기든 말든 아빠는 너를 다 이해하고 응원할게! 하지만 쟤가 진짜 누군지 알기 전까지는 둘의 사이가 더 가까워지는 건 아빠가 허락 못해! 알겠지?”“네!”“그래!”이렇게 윤구주에 대해서 두 사람은 잠시 합의를 봤다.“채은아, 이젠 네가 SK제약을 책임질 테니깐 내일 나랑 같이 회사 좀 다녀오자!”“우리 직원들을 달래기도 할 겸!”소청하의 말을 듣고 소채은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다.“네!” ...이날밤, 윤구주는 소씨 저택에 머물렀다.소채은은 자기 안방이랑 가까운 방으로 윤구주와 까망이를 배치했다.“구주야, 편하게 잘 자! 내가 옆방에 있으니깐 무슨 일이 있으면 나를 부르면 돼 걱정하지 마!”소채은은 아름다운 눈을 깜빡이면서 윤구주에게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윤구주는 인사를 하면서 팔을 들었더니 방문이 쾅하면서 자동으로 닫혔다.조용한 방안에는 윤구주와 까망이만 있다.윤구주는 창가 쪽으로 걸어가 밖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채은의 일은 이젠 거의 마무리가 됐군. 나도 빨리 내 몸을 회복해야겠어.”이렇게 말하고 윤구주는 양반다리를 하고 땅에 앉았다.10개국 간의 전쟁.윤구주는 비록 강자에게 포위되었지만 제일 치명적인 상처는 바로 체내에 있는 기린화독였다.윤구주가 윗옷을 벗더니 가슴 쪽에 빨간색 상처가 눈에 띄였다. 그 상처는 꽤나 깊었고 곧 분출하려는 화산의 자주색 암장과도 같았다. 스며든 독은 거미줄을 친 듯 마냥 몸속 곳곳으로 범위를 넓혀갔다.상처를 바라보는 윤구주의
다음날.소채은은 깨여난 후 방 안의 온도가 너무 춥다며 혼잣말을 했다.“헐. 지금 10월인데 왜 이렇게 춥지?”소채은은 목을 움츠리고 겨우 침대에서 일어났다.집 밖의 날씨는 화창하지만 소채은방의 창가에는 얇은 서리가 내렸다.“날씨가 이상해도 너무 이상해!”소채은은 중얼거리였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그리고 윤구주의 방문 앞에서 와서 똑똑똑 문을 두드렸다. 인기척이 들리지 않자 소채은은 웃으면서 말했다.“기억상실증 윤구주씨, 꿀잠을 자고 있네.”윤구주를 깨우지 않고 소채은은 돌아가서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었다.소채은 부모님과 소청홍부자는 일찍부터 나와 거실에서 소채은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녀가 걸어오자 소청하가 달려가면서 말했다.“채은아. 드디어 깨어났네! 우리 모두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다들 이렇게 빨리 일어나서 왜 저를 기다리는 거죠?”소채은이 물었다.“바보야. 까먹었어? 오늘은 네가 SK제약 대표로 출근하는 첫날이잖아. 그래서 우리가 너를 데리고 회사구경이나 시켜주려고.”“아~”“시간도 다 됐는데 우리 얼른 출발할까?”소청하가 물었다.소채은은 윤구주랑 같이 떠나고 싶었지만 윤구주가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냥 소청하와 같이 가기로 했다.“네!”“우리 조카 채은아!”소천홍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나쁜 마음을 품은 게 뻔한 소천홍을 바라보면서 소채은의 얼굴색은 어두워졌다.“채은아! 이젠 SK그룹이 네 이름으로 되었지만 네가 회사경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잖아. 너를 위해서 오늘 우리 아들 소진이가 너랑 같이 회사에 다녀올까 하는데. 그리고 네가 회사를 경영하기 귀찮다면 큰 아버지한테 계속 맡겨도 돼!”이 말을 듣자 소채은은 콧방기를 뀌였다.소진웅이 건강할 때 소청하에게 SK그룹을 맡기려고 했지만 할아버지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소천홍은 소청하의 자리를 비겁하게 빼앗아 갔다.그런데 지금 소천홍이 이렇게 말하자 소채은은 어이가 없는 듯 대답했다.“SK그룹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큰 아버지는 쉬고 있으세요
“아버지 그만 화 풀어요. 그 계집애가 직접 회사를 경영하겠다면 한번 해보게 놔두죠. 얼마나 잘하나 한번 봅시다!”“잊지 마세요. SK제약에는 다 우리 사람들이잖아요!”소진은 수상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그래. 네 말이 맞아. 이 계집애가 마음대로 내 자리를 넘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꿈 깨라고 해! 소진아. 당장 그쪽에 전화해서 이걸 알려줘...”소천홍은 소진의 귀에 대고 몇 마디를 하더니 소진은 음흉하게 웃었다.“알겠어요 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좋은 구경이나 하세요!”그리고 소진은 구석으로 걸어가 전화를 걸었다. ...소채은네가 SK제약에 도착했을 때 윤구주는 아직도 방 안에서 더러운 기를 토하고 신선한 기를 마시면서 수련하고 있었다.한참 후, 윤구주는 눈을 떴다.그의 앞에는 뿜어져 나오는 내력은 안개처럼 자욱했다. 윤구주가 눈을 뜨면서 차츰차츰 내력은 몸속으로 스며들어갔다.윤구주는 기지개를 켜고 땅에서 갑자기 일어서더니 방문을 열었다.눈부신 해살이 비추이는 문밖.윤구주는 소채은을 찾으러 갔으나 소채은의 방은 텅 비어있었다.하인 아줌마에게 물어서 소채은아가 소청하랑 SK제약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래. 우리 바보 채은이가 드디어 소씨 가문 회사의 주인이 되었군!”윤구주는 방긋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소씨 저택에서 목적 없이 산책을 하였다.소씨 가문은 급으로 따지면 삼류정도 되는 부잣집이었지만 저택은 아주 넓었다.특히 저택 뒤에 있는 정원은 유난히 컸다.윤구주는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가 사당 한 채가 윤구주의 눈에 들어왔다. 사당에서는 진한 한약냄새가 풍겨왔다.“어우! 한약 냄새!”“누가 아픈가?”윤구주는 호기심에 못 이겨 사당 쪽을 바라보다가 뚜벅뚜벅 걸어 들어갔다.사당은 무척 조용했고 여기를 지키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윤구주는 문쪽으로 걸어가 먼저 문을 두드려 인사를 했지만 인기척 소리가 들리지 않자 문을 열고 들어갔다.사당 안은 조용하고 우아한 분위기였지만 진한 한약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것들을 바라보면서 윤구주는 가슴이 뭉클해졌다.“어르신?”윤구주는 낮은 목소리로 불러보았지만 어르신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윤구주는 어르신의 맥박을 체크해 보았다. 심장은 느린 속도로 뛰고 있었고 호흡도 약하며 심지어 신장기능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듯하였다.하지만 이것들은 치명적인 문제가 아니다.어르신의 복부에 자란 종양이야말로 제일 치명적인 원인이었다.이것은 보통 종양아 아니라 기체 덩어리였다.윤구주는 보통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 기체 덩어리를 가까이하는 순간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이것은 무술을 전공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내력이었다.어르신이 가지고 있는 이 내력은 단전에 스며들지 못하고 복부 외측에서 맴돌고 있어서 소화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아! 알았다!”“어르신이 무조건 무술을 연마하는 와중에 착오가 생겨서 이렇게 되었네!”윤구주는 해결할 방법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어르신을 다시 바라봤다.“오늘 저를 만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과거에 영광스러운 군인이었던 것을 보아서라도 제가 오늘 어르신의 생명을 구해드릴게요!”이렇게 말한 후 윤구주는 손바닥으로 어르신 복부에 있는 내력 덩어리를 내리눌렀다. 그러더니 내력은 천천히 어르신 몸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윤구주의 내력까지 더해져 천천히 어르신의 몸으로 스며들면서 창백했던 어르신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그리고 몇 분 뒤, 어르신은 눈을 떴다.“너...”이름 모를 청년이 자기 옆에 서있는 것을 보고 어르신을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는 한 손을 복부에 올려놓고 종양을 부여잡는 자세를 하면서 일어앉으려고 했다.윤구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제가 어르신의 생명을 구해줬어요!”가까스로 숨을 쉬던 어르신은 어리둥절해졌다.그리고 자기 복부에 있던 종양을 만졌는데 놀랍게도 그 종양은 완전히 사라졌다.더 이상한 점은 종양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복부에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더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진웅은 자신의 군복을 보면서 물었다.“혹시 젊은이도?”윤구주는 웃으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어쨌든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저 소진웅은 이 은혜를 꼭 평생 기억하면서 보답할게요!”소진웅은 다시 공손하게 말했다.“사실 어르신이 걸린 것은 병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렇게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거예요!”“병이 아니라고요?”소진웅이 물었다.“네!”윤구주는 대답하고 소진웅에게 물었다.“어르신, 혹시 예전부터 무술을 연마했나요?”“어떻게 아셨죠?”소진웅은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윤구주는 담담하게 말했다.“어르신의 병은 무술을 연마하다가 문제가 생겨서 내력이 복부에 집결되면서 억눌렸을 뿐입니다. 저는 그 내력을 풀어 드린 것뿐이고요!”그 말을 듣자 소진웅은 멍해졌다.“고수네요! 젊은이야말로 명의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사람인 것 같네요!”“솔직히 말하면 제 병은 확실히 무술을 연마하다가 생긴 것이에요.”“사십여 년 전 어느 전쟁의 시체 더미에서 찢어진 권법책을 주운적이 있어요. 군대에서 제대하고 재미로 연습을 해보려고 했는데 점점 몸이 이상해지더라고요. 그러다가 복부에 아까 보셨던 종양 같은 게 자라났어요...”소진웅은 이 일의 자초지종을 윤구주에게 설명했다.그리고 수년 동안 중서양의 명의를 찾아서 치려를 해보려고 했지만 모두들 속수무책이라고 말했었다.소진웅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자신의 이 병을 어떤 젊은이가 고쳐줄 거라고!윤구주는 소진웅의 말을 듣자 고개를 끄덕이였다. 윤구주의 추측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어르신은 무술을 연마하다가 이렇게 된 것이었다.“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지요?”소진웅은 격동된 어조로 물었다.“저의 이름은 윤구주라고 합니다. 저를 그냥 구주라고 부르세요.”“오오. 이름이 구주구나!”“우리 손녀랑은 친구예요?”“네!”윤구주가 대답하자 소진웅은 윤구주를 아래위로 훑더니 그의 카리스마와 잘생긴 비주얼을 보고 말했다.“구주야. 솔직하게 말해봐! 우리 손녀랑 연애하는 사이 아니야?”‘응?’윤구주는 말문이
흑여산맥, 화진 병영.다무는 윤구주에게 임명받아 진정한 구주군의 멤버가 된 뒤로는 자긍심을 느꼈다.비록 그는 나이도 많고 다리도 불편했지만 다시금 화진의 군복을 입게 되자 70을 앞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풍당당했다.주변에 있던 국경수비대 병사들은 이미 모두 윤구주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그들은 흥분되기도 하고 또 두렵기도 했다.한때 화진의 왕이었던 그가 돌아왔다는 사실이 흥분되었고, 군법을 엄격히 지키지 않은 나태한 태도 때문에 벌을 받게 될까 봐 두려웠다.“아저씨, 혹시 우리 구주왕이랑 아주 친한 사이인가요?”이때 국경수비대 병사 몇 명이 다무의 곁으로 다가갔다.다무는 그 말을 듣더니 자랑스럽게 말했다.“당연하지. 우리 저하는 이 늙은이를 구해준 적이 있다고!”“정말 대단하시네요! 아저씨, 만약 저하께서 저희를 벌하겠다고 하시면 꼭 저희 대신 말 좀 해주세요!”국경수비대 병사 몇 명이 다무에게 말했다.다무는 웃으며 대꾸했다.“걱정하지 마! 법을 잘 준수하며 우리 화진의 국경을 지킨다면 저하께서는 절대 너희를 벌하지 않을 테니까!”“네,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목숨 걸고 화진의 영토를 지킬 거예요!”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군용차량 한 대가 그들 쪽으로 달려왔다.군용차량이 멈춰서자 군복을 입은 유기철이 차에서 내렸다.“지휘관님께서 돌아오셨어!”“지휘관님을 뵙습니다.”근처에 있던 병사들은 유기철을 보더니 곧바로 경례를 했다.유기철은 차에서 내리며 물었다.“저하께서 잡으라고 했던 놈들은 전부 잡은 거야?”“지휘관님, 전부 잡았습니다. 그들 모두 지금 구금실에 구금되어 있습니다.”“좋아! 빌어먹을 배신자들, 저하께서 돌아오시면 그놈들 목을 전부 베어버려야지!”다무는 이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지휘관님, 저하는요?”다무가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바로 윤구주였다.유기철과 윤구주는 함께 떠났는데 유기철만 돌아왔기에 다무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유기철은 웃는 얼굴로 설국 방향을 바라보며 자랑스럽게 말
남은 네 명의 신전 제사장이 입을 떼자마자 금빛 용이 그들을 향해 달려들며 그중 한 명을 삼켜버렸다.나머지 세 제사장은 술법을 이용하여 반격할 생각이었지만 그들의 공격은 금빛 용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결국 금빛 용은 모든 제사장을 집어삼켰다.“안 돼! 안 돼! 안 된다고!”설국 군신인 세나미는 윤구주가 자신의 정예군들을 모조리 죽이자 피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악마 같은 놈! 가만두지 않겠어!”용기를 낸 세나미는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 내서 바닥에 떨어진 두 검을 들고 윤구주를 향해 달려들었다.그런데 윤구주의 곁에 도착하자마자 윤구주가 손을 휘저었고 그 순간 세나미는 충격 때문에 멀리 날아갔다.세나미는 헐떡이면서도 다시 일어나려고 했다. 그녀는 계속 싸울 생각이었다.그러나 윤구주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날 건드리지 마. 내가 오늘 널 살려준 이유는 네가 그 유목민들을 풀어줬기 때문이니까. 난 6년 전 이미 얘기했어. 만약 설국인들이 감히 또 한 번 우리 화진의 땅을 밟는다면 설국을 없애버릴 거라고. 그런데 설국은 우리 화진의 세가들과 작당하여 화진의 무학을 훔쳐 배웠고 심지어 화진의 영토까지 침략하려고 했어. 네가 말해 봐. 설국인들은 죽어 마땅하지 않아?”칼과 같은 날카로운 말들이 세나미의 귓가를 파고들었다.세나미는 몸을 벌벌 떨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오늘 내가 널 살려줬으니 운이 좋은 줄 알아. 하지만 지금부터 넌 내 노예가 되어야 해.”노예라는 말에 세나미는 넋이 나갔다.그녀는 설국의 군신이며 세나스의 딸이었고, 동시에 설국 광명 신전 대신관의 수제자이자 현임 설국 국주의 약혼녀로 곧 설국의 여황후가 될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윤구주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니?세나미는 뭔가 더 말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윤구주가 허공에 대고 손을 움켜쥐자 보이지 않는 힘이 세나미를 속박했고 결국 세나미는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세나미는 그러한 상황에서 큰 목소리로 외쳤다.“이거 놔! 마귀 같은 놈! 이거 놓으라고...
“불사조!”설국 제사장들은 세나미가 시전한 불사조를 본 순간 전부 흥분해서 소리쳤다.“이건 우리 광명 신전의 금기 비술인데 세나미 아가씨가 이렇게 젊은 나이에 배웠을 줄이야!”다룬 제사장은 가장 먼저 흥분해서 외쳤다.“맞아요. 소문에 따르면 우리 대신관님은 과거 이 열반술로 강과 바다를 불태웠다고 해요. 우리 신전의 최고 기술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걸 이미 세나미 아가씨께 전수해 줬네요! 저 빌어먹을 화진 놈은 틀림없이 패배할 거예요!”다들 흥분한 와중에 세나미는 거대한 불사조를 조종하여 윤구주를 공격하게 했다.자신을 향해 매섭게 돌진하는 불사조를 본 윤구주는 갑자기 고개를 홱 들어 올리면서 차갑게 코웃음 쳤다.“나랑 놀고 싶은 모양인데, 그러면 이 몸이 실컷 놀아주겠어! 용이여, 나오거라!”윤구주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자 고대 용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울려 퍼졌다.그 울음소리는 귀청을 사정없이 때리면서 멀리 퍼져 나갔고 설국 병사들은 전부 충격에 빠졌다.바로 그 순간, 금빛의 거대한 용의 허상이 갑자기 윤구주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용이다!”“세상에, 저거 용이야?”설국의 한 제사장이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정말 용이야!”다룬 제사장도 넋이 나갔다.금빛 용은 하늘로 올라가서 세나미의 불사조와 대립했다.윤구주의 금빛 용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울음을 토하며 세나미의 불사조를 향해 날아갔다.불사조는 투지가 가득해 보였다. 금빛 용이 달려들자 불사조는 길게 울면서 두 개의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엄청난 불길로 금빛 용을 속박하려고 했다.그러나 금빛 용은 불사조의 공격에도 꿈쩍하지 않았다.금빛 용이 거대한 꼬리를 말자 돌풍 같은 충격파가 불꽃들을 걷어냈다. 그런 뒤 용은 불사조의 날개를 물었다.깍!용에게 물린 불사조는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뒤로 물러나려는데 금빛 용의 거대한 몸이 불사조의 몸과 한데 얽혔다.용과 봉황이 하늘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그 광경에 아래쪽에 있던 설국의 광전사들과 제사장들은 전부
그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닌 것처럼 들렸다.그러나 왠지 모르게 다들 바짝 긴장해서 숨 한 번 크게 쉬지 못했다.세나미는 설국의 군신으로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무적이었다.그러나 오늘 윤구주 같은 악마를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손을 쓰려고 했다.그녀가 들고 있던 두 장검에 현기가 주입되었고 장검은 점점 더 놀라운 불꽃을 뿜어댔다.세나미가 몸을 움직임과 동시에 두 검에서 적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세나미는 검망을 교차시키더니 버럭 외쳤다.“베어라!”무시무시한 불꽃이 윤구주를 향해 날아들었지만 윤구주는 꼼짝하지 않았다.그는 심지어 왼손을 등 뒤로 가져갔고 오른손으로는 일그러진 천지 원기를 순식간에 한데 모아서 흰색의 지현을 만들어냈다.지현이 세나미의 검망에 닿는 순간 굉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천지의 원기가 세나미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첫 번째 공격.”윤구주는 발을 움직이지 않았다. 주변에 있던 설국 전사들과 제사장들은 윤구주가 정말로 두 발을 움직이지 않고 세나미의 공격을 받아내자 전부 깜짝 놀라서 새된 소리를 질렀다.“괴물이야!”“젠장, 저놈은 괴물이 틀림없어!”“두 발을 움직이지도 않고 세나미 아가씨의 공격을 받아냈어!”세나미는 첫 번째 공격이 먹히지 않자 갑자기 길게 소리를 지르면서 모든 힘을 두 검에 주입했다.이 순간 그녀의 몸은 두 검과 한 몸이 되었다.검망이 다시 한번 하늘에서 내려왔다.이번 공격은 첫 번째 공격보다 훨씬 더 강해 보였다.난폭한 검의 기운이 윤구주를 향해 날아들었고 윤구주는 구양진기를 이용하여 구양진기가 나타나는 순간 거대한 보호막을 만들어 몸을 감쌌다.쿵!세나미의 두 검이 윤구주의 금빛 보호막에 닿았다. 순간 무시무시한 검망이 주변 눈꽃들을 휘날리게 했고 대지도 심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윤구주는 여전히 두 발을 움직이지 않았다.“두 번째 공격.”윤구주가 두 번째 공격이라고 하자 설국인들은 모두 겁에 질렸다.세 번째 공격까지 실패한다면 그들은 죽게 될 것
“방금 뭐라고 했어?”세나미는 파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네가 무고한 유목민들을 풀어주는 걸 보지 못했더라면 난 일찌감치 너희를 전부 다 죽였을 거야.”윤구주가 다시 말했다.세나미는 그 말을 듣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설마... 두 시간 전쯤 우리 주변에 있던 게 당신이었나?”윤구주는 호탕하게 웃었다.“드디어 조금 똑똑해졌네.”그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설국인들 모두 넋이 나갔다.예전에 세나미의 북극 늑대가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을 때 설국 제사장과 광전사들은 세나미가 너무 의심 많은 성격이라 근처에 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라고 여겼다.그러나 윤구주가 그들의 앞에서 그 얘기를 언급하자 다들 깜짝 놀랐다.“이... 이럴 수가... 우리는 무려 80여 킬로미터의 길을 걸었는데, 어떻게 당시에 근처에 있었다는 거지?”한 제사장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는 차갑게 웃었다.“벌레만도 못한 놈들, 내가 원한다면 아무리 먼 곳에 있는 것도 난 다 볼 수 있어!”설국인들은 윤구주의 신념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지 못했다.윤구주의 말을 들은 제사장들은 다시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런데 세나미가 갑자기 말했다.“설마 전설 속 유체 이탈의 경지에 오른 건가?”“유체 이탈이요?”제사장은 세나미를 바라보았다.“맞아. 우리 선생님께서는 능력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유체 이탈이 가능해서 백 리 밖으로도 갈 수 있다고 하셨어.”세나미는 중얼거리며 말했다.그녀가 선생님을 언급하자 그 자리에 있던 제사장들은 모두 흠칫했다.세나미의 선생님이 설국 광명 신전의 제1 대신관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젠장, 저 자식 정말로 화진의 절정 강자인가 보네요!”다룬 제사장이 소리쳤다.절정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의 눈동자에 두려움이 드리워졌다.그러나 윤구주는 오히려 웃었다.“설국 놈들 정말 너무 약하네. 절정 따위는 내게 아무것도 아니야.”윤구주의 말을 들은 설국인들은 전부 분노
“다들 물러나. 당신들은 이 화진 사람의 상대가 되지 않아.”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는 검을 뽑은 뒤 호통을 쳤고, 남아있는 광전사들과 제사장들은 세나미의 말을 듣고 뒤로 물러났다.세나미는 검을 꼭 쥐고 싸늘한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오늘 당신의 상대는 나야.”세나미가 말을 마치자마자 두 장검에서 갑자기 기묘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한눈에 봐도 평범한 물건은 아니었다.설국 군신인 세나미의 두 검이 반짝이는 순간, 그녀의 몸에서 절정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윤구주는 덤덤한 눈길로 세나미를 바라보더니 차갑게 웃었다.“겨우 네가?”세나미는 윤구주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걸 알고는 코웃음을 쳤다.곧이어 은색 갑옷을 입은 설국 군신 세나미는 훌쩍 뛰어올랐고 동시에 그녀가 쥐고 있던 두 장검에서 무시무시한 불꽃이 눈부시게 뿜어져 나왔다.“염도결!”세나미가 외치자 두 검에서 일그러진 화염이 순식간에 길게 뿜어져 나왔다.검은 섬뜩하게 빛나면서 뜨거운 화염과 함께 윤구주를 베려고 했다.역시나 설국의 군신다웠다.그녀의 공격은 화진의 절정 삼중천의 강자와 맞먹을 정도였다.특히 그녀가 들고 있는 핏빛의 검은 보기 드문 보물이었다.핏빛의 검이 뜨거운 화염과 함께 허공에서 내려와 윤구주를 공격하려고 했다.그러나 윤구주는 그녀가 안중에도 없었다.비록 세나미의 실력은 절정 삼중천과 엇비슷한 정도였지만 사상이나 오악, 육도 수준의 절정 강자도 윤구주 앞에서는 맥을 못 췄으니 세나미는 말할 것도 없었다.검이 날아오는데도 윤구주는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살짝 튕겼고 쿵 소리와 함께 금색 빛줄기 두 개가 세나미의 장검을 공격하며 쾅쾅 소리를 냈다.세나미는 윤구주의 공격에 충격을 받고 허공에서 날아갔다.그렇게 수십 미터쯤 물러나서야 그녀는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착지할 수 있었다.지면이 쩌적 소리를 내면서 갈라졌다.검을 쥔 세나미의 두 손이 떨리고 있었다. 뼈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손목에서 전해졌고, 정령 같은 그녀의 아름다운 얼
윤구주가 단칼에 수많은 광전사들을 죽이자 다룬 제사장뿐만 아니라 세나미 역시 표정이 어두워졌다.윤구주가 이렇게 강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다들 조심해! 이 건방진 놈은 신급 경지인 것 같아!”다룬 제사장이 외쳤다.신급 경지라는 말에 광전사들은 더는 방심할 수 없었다.그들은 곧바로 입으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고 주문을 읊자 그들의 피부에서 빛이 나면서 곧 동공에서 야수와도 같은 난폭함이 날뛰기 시작했다.그것은 설국의 유명한 수화술이었다.수화라는 것은 광전사들로 하여금 야수처럼 변하게 하는 술법이었다. 그들은 수화를 통해 야수와도 같은 힘과 속도를 가지게 되고 공격력도 한 배 더 증가하게 된다.“죽이자!”수화를 한 광전사들은 다시금 윤구주를 향해 덤벼들었다.그러나 그들이 어떻게 윤구주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윤구주는 또 한 번 손가락으로 검을 만들었고 무시무시한 검기가 다시 한번 광전사들을 공격했다. 그가 매번 검을 휘두를 때마다 여러 명의 광전사들의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처절한 비명과 앓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윤구주는 자신에게 덤비는 자들을 모두 죽였다.설국 병사들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연민이 전혀 없었다.그들이 먼저 죽음을 자초했기 때문이다.감히 화진의 영토를 침범하다니?게다가 화진의 백성들을 괴롭히다니?그런 자들이 죽지 않으면 누가 죽어야 한단 말인가?잠시 뒤 백여 명의 설국 광전사들이 윤구주의 검에 목숨을 잃었다.새하얗던 눈밭은 이미 핏빛으로 물들었고 시체는 산더미처럼 쌓였다.“젠장! 저 화진 놈 너무 강해요! 우리가 같이 덤벼야 해요!”다룬 제사장이 입을 열었고 다른 네 명의 제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갑시다!”다섯 명은 빠르게 움직여 전투에 참여했다.설국 제사장은 화진의 술법 수련자들과 비슷했다.그들은 술법을 수련하여 여러 가지 신통한 술법을 부렸다.다섯 명의 제사장은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들었다. 순간 쿵 소리와 함께 잿빛 하늘에 검은 소용돌이가 생겼다.소용돌이가 생기자 다룬 제사장이
‘뭐라고? 4,000여 명의 설국 전사들을 죽였다고?’윤구주의 말을 들은 순간 다룬 제사장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물었다.“설마... 네가 우리 설국의 진영 다섯 개를 전부 파괴했다는 거야?”“그래!”윤구주는 패기 넘치게 인정했다.“그... 그... 그게 가능해? 어떻게 혼자서 우리의 수많은 설국 정예군들을 죽일 수 있지?”다룬 제사장은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말했다.“흥, 벌레만도 못한 설국. 당시 낭파산 전투에서 설국의 백만 정예군이 우리 화진 병사들의 손에 죽었다. 그러니 겨우 4,000명은 아무것도 아니지.”윤구주의 말에 검은색 망토를 입은 다룬 제사장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수염까지 덜덜 떨렸다.“이 건방진 놈! 감히 우리 설국 땅에서 이토록 횡포를 부리다니, 죽고 싶은가 보구나!”6년 전의 낭파산 전투는 설국의 가장 큰 치욕이었다.특히 당시 윤구주는 혼자서 검 하나를 들고 설국 수도까지 쳐들어와 설국의 문무백관들 앞에서 전임 설국 국주를 단칼에 죽였었다.마지막에 국제중재 센터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설국이 토지를 할양하고 배상금을 내지 않았더라면 설국은 아마 6년 전 멸망했을 것이다.그런데 윤구주가 그러한 과거를 언급했으니 설국 제사장인 다룬은 당연히 참을 수가 없었다.다룬 제사장이 윤구주를 공격하려는데 붉은색 머리카락에 정교한 갑옷을 입은 세나미가 결국 나섰다.“다룬 제사장, 물러나!”다룬 제사장은 내키지 않는 얼굴로 윤구주를 힐끗 바라보더니 소매를 휘날리면서 뒤로 물러났다.다룬 제사장이 물러나자 세나미는 그제야 파란 눈동자로 윤구주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묻지. 당신은 대체 누구지? 무엇 때문에 우리 설국 병영에 쳐들어와서 우리 병사들을 죽인 거야?”“그들 모두 죽어 마땅한 놈들이니까!”윤구주는 당당하게 대꾸했다.“빌어먹을! 내가 당신을 죽이지 못할 거로 생각하는 거야?”세나미도 윤구주가 너무 건방지다고 생각했다.“세나미 아가씨, 저 화진의 건방진 놈을 죽입시다!”“맞아요, 세나미 아가씨
설국의 군신인 세나미가 명령을 내릴 때, 설산 꼭대기에 가부좌를 틀고 있던 윤구주는 천천히 두 눈을 떴다.“드디어 왔네.”그는 그렇게 말한 뒤 갑자기 합장을 했고, 반경 백여 리의 천지 원기가 모두 그의 몸에 흡수되었다.천지 원기를 모두 흡수한 뒤 윤구주는 그 자리에서 쿵 일어났다.“저것 봐요! 저 자식이 일어났어요! 우리를 발견한 걸까요?”“제기랄, 당장 잡아야 해요! 도망치게 놔두면 안 돼요!”산 아래, 세나미가 이끌고 온 광전사 부대는 윤구주가 몸을 일으키는 순간 그가 도망칠 거라고 예상했다.그러나 그들이 말을 마치자마자 윤구주는 빠르게 움직여서 높은 설산 위에서 내려와 바닥에 착지했다.쿵!그의 두 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 대지 전체가 심하게 흔들렸다.그 광경에 설국의 광전사들 모두 충격에 빠졌다.그들은 오랫동안 전쟁터를 누볐고 또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광전사였지만, 윤구주가 높은 설산 위에서 그대로 뛰어내려서 그들 앞에 착지하는 순간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윤구주의 잘생긴 얼굴이 그들 앞에 나타났을 때 붉은색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의 싸늘한 시선이 그에게 닿았다.세나미의 뒤에 있던 북극 늑대는 으르렁대면서 발톱으로 바닥을 긁었다.마치 언제든 윤구주를 공격할 듯이 말이다.“드디어 왔네.”윤구주는 천천히 말하더니 시선을 들며 번뜩이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윤구주가 그렇게 얘기하자 설국의 광전사들은 또 한 번 당황했다.“말투를 들어보니 화진 사람이에요!”“빌어먹을, 화진 사람이 왜 우리 설국 영지에 나타난 걸까요? 게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광전사들이 하나같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가 드디어 앞으로 나섰다.“당신은 누구야? 왜 우리 설국 진영에 멋대로 쳐들어온 거지?”세나미의 질문을 들은 윤구주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설국 만이족들은 내 신분을 알 필요가 없어.”설국 만이족이라니!윤구주의 말을 들은 광전사들은 그 순간 모두 분노했다.추운 지역인 설국은 줄곧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