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6화

작가: 김원호
그녀는 옷을 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서 윤구주는 까망이와 놀고 있었다.

소채은은 내려온 후 곧바로 윤구주를 향해 말했다.

“구주야, 이리 와봐, 물어볼 게 있어.”

윤구주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소채은은 주머니에서 한 장의 블랙카드와 봉투를 꺼냈다.

“이게 뭐야?”

윤구주는 블랙카드를 보자 서둘러 말했다.

“이건 오늘 아침에 어떤 노인이 당신한테 보낸 거야. 또 이 카드에 돈이 있으니 먼저 쓰라면서 말이야! 그래서 나는 당신이 자는 틈을 타서 문틈에 쑤셔 넣은 거고.”

“어떤 노인이 나한테 보낸 거라고?”

그 말을 듣자 소채은은 조금 의아해하며 서둘러 물었다.

“어떤 노인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봤어?”

그러자 윤구주는 제멋대로 지어내어 두루뭉술 둘러댔다.

‘어이가 없네, 이른 아침에 누군가 나한테 블랙 카드를 보냈다고? 심지어 돈이 들어있는걸? 이게 무슨 장난이람?’

“그럼 그 노인은 지금 어디에 있어?”

소채은이 다시 물었다.

“이미 일찍이 떠났는데?”

손에 든 카드를 보며 소채은은 마구 의심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매우 현실적이고 신중한 사람으로서 아침 일찍 낯선 사람이 자신에게 친절하게 돈을 건넨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소채은은 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이윽고 그녀는 위층에서 옅은 화장을 한 후에, 액세서리 상자를 안고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구주야, 우리 전당포로 가자.”

“응? 전당포에는 왜 또 가?”

“허튼소리 하지 마, 우리 지금 수중에 50만 원밖에 없거든? 어제 그 밥값도 안 되는 돈이라고, 그러니 전당포에 가서 물건을 좀 맡기고 돈을 바꿔야지, 안 그럼 어떻게 살려고 그래?”

“하지만, 아침에 이미 어떤 노인이 돈을 줬잖아!”

“주긴 뭘 줘! 구주야 혹시 바보야? 모르는 사람이 괜히 돈을 줄 거로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러자 윤구주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누가 바보라고 그래!”

하지만 결국 그는 감히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가자, 구주야.”

그렇게 소채은은 윤구주에게 액세서리 상자를 건네준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구주, 왕의 귀환   제47화

    대어가 일식점의 사장을 보자 소채은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사장님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외상값을 드리려고요. 어제 일은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사장도 아주 좋은 사람이었는지라 선뜻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이윽고 그는 종업원에게 포스기와 결제 코드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그러나 소채은은 조금 전 전당포에서 현금을 받아왔기 때문에 온라인 지불을 할 수가 없었다.“사장님, 혹시 현금으로 결제 가능할까요?”그러자 사장이 흠칫하더니 이내 대답했다.“죄송하지만, 저희 식당은 카드나 온라인 결제만 가능해서요!”이 말에 소채은이 난처해하던 그때, 윤구주가 나섰다.“채은아, 그럼 카드로 결제하면 되잖아!”‘카드? 무슨 카드?’윤구주의 말에 소채은은 잠시 얼떨떨해졌다.곧이어 대어가의 사장이 거들어 말했다.“이분 말씀이 맞습니다. 카드 결제가 가장 좋아요!”말을 마치고 나서 그는 포스기를 가져왔다.하지만 소채은은 안색이 순간 어둡게 변하더니 얼른 윤구주를 끌고 한쪽으로 향했다.“윤구주 바보야? 내 은행 카드는 모두 가족들 때문에 정지당했잖아! 지금 무슨 카드가 있다고 그래?!”“오늘 아침에 받은 그 카드 말이야!”“뭐? 낯선 노인이 준 그 블랙 카드 말이야?”“맞아!”소채은은 어이가 없었다.‘미친 거 아니야? 정말 낯선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나한테 돈을 보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그러나 지금 대어가 일식점에서는 현금을 받지 않았고, 오직 카드나 온라인 결제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채은은 잠시 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결국 그녀는 울며 겨자 먹기로 주세호가 보낸 블랙카드를 꺼내 식당 사장에게 건넸다.처음 카드를 받았을 때 사장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카드를 긁으려는 순간, 그는 위에 있는 에르메스의 그림과 함께 새겨진 이상한 흔적을 발견했다.“이건...?”사장은 견식이 넓은 사람이었다.이 카드를 몇 번 더 자세히 살펴보더니, 그의 두 눈이 순간 휘둥그레졌다.“카드 재질이 티타늄 합금 금속 재

  • 구주, 왕의 귀환   제48화

    “두 귀빈분께 죄송합니다, 전에는 저희 식당의 불찰이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일단 두 분을 대기실로 모실 테니 편히 쉬고 계시는 동안 저희가 이번 실수에 대한 보상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보상?’그 말을 듣고, 소채은은 다시 한번 경악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보상은 무슨 보상?”소채은이 의아해하며 답답해하자 윤구주가 피식 웃었다.“채은아, 우리는 일단 대기실로 가자고!”옆에 있던 사장은 그가 승낙하는 것을 보고 얼른 몸을 굽혀 말했다.“두 분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곧이어 사장은 서둘러 소채은과 윤구주를 데리고 식당의 가장 호화로운 대기실에 도착했다.그런 다음, 사장은 또 웨이터더러 얼른 좋은 커피 두 잔을 내오라고 하고, 과일 쟁반에 간식을 많이 담아 왔다!모든 준비를 마친 다음 그는 공손하게 자리를 떴다.사장의 이런 행동에 소채은은 어리둥절해졌다.“구주야,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사장님이 왜 갑자기 이상해지신 거지?”하지만 윤구주는 웃기만 할 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이 또 그들을 찾아왔다.다만, 이번에 그의 손에는 정교하게 포장된 선물 세트가 하나 들려 있었고, 또한 소채은의 차 키도 들려 있었다.“귀하신 여사님, 죄송합니다. 어제는 저희가 뭘 모르고 여사님의 차를 담보로 받았네요. 보상의 의미로 어제의 식비는 모두 면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여사님께서 저희 식당에 오신다면 가장 호화로운 룸, 가장 존귀한 자리에서 만찬을 즐기실 수 있으며, 동시에 모든 소비는 저희 식당이 부담할 것입니다!”“네?”소채은은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이게 뭐야 대체! 나는 그냥 밥값 내러 왔을 뿐인데, 갑자기 면제해 주겠다고 하지를 않나, 심지어 앞으로 언제든 공짜로 밥을 먹을 수 있다고? 미쳤나 봐!’“사장님, 진심이세요? 어제 저희가 분명 외상 했었잖아요!”그러나 사장은 오히려 더욱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여사님, 정말 너무 겸손하십니다. 여사님께서 저희 식당에 오신다는 것만으로도

  • 구주, 왕의 귀환   제49화

    이 장면은 대어가 일식점의 종업원조차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사장님, 왜 저 사람들을 무료로 해주시는 거예요? 우리 대어가 일식점은 개업한 이래로 가장 귀한 VIP 손님조차에게도 이런 대우를 한 적이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왜 우리 가게의 마스코트인 황금 고래까지 선물로 주세요?”그러자 사장이 말했다.“너희가 뭘 알아? 방금 그 두 사람은 우리 가게의 재물신이라고, 재물신!”“재물신이요?”종업원은 멍해지고 말았다.“그래! 하하, 잘 봐둬, 오늘부터 우리 식당은 아주 유명해질 테니까!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카드를 가진 귀한 손님이 우리 식당에 와서 밥을 먹는 다라, 이 일을 홍보하기만 하면 우리 식당은 수십억의 광고비를 절약한 거나 다름없다고! 부자야 부자, 이제 우리 가게는 돈방석에 앉을 거야!”사장은 미친 듯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하지만 종업원들은 그 블랙카드가 무엇인지, 더욱이 조금 전 그 두 사람이 도대체 무슨 큰 인물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대어가 일식점을 떠난 후에도 소채은은 아직 머리가 멍했다.자신의 차 안에 앉아서 손에 든 24K 황금 고래와 블랙카드를 힐끗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에는 여전히 의아함이 가득했다.한편 윤구주는 느긋하게 그녀의 곁에 앉아 있었다.한참이 지나자, 소채은은 머리를 힘껏 젓더니 다시 자신을 꼬집었다.“구주 씨, 나 지금 이거 꿈꾸는 거지? 대어가 일식점의 사장 정말 미친 거 아니야? 식비도 면제해 줘, 게다가 황금 고래도 줘... 이거 봐, 진짜 순금이라니까? 몇십억은 훨씬 넘을 가치라고!”소채은이 묵직한 황금 고래를 들어 올리면서 말하자 윤구주가 피식 웃었다.“그 사람들, 일 좀 할 줄 아네!”“일 좀 할 줄 안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소채은은 이해하지 못했다.“이건... 잠시동안은 설명이 어려워! 그저 장사꾼은 절대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만 명심해.”그러자 소채은은 알듯 말 듯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일단 집에 가자!”“응!”그렇게 소채은은 자신의 미니 벤츠를 타

  • 구주, 왕의 귀환   제50화

    그녀의 비명을 듣고, 윤구주는 몸을 흠칫 떨더니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왜 그래?”소채은은 눈을 부릅뜬 채 자신의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주세호가 보낸 블랙 카드도 있었다.십여 초가 지나서야 그녀는 노트북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구... 구주야... 빨리 와서 이것 좀 봐!”그가 다가가서 화면을 바라보니 안에는 블랙카드의 소개가 표시되어 있었다.“이, 이, 이 카드... 세계에서 가장 귀한 블랙카드래! 세상에, 이게 바로 그 전설적인 카드구나, 아무 조건도 없이 전 세계에서 귀빈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카드 소지자는 각국의 정계 고위층, 즉 엄청난 자산가이자 유명인사들이고, 그 외에는 누구도 이 카드를 신청할 수 없대!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카드의 한도가 무제한이라는 거야!노트북 모니터를 가리키며 소채은은 잔뜩 놀라 멍하니 있었다.그녀는 이런 블랙카드를 본 적이 없지만, 이 카드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었다.갑자기 자기 손에 쥐어있는 이 카드가 모니터에 있는 것과 똑같다는 것을 보고 그녀는 얼떨떨해졌다.윤구주는 소채은이 이렇게 빨리 그 카드의 정체를 알아내리라 생각지 못했다. 그는 연신 코를 만지며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 행동했다.“이 카드가 그런 거였어? 음~”“고작 그런 게 아니야. 구주야는 이런 카드 본 적 없지? 내가 설명해 줄게. 이 카드를 가진 사람은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가장 귀한 VIP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카드의 한도가 무제한이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긁을 수 있고, 몇 억을 긁어도 괜찮다는 거야!”소채은이 약간 흥분하며 말하자 윤구주도 곧 웃으며 대답했다.“그럼 좋은 일 아니겠어? 채은아는 앞으로 다시 돈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잖아!”“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걱정이 사라졌다니, 나는 지금이 더 골치 아파졌는데.”윤구주는 그녀의 말이 전혀 이해 가지 않았다.“돈이 생겼는데 왜 더 골치가 아파?”그러자 소채은이 그를 힐끗 째려보았다

  • 구주, 왕의 귀환   제51화

    “하지만 우리에겐...”우리에게는 블랙카드가 있지 않냐고 말하려 했지만, 윤구주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소채은은 그의 말을 가로챘기 때문이다.“그 블랙카드 쓸 생각은 하지 마! 남의 돈을 나는 쓰지 않을 거고, 더욱이 원래 써서는 안 될 돈이야! 더군다나, 그 블랙카드는 출처도 불분명하고 심지어 누가 보낸 건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어떻게 감히 쓸 수 있겠어?”윤구주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잠시 동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됐어, 이제 아래층으로 내려가 봐, 나는 일자리를 찾아야겠으니.”이렇게 말하며 그녀는 윤구주를 아래층으로 내쫓았다.아래층으로 쫓겨난 윤구주는 가슴이 답답해 났다.“주세호 씨한테 돈을 보내라고 한 건 잘못된 결정이었어! 그나저나 SK그룹 인수는 어떻게 됐나 몰라...”...소씨 저택.소채은이 윤구주를 따라 떠난 후로, SK 그룹은 진퇴양난의 길에 빠졌다.현재, 중해그룹은 SK그룹과의 협력을 완전히 중단했다.게다가 SK 제약공장은 이미 3개월째 직원들의 월급을 주지 못해 거의 파산 직전이었다.때문에 소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이때, 거실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둘째야, 오늘부터 네 딸은 더 이상 소씨 가문 식구가 아니다. 우리 가족이 될 자격이 없어!”“나는 가주로서 지금 소채은의 소씨 가문 신분을 박탈한다. 앞으로 그 아이는 더 이상 소씨 성을 가질 수 없어. 더욱이 이 소씨 저택에는 한 발짝도 못 들일 거야!”이 말을 한 사람은 당연히 소씨 가문의 소천홍이다.그는 어두운 얼굴로 가장 가운데 자리에 앉아 소청하를 향해 노발대발하고 있었다.“형님, 채은이는 그 남자한테 속은 겁니다. 우리가 굳이 이래야 할 필요가 있습니까?”소청하는 그가 용서해주기를 바랐다.“속였다? 허허, 지금 와서 그 비열한 딸을 지키려는 거야?”소천홍은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네 딸이 그 자식을 시켜 성훈 도련님을 때리지 않았더라면, 우리 SK그룹이 지금과 같은 파산 상황에까지 이르렀

  • 구주, 왕의 귀환   제52화

    “아버지, 그 천한 계집애가 이제 소씨 가문에서 쫓겨났으니, 그럼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하면 되죠?”밀폐된 방 안에서 소진이 소천홍에게 물었다.그러자 소천홍이 피식 냉소했다.“이다음에는 둘째가 가지고 있는 SK그룹 주식을 전부 가져오기만 하면 돼!”“그런데 아버지, 지금 우리는 성훈 도련님께 미움을 산 상태잖아요. 설령 SK그룹의 주식을 전부 손에 넣는다 하더라도, 어떻게 성훈 도련님하고 말할까요?”소진이 다시 물었다.“안심하거라. 성훈 도련님 쪽은 우리 잘못도 아니잖니. 게다가 그때 가서 중해 그룹이 손을 쓰지 않더라도, 내가 방법을 강구해서 우리 SK그룹을 팔 수도 있고...”“팔아요? 아버지, 그건 좀 어렵지 않을까요? 우리 회사는 해마다 적자인데, 누가 이런 부실한 기업을 사려 들겠어요...”그 말에 소천홍이 미간을 찌푸렸다.사실대로 말해서, 그는 현재의 SK 제약에 전혀 자신이 없었다.소진이 말한 대로 최근 몇 해 동안 SK는 적자가 매우 심했고 이미 3개월째 직원들 월급조차 미납한 상태였으니 말이다.현재의 SK 제약은 이미 완전히 생산이 중단된 상태이며, 직원들은 수시로 찾아와 독촉하고 있다.이 모든 것을 생각하니, 소천홍도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소씨 저택의 하인이 허둥지둥 뛰어 올라왔다. “주인님, 주인님!”하인이 당황한 표정을 하자 소천홍이 물었다.“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허둥지둥 뛰어오는 거야?”“DH그룹 사람이 왔습니다!”“뭐? DH 그룹?”이 네 글자를 듣고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젠장, DH그룹은 왜 또 온 거야? 또 그 계집애를 찾는 건가?”지난번에 온 표태훈의 얼굴이 떠오르자 소천홍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주인님, 그 사람들은 아마 사업 때문에 온 것 같습니다.”“사업? 그럴 리가. 강성 제일의 기업이 어떻게 우리 SK그룹과 사업을 논할 수 있겠어?”그가 의아해하며 묻자 오히려 소진이 말했다.“아버지, 일단 우리 먼저 나가볼까요?”소천홍도 곰곰이 생각하더니 끝내 승낙했

  • 구주, 왕의 귀환   제53화

    SK그룹은 지금 싸게 내놓는다고 해도 아무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강성 제일의 갑부인 DH그룹이 이런 SK그룹을 인수하겠다고 입을 열었단 말인가?소천홍은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에야 다시 말을 꺼냈다.“그렇군요, 혹시 시간이 되시면 안으로 들어가서 차나 한잔 하며 얘기 나눌까요?”그러나 표태훈은 오히려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그것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주 회장님이 말씀하시길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이분은 저희 DH그룹의 재무 총책임자, 임 이사님이십니다. SK그룹에 대해서는 저희 이사님께서 이미 전부 알고 계세요. 그래서 지금은 그저 오퍼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듣고 싶을 뿐입니다. 만약 합당하다고 생각되면 저희는 즉시 법률 양도 절차를 밟을 예정이고요!”표태훈은 이렇게 말하며 옆에 있는 안경 낀 남자를 가리켰다.그러자 임 이사도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DH그룹의 재무 총책임자까지 데리고 온 것을 보고 소천홍은 얼떨떨해졌다.‘이렇게 빨리? 역시 강성 제일의 기업답군. 그런데 지금 당장 오퍼 가격을 제시해야 하나? SK는 이미 해마다 손실이 나서 시가로는 지금 수십억 도 안 되는데!’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직 직원들의 석 달 치 월급이 밀려있었다.이런 상황에 직면하여, 소천홍은 잠시 동안 어떻게 가격을 제시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표 집사님, 이렇게 큰일은 먼저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오퍼 가격은 좀 기다려주실 수 없을까요?”그러자 표태훈이 빙긋 웃었다.“네, 그러죠! 하지만 가능한 한 빨리해 주세요!”“알겠습니다!”말이 끝나자, 소천홍은 서둘러 아들을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아버지, 이건 정말 운이 좋은 거예요. DH그룹이 우리 SK그룹을 인수하면 우리도 드디어 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소진은 들어오자마자 즉시 소천홍에게 즐거워하며 말했다.“말은 그렇다지만, 저 주세호가 바보도 아니고, 분명 우리 같이 곧 파산에 직면한 기업들에 대해 속속히 알고 있을 거야!”“아버지 우선

  • 구주, 왕의 귀환   제54화

    소천홍이 막 낮은 가격을 부르려 할 때, DH그룹의 표태훈이 입을 열었다.“저희 회장님은 흥정을 좋아하지 않으시고, 또 여러 숫자가 붙은 걸 싫어하십니다. 그래서 회장님께서는 200억에 직접 SK그룹을 인수하려고 하시는데... 어떻게, 만족하실 수 있겠어요?”‘200억?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지? 세상에! 완전 대박이잖아! SK그룹이 아무리 잘 나간다 해도 그 가치는 2, 400억밖에 안될 텐데... 하지만 지금은 거의 파산 직전이잖아! 그런데 이런 높은 가격을 먼저 제시해 준다고?’“아무렴요! 만족하고 말고요!”소천홍은 감격에 겨워 벌떡 일어났다.옆에 있는 소진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났다.‘부자 되겠네, 부자!’“그럼 지금 지분 양도 계약서를 써도 되나요?”DH그룹의 재무 총책임자 임 이사는 직접 트렁크를 꺼내어 안에 있는 지분 양도서 등의 자료를 꺼냈다.소천홍도 서둘러 말했다.“네, 당연하죠! 사인할게요, 지금 당장!”그가 사인하러 가려고 할 때, 갑자기 표태훈이 말했다.“소천홍 씨, 이건 소천홍 씨가 사인할 수 없습니다!”“네? 그게 무슨 소리죠?”소천홍은 어리둥절해하자 표태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희 회장님께서 SK그룹 지분 양도 계약서에는 오직 소채은 아가씨만 사인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소채은?’이 세 글자를 듣고 소천홍의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왜 또 그 천한 계집애를 말하는 거야?!’그러나 그는 감히 마음속의 말을 내뱉을 수 없었고, 단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칠 뿐이었다.“표 집사님, 채은이는 저희 SK그룹의 법인이 아닌데, 무슨 근거로 그 아이에게 사인하라고 하시는 것인지...”그러자 표태훈이 빙긋 미소를 지었다.“왜냐하면, 주 회장님께서 SK그룹을 인수한 것은 바로 소채은 아가씨 때문이거든요!”“네? 채은이를 위해서요?”소천홍은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맞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우리 DH그룹이 파산 직전인 SK그룹을 인수할 결정을 내릴 수 있겠어요

최신 챕터

  • 구주, 왕의 귀환   제1691화

    “누나도 정말 날 좋아해요?”공수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곤륜을 떠난 뒤 공수이는 줄곧 달콤한 연애를 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그가 좋아하는 여자들은 전부 윤구주를 좋아했고 그것 때문에 공수이는 꽤 충격이 컸다. 그래서 정태웅과 함께 룸살롱을 드나들었다.공수이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서 좋아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는 난생처음 고백받았다.“응, 좋아해!”차비연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세상에, 태웅이 형님. 들었어요? 누나가 절 좋아한대요!”공수이는 너무 들뜬 나머지 눈시울이 빨개져서 기쁜 얼굴로 정태웅에게 말했다.정태웅은 웃으며 말했다.“잘됐네!”“누나, 사랑해요!”공수이는 갑자기 차비연의 곁으로 달려가더니 몸매가 좋은 차비연을 와락 끌어안았다.그러면서 머리를 차비연의 가슴 쪽에 대고 비볐다.이러한 상황에 차비연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공수이가 이렇게 적극적일 줄은 몰랐다. 공수이는 단숨에 그녀를 끌어안았다.근처에 있던 사람들도 어처구니가 없었다.함지우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차비연을 품에 안은 공수이를 바라보면서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세상에, 저럴 수도 있다고? 대단해. 정말 대단해!”공수이는 눈시울이 빨개진 채로 차비연을 꽉 끌어안았다.차비연은 사람들 앞에서 안기게 됐는데도 머쓱해하지 않고 공수이의 등을 토닥이면서 말했다.“울지 마. 앞으로는 내가 예뻐해 줄게. 수이야, 잠깐 너랑 단둘이 얘기를 나눠도 될까?”차비연은 갑자기 아름다운 눈을 깜빡이면서 물었다.“당연히 되죠!”말을 마친 뒤 공수이는 차비연의 품에서 벗어나며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가요. 제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안내해 줄게요.”그렇게 공수이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비연을 데리고 떠났다.두 사람이 정말로 단둘이 떠나자 다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약 30분 뒤, 윤구주는 소채은을 데리고 밖에서 돌아왔다.두 사람은 조금 전 그곳에 없었기 때문에 공수이와 칠수방의 일을 알지 못

  • 구주, 왕의 귀환   제1690화

    “네, 맞아요. 혹시 그 스님에게 전해주실 수 있나요? 호감이 있는데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요.”정태웅은 그 말을 듣고 웃었다.“당연하죠. 잠깐만 기다리세요. 지금 바로 수이에게 얘기하고 올게요.”말을 마친 뒤 정태웅은 곧바로 공수이를 찾으러 갔다.같은 시각, 공수이는 함지우와 나란히 앉아서 쓸쓸함을 느끼고 있었다.이때 정태웅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수이야, 수이야. 오늘 대박이야!”공수이와 함지우는 목소리를 듣고 함께 고개를 돌렸다.“태웅이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대박이라니요?”공수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달리느라 숨을 헐떡대던 정태웅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수이야, 칠수방의 미녀들 혹시 기억해? 그들이 널 찾으러 왔어!”‘뭐라고?’공수이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태웅이 형님, 거짓말 아니죠? 정말이에요?”공수이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진짜야. 그 미녀가 널 만나고 싶다고 직접 찾아왔어. 지금 바로 집 앞에 있어. 믿기지 않는다면 내가 안내해 줄 테니 날 따라와.”정태웅이 말했다.그 말에 공수이는 처음엔 당황하더니 곧 흥분해서 바람과 같은 속도로 빠르게 마당 쪽으로 향했다.정태웅은 서둘러 그를 따라갔다.함지우는 그 광경을 보더니 코를 만지작거리면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세상에, 정말로 스님을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고? 참 별난 세상이네. 안 되겠어. 나도 가봐야겠어.”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서둘러 둘을 따라갔다.집 문 앞에는 긴 치마를 입은 몸매 좋은 차비연이 서 있었고 그녀의 뒤에는 늘씬한 미녀가 있었다.공수이는 서둘러 도착한 뒤 차비연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게 되었다.“누나!”차비연을 본 순간 공수이는 잠깐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면서 목소리가 떨렸다.그는 달려가면서 외쳤다.차비연은 공수이를 보더니 싱긋 웃으며 말했다.“드디어 찾았네.”“누나, 혹시 날 찾으러 온 거예요?”공수이는 매우 기뻤다.“그럼! 참, 다친 곳은 어때? 나한테 약이 있는데 써볼래?”차비연은 그

  • 구주, 왕의 귀환   제1689화

    긴 치마를 입고 있었지만 여자의 훌륭한 몸매를 가릴 수는 없었다.게다가 눈처럼 흰 피부에 아름다운 외모가 어우러지니 굉장히 매력적이었다.그리고 뒤에 있는 여자도 아주 늘씬하고 아름다웠다.“넷째 언니, 정말로 이곳에서 그 스님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는 거예요?”뒤에 있던 늘씬한 미인이 물었다.넷째 언니라고 불린 여자는 자세히 보니 칠수방의 칠금채 중 한 명인 차비연이었다.차비연은 예쁜 눈을 깜빡이면서 말했다.“여기서 찾을 수 있을 거야.”“하지만 어르신이 그러셨잖아요. 우리 칠수방은 이번 전투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요. 그리고 현문과 자운각에서 대장로를 모셨다고 해요. 넷째 언니, 우리가 그 스님을 찾는다면 현문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지 않을까요?”차비연은 그 말을 듣고 말했다.“흥, 그 사람들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그들은 여럿이서 사람 한 명을 괴롭히는 비열한 인간들이야. 이기지 못할 것 같으니까 대장로까지 불러오다니, 어처구니가 없네. 얼마나 뻔뻔하니. 안 그래?”늘씬한 소녀는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확실히 뻔뻔하긴 하죠.”“그렇지? 비록 우리 칠수방도 6대종문 중 하나지만 나는 그들을 경멸해. 그리고 내가 그 귀여운 스님을 찾는 건 내 사적인 일이야. 그게 그들과 뭔 상관이야?”차비연이 한마디 보탰다.“넷째 언니, 설마 정말로 그 스님을 좋아하게 된 건 아니죠?”늘씬한 미녀가 눈을 깜빡이면서 웃으며 물었다.“좋아하면 안 돼? 그 스님은 아주 강했어. 게다가 얼굴도 귀엽잖아! 그런 애를 안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어?”“하지만... 스님이잖아요!”늘씬한 소녀가 말했다.“하하, 나는 원래 자극적인 걸 좋아해.”차비연이 대꾸했다.두 사람은 그렇게 얘기를 나누면서 윤구주 등 사람들이 지내고 있는 집 쪽으로 향했다.“바로 저 앞이야!”윤구주의 집에 도착하기 직전, 차비연이 입을 열었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곧바로 그곳으로 빠르게 다가갔고 늘씬한 미녀가 그녀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집 근처에 가까이 다가가게

  • 구주, 왕의 귀환   제1688화

    함지우는 공수이의 낙담한 모습을 바라보며 그에게로 걸어갔다.“공수이, 뭐해?”함지우는 일부러 물었다.함지우의 목소리가 들리자 공수이는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뭘 하든 그쪽이랑 뭔 상관이에요?”“음, 나랑 상관없는 일이긴 하지.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어 보니 너 여자를 좋아한다면서? 그거 진짜야?”함지우의 질문에 공수이는 그를 향해 눈을 흘겼다.“그래요. 좋아해요. 왜요?”“대단하네. 스님이 여자를 좋아하다니, 너 정말 대단하다.”함지우는 공수이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다들 속세에는 유혹이 많다고 하던데 그게 진짜일 줄이야.”함지우는 그렇게 말하면서 공수이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공수이는 엉덩이를 움직였다. 그는 함지우와 가까이 앉기 싫은 듯했다.“자, 형한테 얘기해 봐. 넌 어떤 여자를 좋아해?”함지우는 얄미운 얼굴로 공수이에게 물었고 공수이는 그를 무시했다.“쪼잔하게 굴지 말고 얘기해 봐.”공수이가 대답하지 않자 함지우가 계속해 물었다.공수이는 잠깐 뜸을 들인 뒤 말했다.“일단 그 사람은 얼굴이 아주 예뻐요. 그뿐만 아니라 피부도 아주 매끈하고 보드라워 보였고 몸매도 굉장했어요. 가장 중요한 건 그 사람도 분명 날 좋아하고 있다는 거예요. 날 계속 칭찬해 줬고 날 향해 웃어주기도 했어요.”“진짜?”함지우는 그 말을 듣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믿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요.”공수이가 투덜댔다.“나한테 얘기해 봐. 그 사람 이름이 뭐야? 어디 출신이야?”“이름은 알지 못해요. 칠수방 사람이란 것만 알아요.”공수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머릿속에 차비연을 떠올렸다.“칠수방? 6대종문 중 하나인 칠수방?”함지우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왜요?”공수이가 말했다.“네가 칠수방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칠수방 사람을 좋아하는 거야?”함지우가 물었다.“그쪽이랑 뭔 상관이에요? 내가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다른 것까지 신경 써야 해요?”공수이가 반박했다.함지우는 머리를 긁적였다. 공수

  • 구주, 왕의 귀환   제1687화

    “구주 형, 혹시 우리 검조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그래? 우리 할아버지가 보고 싶은 거라면 나랑 같이 서요산으로 가면 되잖아. 할아버지도 폐관하기 전에 형이랑 한 번 제대로 무예를 겨뤄 보고 싶다고 하셨어!”함지우는 웃는 얼굴로 할아버지 얘기를 했고 윤구주는 은은하게 웃었다.“그럴게. 일단 볼일을 다 보고 나면 너희 할아버지를 만나러 서요산으로 갈 거야.”“좋아, 좋아.”윤구주와 함지우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밖에는 윤구주의 형제들이 서 있었다.“수이야, 서요산에서 온 저 무시무시한 사람은 누구야? 우리 저하와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거야?”정태웅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공수이에게 물었다.그의 말에 사람들은 모두 공수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서요산 검종은 아주 비밀스러운 종문으로 화진의 많은 무인들이 가장 선망하는 곳이었다.검을 타고 비행하는 멋진 모습이나 엄청난 검도 실력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하지만 공수이는 함지우에게 호감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그는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에요. 그냥 재능이 조금 뛰어난 사람일 뿐이에요.”“진짜? 하지만 내가 보기에 저 사람은 정말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 같던데?”정태웅이 말했다.“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아무리 강해도 결국엔 우리 형님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걸요.”공수이가 경멸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고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하지만 확실히 강하긴 해요. 젊은 세대 중에서 함지우 씨가 최고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우리 형님은 제외해야 해요. 그리고 지우 씨에게는 엄청난 실력을 소유한 할아버지가 있어요. 그 할아버지는 서요산의 검조라고 불려요. 그 할아버지는 진짜 실력이 무시무시해요. 당시 곤륜에서 검을 이용하여 외국의 강자들 여럿의 목숨을 빼앗기도 했어요. 우리 스승님이 그러시던데 그 검조 할아버지의 전투력은 세 손가락 안에 들 거래요.”공수이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헛숨을 들이켰다.‘세상에!’무도 성지 곤륜에서

  • 구주, 왕의 귀환   제1686화

    만불종이 독인을 굉장히 불만스러워하자 문창정이 나서서 분위기를 풀었다.“살심스님, 그렇게 날을 세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번에 이 세 분을 모신 건 온전히 우리 무도 3대 서열을 위해서니까요. 살심스님도 우리 3대 서열이 무너지는 걸 바라지 않으실 테니 말입니다.”그 말에 살심스님은 침묵했다.그는 비록 독인과 같은 편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공수이와 서요산 함지우의 실력을 떠올리고는 결국 참았다.“살심스님, 우리 종문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문창정 선배님의 말씀에 따르시죠.”이때 현문과 자운각 사람들이 하나둘 나섰다.사람들의 설득 때문에 만불종 사람들도 더는 뭐라고 하지 않았다.문창정은 만불종 사람들이 더는 뭐라고 하지 않자 계속해 웃으면서 소개했다.“이 두 분은 아마 여러분도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이분은 탁훈이고 이분은 옥면 여우, 미희입니다.”‘뭐라고?’다른 두 사람의 이름을 들은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종문의 사람들은 또 한 번 큰 충격을 받았다.두 사람은 독인과 마찬가지로 수십 년 전 세상에 이름을 널리 떨쳤었던 대단한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옥면 여우 미희는 20년 전 이미 유명했었는데 천변 여우라고 불리기도 했었다.당시 후3품의 절정 강자들도 옥면 여우의 손에 유명을 달리했다고 한다.물론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아무도 몰랐다.유일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미희가 타고난 재능 덕분에 뛰어난 역용술을 쓸 수 있다는 점뿐이었다.그런데 문창정이 오래전부터 유명했던 마귀 세 명을 단번에 불러낼 수 있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오늘부터 이 세 사람은 우리 종문과 함께 화진의 무도 3대 서열을 수호할 겁니다.”문창정은 소개를 마친 뒤 웃으며 말했다.이 순간 현문, 자운각, 만불종 사람들은 세 사람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비록 세 사람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들의 도움이 있으면 승산이 컸다. 그래서 다들 침묵을 선택했다.“문창정 선배님, 감사드립니다. 저희 세 사람은

  • 구주, 왕의 귀환   제1685화

    말을 마친 뒤 살심스님은 뒤에 있던 스님에게 뭐라고 말했고 곧 그 스님은 대장로님을 모시러 부랴부랴 떠났다.만약 정말로 종문의 대장로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일이 아주 커질 것이다.“만약의 상황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와달라고 연락했습니다.”이때 문창정이 또 입을 열었다.“누구에게 연락하셨습니까?”현문, 자운각, 그리고 만불종 사람들 모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때 문창정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다들 나오시죠.”그 말과 함께 세 명의 절정 기운을 내뿜는 강자들이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세 사람 중 선두에 선 사람은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었다.그 사람은 얼굴에 흉터가 가득하여 아주 추악했고 등 뒤에는 검은색의 나무 상자를 메고 있었다. 그가 다가오자 아주 짙고 자극적인 독성 가스가 느껴졌다.특히 그는 두 눈동자가 녹색이었는데 눈을 감았다가 뜰 때면 마치 안개가 자욱한 곳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그의 뒤에는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이 있었다.그 남자도 똑같이 후3품 절정 강자였고 등 뒤에 검은색의 귀형도를 메고 있었다.여자는 아주 요염하고 아름다웠다. 녹색의 짧은 치마를 입은 그녀는 마치 여우 같아 보였다.세 사람이 다가와서 문창정을 향해 살짝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문창정 선배님을 뵙습니다.”문창정은 웃으면서 손을 저었다.“그렇게 예를 갖추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분은 독인입니다.”‘뭐라고?’“이 사람이 독인이란 말입니까?”문창정이 다리가 불편한 사람의 정체를 밝히자 그 자리에 있던 살심스님과 현문의 구진철, 자운각의 검은 망토를 입은 노인이 갑자기 놀란 듯이 소리를 질렀다.자운각의 젊은 주인 현지욱은 독인을 알지 못했기에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백 장로, 저 사람 아주 유명한가?”“저 사람은 30년 전 무림의 공공의 적이었습니다. 30년 전 수많은 무인을 죽여서 종문들에 공격당했었죠. 그 뒤로는 어디로 갔는지 행방을 알 수 없었습니다. 저 사람은 천하제일이라고 할 수 있는 엄청

  • 구주, 왕의 귀환   제1684화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그 함지우라는 사람이 왜 그 스님을 살리고 현문의 도자를 죽였겠습니까?”자운각의 장로가 말했다.그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종문 사람들은 모두 침묵했다.“만약 서요산에서 정말로 구주왕과 연합했다면 골치가 아픈데요... 서요산의 비검은 천하무적이니 말이에요.”살심스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흥! 비록 서요산이 강하긴 하지만 우리 종문도 절대 만만하지 않아요. 함지우는 우리 현문의 도자를 죽였으니 반드시 우리에게 설명을 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와 싸울 겁니다.”구진철이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고 그의 말에 다른 종문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요산과 싸우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서요산 검종은 화진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가장 두려운 종문이었다.게다가 서요산은 줄곧 무도 성지 곤륜과 같이 언급되었다.잠깐 생각하던 살심스님은 옆에 있던 문창정에게로 시선을 옮겼다.“문창정 선배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때 모든 이들의 시선이 문창정에게로 향했다.문창정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우리 화진의 6대 종문은 원래 연합해서 함께 종문의 위상을 높여야죠. 하지만 만약 서요산이 정말로 구주왕과 같은 편이라면... 아마 싸움을 피할 수 없을 것 같군요.”“선배님 말씀은 서요산과 싸워야 한단 말입니까?”살심스님이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고 다른 자운각의 제자들은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렇습니다. 천 년의 역사가 있는 화진의 무도는 절대 무너져서는 안 됩니다. 이건 질서이자 규칙이에요. 다들 국주님께서 무엇 때문에 폐황령을 내리셨는지 압니까?”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사실 국주님께서는 우리 종문이 나서서 지난 백 년간 이어진 화진의 무도 난국을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생각해 보세요. 만약 국주님께서 우리의 편이 아니었다면 무엇 때문에 폐황령을 내리겠습니까? 그리고 제 손녀가 화진의 새로운 왕이 되게 하지도 않았겠죠.”문창정의 설득에 종문 사람들은 모두 침묵했

  • 구주, 왕의 귀환   제1683화

    함지우는 문씨 일가의 저택을 단번에 무너뜨리고서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했다.“형, 가자. 빌어먹을 문씨 일가 놈들을 전부 죽여버리자.”“맞는 말이에요. 우리 그놈들을 죽이러 가요!”옆에 있던 공수이가 말했다.그러나 윤구주가 말했다.“문씨 일가는 아주 교활해. 난 서울로 돌아온 뒤 줄곧 그들의 본거지를 찾고 있었어. 하지만 문씨 일가가 많은 수작을 부려서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본거지가 어디 있는지 전혀 몰라. 그렇지 않으면 난 이미 그들을 없앴을 거야.”공수이와 함지우는 그 말을 듣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윤구주의 성격이라면 이미 복수를 했을 것이다.그러나 문제는 문씨 일가의 본거지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형, 어떡해? 설마 그 자식들이 멋대로 설치게 놔둘 거야?”함지우가 물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번에 종문에서 나섰잖아. 그 배후에 문씨 일가가 있으니 그들은 분명 모습을 드러낼 거야. 그러니까 내가 굳이 찾지 않아도 그들이 먼저 날 찾아올 거야.”윤구주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함지우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형 말이 맞아. 종문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문씨 일가의 초대 때문이지. 심지어 우리 서요산까지 나섰잖아.”“지우 씨, 서요산에서 지우 씨를 보낸 게 설마 우리 형님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아니죠?”공수이가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고 함지우가 대꾸했다.“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 우리 서요산이 왜 구주 형이랑 싸워?”함지우는 공수이를 향해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흥, 서요산은 그래도 눈치가 빠르네요. 경고하는데 만약 서요산에서 우리 형님을 적으로 돌린다면 전 곤륜으로 돌아가서 괴물들을 불러와 당신들을 상대할 거예요.”공수이는 으름장을 놓았다.한때 곤륜을 주름잡았던 공수이가 한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당시 곤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윤구주를 따랐었다.만약 윤구주가 바깥세상에서 종문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걸 안다면 엄청난 실력자들이 바깥세상으로 나와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됐어. 이제 그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