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구주의 소리가 들려오자 백경재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네. 저하!”그리고 그는 허겁지겁 달려오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윤구주 주위에 있던 식물들은 모두 말라 죽고 바위들은 모두 깨져있었다. 이곳은 마치 포탄에 맞은 것처럼 수백 미터 반경 내는 처참하기에 그지없었다.“저하! 죄송합니다! 제가 저하의 수련을 방해하지 말았어야 했는데!”백경재는 얼른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하지만 윤구주는 손을 흔들며 고개를 돌려 백경재를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백 선생은 지금 통현경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은데?”백경재는 흠칫 놀랐다. 윤구주가 갑자기 이렇게 물을 줄은 몰랐다.“네! 솔직히 말하면 제가 우둔해서 30년 넘게 술법을 수련하고 있는데 통현 경지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술법에는 네 개 등급이 있다. 입문, 통현, 귀선, 태허!술법은 무도와 다르다. 천재적인 재능뿐만 아니라 깨달음도 필요하다.즉 공자가 말했듯이 아침에 깨달음을 얻으면 저녁에 죽더라도 여한이 없다는 그런 마음가짐 말이다!이 모든 것의 핵심은 깨달음이다!술법을 수련하는 어떤 자들은 평생 한 단계 더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백경재처럼 말이다.백경재가 그렇게 말하자 윤구주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귀선 경지에 들어서고 싶어?”응?백경재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저하?”“그저 물어보는 거야. 네가 정말 원한다면.”윤구주가 묻자 백경재는 떨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당... 당연히 원하죠!”“좋아! 네가 원한다면 나를 따르는 것을 봐서 내가 단약을 하나 줄게. 그걸 먹고 이변이 없다면 3일 이내에 귀선 경지에 들어갈 수 있을 거야!”윤구주는 덤덤하게 말하면서 품에서 반짝이는 단약 한 알을 꺼냈다. 윤구주가 그 단약을 꺼내는 것을 보자 백경재는 감격의 눈물이 날 지경이였다.“이 약의 이름은 한기단이다! 비록 이것은 치료용 단약이지만 내가 선천강화를 안에 넣었어. 그래서 복용 후 곧 귀선 경지에 들어갈 수 있을 거야.”그
새로 들어온 암부원이 조심스럽게 오소룡에게 물었다.“네가 뭘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곳이 어떤 곳인 줄 알아?”오소룡은 앞바다를 가리키며 말했다.“그저 바다잖아요?”“그래! 바다지! 하지만 이 바다가 어디로 통하는지 알아?”오소룡이 다시 물었다.“그건 잘...”“내가 알려줄게. 이곳은 죽음으로 향하는 바다야!”뭐?“죽음의 바다!”이 단어를 듣자 부하의 얼굴색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도 분명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그래! 이 바다의 끝자락에서 우리 화진이 10개국 연합군에게 패배했어!”오소룡은 고개를 들어 일망무제한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다.“그 싸움으로 바다는 빨간색이 되고 시체들이 둥둥 떠다녔어! 그리고 그 싸움으로 인해 10개국은 국경 수천 리까지 쫓겨났고 심지어 그 당시 최고 신급 경지에 이른 고수 6명을 잃게 되었어! 또 그 싸움 때문에 우리 화진의 구주 전신이...”여기까지 말하자 오소룡은 목이 멨다. 그는 결말을 말하지 않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당대 최고의 구주 전신이 이 바다에서 사망했다.신화 같던 인물이 여기서 죽었다!이 바다를 바라보며 모두 침묵에 잠겼다!이때 제일 앞에 서있던 암부 3대 지휘사인 호존 민규현이 파도가 철렁거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울부짖었다.“당신과 같은 시대에 태어난 걸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세월은 야속하게만 흘러가네요. 제가 제일 존경하는 저하, 잘 계시는지요. 어쩌면 인생은 이렇게 한바탕 취하다가 가는 거겠죠!”“저하! 소인 민규현 살아서는 이제 저하와 함께 싸울 수 없지만 죽어서는 저하를 따라 지하 세계에서 천하를 제패하고 싶습니다! 제가 한 잔 따라드리겠습니다. 저하!”3대 지휘사인 민규현은 술잔을 들고 단숨에 다 마셨다! 독한 술을 삼키더니 그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얘들아!”“네!”모든 사람은 차렷 자세로 민규현을 기다렸다.“술을 가져와!”그러자 그들은 일제히 술 한 잔을 따랐다. 민규현이 독술을 들고 우렁차게 외쳤다.“우
수십 대의 차량이 굉음을 내며 강성 한복판에서 달리며 한 건물로 들어섰다. 이 건물은 강성 암부 본부였다. 널찍한 사무실에는 서울에서 온 3대 지휘자 중 한 명인 민규현가 자료를 보고 있었다.“지휘사 님, 강성 제36부대 대장이 급히 지휘사님을 만날 일이 있다고 합니다!”오소룡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말했다.“들어오라고 해!”민규현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네!”그러자, 양복 차림을 한 남자가 방 안에 들어섰다.“제36부대 안영훈이라고 합니다. 지휘사 님께 인사를 올립니다!”안영훈은 들어오자마자 꼿꼿이 정자세로 서있었다.“무슨 일인데?”민규현은 계속 고개를 들지 않았다.“지휘사 님께 아뢰옵니다. 판인국 홍월 경매사에 관한 소식입니다. 저희가 철저히 조사해서 이들이 판인국 블랙 첩보 조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우리 쪽 사람들은 이미 홍월 경매사의 모든 거점을 장악했고 모조리 잡았습니다.”그제야 민규현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리고 조사한 바에 의하면 죽은 판인국 노인은 블랙 첩보 조직의 B급 첩보원이었습니다.”“B급?”고개를 숙이고 있던 민규현은 드디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블랙 첩보 조직은 판인국 군사첩보조직으로 내부 분업이 명확하고 계급이 분계선이 명확했는데ABC 세 개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이 세 등급에 들어갈 수 있는 첩보원들은 모두 막강한 인물이다. 이들은 암살과 염탐에 능할 뿐만 아니라 막강한 무도 실력을 가지고 있다. 민규현을 놀라게 했던 점은 이런 B급 첩보원이 강성 이 작은 곳에서 쉽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이다.“B급 첩보 고수를 이렇게 쉽게 죽였다고? 게다가 우리 암부 사람도 아닌데 말이야. 이거 정말 재밌는 일이네! 그런데 누가 한 짓인지 알아냈어?”민규현은 고개를 들고 안영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네. 알아냈습니다. 조사에 의하면 그 사람은 강성 제일 갑부 주세호와 함께 있었습니다.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CCTV에 찍힌 흐릿한 사진 한 장이 있습니다! 이걸 보세요!”안형훈은 민규현에게 사진을 건
노정연은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좋아요!”“마 선생은 대가가 정말 소중한 인재라는 걸 잘 아시겠죠! 저런 무서운 실력을 사람이 우리 천하회 사람이 된다면 우리한테는 날개를 달아준 셈이죠.”“하지만 그 사람은 너무 무섭고 또 너무 젊어서 응하지 않을까 봐 걱정입니다.”마 선생이 대답했다.“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사람이 되지 않더라도 친구로 지내고 싶네요. 안 그래요?”노정연이 이렇게 말하자 마 선생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리무진은 계속 달려 용인 빌리지에 거의 도착했다. 천하회 노정연 등인이 도착할 즈음, 골목 쪽에 검은색 지프차 세 대가 먼저 정차했다.차 문이 열리자 깔끔하게 옷을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차에서 걸어 내려왔다. 그들을 보자 노정연과 마 선생은 미간을 찌푸렸다.“이렇게 많은 무인들이 여기에 웬일로?”마 선생이 말이 끝나자 지프차에서 우람진 체격의 한 남자가 내렸다. 그 사람을 보자 마 선생은 갑자기 긴장하면서 경계했다. 그 남자에게서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다.“강한 카리스마입니다! 당주님, 저 사람 보통 인물이 아니네요!”마 선생은 그 남자를 뚫어지게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노정연은 예쁜 눈을 부릅뜨고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그를 쳐다보았다.“빌어먹을! 저 사람은 천하를 뒤흔드는 암무 3대 지휘사 중의 한 명인 호존 민규현인것 같은데?”호존, 민규현!이 이름을 듣자 천하회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저 사람이 바로 호랑이, 범, 늑대 중에 첫째, 호존 민규현입니까?”마 선생은 깜짝 놀라면서 되물었다.“맞아요! 분명 민규현입니다. 틀림없어요!”노정연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면서 말했다.“수년 전 서경에서 설국 반역 조직이 우리 화진에 쳐들어왔는데 바로 저 민규현이 칼을 한번 휘두르면 한 명을 죽였어요. 제가 똑똑히 기억합니다. 설국 천여 명의 반역자를 모두 머리가 없는 시체로 만들어 버렸어요! 그래서 그날부터 민도살이라는 별명을 가졌죠. 도살자!”그 말을 듣자 마 선생의 두 눈을 초점을
민규현은 말을 마치고 부하들을 데리고 용인 빌리지로 걸어 들어갔다. 그런데 산길 입구에 다다르자 이상한 구름과 안개가 허공에 나타나 모두의 시선을 막았다.“지휘사 님, 이 안개가 조금 이상한데요!”한 부하가 경계하며 말했다. 그러자 민규현은 차가운 시선으로 안개를 훑어보더니 말했다.“이 작은 강성에 이런 고수가 있을 줄이야. 이런 진법을 보게 된다니! 모두 뒤로 물러가!”민규현의 명령이 떨어지자 암부 부하들은 일제히 물러섰다. 그리고 그는 안개를 훑어보고는 두 손을 모았다. 그러자 몸에서 강한 회오리 기파가 뿜어져 나왔다.무서운 기파가 터져 나오면서 주위의 공기마저 진동하여 소리를 냈다.역시 암무 3대 지휘자 호존!그리고 그는 손을 크게 휘두르더니 “열려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기파들은 순식간에 광풍으로 변해 안개 쪽을 향해 달려갔다.우르릉거리는 소리와 함께 자욱한 안개 사이로 길이 생긴듯하였다. 민규현이 기파로 안개를 두 조각으로 깨부수었다. 안개가 갈라지면서 산길이 나타났다.민규현은 맹호처럼 뚜벅뚜벅 걸어갔다.용인 빌리지에 발을 내디디려는 순간.뒷산.백경재와 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꿈적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백경재는 윤구주가 준 한기단을 복용한 후 근래 내공이 비약적으로 향상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아침, 백경제는 단숨에 통현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식으로 귀선 경지에 들어섰다!귀선 경지에 들어선 백경재는 더 이상 예전의 이류 수련자가 아니다!술법을 아는 사람은 백경재를 이제는 백 거장이라고 불러야 한다!두 사람이 수련하고 있을 때 ‘운산 대진’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귀선 경지에 이른 백경재가 갑자기 두 눈을 뜨더니 그의 눈동자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어느 죽일 놈이 감히 우리 구역에 침입해! 저하, 제가 가서 살펴보겠습니다. 도대체 어떤 자식들인지!”윤구주는 눈을 감은 채 그러라고 대답만 했다.휙!백경재는 눈 깜짝할 사이에 그쪽으로 날아갔다.산길 위.민규현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민규현은 더 길게 말하지 않고 그저 웃었다.“못 알아들어도 상관없어! 3일 전에 홍월 경매사에서 주최한 경매에 참가했지?”백경재는 흠칫 놀라면서 대답했다.“그래! 그게 뭐 어때서?”“참가했으면 바로 너일 거야!”민규현은 첩보원을 죽인 사람을 백경재로 착각했다. 백경재는 민규현을 쳐다보고 또 그 뒤에 있던 암부원들을 훑어봤다.“어이, 너희들은 도대체 뭐 하는 자식들이야? 왜 우리 용인 빌리지에 함부로 들어와?”민규현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우리가 누군지 당신은 알 필요가 없어! 지금 우리랑 같이 본부로 가자. 물어볼 것이 있거든.”따라오라는 말을 듣고 백경재는 피식 웃었다.“씨발, 정말 웃기는 새끼네. 함부로 우리 구역에 침입한 것도 모자라 나더러 너희 따라 어딜 가라고? 지금 내가 만만하다고 생각하는 거야?”백경재는 코웃음을 치더니 부적 세 개를 내던졌다. 그러자 그 부적들은 갑자기 폭발하면서 검은 안개가 순식간에 사방을 뒤덮었다. 그리고 그가 주문 두 개를 외우자 검은 안개 속에서 귀신이 울부짖으며 엉엉 우는 소리가 들렸고 해골 두 개가 갑자기 튀어나와 민규현을 향해 돌진했다!민규현은 백경재의 술법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리고 모든 내력을 왼손으로 모아 손바닥을 앞으로 밀었다! 그러자 엄청난 기파가 일면서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해골 두 개가 허공에서 폭발했다.“어허! 이렇게 강하다고? 그럴 리가!”백경재는 민규현이 손쉽게 자기의 술법을 풀자 이를 악물며 다시 내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귀선 경지에 들어서고 난 후 백경재는 처음으로 진정한 강자를 만났다. 그는 두 손을 움켜쥐고 주문을 외우자 음기가 온몸을 뒤덮었다.백경재의 두 손은 빠르게 허공에 기괴한 주문을 그렸다. 그리고 손을 들어 검은 안개를 누르는 듯했다!“눌러!”분노의 외침과 함께 검은 안개는 거대한 귀신의 손으로 변했다. 귀신의 손은 무서운 기세로 민규현을 향해 덮쳐갔다. 그러자 민규현은 기파를 모으더니 두 주먹으로 귀신의 손을 깨부쉈다. 막을 수 없는 막강한 기세를
민규현이 기화도에 상처 입은 것을 바라보고, 모든 암부원들은 비명을 질렀다. 상대가 얼굴을 드러내지도 않고 당당한 호존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을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휘사 님!”놀란 그들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 기세를 보이자 민규현이 손을 뻗어 그들을 막았다.그러고는 어두운 안색으로 뒷산 쪽을 바라보았다.“퉤!”선혈이 그의 입에서 튀어나왔다.“이곳에 고수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군! 그래, 어디 한번 해보지. 네 실력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지 한번 보겠다 이거야! 모두 제자리에서 대기해! 내 명령 없이는 누구도 제멋대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민규현을 소리를 지르며 천천히 두 발을 땅에 내려놓고 비장하게 뒷산 쪽으로 날아갔다.뒷산에서!날아가는 그 찰나의 순간, 민규현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왕의 기운이 느껴지면서 괜한 압박감이 들었다.그는 무의식적으로 경계태세를 보이며 온몸에 내력을 돌리기 시작했다.뒤이어 고개를 들어보니 자신을 등지고, 미동 없이 청석 위에 앉아있는 한 남자의 그림자가 보였다.그 모습을 바라보며 암부의 3대 광인 중의 하나라고 불리는 이 호존은 눈썹을 심하게 씰룩거렸다!이와 동시에 엄청난 압박감이 앞에 있는 남자의 그림자로부터 몰려왔다.게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쩐지 이 그림자가 민규현은 낯설지 않았다는 것이다!“빌어먹을 젠장! 저 사람은 대체 누구지? 누군데 이렇게 강한 포스를 풍기는 거지?민규현은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덧없이 놀라웠다.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그는 대가의 경지에 이른 암부 지휘사이다!곧이어 민규현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입을 열었다.“감히 여쭙겠습니다. 조금 전에는 그쪽이 손을 쓰신 겁니까?”청석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윤구주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상대방이 침묵하자 민규현은 다시 말했다.“조금 전의 기화도는 거의 만물을 베실 정도였습니다. 이 민규현이 얼마나 감탄했는지 몰라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수년 동안 이런 고수를 본 적이 없습니다. 도대체 누구십
“그래, 바로 나다!”윤구주가 담담하게 대답하자 민규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저하! 정말 저하십니까? 저... 저하... 저하께서는 이미 죽음의 바다에 빠져 순국한 것이 아니었나요? 세간에는 저하가 돌아가셨다는 소문이 자자한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그러자 윤구주가 패기 있게 말했다.“내가 죽고 싶지 않다고 하면, 이 세상 누구도 나를 죽일 수 없어!”이 말에 민규현은 갑자기 머리를 땅에 박았다.“저하!!!”왕이 살아있다는 기쁨에, 민규현은 울부짖기 시작했다.그렇게 한쪽으로 저하를 부르며, 한쪽으로는 연신 펑펑 울어댔다!천하의 사람들 모두 윤구주가 죽은 줄 알았다!물론 암부를 포함해서 말이다!그날, 죽음의 바다 1차 대전에서 윤구주의 순국 소식이 서울 암부에 전해지자, 암부의 상하 10만 정예부대가 모두 어리둥절해했다!더군다나 당시, 3대 지휘사는 10만 정예부대를 거느리고 꼬박 3일 밤낮을 기산 아래에 무릎을 꿇었다!그 3일 밤낮 동안, 누구도 그들을 설득할 수 없었다.그들은 당시 윤구주가 직접 창설한 “암부”의 일원으로, 윤구주의 친위군과 다름없었으니 말이다!각각 “호랑이”, “곰”, “늑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3대 지휘사는 윤구주가 직접 뽑아 배양한 인재들이었다.이 세 사람의 실력은 윤구주 주변의 4대 살신에 필적할 만했는데, 모두 윤구주 수하의 칠살광인이라 불리기도 했다!그러나 민규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오늘 뜻밖에도 다시 자신이 섬기던 옛 왕을 만나게 될 줄 말이다!그의 울음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하지만 그건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닌 기쁨과 흥분으로 흐르는 눈물이었다!“됐어, 인제 그만 울게! 어쨌든 자네도 암부 3대 지휘사 중의 하나인데, 이런 모습을 부하에게 보이면 창피하지 않겠어?”민규현은 콧물과 눈물을 훔치며 감격했다.“창피하긴요! 저하가 살아있는 한, 저는 이깟 체면 하나쯤은 없어져도 상관없습니다!”“지금 자네 모습이 얼마나 웃긴지 한번 보게!”윤구주는 경멸하듯 한마디 했지만,
마황이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마가의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서늘한 눈빛을 다른 두 개의 청동 관에 고정했다.이 두 개의 관에는 마가의 첫째 대장로와 둘째 대장로가 봉인된 상태였다.“큰형이랑 둘째 형은 아직도 안 깨어났나?”마황은 즉시 대답했다.“예, 대장로님!”“좋다. 석촌의 일이 마무리된 후, 형님들을 깨우겠다. 형님들이 깨어나면 틀림없이 놀라게 될 것이다!”셋째 대장로는 기괴한 웃음을 터뜨리며 하늘을 바라보더니 이내 몸을 날려 검은 안개처럼 절벽 위로 솟구쳐 올랐다.셋째 대장로가 위로 날아오르자 마황도 급히 그 뒤를 따랐다.그날, 마궁에서는 셋째 대장로의 출관을 축하하는 성대한 연회가 열렸다....이틀 후, 기산에서 백여 킬로미터 떨어진 한 작은 마을의 거리에서 두 사람이 나타났다.그들의 등장에 주변 사람들이 멈춰 서서 웅성거렸다.그럴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 중 하나는 비할 데 없이 준수한 용모를 지닌 청년이었고 다른 하나는 머리가 반짝이는 꼬마 스님이었으니 말이다.작은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는 보기 드문 이들의 모습이 이목을 끌었다.“형님, 여기서부터 백여 킬로미터 남았습니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가시죠.”대머리의 꼬마 스님이 입을 열었다.가만히 보니 이 둘은 바로 윤구주와 공수이였다. 윤구주는 앞에 있는 마을을 훑어보며 말했다.“좋다.”두 사람은 마을 안에서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았다.그렇게 마을 중심의 한 호텔에 자리를 잡고 간단히 음식을 먹은 후 그들은 방으로 돌아왔다. 공수이는 소파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형님, 내일이면 기산에 도착합니다. 마가 놈들이 틀림없이 미리 대비하고 있겠죠?”윤구주는 무심하게 대답했다.“그럼 뭐?”그 말을 들은 공수이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러네?’윤구주에게 이런 말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전에 그 곤륜 구역의 노마들도 형님을 당해내지 못했는데... 고작 마가 따위가 상대가 되겠어?’“근데 형님은 마가의 세 명의 선조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공수
“대장로님께 아룁니다. 저희가 알고 있는 유일한 정보는 그자가 천하제일 문벌인 윤씨 일가 출신이라는 것뿐입니다. 그가 어느 문파나 종문에서 배웠는지는 지금까지 아무도 모릅니다.”“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자의 내공이 최소 절정 후삼품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마황이 말했다.절정 후삼품은 각각 칠살 절정, 팔부 절정, 그리고 마지막 구오 절정으로 나뉘어 있다.“후삼품이라고? 신참이 벌써 이 정도 내공에 도달했다고?”마운명은 이 말을 듣고 얼굴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렇기에 감히 셋째 대장로님과 다른 두 대장로님을 방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마황이 진지하게 대답했다.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잠시 생각하더니 몸을 날려 공중에 떠 있다가 땅으로 내려왔다.쿵!그의 두 발이 땅에 닿자 땅이 크게 흔들렸다.“좋다!”“이미 깨어난 이상, 나도 50년 동안 화진에 얼마나 뛰어난 후배들이 나왔는지 직접 봐야겠구나!”이 말이 떨어지자 강력하고 검은 사악한 기운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마황은 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말에 감격하여 말했다.“출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씨 일가를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내가 깨어난 것은 단지 그런 하찮은 후배들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위한 것이지...”말을 마친 후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서늘한 눈빛을 들어 서쪽을 바라보았다.“석촌, 그곳에 내가 지키도록 했던 물건에는 아무 이상이 없느냐?”갑작스러운 질문에 마황은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모두 대장로님께서 지시대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석촌은 봉인 상태가 유지되고 있으며 이상 징후는 전혀 없습니다!”“좋다!”“50년이 넘었으니 내 내공이라면 그곳을 열 수 있을 것이다.”“끼이히히!”“그 물건을 손에 넣으면 내 내공은 한층 더 강해질 거야!”“내 내공이 올라가면 우리 마씨 일가는 제자백가를 초월해 천하제일 문벌로 우뚝 설 것이다!”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기괴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며 절벽의 청석들이 떨어져 나갔다.한편 마황은 마음속으로 의아해했다
마황은 윤구주가 화진의 첫 번째 왕이 되었고 ‘구주’라는 칭호를 얻어 10개국을 제압하고 천하를 평정했으며 곤륜에서 왕위에 올랐고 화진 무도계의 3대 서열을 압도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더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얼굴에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날 정도였다.“오호라?”조금 전 금방 깨어난 마가의 셋째 대장로는 윤구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눈동자가 점점 음산하게 변해갔다. 곧 그는 기괴하게 웃기 시작했다.“50년 만에 이 화진에 이런 후배들이 등장했다는 말인가?”이어서 마운명이 물었다.“말하라, 50년 동안 곤륜 구역에 강자가 나타난 적이 있었느냐?”마가 셋째 대장로는 윤구주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고 오히려 무도 성지인 곤륜 구역에 대해 먼저 물었다.“보고드리겠습니다. 현재까지는 없습니다.”이 말을 듣고 마운명은 다시 물었다.“유명전? 서요산 검종? 그 외 다른 종문은?”“마찬가지로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마황이 다시 답했다.여기까지 듣고 나서야 마가의 셋째 대장로 마운명은 눈을 조금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자들이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우리 마가에 무슨 재난이 닥쳤다는 거야?”마운명은 이렇게 말하며 차가운 시선으로 마황을 바라보았다.그러자 본능적으로 마황은 몸이 떨렸다.그는 셋째 대장로 마운명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큰일이 아닐 시 마가에는 이런 선조들을 절대 방해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었다.정말로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그러나 이 셋째 대장로는 후배 세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그의 눈에 천하의 위협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곤륜 구역, 유명전, 서요산 검종 같은 최강 종문들뿐이었다.잠시 생각한 후, 마황은 입을 열었다.“셋째 대장로님! 저희 마가는 이번에 정말 큰 난관에 처했습니다! 그 재난은 바로 윤씨 성을 가진 구주왕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쓸모없는 것들!”“조선 시대 때부터 우리 마가가 수천 년 동안 얼마나 많은 폭풍을 견뎌왔는데... 겨우 신참 하나가 얼마나 큰 파란을 일으
그 해골 같은 손이 관 뚜껑을 움켜쥐는 순간, 절벽 주변에 음산한 기운이 크게 휘몰아쳤다.청동 관 안에서 끔찍하고 강렬한, 검고 사악한 기운이 솟아 나왔다.마가의 선조 중 한 사람이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마황의 커다란 눈동자 속에서 쾅 하는 폭발적인 소리와 함께 청동 관 뚜껑이 열렸다.그리고 한 마영이 관 속에서 천천히 떠올랐다.삐쩍 마른 한 노인의 모습이었다.노인의 몸은 살과 피가 거의 없이 마치 해골 같았다.그가 떠오르자마자 사방의 검고 사악한 기운이 그의 몸에 모여들었고 그 기운이 노인의 몸에 쌓여가면서 마가의 선조는 그 순간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마른 사지에 점차 살과 피부가 붙기 시작했고 머리 부분마저 완전히 변해갔다.잠시 후, 그는 마치 50대 후반의 노인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변신했다.그 노인의 눈은 매섭고 독수리 같은 눈빛을 띠었으며 온몸은 검은 옷으로 감싸여 있었다.강력하고 사악한 기운이 그에게서 뿜어져 나와 주변을 압도했다.겉보기에는 50대처럼 보였으나 그를 바라보는 순간 기이하게도 오래된 죽음의 기운이 느껴졌다.마치 이미 오래전에 죽은 존재인 것만 같았다.“셋째 대장로님께 문안 인사 드립니다! 출관하신 걸 축하드립니다!”마가의 현임 가주인 마황은 이 노인이 청동 관에서 떠오르는 순간 바로 무릎을 꿇고 경배했다.바로 이 인물이 마가의 세 선조 중 한 명인 셋째 선조, 마운명이었다.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마가의 기관술 역사 속에서 마운명은 거의 300년을 살아온 괴물 같은 존재였다.그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끔찍하고도 사악한 기운은 그의 강력한 절정의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셋째 대장로라 불리는 마운명은 등장한 후 마황을 무시한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음산한 눈동자로 하늘을 잠시 동안 응시하다가 마운명은 그제야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지?”“셋째 대장로님께 아룁니다! 대장로님께서 폐관 수행하신 이후 정확히 53년이 흘렀습니다!”마황이 공
절벽 끝에 서 있기만 해도 뼛속까지 스며드는 차가운 기운이 절벽 안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이 시각, 검은 옷을 입은 마가의 가주 마황이 마효순과 함께 그곳에 서 있었다.“아버지! 겨우 그 윤씨 성을 가진 자 하나 때문에 정말로 세 대장로님들을 출동시키려는 겁니까?”마효순이 질문을 던지자 마황은 즉시 냉정하게 말했다.“입 다물어라!”“넌 그 윤씨 성을 가진 자가 얼마나 강한지 전혀 모른다!”“6년 전, 곤륜에서 왕위에 오를 때 수많은 절정 강자들이 그를 저지하려 했지만 결과는 어땠느냐? 모두 그에게 전멸당했지 않느냐!”“그렇지 않다면 문씨 세가가 그렇게 많은 절정 잔당들을 모아 그자를 상대하려 했겠느냐?”마황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마효순은 아버지의 꾸지람에 고개를 숙이며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기억해라. 결코 우리 화진의 천하제일인 왕을 과소평가하지 마라!”마지막으로 마황은 경고하듯 말하며 깊은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았다.“너는 여기 남아 있어라. 내가 선조님들을 모시고 오마!”이 말을 끝으로 마황은 몸을 날려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 아래는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그 안개 속, 만 길 아래에는 세 개의 거대한 청동 관이 절벽 중앙에 떠 있었다.이 거대한 청동 관들은 각각 2m가 넘는 길이였고 오랜 세월의 풍파를 맞아서인지 표면에 먼지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세 관은 튼튼한 강철 사슬로 고정되어 절벽 중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바로 이곳이 마가의 세 선조들이 폐관 수행하는 장소였다.절벽 아래로 내려간 마황의 시야에 부패한 뼈들이 보였다.사람의 뼈도 있고 짐승의 뼈도 있었다.바닥을 밟을 때마다 썩은 뼈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 마치 지옥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오악 내공을 지닌 마황조차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한숨을 쉬며 섬뜩함을 느꼈다.그는 다시 한번 경건하게 고개를 들고 지면에서 15m가량 떠 있는 세 개의 청동 관을 바라보았다.“마가 제72대 가주, 세 대장로님께 인사 올립니다!”마황은 장엄
“지금 이 윤씨 성을 가진 자가 살아 돌아왔으니 틀림없이 우리 세가의 위상을 억누르려 할 것이다!”“너희들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지!”마황은 주변의 마가 장로들을 바라보며 말했다.“가주님! 제 생각에 우리 마가는 계속해서 문씨 세가와 연합해야 합니다! 지금 화진 국방부가 문씨 세가의 손에 완전히 들어가 있고 문아름이 화진의 새로운 왕으로 있는 한 우리에게는 든든한 기반이 있습니다!”매서운 눈매를 지닌 절정 장로가 나섰다.“셋째 장로님의 말씀이 맞습니다!”“그 윤씨 성을 가진 자가 비록 천하제일이라 하나 결국 지금은 혼자일 뿐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그자의 왕위는 이미 문씨 세가에 의해 빼앗긴 상태입니다!”“가주님, 저도 문씨 세가와 연합한다면 언젠가는 그 윤씨 성을 가진 자를 반드시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또 다른 절정 장로가 나서며 말했다.두 사람의 말을 들은 마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희들 말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나는 그 윤씨 성을 가진 자가 그렇게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마황의 말에 방금 발언했던 매서운 눈매의 장로가 놀라며 말했다.“가주님의 뜻은 그 윤씨 성을 가진 자가 우리 마궁에까지 도전해 올 거라는 겁니까?”순간, 침묵이 흘렀다.모두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스스로에게 물었다. 만약 윤구주가 정말 마가의 본거지까지 쳐들어온다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말이다.그때, 침묵을 깨며 마효순이 날카롭게 외쳤다.“감히 우리 마궁에 오겠다고?”“우리 마가는 조선 시대부터 수천 년 동안 철의 방패처럼 버텨온 곳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우리 마궁에 온다는 것은 죽으러 오겠다는 거나 다름없습니다!”마효순의 호언장담에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누구나 그가 허세를 부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는 소리였다.노룡산에서 홀로 수십 명의 세가 절정자들을 도륙하고 노룡산 정상 전체를 파괴한 악마와 맞서 싸우기 위해 지금 이들만으로 과연 윤구주를 막을 수 있겠는가?“가주님! 소인의 의견
“둘째 장로님, 숨김없이 보고드리자면 노룡산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세가 절정자들이 전부... 전부 윤구주에게 살해당했습니다!”무릎 꿇은 마가의 노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뭐라고?”“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그 많은 절정자들이 모두 죽었다고?”이 말을 듣고 대전 안에 있던 마가의 강자들은 모두 경악하여 얼어붙었다.“제가 드리는 말씀은 모두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노룡산 산 정상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심지어 채성고루까지 붕괴되었습니다!”“산 아래에 있던 생존자들은 그 전투에서 윤구주가 마치 신마처럼 공중에 서서 전신에서 신선과 같은 기운을 발산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바로 그 악마 같은 자가 모든 세가 절정자들과 세자를 모조리 죽인 것입니다!”마가 노인의 말을 다시 들은 마효순의 몸이 순간적으로 떨리기 시작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듯했다.“윤구주! 윤구주! 내 아들의 목숨을 갚아라!”마효순은 미친 듯이 대전 안에서 소리를 지르며 분노의 절규를 터뜨렸다.그때, 갑자기 옆에서 차분하고도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효순아, 진정해라.”그 목소리와 함께 머리가 백발인 검은 옷의 노인이 대전 안쪽에서 걸어 나왔다. 이 노인은 오악 절정의 경지에 있는 자였다.그가 나오자마자 대전 전체가 그의 절정 기운으로 휩싸였다.이 인물이 바로 마가의 현임 가주, 마황이었다. 그는 또한 마효순의 부친이었다.“아버지!”마황이 등장하자 대전에 있던 마씨 일가의 모든 구성원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마효순도 예외는 아니었다.“가주님께 문안 인사드립니다!”마황은 차가운 표정으로 대전 중앙의 자리에 앉은 후, 손을 한 번 휘저으며 말했다. “모두 일어나라!”“감사합니다!”곧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섰다.“아버지, 동한이가 노룡산에서 살해당했습니다! 제발 아버지께서 동한이의 원수를 갚아주십시오!”마효순은 마황이 등장하자 잔뜩 붉어진 눈으로 호소했다.사실 마동한은 단지 마효순의 아들일 뿐 아니라 마황의 친손자이기도 했다.
이 황량한 협곡 깊은 곳에 뜻밖에도 고대 양식의 누각과 성채가 우뚝 서 있었다.이곳이 바로 마가의 본거지, 마궁이었다.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마가의 기관술로 지어진 이 건축물들은 그야말로 정교하고 신비로웠다.심지어 산허리에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궁전들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그것들은 마치 공중에 부유하는 것처럼 보여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또한 사방을 가로지르는 쇠사슬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마가의 기관술은 예로부터 세상에 이름을 떨쳤지만 현대 사회에 접어들면서 점차 그 명성을 잃어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천 년을 이어온 마가에게 마궁은 여전히 제자백가를 비롯한 고수들 사이에서 신비로운 존재로 남아 있었다.제자백가를 포함한 상위 가문 외에는 그 존재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바로 지금, 마궁 내부에는 장엄한 고대 건축물이 웅장하게 서 있었다.검은 옷을 입은 마가의 수많은 구성원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고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나무 상자를 등에 메고 있었다.이 나무 상자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이 안에는 마가의 기관술이 담겨 있었다.마가의 기관술은 그 종류가 다양하여 사람을 죽이는 무기부터 독을 품은 신비한 독약, 그리고 예상치 못한 무시무시한 장치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가장 웅장한 대전이 나타난다. 바로 마궁의 본전이었다.그곳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뭐라고? 동한이가 죽었다고?”말을 한 사람은 마가의 중년 남성이었다.절정 이중천의 경지에 있는 그는 이 말을 하자마자 얼굴이 살기를 띠며 험악하게 변했다.넓은 대전 안에는 수십 명의 마가 고위층 인물들이 앉아 있었다.이들 모두는 최소 신급에 도달한 인물들이었고 그중에서도 절정에 이른 이들은 스무 명도 넘었다.중앙에는 마가의 한 노인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어떻게 이런 일이... 그 높은 경지에 오른 내 아들이, 호위자도 함께 있었는데 서울에서 죽었다고?”중년 남성, 바로 마동한의 아버지이자 마가의 직계인 마효순은 분노에
윤하율은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지만 윤구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 거짓말하면 안 돼요!”“그럴 리 없지! 오빠가 약속할게!”윤구주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우리 손가락 걸고 약속해요...”곧 윤하율은 작은 손을 내밀었다.“그래!”“약속, 도장 꾹!”윤구주는 윤하율과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윤하율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정말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할머니, 저 이제 떠날게요!”윤구주는 하미연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러자 하미연은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그래, 가거라!”그렇게 윤구주는 할머니께 허리 숙여 인사한 뒤 공수이와 함께 떠났다.뒤에 남은 하미연은 윤하율의 손을 잡고 아쉬운 눈길로 천천히 사라지는 윤구주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윤구주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하미연은 갑자기 왼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직도 숨어서 나올 생각이 없는 거냐?”이 말이 떨어지자 왼쪽 구석에서 윤신우가 모습을 드러냈다.나오자마자 그는 하미연 앞에 공손히 다가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어머니께 인사드립니다!”매서운 눈길로 하미연이 윤신우를 쏘아보았다.“나를 만나러 올 면목이 있긴 하니? 한 마디만 물어보겠다. 이번에 구주 나가는 거 위험하지는 않겠지?”그러자 윤신우가 코를 만지작거렸다.“아마도요.”“아마도라니? 솔직히 말해 봐. 이번에 상대할 세력은 강한가?”하미연은 직설적으로 물었다.사실 하미연은 처음부터 윤구주가 무엇을 하러 가는지, 누구를 처단하러 가는지 알고 있었다. 단지 더 이상 묻지 않았을 뿐이었다.윤신우는 대답했다.“고작 그런 세력에 어머니께서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마가의 몇백 년 된 선조들 외엔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네 말대로라면 구주가 위험할 수도 있단 소리네?”하미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위험이라... 약간은 있겠지요. 그래도 마가는 수천 년간 이어진 대가문이잖아요. 하지만 어머니 안심하세요. 구주는 제 아들이니까요!”윤신우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