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503화

Author: 김원호
“군식 각하, 이제 어떡합니까?”

한 장수가 세나스에게 물었다.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세나스는 낙일성 중심을 빤히 바라보면서 말했다.

“모두 경계 태세를 취한다. 내 딸을 납치한 화진인은 분명 성안에 있을 거다. 오늘 그 어떤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어도 난 반드시 그 화진인을 죽이고 내 딸을 구출할 것이다.”

세나스가 분노에 찬 고함을 질렀다.

“알겠습니다!”

장수들은 이내 대답했고 거의 만 명 정도 되는 설국 부대는 단단히 준비하기 시작했다.

세나스가 군대를 이끌고 성 안에 들어섰을 때, 낙일성의 중심에는 붉은 머리의 세나미가 온천 옆에 서서 고개를 들어 윤구주에게 흡수되고 있는 하늘 위 천지 원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윤구주가 무슨 공법을 수련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무엇 때문에 주위의 천지 원기가 전부 흡수되는 건지도 몰랐다.

그녀는 그저 멍하니 하늘 위 천지 원기를 바라보며 바위처럼 그곳에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바로 이때 겁에 질린 설국인들이 먼 곳에 있는 거리에서 뛰어왔다.

그들은 달리면서 외쳤다.

“큰일이에요. 군대가 왔어요!”

겁에 질린 백성들의 목소리에 온천 옆에 있던 세나미는 흠칫했다.

“군대?”

그녀는 빠르게 걸어가서 겁에 질린 채 달리고 있는 노인을 붙잡았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조금 전에 군대가 왔다고 하셨나요? 대체 무슨 상황인지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

세나미에게 붙잡힌 설국 노인은 서둘러 말했다.

“아가씨, 얼른 숨어요. 우리 낙일성에서 곧 전쟁이 일어날 것 같아요.”

“전쟁이요?”

그 말을 들은 세나미는 더더욱 의아해했다.

“맞아요. 조금 전에 우리 설국 군대가 낙일성에 왔어요. 게다가 탱크랑 대포도 있었어요.”

노인이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세나미는 의아했다.

낙일성은 설국의 도시였다.

군대가 낙일성에 진입했다는 것은 윤구주를 노린 것이 틀림없었다.

설마 설국 군대에서 윤구주가 낙일성에 왔다는 걸 아는 걸까?

“아저씨, 그들을 이끄는 장수가 누군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세나미는 황급히 물었다.

“우리 설국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구주, 왕의 귀환   제1504화

    “다들 왔나?”윤구주는 번뜩이는 두 눈으로 낙일성 성문 쪽을 바라보았다.“좋아. 드디어 왔네.”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훌쩍 뛰어올라 온천에서 나왔다.그의 완벽한 몸매는 근육이 잡혀 탄탄했다. 그의 몸은 마치 가장 위대한 조각가가 조각한 조각상 같았다.손을 움직이자 바닥에 벗어두었던 옷이 그의 손에 잡혔다.윤구주는 빠르게 옷을 입은 뒤 순식간에 낙일성 성문 쪽으로 나아갔다.윤구주가 계속 낙일성에 남아있던 이유는 세나스의 대군을 기다리기 위해서였다.세나스는 설국의 군신으로 과거 설국 병사들을 이끌고 전투에 수십 차례 참여했었다. 그는 설국 병사들에게 영웅이자 군신이었다.그러다 그는 6년 전 윤구주에게 패배하였고 심지어 오른쪽 눈은 윤구주에 찔려서 실명되었다.비록 세나스는 눈 한쪽이 실명되었지만 설국 군인들 마음속 그의 지위는 여전히 확고부동했다.그는 여전히 군신이자 설국 병사들이 가장 존경하는 존재였다.윤구주가 그를 죽여야만 설국 군대를 완전히 패닉에 빠뜨릴 수 있었다.그래서 윤구주가 떠나지 않고 계속 낙일성에 남아있었던 것이다....낙일 성, 성문 쪽.얼어붙은 시체가 가장 앞에 놓여 있었다.그것은 설국의 절정 강자 길든의 시체였다.시체 앞에 서 있는 것은 세나스였고 그의 뒤에는 장수들이 뒤따르고 있었다.초극 절정인 길든은 생전에 세나스와 사이가 굉장히 좋았다.매번 전투가 있을 때마다 세나스는 길든을 초대했었다.그런데 이번에 오래된 친구가 낙일성에 오자마자 죽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길든의 시체를 바라보던 애꾸눈 세나스는 주먹을 꽉 쥔 채로 비분에 찬 표정을 해 보였다.“군신 각하, 우리 부대는 각하의 명령에 따라 성문을 완전히 막아두었습니다. 파리 한 마리도 뚫지 못할 겁니다. 지금부터 수색을 시작하라고 명령을 내리면 될까요?”이때 한 장수가 세나스의 곁으로 다가가서 물었다.군복을 입은 세나스는 눈을 부릅뜬 채 차갑게 손을 움직였다.“시작해.”“네!”설국 장수는 명령을 받은 뒤 곧바로 몸을 돌려 뒤에 있는 병

  • 구주, 왕의 귀환   제1505화

    그들을 향해 달려오던 사람은 다름 아닌 세나미였다.세나미는 달려가서 세나스의 품에 안기더니 흐느끼며 아버지를 불렀다.세나스는 당황했다.그는 서둘러 딸을 안고 기쁜 얼굴로 말했다.“나미야, 이거 꿈 아니지? 정말 너 맞니?”“그럼요, 아버지!”세나미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했다.“너 화진인에게 납치된 거 아니었니? 왜 여기 있는 거야? 얼른 아빠한테 얘기해 봐. 어디 다친 데는 없어?”세나스는 서둘러 딸을 걱정하며 물었다.세나미는 웃으며 말했다.“아버지, 저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하지만... 네가 화진인에게 납치당했다는 보고가 올라왔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멀쩡히 이곳에 있는 거야?”세나스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다른 장수들 또한 의아한 얼굴로 갑자기 나타난 세나미를 바라봤다. 아무도 어떤 상황인지 몰랐다.세나미는 지금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그녀는 서둘러 말했다.“아버지, 그건 설명할 수 없어요. 지금은 제 말대로 하세요. 당장 병사들을 이끌고 이곳을 떠나요. 그리고 당분간은 절 찾지 마세요.”세나미의 말에 세나스뿐만 아니라 그의 뒤에 있던 설국 병사들 또한 얼이 빠졌다.“나미야, 그게 무슨 말이야? 이곳을 떠나라니? 널 찾지 말라니?”세나미가 말했다.“아버지, 제 말대로 하세요. 지금은 설명할 방법이 없어요.”세나스는 이상함을 느꼈다.딸의 겁먹은 표정을 본 세나스는 뭔가 수상쩍음을 감지했다.“나미야, 너 혹시 협박당했니? 뭘 두려워하는 거야?”세나미는 긴장한 얼굴로 뒤를 바라보면서 서둘러 말했다.“아버지, 제발요. 어서 군대를 이끌고 이곳을 떠나세요. 그 악마가 온다면 떠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을 거예요.”세나미가 악마라고 하자 세나스는 더욱 의아해졌다.“딸아, 그게 무슨 말이니? 악마라니?”“우리 설국 병사들을 죽이고 절 잡아간 그 화진인 말이에요!”세나미는 설명해도 소용없자 그냥 솔직히 털어놓았다.“네 말은 우리 설국 병사들 수천 명을 죽인 화진인이 이 낙일성에

  • 구주, 왕의 귀환   제1506화

    세나스는 그 말을 듣고 세나미에게 말했다.“딸아, 무서워하지 마. 아버지가 있으니 아무도 널 다치게 하지 못해. 넌 지금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쉬어. 아버지가 그 빌어먹을 화진인을 잡아서 처단할게.”다들 자신의 말을 믿지 않자 세나미는 초조해했다.“아버지! 왜 제 말을 믿지 않는 거예요? 길든 할아버지 아시죠? 길든 할아버지는 그 악마의 손에 단숨에 죽었어요. 다들 이곳에서 죽길 바라는 거예요?”세나미가 초조한 목소리로 울먹거리자 세나스는 미간을 구겼다.그가 아는 세나미는 줄곧 용감하고 지혜로우며 침착한 사람이었다.그런데 오늘은 왜 이러는 걸까? 왜 이렇게 두려워하는 걸까?세나스는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말해 봐. 널 납치한 화진인이 정말로 그렇게 강한 거야?”“맞아요. 그는...”세나미는 조금 엄두가 나지 않는 표정이었다.“그가 누군데?”세나스는 딸을 바라보았다.세나미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말했다.“아버지의 숙적이에요. 유일하게 아버지를 이긴 적이 있는 사람이기도 하죠.”‘뭐라고?’자신을 이긴 적이 있다는 말에 세나스는 당황했다.세나스는 살면서 수많은 전투를 했었다.그러나 그를 이긴 적 있는 사람은 오직 윤구주뿐이었다.세나미의 말을 들은 세나스는 안색이 어두워졌다.“설마 그 화진인이 구주왕이란 말이야?”“맞아요. 바로 그예요.”“그가 우리 설국에 왔어요. 지금은 저 앞에 있는 온천에 있어요.”세나미는 드디어 윤구주의 일을 얘기했다.‘뭐?’화진의 구주왕이 낙일성에 왔다는 말에 세나스는 당황했다.“그럴 리가... 그는 이미 죽음의 바다에서 죽었어. 그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야. 그가 살아있을 리가 없잖아?”세나스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죽지 않았더라고요! 화진은 우리 10국을... 세상을 모두 속인 거예요. 구주왕이 살아있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에요!”세나미는 윤구주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얘기했다.이때 세나스는 깜짝 놀라 넋이 나갔고 그

  • 구주, 왕의 귀환   제1507화

    그 말에 세나스는 멍해졌다.세나미의 말대로 윤구주는 홀로 설국의 병사 수천 명을 죽였고 흑여산맥에 있는 설국의 진영 십여 개를 없앴다.게다가 설국의 노련한 절정 강자 길든마저 단숨에 죽어서 성벽에 걸렸다.구주왕을 제외하면 누가 과연 이런 짓을 벌일 수 있을까?그런 생각이 들자 세나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러니까 아버지,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요. 지금 떠나지 않으면 늦을지도 몰라요.”세나미는 계속해 설득했다.세나스가 말했다.“하지만 우리가 떠나면 넌 어떡하니?”“저요...?”세나미는 쓴웃음을 지었다.윤구주의 생사인에 당했으니 세나미에게는 도망칠 기회가 전혀 없었다.그녀가 세상 끝까지 도망친다고 해도 윤구주는 생각 한번 하는 것으로 그녀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었다.그녀로서는 도망칠 구석이 없었다.그러나 그녀는 아버지가 걱정하지 않게끔 말했다.“전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제가 알아서 그 악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게요. 아버지는 그냥 제 말대로 빨리 이곳을 떠나시면 돼요.”세나미가 그렇게 얘기할 때 갑자기 우레와도 같은 목소리가 그녀의 뒤에 있는 거리에서 들려왔다.“도망치려고? 그럴 수 있겠어?”그 말이 들림과 동시에 폭풍이 멈춘 것만 같았다.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설국 병사들의 귓가를 파고들었고, 설국 병사들은 그 순간 피가 들끓는 기분을 느꼈다.세나스 또한 마찬가지였다.그와 뒤에 있는 병사들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먼 거리를 바라보았다.눈보라 속에서 흰옷을 입은 남자가 서서히 걸어왔다.그는 신 같기도, 악마 같기도 했다.그는 아주 천천히 걷는 것 같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이들의 앞에 도착했다.윤구주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윤구주를 본 순간, 가장 먼저 깜짝 놀라서 소리 지른 사람은 세나미였다.“큰일이야. 저 악마가 나타나다니!”세나스 역시 윤구주의 익숙한 모습을 본 순간 건장한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윤구주에게 찔려서 실명한 오른쪽 눈을 바늘로 콕콕 쑤시는 것처럼 아팠다.6년, 무려 6년이었다.세나스의 가

  • 구주, 왕의 귀환   제1508화

    세나미는 윤구주를 설국으로 데려온 것이 후회됐다.그리고 그녀의 아버지가 올 때까지 낙일성에 남아 있은 것이 후회됐다.만약 윤구주가 정말로 사람들을 다 죽일 생각이라면 그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당신은 계속 날 이용했던 거였어...”세나미는 덜덜 떨면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는 차갑게 피식 웃었다.“노예 따위 이용하는 게 뭐가 어때서?”윤구주의 말을 들은 세나미는 눈시울이 붉어졌다.“악마! 이 악마 같은 자식! 죽여버리겠어!”결국 참지 못한 세나미는 갑자기 미치기라도 한 건지 윤구주를 향해 달려들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윤구주가 손을 한 번 휘두르자 무시무시한 기운이 그녀를 날려 보냈고 그녀는 먼 곳까지 날아가서 눈밭에 쓰러졌다.“딸!”딸이 윤구주로 인해 다치자 세나스는 소리를 지르며 그녀를 부축하러 가려고 했다. 그런데 윤구주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세나스, 우리 사이의 원한은 오늘부로 다 해결하자고.”윤구주의 말을 들은 순간 애꾸눈인 세나스는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대, 대체 뭘 어쩌고 싶은 거야?”“뭘 어쩌고 싶냐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그걸 모른단 말이야?”윤구주의 말을 들은 순간 세나스는 몸을 흠칫 떨었다.“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모르겠다면 내가 알려주도록 하지. 6년 전 난 그렇게 말했어. 설국에서 또 한 번 우리 화진의 영토를 넘본다면 설국 서울까지 쳐들어가서 모든 이들이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 그런데 어떤 일이 벌어졌지? 설국 병사들은 공공연히 우리 땅을 침범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화진인들의 물자를 강탈했어. 더욱 괘씸한 건 설국이 감히 우리 화진의 세가와 결탁해서 우리 화진의 무학 정수를 몰래 훔쳐 배우며 설국의 병력을 강화했다는 거야. 이 두 죄 중 하나만 저질렀어도 난 설국을 처단했을 거야. 그런데 설국은 이 두 죄 다 저질렀지. 그러니 나도 당연히 당신을 죽여야 하지 않겠어?”윤구주가 한 말은 마치 신의 말처럼 들렸다.오늘 일은 전부 설국이 자초한 일이었

  • 구주, 왕의 귀환   제1509화

    윤구주는 대체 뭘 하려는 걸까?세나스는 정말로 두려웠다.“국제중재기구? 좋아. 그들이 날 찾아올 때까지 기다려주겠어.”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살기를 서슴없이 드러냈다.앞서 말했듯이 그가 설국에 온 이유는 옳고 그름을 따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설국인들을 죽이기 위해서였다.그래서 윤구주는 그렇게 말한 뒤 곧바로 오른손으로 수인을 맺었다.그는 곧장 팔기지 중의 제5기 천주금술을 사용하였다.검결이 나타나자마자 어둑어둑하던 상공이 갑자기 보라색으로 변했다. 윤구주가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보라색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하며 곧바로 검들이 하나둘 그의 주변에 나타났다.검은 총 999자루였다.“하!”윤구주가 소리를 지르자 999자루의 검들이 허공에 떠 있다가 순식간에 거대한 천주검 한 자루로 변했다.천주검이 나타나자 날이 어두워졌다.“베어라!”윤구주가 오른손을 움직이자 거대한 천주검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공격에 설국 병사들은 겁을 먹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설국 장수들도 마찬가지였다.“이것은 구주왕의 팔기지야... 다들 물러나!”세나스는 윤구주가 천주금술을 시전하자 기겁하면서 소리를 빽 질렀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미 늦었다.윤구주의 검이 내려오자 비명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눈앞의 설국 병사들 수백 명이 윤구주의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그뿐만 아니라 낙일성 뒤쪽의 거대한 성벽 또한 그 공격에 무너져 내릴 뻔했다.눈앞의 설국 병사들의 찢긴 시체들을 본 세나스는 눈이 벌게졌다.“구주왕, 적당히 해. 선 넘지 마!”윤구주는 웃었다.“왜? 그러면 안 될 이유라도 있어?”검이 또 한 번 내려왔다.무시무시한 천주검은 마치 세상을 파멸로 이끌 검과 같았다.검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수백 명의 설국 병사들이 피바다 위로 쓰러졌다.윤구주의 살육이 시작된 걸 본 세나스 곁의 신급 장수 6명은 분노에 차서 말했다.“화진인! 오늘 우리 설국 장수들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널 죽일 거다!”6명의 신급 장수는 일제히 윤구

  • 구주, 왕의 귀환   제1510화

    처참한 비명과 애원하는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6명의 신급 장수 모두 맥 한 번 추리지 못하고 윤구주의 손에 죽어버리자 세나스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남은 설국 병사들은 모두 간담이 서늘했다.이걸 과연 전투라고 부를 수 있을까?이건 전투가 아닌 살육이었다.윤구주는 홀로 군대 하나를 없앴다.윤구주가 팔기지 술현지를 시전하자 그의 온몸에 흰빛으로 둘리며 마치 신처럼 보였다.그가 지난 곳마다 시체가 즐비했다.눈앞의 이 군대는 세나스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군대였다.그리고 조금 전의 신급 강자 6명은 세나스가 가장 아끼고 믿는 설국의 인재들이었다.그러나 그런 존재들이 윤구주에게 전부 살해당했다.이 순간, 설국의 에이스라고 불리던 부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어쩔 수 없었다.다들 죽는 게 두려웠으니 말이다.이때 갑자기 어둡던 하늘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나서 윤구주를 가렸다.“화진인! 참 건방지구나! 우리 설국에 정말로 아무도 없는 줄 안 것이냐?”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허공에 갑자기 검은색 우산이 하나 나타났다.그 우산은 아주 거대했고 겉면에는 보라색 문자가 적혀 있었다.문자가 반짝거리면서 무시무시한 힘을 싣고 윤구주를 덮쳐들었다.그 우산은 법기였다.검은 우산이 허공에서 내려오자 윤구주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별 쓰레기 같은 게 날 상대하려고 하네. 당장 튀어나와!”윤구주는 갑자기 발을 힘껏 굴렀다.“뇌왕인!”쩌적.어둑어둑하던 하늘이 마치 무언가에 찢긴 것처럼 엄청난 소용돌이가 나타났다.소용돌이가 나타나자 무시무시한 뇌전들이 소용돌이 속에서 얼핏 보였다.윤구주는 뇌왕인을 시전한 뒤 곧바로 손을 들어 수많은 뇌전들이 검은색 거대한 우산을 공격하게 했다. 펑펑 소리와 함께 검은 우산은 뇌전의 공격 때문에 그 자리에서 펑 소리를 내며 폭발했다.검은 우산이 폭발한 뒤 검은색 장포에 모자를 쓴 설국 제사장 세 명이 하늘에서 내려왔다.세 사람은 엄청난 술법 파동을 내뿜고 있었다.그중 중간에 있는 백발의 노

  • 구주, 왕의 귀환   제1511화

    적야라고 불린 백발의 노인은 세나스를 향해 허리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전 대신관의 명령을 받고 군신 각하를 도와드리러 온 겁니다.”“정, 정말 잘됐어요! 적야 대제사장님의 도움이 있다면 우리 설국은 무사할 거예요.”대신관의 수제자인 세나미는 빠르게 다가가서 적야 대제사장을 향해 깊이 허리를 숙였다.적야가 말했다.“나미 아가씨, 예의 차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신관님께서 하루빨리 신전으로 돌아오라고 하셨습니다.”“하지만...”세나미는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의 생사인이 자신을 통제한다는 걸 안 뒤로 세나미는 이미 절망에 빠졌다.윤구주가 그녀를 죽일 생각이라면 그녀를 죽이겠다는 생각만 한번 하면 되었다.그래서 세나미는 두려웠다.백발이 성성한 적야 대제사장은 세나미가 두려워하는 것 같자 뭔가를 깨달았다.그는 고개를 들며 세나미를 위로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오늘 상대가 누가 됐든 우리 설국의 영토를 침범한 자는 모두 죽을 테니 말입니다.”그는 죽을 거라는 말을 강조해서 말했다.그러고 나서 천천히 시선을 들어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아주 건방진 분이군요. 감히 홀로 설국 영토를 침범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다니, 벌을 받을까 두렵지 않으십니까?”“하하하하!”그 말을 들은 윤구주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당신 같은 인간이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서 신에 대해 논하는 거지?”윤구주는 우뚝 서서 엄청난 기운을 내뿜으며 말했다.“전 설국 광명 신전의 대제사장입니다. 오늘 전 대신관님의 명령을 받고 당신을 설득하러 왔습니다. 만약 지금 살육을 멈추고 저와 함께 광명 신전으로 돌아가서 3년간 벌을 받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신의 벌을 받게 될 겁니다. 그러면 당신은 육신이 죽고 영혼도 지옥으로 떨어질 겁니다.”적야 대제사장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갑자기 차갑게 웃었다.“광명 신전이라고 했나? 오늘 난 당신들의 신을 죽이고 광명 신전의 신화를 없앨 거야!”윤구주는 그렇게 말한 뒤 손으로

Latest chapter

  • 구주, 왕의 귀환   제1578화

    “세계 최강이라고요? 속세에서 살아가는 자가 어찌 감히 그런 칭호를 얻는단 말입니까?”구진철이 뭐라고 하려는데 갑자기 듣기 좋은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옳은 말씀입니다. 그가 어떻게 감히 세계 최강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그가 세계 최강이라면 천 년의 역사를 이어온 종문이 뭐가 됩니까?”그 목소리와 함께 화려한 장포 차림의 문아름이 지하 궁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너무도 아름다워 쉽게 눈을 뗄 수가 없었다.문아름이 오다니!절세 미녀 문아름이 모습을 드러내자 현문의 도자 손형재의 눈빛이 살짝 빛났다.“누구시죠?”손형재가 물었다.“전 문아름이라고 합니다.”문아름은 싱긋 웃었다. 경국지색의 미모였다.눈앞의 여자가 문아름이라는 걸 안 순간 손형재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문아름 씨였군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별말씀을요.”문아름은 말을 마친 뒤 문창정에게로 시선을 돌렸다.“할아버지,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왜 저한테 알리지 않은 거예요?”문창정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네가 바쁠까 봐 얘기하지 못한 거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현문의 도자라니, 이렇게 대단하신 분이 오셨는데 아무리 바빠도 제가 나서서 맞이해야죠!”문아름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손형재를 바라보았다.현문 도자인 손형재는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설렜다.문아름이 모습을 드러낸 지 얼마 되지 않아 큰 웃음소리가 갑자기 지하 궁전에 울려 퍼졌다.우레와도 같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지하 궁전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문창정 씨, 구진철 씨, 이렇게 일찍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우렁찬 목소리가 들리더니 곧 지하 궁전에서 갑자기 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곧이어 금빛 속에서 쿵 소리와 함께 금빛을 내뿜는 금색 선장이 지하 궁전에 갑자기 떨어졌다.그 선장은 무게가 몇백 킬로그램에 달했다.선장이 떨어지는 순간 차가운 지면에 금이 갔다.그리고 곧 가사를 입은 대머리 스님 십여 명이 지하 궁전에 모습을 드러냈다.선두에 선 사람은 체구가 아주 건장한

  • 구주, 왕의 귀환   제1577화

    “구진철 씨 말씀이 맞습니다. 비록 구주왕은 어린 나이에 큰 업적을 세웠지만 그래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되죠. 저희 화진의 무도는 천 년의 역사가 있고 3대 무도 서열은 우리 화진 무도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죠. 구주왕 홀로 3대 서열을 상대한다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죠. 구진철 씨, 부디 현문의 대표로서 반드시 우리 3대 서열을 위해 정의를 바로 세워주십시오.”문창정의 말에 구진철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문창정 씨,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쨌든 구주왕은 한때 우리 화진의 왕이었지 않습니까? 정말로 그를 상대하려면 다른 종문의 동의도 필요하지 않겠습니까?”구진철은 똑똑했다. 그는 문창정의 말 한마디에 넘어가서 윤구주를 상대하겠노라고 약속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다.6년 전, 윤구주가 곤륜에서 왕이 되었을 때 현문은 윤구주가 왕이 되려는 걸 막으려고 한 적이 있었다.그러나 결국 윤구주가 무력으로 천하를 제압하였다.그런데 현문 홀로 윤구주를 상대하라니, 구진철은 동의할 수가 없었다.“구진철 씨, 걱정하지 마세요. 솔직히 얘기해서 전 이미 여러 종문에 연락을 넣었습니다. 예상대로라면 아마 이제 곧 다들 서울에 도착할 겁니다.”문창정이 말했다.문창정이 말을 마치자마자 차가운 코웃음 소리가 들려왔다.“구진철 씨, 겨우 구주왕일 뿐인데 저희 현문으로는 부족한 겁니까?”말을 한 사람은 인물이 훤칠한 남성이었다.그러나 그가 내뿜는 음산한 살기는 아주 섬뜩했다.그는 현문의 젊은 세대 중 가장 뛰어난 인재 손형재였다.문창정은 손형재가 구진철 같은 경력 많은 강자도 안중에 없다는 듯이 말하자 시선을 돌려 그를 보며 말했다.“이쪽은 누구죠?”구진철이 대답했다.“우리 현문의 도자 손형재입니다.”도자?그 말에 문창정의 두 눈이 반짝였다.구진철 같은 경력 많은 강자도 그를 정중하게 대한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현문의 도자였던 것이다.천 년 가까이 되는 역사를 가진 현문은 백 년마다 한 명의 귀재를

  • 구주, 왕의 귀환   제1576화

    특히 그중에서도 선두에 선 노인은 등에 청동검을 지고 있었는데 장포를 입은 그에게서는 선인 같은 느낌이 물씬 났다.그의 미간에서 이따금 보이는 서늘한 기운은 사람을 섬뜩하게 했다.노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아볼 수 없었다.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주름진 그의 얼굴만 보였다.노인의 곁에는 훤칠한 젊은 남성이 앉아 있었다.남자도 그들처럼 장포를 입고 있었고 분위기가 남달랐다.가장 중요한 건 그의 실력이 다른 절정 강자들보다 약하지 않다는 점이었다.그는 눈빛이 반짝였고 자태도 도도했다.기괴한 모습을 한 그들이 앉아 있을 때 쿠구궁 소리와 함께 지하 궁전의 석문이 열리며 검은색 장포를 입은 사람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그는 문창정이었다.그리고 문창정의 뒤에는 검은 옷을 입은 두 노인이 있었다.문창정은 모습을 드러낸 순간 우렁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구진철 씨, 우리 문씨 일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청동검을 등에 지고 있던 노인은 그 말을 듣고 미소 띤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오랜만입니다, 문창정 씨. 십 년 만에 보는 것 같은데 문창정 씨는 여전히 풍채가 좋으시군요!”“아닙니다. 문씨 일가가 아무리 좋아도 현문에는 비할 바가 못 되죠.”청동검을 등에 지고 있던 노인은 화진의 6대종문 중 하나인 현문 출신이었다.“구진철 씨, 저희 십여 년 만에 만나는 거죠?”문창정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죠. 우리 현문은 오래전 모습을 감추었고 제자들 또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경우가 매우 드물죠.”구진철이 대답했다.“그러네요. 현문은 우리 화진의 6대종문 중 하나로 오랜 역사가 있고 제자들도 아주 많죠. 반대로 우리 같은 속인들은 그저 속세에서 이렇게 평범하게 살고 있죠.”문창정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말을 마친 뒤 그는 고개를 들어 구진철을 바라보았다.“구진철 씨, 현문에서는 제가 보낸 초대장을 받으셨겠죠?”“네, 받았습니다.”구진철이 대답했다.“받았다면 알고 계시겠지만 우리 화진의 구주왕이 살아있다는 것도 알

  • 구주, 왕의 귀환   제1575화

    공수이는 정태웅이 설국으로 가서 예쁜 여동생을 찾는 걸 원하지 않는 것 같자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렇다면 태웅 형님 말씀은 구주 형님부터 찾아가자는 건가요?”“그래.”“휴, 그건 너무 재미가 없잖아요. 저도 어쩌다가 이곳까지 나온 건데요.”공수이는 한숨을 쉬면서 마음대로 하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하하 수이 동생, 실망하지 마. 내가 아까 비행기 안에서 공략을 찾아봤다고. 이곳은 그냥 작은 마을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곳 여자들이 그렇게 예쁘대. 게다가 여기 클럽도 많대. 그 클럽에 가면 여자들이 아주 개방적이라고 해. 심지어 옷을 안 입는 여자들도 있다고 하던데!”정태웅이 음흉한 표정으로 말했다.‘뭐?’“그런 곳이 있다고요? 태웅 형님, 그게 정말인가요?”공수이는 그 말을 듣자 눈을 빛내면서 소리를 질렀다.“내가 거짓말이라도 할 것 같아?”정태웅은 입을 비죽이며 말했다.“역시 형님이 최고예요! 형님은 제 친형님이에요. 친형님이 절 속일 리가 없죠!”공수이가 뻔뻔하게 말했다.“그러면 됐어. 오늘 밤에는 그냥 날 따라와. 오늘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줄게!”정태웅이 말했다.공수이는 무척 기뻤다.그는 정태웅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말했다.“형님, 형님. 자, 제가 한 잔 따를게요!”그렇게 두 사람은 그곳에서 술을 거하게 마셨다....같은 시각, 서울 국방부.웅장한 기세의 저택이 눈에 들어왔다.저택 앞에는 거대한 기둥들이 우뚝 솟아있었고 현판에는 이황왕이라고 적혀 있었다.옛 왕은 이미 떠났고 새로운 왕이 나타났다.현재 화진의 새로운 왕은 이황왕 문아름이었다.문아름은 국방부를 관리하기 시작한 후로 윤구주의 구주군을 해산시켰다.그뿐만 아니라 윤구주가 아끼던 장수들을 전부 고향으로 돌려보내거나 아주 먼 접경지대로 보냈다.심지어 적지 않은 장수들이 감옥에서 죽임을 당했다.이 순간, 널찍한 이황왕 저택 안은 경비가 삼엄했고 도처에 경비대가 있었다.안쪽에 있는 음산한 암실 안에는 장포를 입은 아름다운 미녀 문아름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574화

    대도시든 작은 도시든 거리에는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그 광경은 설날보다도 더 떠들썩했다.그 순간, 흑여산맥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진 한 작은 마을에서도 축하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정말 좋아. 그 위풍당당하던 설국이 우리 화진의 속국이 되었다니. 하하, 얼마 전에 내 아내가 설국으로 여행 가고 싶다고 나한테 여권을 만들라고 했거든? 이젠 여권을 발급받을 필요도 없이 바로 가면 되겠어!”“그러게 말이야.”“내 동료들도 스키 타러 설국에 갈 거래.”“설국 국주가 갑자기 돌아가셨고 설국이 갑자기 우리 속국이 되다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변경 지역의 취사병인 우리 친척 형이 그러던데 설국이 우리 속국이 된 건 한 사람 때문이래.”“한 사람?”“그래. 우리 오빠의 말에 의하면 그 사람은 우리 화진의 왕이었대. 이름이 무엇인지는 얘기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이 혼자 설국으로 가서 많은 설국 병사들을 죽이고 심지어 설국의 국주까지 단칼에 죽였대.”“그... 그게 가능해? 혼자서 한 나라를 굴복시킨다고? 오버가 너무 심한 거 아냐?”“오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 어쨌든 설국은 이제 우리 속국이 되었잖아. 그렇지?”“응, 얘기를 들어 보니 그렇긴 해.”“그만해. 우리 같은 백성들은 나라의 큰일에는 신경 쓰지 말자고. 우리는 우리나라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것만 알면 돼.”“하하, 맞는 말이야. 자, 건배하자고!”음식점 안에서 사람들은 대화를 나누면서 술을 마셨다.그들이 기쁘게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그 옆에 사람 두 명이 앉아 있었다.그 두 사람의 앞에는 풍성한 음식이 놓여 있었다.온갖 산해진미가 다 있었다.가장 중요한 건 그 두 사람 중 한 명은 아주 뚱뚱하고, 다른 한 명은 대머리 스님이었다.자세히 보니 그 두 사람은 흑여산맥 접경지대로 향하던 정태웅과 공수이였다.“수이 동생, 들었지? 저 사람들 우리 저하 얘기를 하고 있어!”정태웅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옆 테이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게

  • 구주, 왕의 귀환   제1573화

    차비연이 떠난 뒤 박천후와 염수천이 빠르게 달려왔다.“저하, 화진 무도의 최강이라 불리는 종문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설마 종문에서 저하를 상대하려고 하는 걸까요?”염수천은 윤구주에게 다가가서 물었다.“멍청하긴! 당연한 거 아니겠어? 당시 곤륜에서 왕이 되었을 때 많은 종문들이 우리 저하가 왕이 되는 걸 반대했어. 그런데 지금 종문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고 하니 당연히 우리 저하를 노린 거 아니겠어? 저하, 명령을 내려주신다면 지금 당장 북방군을 이끌고 가서 그놈들을 토벌하겠습니다!”박천후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박천후처럼 용맹한 사람은 무서운 게 없었다.그에게 있어 윤구주를 공격하려는 사람은 모두 죽어 마땅한 사람이었다.그러니 대군을 이끌고 종문을 휩쓰는 일도 기꺼이 할 수 있었다.그러나 윤구주는 뜻밖의 얘기를 했다.“무도의 일은 당연히 무도로 해결해야지. 박천후, 이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하지만...”박천후는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했다.그러나 윤구주가 그를 제지했다.“6년 전 난 이미 종문을 혼쭐내주고 싶었어. 그런데 그들이 지금 다시 자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니 오히려 좋아.”윤구주는 서늘한 눈빛으로 말했다.6년 전 곤륜에서 왕이 되었을 때, 당시 화진이 금방 평화를 되찾고 10개국과의 전쟁 때문에 휴식해야 하지 않았다면 윤구주는 그 당시 종문과 싸웠을 것이다.그러니 오히려 이것이 그에게는 좋은 기회였다.“저하, 조금 전 칠수방의 그 여자가 종문의 사람이 서울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했는데, 그러면 지금 바로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염수천이 물었다.윤구주는 고개를 들어 몰아치는 눈보라를 바라보았다.“아니. 서울에는 공수이와 민규현 등이 있으니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야.”“네? 공수이요? 저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인데요?”염수천이 궁금한 듯 물었다.염수천은 당시 구주군 소속이었던 사람들을 전부 기억했다.그러나 조금 전 윤구주가 말한 공수이라는 이름

  • 구주, 왕의 귀환   제1572화

    종문은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아주 드물었는데 그것은 화진에서 관행 같은 것이었다.칠수방이 나섰다면 아마 다른 종문에서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다.윤구주의 질문에 차비연이 대답했다.“칠수방에서는 총 6명이 나섰어요. 저희 사숙조께서 사람들을 이끌고 있죠. 다른 종문이라면... 아는 게 많지 않아요. 현문의 사람이 서울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밖에 몰라요.”현문?그 두 글자에 윤구주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화진의 6대종문은 서요산 검종, 현문, 만불종, 칠수방, 천도궁, 자운각으로 이루어졌다.6대종문 중 하나인 현문은 당시 윤구주가 곤륜에서 왕이 되었을 때 사력을 다해 막으려고 했다.그러나 당시 국주령이 있었고 윤구주가 홀로 10국을 물리친 위대한 업적을 세워서 결국 윤구주는 곤륜에서 왕이 되었다.그러고 보면 현문과 윤구주는 그야말로 숙적이었다.그래서 현문의 사람이 서울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차비연의 말에 윤구주의 안색이 어두워진 것이다.“얘기해. 현문을 제외하고 모습을 드러낸 다른 종문은 없어?”윤구주가 다시 물었다.차비연은 고개를 저었다.“그건 몰라요. 사숙조의 말을 들어 보니 당신이 예전에 노룡산에서 많은 세가의 강자들을 죽였고 종문에서는 그 일로 당신에게 복수하려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해요.”“복수?”윤구주는 큰 목소리로 웃었다.“종문이 드디어 나섰네. 좋아, 아주 좋아!”윤구주가 광기 어린 표정으로 웃자 차비연은 아름다운 눈을 깜빡이면서 윤구주에게 말했다.“전 해야 할 말은 다 했어요. 흑흑, 이래도 절 죽여야겠다면 그냥 죽여요!”말을 마친 뒤 그녀는 정말로 눈을 감고 가슴을 내밀었다. 마치 죽이든 말든 마음대로 하라는 듯 말이다.윤구주는 그녀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오른손을 움직여서 거대한 손을 사라지게 했다.쿵!차비연은 허공에서 뚝 떨어져서 엉덩방아를 찧게 되었다.윤구주는 더는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어.“어라? 절 죽이지 않는 건가요?”차비연은 자신을 속박하던 힘이 사라지자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 구주, 왕의 귀환   제1571화

    “끝장이야!”여자는 천주검이 지닌 영혼을 갉아먹는 힘을 느꼈다.그 정도 힘이라면 그녀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었다.“내가 이런 곳에서 죽을 줄은 몰랐는데.”요염한 여자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절망에 빠진 얼굴로 눈을 감았다.거대한 천주검이 하늘에서 내려왔다.그것은 엄청난 기세로 요염한 여자를 베려고 했다.요염한 여자가 천주검에 목숨을 잃을 뻔한 순간, 쿵쿵 소리와 함께 땅이 뒤흔들리면서 날뛰는 검기가 요염한 여자의 몸을 지나쳐 바닥에 꽂혔다.차가운 바닥에는 윤구주의 천주검에 의해 수십 미터에 달하는 깊은 골짜기가 생겼다.지면이 잘린 것만 같았다.“어... 절 죽이지 않는 건가요?”틀림없이 죽을 거로 생각했던 요염한 여자는 땅의 흔들림과 사방으로 넘쳐흐르는 검기를 느낀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들어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눈보라 속 윤구주는 여전히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말해. 누가 날 잡으라고 지시한 거야? 그리고 넌 칠수방 삼절칠금채 중 몇 번째야?”요염한 여자는 윤구주가 자신을 죽이지 않자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미안하지만 제가 얘기해 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아요. 전 삼절칠금채 중 셋째인 차비연이라고 해요. 하지만 누가 당신을 잡아 오라고 지시한 건지는 알려줄 수 없어요.”“얘기하지 않겠다는 거야?”윤구주는 싸늘하게 말하더니 허공에 대고 손을 움켜쥐었다. 그 순간 거대한 손이 나타나서 차비연이라고 스스로를 밝힌 요염한 여자를 허공에서 움켜쥐었다.“날 죽인다고 해도 그건 알려줄 수 없어요.”허공에 들린 차비연이 말했다.“그래. 그러면 죽여주지.”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정말로 차비연을 죽이려고 했다.거대한 손은 조금씩 차비연의 몸을 움켜쥐기 시작했고 차비연은 온몸의 뼈가 바스러지는 듯한 엄청난 통증을 느꼈다.윤구주가 정말로 자신을 죽일 것 같자 허공에 들린 차비연은 진심으로 두려워졌다.“잘못했어요. 죽이지 말아줘요... 제발 살려줘요...”차비연이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윤구주는 그제야 힘을 뺐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570화

    요염한 여자는 윤구주가 검으로 자신의 주사기법을 파괴할 줄은 몰랐는지 눈에 띄게 당황하면서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단번에 제 주사기법을 파괴하다니, 실력이 정말 엄청나네요! 그러면 이번에도 한 번 막아봐요!”요염한 여자는 두 손을 움직였다. 곧 그녀의 미간에 있는 기호는 점점 더 반짝이기 시작했고 그녀의 몸 주변을 둘러싼 핑크색 기운도 점점 짙어졌다.그녀는 손을 움직였고 그 순간 검은색의 사슬이 나타났다.그 사슬은 아주 강렬한 살기 파동을 뿜어댔는데 나타나자마자 음기가 물씬 느껴졌다.“멋진 오빠, 조심해요!”요염한 여자는 매력적인 미소를 짓더니 손목을 움직였다. 검은색 사슬을 마치 살아있는 뱀처럼 윤구주를 향해 날아들었다.눈보라 속에 서 있는 윤구주는 덤덤한 표정으로 꿈쩍하지 않았다.촤라락!살기가 넘실대는 사슬이 윤구주를 묶었다.“너무 방심한 거 아닌가요? 제 거혼사슬에 묶인다면 3품 절정 강자라고 해도 벗어날 수 없거든요!”요염한 여자는 사슬로 윤구주를 옭아맨 뒤 키득거리며 웃었다.옆에 있던 박천후는 요염한 여자가 사슬로 윤구주를 옭아매는 걸 보고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여자를 공격하려고 했다.“바보야, 뭘 하려는 거야?”염수천이 박천후를 말렸다.“뭘 하긴? 저하를 도와야지!”박천후가 대답했다.염수천은 코를 킁킁거리면서 말했다.“멍청하긴. 넌 가만히 있어. 저하가 어떤 분이신데? 네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하지만...”“하지만은 무슨 하지만이야! 넌 그냥 얌전히 있어!”염수천은 욕을 한 뒤 박천후를 무시했다.다른 한편, 요염한 여자는 거혼사슬로 윤구주를 속박한 뒤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러면 이제 순순히 따라오도록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정말 공격할 거니까요.”거혼사슬에 묶인 윤구주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겨우 이딴 걸로 날 잡으려고?”“흥, 말로 해서는 안 되겠네요! 이젠 절 탓하지 말아요!”요염한 여자는 표정이 차가워지더니 손을 움직여 수인을 맺어 거혼사슬을 가리켰다.“금법, 개시!”촤악!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