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전 본거지를 모른다 해도 최소한 제4 나사 명부의 위치는 알고 있을 거라 믿어도 되겠지?”윤구주는 계속해서 물었다.눈앞의 외눈 노인은 제4 나사 명부의 객경이었다.그가 제4명부의 위치조차 모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외눈 노인은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을 깨닫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저하, 제4명부의 본거지는 흑산에 있습니다...”그 순간!외눈 노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기괴한 웃음소리가 갑자기 공간을 가르며 들려왔다.“강연훈, 네가 정말 감히 말하려는 것이냐?”이 말과 함께 여섯 개의 그림자가 유령처럼 문씨 집안 조상의 집터 주변에 나타났다.총 여섯 명!그들은 모두 절정의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으며 그중에는 사상 절정을 뛰어넘는 기운을 가진 자들도 있었다.특히 중앙에 서 있는 청동 가면을 쓴 남자는 특히나 절정의 기운이 육도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아... 염군...”외눈 노인은 그들을 보자마자 겁에 질려 몸이 얼어붙었다.유명전, 염라의 아홉 대전, 사대 명부!그리고 명부를 다스리는 자들은 바로 염군으로 불렸다.사대명부 중 한 명의 염군이 직접 이곳에 나타날 줄이야.여섯 명이 모습을 드러내자 윤구주도 천천히 차가운 눈빛을 들어 그들을 바라보았다.“제4명부의 나사염군이로군?”“오래 기다렸다!”중앙에 서 있던 청동 가면을 쓴 남자는 이 말을 듣고 미묘하게 놀란 듯했다.“오, 날 기다렸다고?”“그렇다!”“처음부터 나는 너를 기다렸다!”순백의 옷을 입은 윤구주는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었다.사실 그가 문씨 장원에 첫 발을 들인 순간부터 이미 이곳에 더 강한 자들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단지 그들이 비술을 사용해 자신들의 절정 혈기를 봉인했기 때문에 윤구주와 같은 괴물 같은 존재가 아니면 그 기운을 감지할 수 없었다.“화진 최고의 왕이자 진용군운을 가진 절대적인 존재라는 소문이 있던데 오늘 직접 보니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 상상도 못 했겠지, 우리가 혈맥을 봉인하고 기운을 감춘
“연꽃 도화라니... 내 몸에 이걸 심었다고?”외눈 노인은 자신의 몸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것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외눈 노인은 즉시 절정의 기운으로 억눌러 보려 했지만 억제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아아아아!”비명을 지르며 외눈 노인의 몸은 윤구주의 화련금안에 의해 허공에서 순식간에 재가 되어 사라졌다.뼛조각 하나 남기지 않았다.외눈 노인은 죽었다.그렇게 당당한 사상 절정이 화련금안에 의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었다.부하가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귀면 가면을 쓴 나사염군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쓸모없던 놈이 잘 죽었군!”“다만, 저하가 사용한 것이 옛날 화공노마의 연꽃 도화가 아니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죽었군.”제4명부의 나사염군이 말하자 윤구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알아봤다니 대단하군.”“물론이지!”“백 년 전, 화공노마의 연꽃 도화는 최고의 금기술로 불렸지. 다행히도 본군은 그 모습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과거를 회상하듯 나사염군의 눈에는 차가운 빛이 감돌았다.한참 생각에 잠긴 나사염군은 이내 서늘한 눈빛을 윤구주에게로 돌렸다.“내 추측이 맞다면, 너는 곤륜구역에서 온 자겠지?”윤구주는 미소를 지으며 부정하지 않았다.“네가 화진의 구주왕이라더니, 과연 무도 성지 곤륜구역의 출신이었군!”“하지만 곤륜구역에서 온 게 무슨 소용이냐? 화진국의 국운은 이미 결정되었고 삼대 서열은 반드시 부흥할 것이다. 혼자서 정말 이 세상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나사염군은 음울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윤구주다. 화진을 어지럽히는 자는 누구든 내가 반드시 죽일 것이다!”“삼대 서열이어도 상관없다.”“유명전이어도 상관없다.”“믿지 않겠다면, 직접 시도해 보아라!”윤구주는 당당하게 말했다.“하하하하!”나사염군은 크게 웃었다.“이미 버려진 왕 따위가 감히 이렇게 건방질 수 있다니! 다만 아쉽게도 오늘 본군의 주요 목표는 네가 아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전설적인 열 개 나라를 혼자 상대했다는 화진의 왕이 얼마나
윤구주가 문씨 세가의 조상지로 향하는 동안 한적한 작은 뜰 안에서는 민규현, 정대웅, 천현수 등 형제들이 여전히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윤구주가 오늘 밤 누구를 상대하러 갔는지, 어디로 향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그들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기다리는 것뿐이었다.시간은 일분일초 천천히 지나갔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작은 뜰에서 백 미터쯤 떨어진 곳에 어둡고 희미한 민머리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달빛 아래서 보니 그는 검소한 옷을 입은 승려였다.어린 승려였다.어린 승려는 단정하고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지니고 있었다.특히나 그 영롱한 두 눈은 금빛이 번뜩이는 듯했다.어린 승려는 낡은 자루를 하나 메고 있었다.그는 윤구주가 살고 있는 작은 뜰을 향해 걸어가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그 녀석이 여기 사는 건가?”“이렇게 허름하다고? 내 누추한 절보다 더 낡을 수 있다니?”어린 승려는 투덜대며 윤구주가 살고 있는 뜰로 한 발짝씩 다가갔다.문 앞에 도착한 어린 승려는 눈을 반짝이며 뜰을 바라보다가, 입을 삐죽 내밀고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사람 있나요?”뜰 안에서.민규현, 천현수, 정대웅 등은 문밖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리자 모두 표정이 변하며 문을 바라보았다.지금은 한밤중이다.대체 이 한밤중에 누가 갑자기 문을 두드린단 말인가?더욱 이상한 것은 절정 이중천의 수련자인 민규현과 천재 검객인 남궁서준이 있었기에, 보통 사람이 이 뜰에 다가왔다면 수백 미터 밖에서도 감지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그런데 지금 어떻게 문 앞까지 왔는데도 아무런 감지조차 하지 못한 것인가?도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사람 있나요?”밖에서 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이때 모두의 시선은 이중천 절정의 실력을 갖춘 민규현에게로 향했다.“확인하러 가자!”민규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운을 돌리며 경계심을 가득 안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그 뒤를 따라 정대웅, 천현수, 용민, 철영, 재이도 모두 뒤따랐다.오직 남궁서준만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윤구주가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살고 있다는 걸 안 그는 따귀를 두 대 날렸다.하지만 지금 이 꼬마 스님이 한밤중에 갑자기 찾아와서 윤구주를 지명하는 것에 관해 그들은 점점 이상하게 느껴졌다.“긴장하지 마세요. 소승이 윤구주를 찾는 건 단지 우리 둘의 해묵은 원한을 아직 확실하게 계산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꼬마 스님이 천천히 말했다.“해묵은 일?”이 말을 들은 정태웅은 표정이 어두워졌다.“이 대머리 스님이, 네가 감히 우리의 왕과 결판을 내겠다니. 젠장, 매를 버는 거야?”정태웅은 다른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의 마음속에는 윤구주가 바로 신이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어떻게 이 꼬마 스님과 해묵은 원한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민규현과 천현수는 비록 말은 하지 않았지만 차가운 안색으로도 그들의 불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시주님, 소승이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와 윤구주는 정말 오래된 일을 해결해야 합니다. 못 믿겠으면 윤구주를 불러내 주세요. 제가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꼬마 스님이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직접 말씀드리기는 개뿔.”“이 대머리, 한밤중에 우리한테 와서 행패 부릴래? 딱 봐도 네가 나쁜 놈이라는 걸 알겠어. 빨리 말해, 너 도대체 누구야? 어느 파에서 보냈어? 아니면 세가? 오늘 밤 확실하게 말하지 않으면 내가 너에게 무례하다고 탓하지 마라!”정태웅이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그 말을 들은 어린 스님은 겁에 질려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시주님, 절 때리려고요? 그건 안 돼요. 소승은 정말 계산만 하고 갈 테니 저를 괴롭히면 안 돼요.”꼬마 스님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점점 더 이상하다고 느꼈다.바로 이때!쓱!한 줄기 하얀 검빛이 무지개처럼 그 꼬마 스님에게로 바짝 다가오더니 꼬맹이 남궁서준이 칼을 빼 들고 마당에 서 있었다.꼬맹이의 갑작스러운 검을 바라보던 민규현이 큰소리로 외쳤다.“꼬맹아, 안돼...”정태웅과 천현수, 그리고 용민과 철영, 재이는 아무도 꼬
말을 마친 꼬마 스님은 고개를 돌려 도망쳤고 토끼보다 더 빨리 달리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도망쳤다!빠르게 도망가는 꼬마 스님 수이를 보며 모두 깜짝 놀랐다.한참 후 정신을 차린 정태웅이 손에 칼을 들고 있던 남궁서준을 가리켰다.“겁에 질려 도망친 저 대머리가 대단한 절정이라고? 꼬맹이, 너 미쳤어? 젠장, 방금 칼을 제때 치워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넌 오늘 칼 한 자루로 쟤를 죽일 뻔했어!”“난 칼을 치우지 않았어요!” 꼬맹이가 싸늘하게 대꾸했다.“뭐야, 칼을 안 치웠다고? 칼을 거두지도 않았는데 왜 갑자기 검기가 사라진 거야?” 어리둥절한 정태웅은 아직도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고 꼬맹이는 정태웅에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돌아서서 유용검을 다시 칼집에 넣고는 더 이상 정태웅과 말을 섞지 않았다.“이봐, 꼬맹이, 말 좀 해봐. 무슨 뜻인데?”정태웅이 꼬맹이를 끌어당겨 물으려는 순간 민규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닥쳐, 이 멍청아!”“형님, 왜 그래요, 내가 뭐 잘못 말했어요? 이 꼬맹이가 조금 전에 저 꼬마 스님을 칼로 죽일 뻔했는데 내가 한마디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저하는 무고한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죽이지 말라고 늘 가르치셨잖아요!”정태웅이 반박했다.“네가 뭘 알아! 방금 그 꼬마 스님 절정 중의 절정일지도 몰라!”뭐?“놀라서 도망간 대머리가 어떻게 절정이에요, 지금 나 놀리는 거죠?”정태웅은 믿지 않는 얼굴이었고 천현수, 철영, 용민 일행도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그들 역시 마음속으로는 도망친 꼬마 스님이 아무리 봐도 절정 강자 같지 않았다.민규현은 도망가는 꼬마 스님 수이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조금 전에 저 칼은 서준이가 거둔 게 아니라 상대의 무서운 기운에 녹아내린 거였어!”뭐라고?“진짜예요, 형님? 저 놀라게 하지 마세요!”이 말을 들은 정태웅의 얼굴이 확 변했고 민규현은 정태웅을 노려보더니 말했다.“꼬맹이의 검술은 다들 알다시피 절정을 베기 충분해! 그런데 방금 그 칼
그렇게 말한 뒤 세 사람은 휙 잔영을 보이며 마당 바깥으로 쏜살같이 빠져나갔다!민규현은 어두운 밤을 바라보며 아득한 눈빛으로 중얼거렸다.“절정 강자가 드디어 한 명씩 나타나네!”...깊은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머리를 자랑하는 실루엣이 앞으로 나아가며 입으로 중얼거렸다.“윤구주가 여기 있다고 하지 않았나? 왜 없지?”그렇게 말하면서 꼬마 스님은 고개를 저었다.“그래그래, 힘들게 한번 나왔는데 먼저 다른 곳에서 놀다 가지 뭐!”꼬마 스님은 시선을 들어 저 멀리 환하게 빛나는 서울 시내를 바라보며 말했다!“와우! 대도시는 정말 멋지네! 그 지옥 같은 곤륜 지역에서 오랜 세월을 단식하고 부처님 이름만 염불하다가 이제야 고기를 맛볼 수 있게 되었구나!”그렇게 말한 후 그의 두 다리가 튀어 오르더니 순식간에 깊은 어둠 속으로 귀신처럼 휙 사라졌다....꼬마 스님이 가고 10분 정도 지나자 어둠 속에서 두 인물이 나타났다.“형님, 저 꼬마 스님의 내공은 나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해요!”달빛 아래 말을 꺼낸 사람은 다름 아닌 윤씨 일가 3 대장 중 한 명인 윤창현이었다!꼬마 스님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던 그의 눈빛이 짙어지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네가 짐작한 대로 저 꼬마 녀석의 내공은 오악을 능가할 것 같네.”은빛 달 아래서 입을 연 사람은 윤씨 가문의 가주 윤신우였고 달빛이 그의 잘생긴 얼굴에 드리웠다.그는 눈도 깜박이지 않은 채 떠나는 꼬마 스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오악 절정? 정말 그 정도로 강해요?”윤창현은 충격에 휩싸여 말하자 윤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게다가 그 경지를 뛰어넘었어!”윤창현은 다시 한번 가슴이 심하게 떨렸다.“그럼 우리 조카와 싸우러 온 걸까요? 구주의 적이면 어쩌죠?”윤창현이 서둘러 물었다.“그렇게 보이진 않아. 처음 나타난 순간부터 온몸에 살기 어린 기운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 구주 쪽 애들과 마주했을 때도 손을 대지 않았지... 내 아들의 적으로 찾아온 건 아닌 것 같아.”윤신우가 천천히
윤구주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이른 새벽이었다.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밖에서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멈춰!”철영의 몸이 번쩍하며 어두운 밤 속에서 나타났고 그의 뒤에는 보초를 서던 재이와 용민이 있었다!“엇? 저하, 돌아오셨네요! 저하를 뵙습니다!”철영은 윤구주의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절을 했다.“자네들은 왜 안에 있지 않고 왜 밖으로 뛰쳐나왔나?”윤구주는 세 사람이 나타난 것을 보고 이렇게 물었다.“저희는 지휘사님의 명령을 받고 오늘 밤 특별히 밖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습니다.”철영이 대답했다.“그래? 밤에 무슨 일 있었어?”영리한 윤구주는 밖에서 보초를 서라는 명령을 내린 사람이 민규현이라는 말을 듣고는 오늘 밤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고 짐작했다.“역시 전하십니다! 한 시간 전에 의문의 남자가 찾아와서 저하를 만나겠다고 말썽을 일으켰는데...” 이때 용민이 나서서 말했고 의문의 사람이 말썽을 일으키러 왔다는 말을 들은 윤구주가 물었다.“누구지?”“꼬마 스님이었어요!”스님?윤구주는 얼굴을 찡그렸다.“네. 20대로 보이는 꼬마 스님인데 이목구비가 뚜렷했습니다. 여기 와서 다짜고짜 저하를 만나겠다며 저하께 따질 일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서준 도련님의 검에 겁을 먹고 도망쳤습니다.”용민은 당시 상황을 사실대로 이야기했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윤구주의 머릿속에는 곤륜 지역에서 하루 종일 자신을 따라다니던 대머리가 떠올라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슬며시 흘러나왔다.“그놈도 곤륜 지역에서 뛰쳐나왔구나.”중얼거리던 윤구주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 “그놈은 지금 어디 있지?”“서준 도련님의 칼에 겁을 먹고 바로 뒤돌아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가기 전에 저하께 옛일에 대해 따질 게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하하하하!윤구주는 그의 말에 큰 소리로 웃었다!“좋아, 그 자식을 기다리지.”그렇게 말하며 윤구주는 성큼성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안에서 민규현, 정태웅, 천현수, 남궁서준은 윤구주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일제히 그를 부르며
유명전에 대한 질문에 남궁서준을 비롯한 민규현, 천현수 역시 유명전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만큼 그들의 시선이 모두 윤구주에게 쏠렸다!“이 조직에 대해서는 나도 과거 스승님께 들었어.”고개를 든 윤구주의 두 눈에 어렴풋이 과거에 대한 추억이 담겼다.“사부님 말씀에 의하면 유명전의 역사는 천 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셨어!”“네? 그렇게 오래되었다고요?” 정태웅과 민규현을 비롯한 모두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다.“그래, 소문에 의하면 유명전을 세운 사람도 곤륜 지역에서 온 절세 강자였다고 해. 다만 마음이 올곧지 않아 나중에 배신하고 곤륜 지역을 떠난 이후 스스로 유명전을 세운 거지. 유명전이 나타난 이후 전 세계의 고수들이 그곳으로 모이면서 힘을 키웠어. 그들은 아홉 대전의 염라를 두고 4대 명부까지 세웠어. 소문에 따르면 4대 명부에는 고수들로 가득 차 있는데 그중에는 수백 년 동안 살아남은 절정 노마도 있다고 해. 가장 낮은 명부부터 높은 명부까지 순서대로 나사 명부, 무간 명부, 범유 명부, 윤전 명부라고 하는데 이들은 천 년 동안 꽤 많은 절정 노마를 포섭했어. 특히 제1순위 윤전 명부에는 구오 지존 절정까지 있어.”세상에!“전설 속 구오 지존 절정이 유명전에 있다니 그렇게 무서운 존재예요?”정태웅은 놀라서 외쳤다.절정의 힘은 이미 세계 금기로 분류되어 있었다!더군다나 당시 곤륜 지역에서 직접 금기령을 내리면서 바깥세상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그런데 윤구주가 지금 유명전에 절대 절정뿐만 아니라 구오 지존 같은 강자까지 있다고 하니 그들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래, 백 년 전에 유명전은 국외 10개국과 결탁했고 곤륜 지역에서 유명전을 도살하라는 명령을 내렸지. 다만 사라진 지 백 년이 넘은 유명전이 지금 이 순간에 다시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거야.”말을 하는 윤구주의 살기가 주위를 싸늘하게 만들었다.“빌어먹을, 인간도 귀신도 아닌 것들이 이렇게 무서웠다니!”정태웅이 욕설을 퍼붓는데 윤구주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는 지극히 순수한 공법으로 제가 수련한 얼음의 술법을 완전히 억누르는군요. 천지 음양, 오행 팔괘. 그쪽의 공법이 천지 음양에 속하고 제 오행보다 우위에 있으니 제가 수련한 이 술법은 완전히 억눌려 더는 상대가 되지 못하겠군요.”북경왕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번에는 누가 승리할지 알 수 없지만 만약 지난번 싸움에서 윤구주가 처음부터 구양진용결을 사용했다면 북경왕은 단 한 판도 버티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극 신급 절정에 도달한 그는 내공을 믿고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마리의 용도 깨뜨리지 못했다.“북경왕, 그쪽은 싸우기도 전에 이미 진 거나 마찬가지예요. 죽음을 자초한 셈입니다. 절대로 제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니 지금 후회하면 살길을 남겨줄 거에요.”윤구주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말을 마친 그는 다시 천옥 진법 쪽을 힐끔 돌아보았다.“저와 대결하면서도 다른 데 신경을 쓰는 겁니까? 윤구주, 그쪽은 완전히 저를 무시하는군요. 다시 생각해 보니 구주왕과 제 옛정도 거짓이었던 거 아닐까요? 이 위선적이고 간악한 악당의 목숨은 제가 가져갈 것입니다.”북경왕이 다시 돌진했다. 윤구주가 다른 데 신경을 쓴 틈을 노려 공격한 것이다.그는 여전히 윤구주에게 완전히 억눌리는 얼음의 술법을 사용했기에 연이은 공격으로도 윤구주를 보호하는 아홉 마리의 용을 깨뜨리지 못했다.“북경왕! 문아름은 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어요. 그쪽의 술법이 저에게 억눌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쪽을 이곳으로 보냈죠. 그쪽 내공이 저보다 강하더라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거란 말입니다. 말해보세요. 문아름이 또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윤구주가 진지하게 물었다.빙신전과 북경왕보다 문아름이 윤구주에게 더 큰 위협이었다.그 여자에게 반드시 다른 꿍꿍이가 있을 것이다.“그렇게 알고 싶나요? 그럼 먼저 저를 이기세요. 승자만이 조건을 내세울 자격이 있습니다.”“금술, 빙역만리.”금술로 인해 대지가 얼어버렸고 주변의 산마저 꽁꽁 얼어붙었다.동시에 천지에 이
수옥인이 북경왕을 말리려 했지만 북경왕은 더는 그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그는 한 손으로 수옥인을 내리쳐 기절시킨 뒤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윤구주 씨, 지난번 싸움은 승부가 나지 않았어요.”이 말을 들은 윤구주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그건 몇 년 전 일이었죠. 그땐 저도 아직 구주왕이 아니었죠.”“그래요. 그때 저도 아직 북경왕이 아니었죠.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지난번은 그쪽이 온 힘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긴 거라는 겁니다.”이 말을 들은 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뜻이죠? 이번에 제가 온 힘을 다하길 바라는 겁니까 아니면 저번처럼 비겨주는 걸 원하는 겁니까?”이 질문에 북경왕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엉뚱한 질문을 했다.“제가 왜 문씨 가문과 손을 잡았는지 궁금하지 않나요?”윤구주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 이유가 뭐든 중요하지 않아요. 오늘 반드시 저와 싸워야 한다면 장소를 바꾸는 게 어때요?”“안 됩니다. 문씨 가문은 저더러 천옥 전법을 파괴하고 폭주하는 영기를 외부로 흘러 나가게 하라고 했어요. 그쪽을 죽이는 건 주요한 임무가 아니에요.”웅!북경왕은 윤구주에게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고 한 걸음을 내디뎌 얼음을 만들어냈다. 차가운 기운이 전법의 절반을 얼려버렸다.윤구주는 이제야 그의 의도를 이해한 듯했다.전법을 파괴해서 영기가 새어나가면 화진는 혼란에 빠질 것이다.“팔기지, 부자결.”수많은 화염 부적이 나타나 북경왕의 한기를 막아냈다. 이번 대결은 북경왕이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북경왕은 이것이 윤구주의 진짜 실력인지 아니면 전법을 지키느라 너무 많은 힘을 써 지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북경왕은 두 손을 모아 앞으로 힘껏 밀어냈다. 극한의 한기가 윤구주의 부적을 순식간에 얼려버렸다.한기가 전법의 핵심을 얼려버리기 직전...“팔기지, 이화금안.”홍!끝없이 치솟는 불이 사방으로 퍼지며 순식간에 상황을 역전시켰다.굉음과 함께 산이 뚫리더니 봉황 모양
“드디어 왔군!”윤구주도 다시 눈을 떴다.그는 문아름의 수단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이번에 온 자는 강적이 아니라 윤구주가 차마 죽이지 못할 친구일 것이다.천옥 북쪽에서 한 사람이 산을 뚫고 나와 귀산에 나타났다.그의 모습을 본 십만 대군은 환호성을 멈출 수 없었지만 진동왕은 표정이 어두워지며 속으로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십만 병사들은 이 사람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화진의 북경왕이었다.새로운 세대의 왕으로 윤구주와 거의 동시에 두각을 나타냈으며 윤구주보다 먼저 왕위에 올랐다. 그는 화진 북쪽 영토를 빼앗아 와서 국치를 씻은 영웅 같은 존재였다.그의 명성은 화진에서 윤구주에 버금갈 정도였다.그 때문에 왕실은 그를 미래 윤구주의 오른팔로 키우려 했다.“현모, 정신 차려!”진동왕은 지쳐 의식이 흐릿해진 현모에게 소리쳤다. 동시에 북경왕을 맞이하려던 모든 부하에게 후퇴를 명령했다.“후퇴하라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북경왕은 우리 편이 아니었나요?”장수들이 하나둘 의아해하며 물었다.“이 바보들아! 저 사람이 우리 편처럼 보이냐!”진동왕이 크게 꾸짖었다.정신을 차리고 다시 보니 북경왕은 온몸에 살기가 넘쳤고 차가운 눈빛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현모도 무언가를 깨닫고 북경왕을 향해 소리쳤다.“북경왕! 그쪽은 화진의 왕입니다! 저와 목숨을 나눈 전우였고 저희 왕은 그쪽을 형제처럼 대했어요. 문아름 씨가 그 쪽에게 무슨 짓을 시켰든 이건 그쪽 본의가 아니라는 걸 잘 알아요.”현모가 절규했다.북경왕이 지금 손을 쓰면 새로 태어난 국운이 위태로워진다. 국운을 위해서라도 진동왕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다. 새로운 국운이 북경왕의 손에 망가져서는 안 된다.만약 북경왕이 국운을 깨뜨린다면 화진 사람의 손에 의해 국운이 깨진다면 화진은 다시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정말 훌륭한 계략이로군. 윤구주, 나올 것인가 숨어있을 것인가.”빙신전 대 제사장은 블랙홀 속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며 웃었다.북경왕이 현모와 진동왕을 쓸어버리고 화진의
“어디서 감히 그런 말을 입에 올리는 것이냐! 너 같은 인간이 어찌 감히 곤륜 신계를 거스르려 하느냐?”형체가 노발대발해서 소리쳤다.“곤륜뿐만이 아니다. 누구든 화진을 건드리면 바로 나 윤구주의 적이다. 그게 신이든 마귀이든, 나 윤구주가 빠짐없이 죽여버릴 것이다!”형체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윤구주에게 섣불리 손을 쓸 수 없었기에 더욱 답답했다. 윤구주가 말한 대로 그가 직접 왔다 하더라도 윤구주를 이길 확신이 없었다.직접 와서도 윤구주를 이기지 못하면 이 소식을 들은 곤륜의 다른 신전들이 배꼽을 잡고 웃을 것이 틀림없다.“건방지게 굴지 말고 기다려라. 내가 혼쭐을 내줄 터이니.”“당장 꺼져! 오지도 못하면서 내 앞에서 떠들지 마.”윤구주는 그와 더는 말싸움하기 싫어 금안을 발동해 그 형체를 지워버렸다. 그는 곤륜의 이놈들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세력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싸우더라도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진짜로 운구주를 죽이려는 것은 문씨 가문이다.윤구주는 문아름이 이 정도로 끝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그의 예감이 맞았다. 형체가 망가진 빙신전의 대 제사장은 즉시 문아름에게 연락을 보냈다.“웃기고 있네요. 말은 잘만 하더니 어디로 간 거죠? 저희가 정면에서 방해하면 그쪽이 숨에서 공격한다면서 어디로 사라진 거죠? 그리고 현무는 어떻게 된 일입니까? 그쪽이 해결하겠다며 죽지 않고 오히려 임씨의 금술을 익혀 구오 후기로 우리 구오 대원만 천신을 죽일 뻔했잖아요.”대 제사장이 비꼬는 말투로 문아름에게 물었다.화진 변경의 설산 꼭대기.법기 속에서 그녀를 꾸짖는 형체를 바라보며 문아름은 담담히 대답했다.“현무가 살아있는 것은 정말 예상 밖이었어요. 저도 임세현이 현무를 그렇게 중히 여길 줄은 몰랐어요. 윤구주에게 금술을 맡길 줄 알았는데 오히려 현무에게 전수하다니. 윤구주의 실력이 더욱 정진했나 봐요.”형체는 잠시 당황하더니 의심스러운 눈길로 문아름을 바라보았다.“제 뜻은 임씨 가문의 절학이 윤구주에게는 쓸모가 없다는 얘기에요. 윤구주
수옥인은 음령을 제압하는 부적으로 기습공격을 했다.“감히 기습을 해? 내가 널 못 본 줄 알았나? 겨우 구오 초경의 실력으로 진동왕보다도 못한 것이 누가 너에게 그런 배짱을 줬냐!”호천신은 귀기로 수옥인의 부적을 깨뜨리고 그를 쓰러뜨렸다. 수옥인은 반쯤 얼어붙은 상태로 바닥에 쓰러져 온몸에서 한기를 내뿜고 있었다.수옥인을 처리한 호천신은 즉시 윤구주를 향해 돌진했다!“윤구주, 죽어!”으스스한 바람이 크게 일며 사신이 윤구주의 목숨을 노렸다.지금 이 자리에서 윤구주를 죽인다면 빙신전의 가장 큰 적을 해결하는 것이니 호천신은 천하에 이름을 떨칠 수 있을 것이다.윤구주 영혼의 기운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 순간 윤구주가 갑자기 눈을 떴다.“팔기지, 이화금안.”금안이 발동되자 공간을 왜곡되는 듯하더니 혈홍색 연꽃이 피어나며 호천신의 영혼을 불태웠다.그로 인해 귀신족의 귀기는 순식간에 타버렸고 호천신의 영혼은 진법 안에서 허우적댔다.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리자 정신을 차린 수옥인도 함께 울부짖었다.호천신의 영혼은 1분도 버티지 못하고 천천히 사라졌다. 호천신이 사라졌는데도 수옥인은 계속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시끄러워. 내가 저놈 태우는데 너는 왜 비명을 지르는 거야?”귀청을 찌르는 비명에 짜증이 난 윤구주는 금안으로 수옥인을 기절시켜 버렸다.호천신이 죽자마자 또 다른 형체가 진법 안에 나타났다.그 투명체는 천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형체를 이룬 것인데 이는 극 신급 절정만이 가능한 일이다.“빙신전의 대 제사장께서 직접 오다니. 하지만 아무 소용 없다는 걸 그쪽도 알고 있을 텐데.”윤구주가 웃으며 말하자 그 형체의 표정이 굳어졌다.윤구주의 말은 그를 이곳으로 유인해 죽이려는 것 같게 들렸다.“윤구주, 너무 건방지게 굴지 마라! 우리가 바보로 보이나? 우리가 섣불리 나서면 우리 사람이 죽고 다른 신전이 이득을 보겠지. 그런 좋은 일이 어디 있나.”형체가 냉소하며 말했다.이 말을 들은 윤구주는 어이가 없어서 욕설을 퍼부었다.
“하왕결, 천하무쌍!”현모가 기법을 바꾸어 화진 임씨의 금술을 펼쳤다.금술과 함께 왕의 기운이 넘쳐흘렀다. 어두운 금색의 기세가 천하를 흔들며 호천신의 얼음의 왕좌를 순식간에 산산조각냈다.호천신이 반응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상황이 뒤바뀌었다.“뭐야! 이게 뭐야! 현모가 화진 임씨의 금술을 익혔다고? 젠장! 임씨가 저자를 왕실로 삼은 거야?”뭔가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호천신의 금창이 부서졌다.법기와 전법이 연이어 파괴되며 그 부작용으로 호천신은 반쯤 죽은 목숨이 되었다.“하우, 왕은 무적이다.”현모가 다시 금술을 펼치자 구름 속에서 금빛 신검이 내려와 호천신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꿰뚫었다.이 일격으로 호천신은 몸이 갈기갈기 찢겨 더는 몸을 일으킬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내공으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이런 쓸모없는 놈! 곤륜 대원만이 구오 후기를 이기지 못하다니. 너는 우리 신계의 수치야!”구름 위로부터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들려왔다.호천신이 윤구주의 목숨을 거두겠다고 큰소리를 쳤기에 호천신과 윤구주의 대결을 기대했는데 윤구주의 얼굴도 못 보고 그의 수하인 현모에게 목숨을 빼앗길 뻔하다니 참 망신이로다.연이은 금술로 현모도 힘이 빠져 더는 술법을 펼칠 수 없었고 간신히 신수인으로 국운을 지킬 뿐이었다.“저희 계획에 현모는 없었잖아요. 저는 현모가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고.”호천신이 간신히 숨을 내쉬며 구름 위에 있는 상신에게 구원을 요청했다.“육신이 망가진 네가 무슨 쓸모가 있지? 그래도 마지막 기회를 주마. 내가 너에게 귀신족의 귀기를 주겠다. 네 영혼을 움직여 윤구주를 죽여라.”신의 말을 들은 호천신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지금 이 지경이 된 나더러 윤구주를 죽이라고? 현모도 못 이겼는데 어떻게 윤구주를 죽이란 말이지? 게다가 나는 내공이 부족해 강제로 영혼을 내보냈다가 귀기가 사라지면 죽을 거야.’“일을 완수하면 네 잔혼을 거둬주겠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바로 네 혼을 흩어버릴 것이야.”신의 목소리가 다
“성수인, 진압!”현모의 몸에 새겨진 녹색 문양이 다시 강렬한 빛을 발하며 번쩍였다.네 개의 돌기둥에서 그물 모양의 에너지가 쏟아져 나와 영역을 형성하며 귀산을 봉쇄했다. 이 영역은 십만 대군 위에 떠 있는 국운을 보호하고 있었다.하지만 호천신은 갑작스러운 에너지파에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영역을 향해 돌진했다. 영역을 들이받는 순간 강한 힘에 의해 몸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이게 부적인가 전법인가? 대체 뭐야? 당장 깨져라!”호천신은 신술을 발동해 영역을 마구 두들겼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멍청한 놈! 이건 성수인이야. 구주왕 휘하 네 명의 군신이 사용하는 필살기지! 이런 망할 놈 같으니라고! 윤구주가 성수전의 봉인된 술법을 부하들에게 전수했단 말인가!”상공의 검은 구멍에서 분노와 질투로 가득 찬 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윤구주가 그런 귀한 술법을 얻었으면서도 그것을 네 명의 평범한 부하에게 전수했다는 것이었다.필살기라니!필살기라는 말에 소스라치게 놀란 호천신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신이 그렇게 말했다면 현모의 이 술법이 그의 목숨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닌가!“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나? 현모가 다루는 성수인은 사람을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방어를 위한 것이다. 네 눈은 장식품인 것이냐?”호천신은 신의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상공에는 신귀수의 허상이 떠올라 있었다. 이것이 바로 성수였다.“헉! 성경이다!”호천신의 이마에 차가운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사방의 네 개 돌기둥을 바라보니 돌기둥은 실체로 존재했고 그 위에 부적과 토템이 가득 새겨져 있었다.이 정보들로 호천신은 현모의 능력을 대략 알아챌 수 있었다.“성수의 허상은 주로 날짐승과 들짐승을 제압하는 데 사용되며 인간이나 신에게는 효과가 미약할 것이야. 그뿐만 아니라 현모 내공의 제한을 받아 이 전법의 위력은 그리 크지 않아.”“하지만 이건 성수전의 천술입니다. 저 혼자서는 깨기 어려워요.”곤륜 출신의 호천신은 마음을
진정한 대전이 일촉즉발의 순간에 이르렀다. 호천신은 ‘신술'을 사용하지 않고 순전히 체질에만 의존하여 현모와 격투를 벌였다. 두 사람은 맨주먹으로 싸움을 벌였는데 속도에서는 호천신이 현모보다 한 수 위였고 힘에서도 약간 우세하여 전세는 현모가 불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래쪽 귀산 전장에서는 십만 대군이 귀신족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었다. 중상을 입은 진동왕은 도망치는 귀왕을 추격했다. 그는 왕도의 기세로 귀왕을 압도했으며 귀왕이 패배하고 참수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천옥 대진에서는 수옥인이 전장 상황을 윤구주에게 보고했다. “조상님, 그 호천은 빙신전 출신으로 신전 술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조상님의 부하인 현모를 압도하고 있어. 만약 신기를 사용한다면 현모가 이기기 어려울 거야. 하지만 현모가 이기기를 바란 것은 아니니까. 그저 호천을 묶어두기만 하면 되는 거지. 결국 당신들의 임무는 귀신족을 섬멸하는 것이니까. 귀신족을 제거하면 당신들의 계획은 성공한 거야.” 수옥인이 말했다. “그런가? 곤륜 구역의 수단이 고작 이 정도인가? 아니면 그 문씨 가문이 나를 천옥으로 끌어들인 것은 나를 도우려는 착한 마음에서였던가?” 윤구주는 눈을 뜨며 차갑게 비웃었다. 수옥인은 당황했다. ‘무슨 뜻이지?’ “문씨 가문은 이미 계획을 세웠고 나를 이 판에 끌어들였어. 나는 문아름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문아름은 곤륜 구역의 세력이 나를 도우리라는 것을 이미 예측했을 거야. 내 부하인 현모 하나가 곤륜 구역의 사람을 막아내고 있는데 문아름이 이렇게까지 계획을 세운 이유가 무엇이겠어?” 이 말을 듣고 수옥인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 “당신의 말은 아직 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거지!” “그래, 기다려 보자.” “현모쪽은 뭐, 현모는 나의 부하고 군신이라는 이름은 허세가 아니야. 나는 현모를 굉장히 믿고 있어.” 이렇게 말하며 윤구주는 전법을 완전히 굳혔다. ‘전법은 이미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어. 시간이 더 주어지고 내가 손을 뗄 수만 있다면 누가
바로 그때, 검은 그림자가 움직였다. “이제야 반응했나? 늦었어. 완전히 죽진 않더라도 반쯤은 죽을 거야.” 호천신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쿵!’ 검은 그림자는 별다른 고급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다. 한 걸음 내디디며 얼음을 깨뜨리고 주먹으로 얼음을 강타했다. 전성기의 진동왕도 죽일 수 있는 술법이 그의 주먹 한 방에 산산조각이 났다. ‘뭐?’ 호천신의 눈알은 툭 튀어나올 뻔했다. ‘단순히 체질과 괴력으로 내 신술을 깨뜨렸다고? 이 자식의 몸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검은 그림자는 얼음을 깨뜨린 후 세 걸음으로 산을 넘어 십만 대군의 눈앞에서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눈 깜짝할 사이에 공간을 가로질러 호천신 앞에 나타났다. 후자의 등장이 너무 갑작스러워 호천신조차도 압도당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뒤로 날아가며 거리를 벌렸다. ‘휙!’ 검은 그림자는 바로 뒤따라갔고 이번에는 거의 호천신과 얼굴을 맞대고 마주 보았다. “네가 가짜 신이라고 한 건 바로 그 때문이야! 하류의 잡것이 감히 우리 왕에게 실례를 범하다니.’ 검은 그림자는 한 발의 정통 발차기로 호천신의 복부를 강하게 찼다. 이 한 방에 호천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뒤로 날아가 땅에 처박히며 먼지를 일으켰다. 이때 십만 대군이 그 검은 그림자를 알아보았다. 그는 바로 화진 남부를 지키는 총사령관이자 구주왕 통솔하에 있는 4대 군신 중 한 명인 현모였다. “현모 장군!” 십만 전사들은 극도로 흥분했다. 그들은 현모가 있는 방향을 향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현모 장군을 뵙습니다!” ‘쿵!’ 십만 대군의 진기가 더욱 짙어졌다. 새로 탄생한 국운도 순식간에 한 단계 올라갔다. 그에게 무릎을 꿇은 십만 전사들을 향해 현모는 냉담하게 반응했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모두 귀가 먹었나? 진동왕이 방금 너희에게 군령을 내렸다. 귀신족 하나라도 놓치면 군법으로 처벌한다.” 이 광경을 다른 사람이 보면 이놈의 현모는 너무 냉정하고 무정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