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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Author: 라오
안시연이 얼어붙었다.

잠깐 생각하고서야 그의 뜻을 알아챘다.

어제는 그녀의 첫날밤이었고 연정훈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의 뜻은 전에 남자친구와 잠자리를 가진 적이 없는지 물어보는 것이었다.

안시연의 얼굴이 점점 빨개졌는데 그녀는 결국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와 잠자리를 가져본 사람은 연정훈밖에 없었다.

주지혁이 바람피우기 전 두 사람의 스킨십은 포옹과 키스에 그쳤고, 잠자리는 단 한 번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녀는 경험도 없어 이런 얘기가 꺼내질 때마다 어색한 마음이 들곤 했다.

연정훈이 또 고개를 들어 바라보자, 그녀는 겨우 대답했다.

“습관 되지 않아서 결혼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어요.”

사실이었다.

연정훈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가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너무나도 맑은 눈을 가진 그녀였기 때문이다.

“넌 참 착한 여자야.”

연정훈이 덤덤하게 뱉은 말에 안시연은 입술을 꽉 물었다.

방금까지 단톡방에서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게다가 최근에 받은 불공평한 대우까지 떠오르니 그의 말에 그녀는 왠지 모르게 억울한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분명 그녀는 잘못한 게 없는데 보는 사람마다 그녀를 비난하곤 했다.

연정훈이 무심하게 말을 뱉고는 약을 다 바른 후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안시연이 서둘러 몸을 뒤로 뺐는데 허벅지 사이로 약간의 고통이 전해졌다.

어젯밤의 부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

연정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다리를 모을 때 그녀의 부자연스러운 동작을 포착했다.

“다리에도 상처가 있어?”

그 얘기를 듣자, 안시연은 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들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요.”

그녀의 눈가, 그리고 코끝이 빨개졌다. 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는데 마치 비바람 속에 피어난 장미꽃 한 송이 같았다.

연정훈이 한 발짝 다가서자, 안시연은 몸을 더 뒤로 뺐다.

“안시연.”

연정훈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는 긴장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뒤에 있는 침대 시트를 꽉 잡았다.

연정훈이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물었다.

“내가 어제 아프게 했지? 그런 거지?”

남사스러운 일을 대놓고 말하니 안시연은 머리칼이 쭈뼛쭈뼛 섰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어쩔 줄 몰라 하며 그를 바라봤다.

그녀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연정훈은 약상자에서 연고를 꺼내고는 주의 사항을 훑어봤다.

그는 다시 안시연을 바라보더니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다리 벌려봐. 내가 봐줄게.”

부드러운 말투였지만 왠지 모르게 거절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안시연은 눈을 크게 뜨더니 입술을 꽉 깨물고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만약 방금 연정훈의 선을 넘은 행동이 그녀를 착각하게 만들었다면 지금 연정훈이 뱉은 말은 그녀의 생각이 맞는다는 걸 입증했다.

연정훈은 그녀에게 마음이 있었다. 다른 말로 그는 그녀와 관계를 가지는 걸 배척하지 않는다.

그녀는 혼란스러워 반응도 미처 하지 못했는데 연정훈이 허리 굽혀 침대 가장자리에서 그녀를 안아 올렸다. 그녀의 비명소리와 함께 그녀는 큰 테이블 위에 놓였다.

눈앞에 꿈쩍하지 않는 우람한 몸집의 남자를 보며 안시연은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빼려 했다.

하지만 연정훈이 그녀에게 다가가고는 그녀의 두 다리를 벌렸다.

“교수님...”

안시연은 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그녀는 남자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감히 손에 힘을 줄 수 없었다.

연정훈은 그런 그녀의 행동을 예상했는지 침착하게 연고를 열고는 의미심장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

“동창 도움도 없이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연정훈을 바라보는 안시연의 눈빛은 조금 흔들렸다. 자기가 도와줄 수 있다고 암시하는 건지 안시연은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안시연이 연정훈의 권력과 지위로 주지혁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었다.

그녀는 머릿속이 복잡해 더는 발버둥 치지 않았다.

연정훈이 그녀의 가운 자락을 밀어 올리고는 뼈마디가 뚜렷하고 기다란 손으로 차가운 연고를 발랐다.

안시연의 몸에는 잔뜩 힘이 들어갔다.

그를 밀어내려던 손은 천천히 그의 셔츠를 꼭 쥐더니 넘을 힘을 줘서인지 손톱 끝이 하얗게 변했다.

그녀가 작은 신음을 뱉어내자, 연정훈은 손을 거뒀다.

그는 여전히 안시연의 두 다리 사이에 선 채 물티슈를 뽑아 손가락을 닦았다.

안시연은 눈을 꼭 감고는 그가 물러서길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남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의문스러운 마음에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입술이 어딘가에 닿으면서 남자의 뜨거운 숨결이 귓가에 쏟아져 그녀의 볼은 다시 사과처럼 빨개졌다.

안시연이 무심결에 남자의 입가에 입을 맞춘 것이었다.

연정훈은 피하지 않았지만 움직이지도 않았다.

안시연은 머릿속으로 치열한 고민을 시작했다.

연정훈에게 부탁하면 이번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주지혁과 평생 엮여야만 했다.

끝내 그녀는 이성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녀는 먼저 조심스럽게 연정훈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는 그의 입술을 찾아 그녀의 입술을 포갰다.

연정훈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안시연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알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사랑을 나누기 위해 어느 정도 대가를 치르는 건 당연했다. 연애도 결혼도 아닌 이상 서로에게 솔직해질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안시연이 스킨십을 어디까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녀는 역시 비경험자답게 기술 없이 그의 입술에 입술만 대고 있었다. 그리고 힘겹게 혀를 내밀고는 그의 입술을 쓸어내렸는데 그것만으로도 안시연은 긴장해서 숨이 턱턱 막혔다.

연정훈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녀의 얼굴이 더 새빨개지면서 난감한 얼굴로 몸을 뒤로 뺐다.

연정훈은 웃음을 터뜨렸다.

귀엽네.

안시연은 너무나도 쪽팔렸다. 연정훈은 사실 그런 마음이 전혀 없는 건 아닌지, 그녀가 오해한 건 아닌지 싶어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그녀가 뒤로 물러서자마자 남자는 갑자기 손을 내밀더니 팔로 그녀를 자기 쪽으로 당기고는 씩 웃으며 물었다.

“이것밖에 못 해?”

그 말을 들은 안시연은 잠깐 멈칫했다.

고개를 들자, 그의 깊고 검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쳐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연정훈이 손으로 그녀의 목을 감싸안고는 그녀의 몸이 자기에게 바짝 붙게 했다.

신사의 가면을 벗은 그에게서 폭풍우처럼 격렬한 키스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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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나오자, 사람들의 시선이 안시연 쪽으로 쏠렸다. 다만 연정훈은 관심 없다는 듯이 생수병 마개를 비틀고 물 한 모금 마셨다.안시연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녀가 연정훈을 오해했던 것이었다.“안시연 씨?”한우빈의 파트너가 다시 한번 부르자, 안시연은 무의식중에 입을 열었다.“... 아니요.”안시연과 주지혁은 진작에 헤어졌으니, 주지혁은 그녀의 남자친구가 아니었다.안시연의 대답을 듣고 나서 주지혁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연정훈의 앞에서 안시연이 자기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자기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주지혁이 원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안시연의 거침없는 말투에 주지혁의 눈빛은 다시 어두워졌다.“남자친구도 없는데 왜 우리 연 대표님을 보는 척도 안 해요?”이승우가 짓궂게 말했다.“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는 거예요?”안시연은 뜸을 들이다가 아니라고 하고 싶었지만, 주지혁의 눈빛을 보고 생각을 바꾸었다.예전엔 주지혁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고 있었다면, 지금의 안시연은 주지혁이라는 사람을 철저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 고상하고 도도한 그의 얼굴 뒤에 숨겨진 자격지심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 부인하면 오히려 주지혁의 자격지심을 건드릴 수 있어. 할머니 일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니...’쩔쩔매며 망설이는 안시연의 모습은 마치 묵인하는 것 같았다. 그러자 주지혁의 눈빛도 많이 누그러졌다.이승우는 그제야 곁에 있던 연정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어휴, 이번엔 물 건너갔네...”연정훈은 손에 든 생수를 탁자 위에 올려놓더니,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의 작은 행동에도 안시연은 가슴이 뜨끔했다.이때, 연정훈이 씁쓸하게 말했다.“상대가 일편단심이라면 어쩔 수 없지 뭐.”연정훈은 말을 마치고 나서는 두 번 다시 안시연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이승우와 부승원이 경기하러 경기장으로 나가자, 자리에는 몇 사람만 남게 되었다. 안시연은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자리에 앉아 있다가, 땀이 많이 나서 잠시 샤워만 하고 오겠다며 조이현에게 양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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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혁이 돈을 보내겠다고 약속하자, 안시연은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기왕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이제부터는 한발 한발 헤쳐 나갈 수밖에 없었다.안시연은 샤워하고 나온 후부터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웠다. 샤워장에서 나온 후 생수 한 병을 사서 복도에 앉아 있었다.“안시연 씨?”어디선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이승우와 부승원이었다.“이승우 씨, 변호사님!”안시연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러자 그녀의 얼굴이 창백한 것을 보고 이승우가 먼저 물었다.“어디 아프세요? 테니스 경기 때 무리했던 거 아니에요?”안시연은 지금 컨디션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몰랐다.“더위 먹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더위? 더위 먹은 거라고 해도 방심하지 마세요.”이승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카드를 건네주었다.“이거 가지고 3층 A1 라운지로 올라가시면 제가 의사를 불러올게요.”“아닙니다.”안시연이 괜찮다고 했음에도 이승우는 카드를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우리 사이에 뭘 사양해요. 한번 친구는 평생 친구죠.”“...”그녀가 망설이는 것을 보고, 부승원도 입을 열었다.“A1 라운지는 개인 라운지가 아니고 프라이빗한 공간도 아닙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니, 거기서 푹 쉬고 나오세요. 카드는 프런트에 반납하면 돼요.”장난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의 얼굴을 보니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게다가 지칠 대로 지쳤던 안시연은 개인 라운지가 아니라면 마음 놓고 쉬다가 내려와도 된다는 생각에 더이상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고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이승우는 손사래 치며 말했다.“어서 가서 쉬세요.”안시연은 한숨을 내쉬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갔다.그런데 안시연이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자마자 이승우가 부승원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우리 부승원 변호사님, 멀쩡한 얼굴로 진지하게 헛소리하면 되나요?”부승원이 미간을 찌푸리며 어깨에 놓인 이승우의 손을 아래로 내려놨지만, 이승우는 또다시 올려놓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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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72화

    큼지막해서 소파로 사용해도 거뜬한 곰 인형,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음성 로봇, 특별 제작된 체육복, 색이 바랜 가방 고리, 그리고 여러 브랜드 사 한정템까지...방안을 가득 장식한 ‘쓰레기’에 다른 사람이라면 질겁하며 치우라고 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서랍을 열어 과거 마라톤 번호까지 남아 있는 걸 본 부승희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이게 벌써 몇 년 전이냐...’이승우는 부승희를 자신의 옆자리에 끌어 앉히며 어릴 적 같이 두었던 체스를 꺼냈다.“자. 오랜만에 해야지.”“하긴 뭘 한다고.”“퀸도 없는데.”“어? 너도 기억하고 있네?”부승희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오빠가 자꾸 반칙하니까 괘씸해서 내가 버린 거잖아!”“내가 반칙했다고? 승희야, 말은 바른대로 해야지.”“오빠!”“너 거짓말하지 마! 그날 내가 홍하나랑 붙어 다닌다고 질투해서 버린 거잖아.”“말이 되는 소리를 해!”이승우는 농담 섞인 말투로 말을 이었다.“야, 너 그때 몇 살이었냐? 어린 녀석이 벌써 짝사랑이나 하고.”부승희는 옷을 걷어붙이며 한번 크게 붙을 기세로 달려들었다.방안에는 많은 물건이 자리 잡았지만 모든 게 새것처럼 깨끗했고 누군가 정성스레 닦고 이 방에 두었다는 게 느껴졌다.과거와 거의 일치한 물건 배치에 부승희는 설마 이승우가 직접 짐을 옮긴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두 사람은 테이블에서 투덕대다가 결국 카펫으로 자리를 옮겼다.한편에 놓인 수정 구슬에 로봇이 비쳤다.이승우는 책장에 몸을 기댄 채로 그 수정 구슬을 바라보며 과거에 대해 입을 열었다.부승희는 무릎에 얼굴을 묻고 이승우를 바라보며 추억에 잠시 잠겼다.그런데 갑자기 이승우가 눈시울을 붉히더니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왜, 왜 그래?”부승희는 깜짝 놀라버렸고 이승우는 훌쩍이다가 눈가를 꾹꾹 찍어 닦았다.‘젠장.’부승희는 서둘러 티슈를 꺼내 이승우에게 건넸다.“고생은 내가 했는데 울긴 왜 오빠가 울어?”이승우는 더 서러운 마음이 들었다.“우리 더 빨리 행복해질 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71화

    이승우는 부승희의 얼굴에 진하게 뽀뽀했다.뜨거운 이승우의 온도를 느끼며 한 소리 하려는데 턱을 움켜쥔 이승우는 바로 키스를 쏟아부었다.옅은 알코올 향과 달콤한 과일 향이 섞여 있었다.이승우 취향대로 과일 담금주를 마신 모양이었다.이승우는 부승희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몸을 돌리게 하여 정면으로 마주한 채로 키스를 이어갔다.급하게 몰아붙이는 이승우에 부승희는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고 부승희가 뒷걸음을 치면 이승우는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어쩔 수 없이 부승희는 자꾸 뒤로 물러섰다.이승우는 계획대로 부승희를 소파 부근까지 데려갔고 자연스레 부승희를 소파에 눕히고 본인은 그 위를 올라탔다.사방은 온통 깜깜하고 주변에는 뜨거운 숨이 느껴졌다.부승희는 침을 꿀꺽 삼켰고 온몸에서 전해지는 자극을 느꼈다. 이승우는 부승희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며 다시 입을 맞춰왔다.서로의 호흡이 엉켜지고 조용한 별장 안에는 두 사람의 거친 호흡 소리만 들려왔으며 부승희는 저도 모르게 발가락을 오므렸다.그러다가 입술이 쓰라려진 부승희가 살짝 이승우의 입술을 깨물었다.이승우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떨어졌고 이번엔 코를 비벼댔다. 그리고 낮지만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네가 올 거라고 확신했어.”어둠 속에 적응한 부승희는 이승우의 반짝이는 눈과 한껏 올라간 입꼬리가 바라보며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안 오면? 오빠가 신혼집에 구토라도 했으면 나 정말 못 참아!”이승우는 씩 웃더니 부승희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체향을 느꼈다.“왜 그렇게 무섭게 말해. 자꾸 뭘 못 참는다고 그래?”부승희가 고개를 살짝 돌리며 말했다.“무서워? 무서우면 우리 결혼하지 말까?”“그건 안돼.”이승우는 부승희를 꼭 껴안으며 두 눈을 감았다.“네가 날 집어삼킨다고 해도 난 결혼 꼭 할 거야.”“풉. 내가 왜 오빠를 집어삼켜?”“난 집어삼키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잖아.”그 말의 은유적인 의미를 알아차린 부승희는 손을 뻗어 이승우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70화

    이승우는 오랜만에 과음했다. 부승희가 보내온 부예지의 사진을 보며 창가 자리에서 바람을 쐬며 술기운을 가셨다.그런데 사진을 보면 볼수록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학창 시절, 나무처럼 딱딱하던 부승원이 평생 결혼은커녕 연애도 못 할 거라 예상했었다. 그런데 결혼도, 아이도 부승원은 척척 해냈다.가끔 누군가 이승우에게 왜 경인으로 돌아오지 않는지, 전주에 무슨 꿀이라도 발라놓았는지 물어봤었다.이승우는 전주가 왜 좋은지 진심으로 생각해 봤다.여긴 이승우와 부승희가 다시 시작한 장소였고, 두 사람이 함께 땀을 흘리며 일궈온 사업이 있었으며 함께 나아갈 미래가 있는 곳이었다.다시 술기운이 올라온 이승우는 부승희에게 문자를 보냈다.[어디야? 보고 싶어.]부승희는 바로 전화를 걸어왔고 이승우는 1초 만에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평소보다 낮아진 목소리에 부승희는 바로 눈치를 챘다.“술 마신 거야?”“응, 아주 조금.”“조금은 무슨. 아주 뻗을 정도로 마셨나 보네!”이승우는 아주 자연스럽게 사과했다.“미안. 다음부턴 자제할게.”“다음?”부승희는 농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결혼 축하 파티를 또 할 일이 있다는 거야?”“다음번 파티는 태어날 우리 아기를 위한 파티일 거야.”부승희는 부예지를 품에 안고 달래주다가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승희야.”이승우의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왔고 부승희는 눈을 깜빡이다가 대답했다.“왜?”“이따가 우리 집에서 볼까? 오늘 네 얼굴 못 봤잖아.”부승희 품 안의 부예지는 또 슬슬 보채기 시작했다. 부승희가 너무 꽉 안은 탓에 불편하다고 옹알거리는 것이었다.어쩔 수 없이 부승희는 아이를 아주머니에게 넘겨주고 구석 자리로 옮겨 전화를 받았다.그리고 저도 모르게 손을 배배 꼬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내일 아침 같이 먹으면 되지.”“난 네가 너무 보고 싶은걸?”“보고 싶긴 무슨.”부승희는 투덜거리긴 해도 입꼬리가 내려올 줄을 몰랐다.“얌전하게 집으로 돌아가. 아주머니한테 해장국 미리 부탁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69화

    부예지의 돌잔치 날, 부승희는 이승우에게 팔짱을 낀 채로 식장에 나타나 아이의 선물을 건넸다. 꼭 붙어 등장한 두 사람을 보며 사람들은 드디어 좋은 소식이 들려오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기저귀 차던 시절부터 알고 지낸 두 사람이 이렇게 먼 길을 돌아오기까지 정말 쉽지 않았다. 몇 해 동안 이승우와 부승희는 공식 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전주 목장에 모든 정성을 쏟아부었으며 그곳에 뿌리를 박을 생각처럼 보였다.부승희는 집으로 돌아가 슬쩍 소식을 흘렸고 채애정은 드디어 그날이 왔구나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른 한편, 이승우네 집은 너무 좋아 잔치를 벌일 지경이었다.부승원의 결혼은 온 세상이 떠들썩했던 것과는 달리, 늘 화려한 것을 쫓던 두 사람의 결혼 준비는 되려 차분하고 검소했다.두 사람은 각자 집으로 돌아가 결혼 의사를 밝히고 상견례를 했으며 예식장까지 예약을 마치고 모든 절차를 두 사람이 스스로 해나갔다. 이건 부승희의 제안이었는데 결혼 준비도 여행처럼 두 사람이 정말 어울리는 사람이 맞는지 최종으로 알아볼 수 있는 테스트이기 때문이었다.이승우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돼지 농사도 기꺼이 하는데 직접 결혼 준비를 하는 게 뭐가 어렵겠는가?두 사람은 경인과 전주를 바삐 돌아다녔고 가끔 해외로 출장도 다녀왔었다. 그러다가 두 사람 모두 여유가 생기면 사무실에 모여 차근차근 결혼 준비를 했다.대부분 상황에서 부승희는 펜 끝을 질근질근 물며 준비해야 할 리스트를 체크했고, 이승우는 다리를 꼰 채로 여유롭게 태블릿에 식장 설계를 했다.그러다가 배가 고파진 부승희는 간식장에서 소시지 두 개를 꺼내 하나는 입에 물고 하나는 이승우에게 휙 던졌다.“이거만 먹으면 아쉽잖아.”“음료수라도 시킬까?”이승우는 핸드폰을 꺼내고 익숙하게 부승희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소시지를 질근질근 씹으며 배달 앱을 같이 확인했다.두 사람은 천천히, 또 차근차근 준비했고 드디어 늦가을에 청첩장을 완성해 지인들에게 보냈다.결혼식장은 현재 개발 중인 경인 목장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68화

    승가 농목도 벌써 4년 차가 되었고 부승희의 사업은 승승장구를 해 최고점을 찍었다.그리고 부승희가 서른둘, 이승우가 서른넷이던 해에 배여진이 청첩장을 보내왔다.배여진의 재혼 결심에 부승희는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 줬다.2년 동안 배여진은 공부도 하고 자기 계발도 했으며 선기현을 떠나며 모든 액운을 털어버린 건지 손을 대는 것마다 성공했다.재혼 상대는 한독 혼혈이었고 가정 배경과 성격 모두 배여진에게 걸맞은 사람이었다. 게다가 배여진보다 세 살이나 어렸다.결혼식은 해외에서 진행되었고 부승희는 초대장을 들고 직접 그곳으로 향했다.결혼식에서 배여진은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었다.배여진은 자주 부승희에게 손 편지와 이메일을 보냈고 편지와 이메일에 담긴 사진과 정성에 부승희는 배여진의 소식을 늘 기다려졌다.그리고 늦여름의 어느 날, 창가 자리에서 배여진의 편지를 읽고 있었는데 그 편지엔 선기현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었다.배여진이 재혼 준비를 할 때, 선기현은 배여진을 붙잡았었다고 한다. 그 개자식은 과거처럼 또 한 번 배여진을 결혼식에서 도망치게 하려고 했고 마치 배여진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고 했다.배여진은 선기현을 몰래 바셀라로 불렀고 어둡고 추운 날 밤, 사람을 시켜 된통 때리게 했다고 전했다.[개자식, 뻔뻔하게 여기가 어디라고 온 거야? 참 나 급에 맞아야 놀아주지.][젠장. 과거의 난 정말 눈이 어떻게 됐나 봐!]부승희는 그 문장을 읽으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그리고 그 다음으로 이어진 문장은 부승희와 이승우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내용이었다.부승희는 고개를 돌려 목장을 슬쩍 둘러봤고 이승우는 도망친 어린 소를 잡으려 허겁지겁 달려가고 있었다. 바람에 머리는 마음대로 흩날리고 있었고 급하게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기도 했다.“빨리 잡아!”“...”이젠 부승희가 답장을 쓸 차례였다. 일단 선기현에 대한 욕부터 늘여놓고 차차 본인의 사업에 대한 근황을 적었다.이메일을 보낸 지 얼마되지 않아 배여진이 짤막하게 답장을 보내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67화

    “뭐 하는 거야?”“너 기다리고 있지.”부승희는 등 뒤로 손을 모으고 불어오는 밤바람을 느꼈다.“왜 날 기다리고 있었는데?”“같이 전주로 돌아가려고.”부승희는 다시 눈을 뜨고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했다.“아까 말했잖아. 안 갈 거라고.”“가자.”이승우가 한 발 더 다가갔고 두 손을 모은 채로 간절하게 비는 시늉을 했다.“나 너무 집에 돌아가고 싶어.”‘풉.’부승희는 입꼬리를 슬쩍 올리고 괜스레 모르는 척 먼저 앞장을 서서 걸었다.부승희는 저녁 연회에 기장이 짧은 까만 드레스를 입었고 뒤로 긴 나비매듭이 있었다. 동준은 이 긴 나비매듭을 졸졸 따라다니기도 했다.이승우가 빠른 걸음으로 부승희의 뒤를 따랐다.“우리 지금 돌아가면 내일 아침밥도 같이 먹을 수 있어.”“누가 먹고 싶대?”“우리 동네 경비원 아저씨 손자가 태어났다고 선물도 준대.”“선물 못 받아봤어?”“그래도 좋은 의미가 담긴 선물이잖아.”“좀 저리 떨어져.”“같이 가자.”“싫어. 싫어.”“승희야...”두 사람의 목소리는 점점 멀어지고 홀에서 사라졌다.창밖은 아주 조용하고 운치 좋은 밤경치가 보였다.부승희가 이승우와 함께 전주로 돌아간 지 얼마되지 않아 반우희가 갑자기 나타났다.신혼 생활 한 달 차인 반우희는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그런데 정장 차림의 반우희는 왠지 어색해하며 부승희와 이승우에게 말을 걸었다.“저기... 그게 제가 사법 고시 통과했는데 혹시 여기 법률 자문 필요하지 않아요?”“...”부승희는 반우희를 의아하다는 표정을 살피다가 제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왜 옆에 끼고 있지 않는 거야?”부승원은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아직 많이 서툴러 실수도 자주 하는데 내가 옆에서 혼내고 싶지 않아서 그래.”부승희는 표정이 차게 식었다.“그래서 우리한테 사고 치라고 보낸 거야?”“너희 쪽엔 크게 문제도 없고 팀도 있는데 무슨 일 있겠어?”부승희는 길게 심호흡했다.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라 난감해하는데 부승원은 벌써 통화를 종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66화

    부승원은 평소 과시욕이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러나 반우희와의 결혼식에는 디테일 하나하나 신경을 썼고 돈을 쏟아부어 준비했다.경인에 이름 좀 날린 사람이라면 모두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고 양석진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례는 부승원의 할아버지와 연정훈의 아버지 두 사람이 맡았다.부승원은 반우희에게 가장 최고로 준비해 줬고 반 우희는 물론 다른 사람들도 그게 느껴졌다. 부승원은 오직 반우희에게만 사랑을 쏟아부었고 이 세상 무엇보다도 반우희가 소중하다는 것을 온 세상에 알리고 있었다.그러니 반우희는 부승원의 옆에서 행복할 일만 남았다.부승희는 양시연의 옆자리에 앉아 처음 반우희를 만났던 시절을 떠올렸다.“그때, 오빠랑 우희 씨는 어떤 사이였을까요?”양시연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잘 몰라도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제 느낌상으로는.”양시연이 말을 한 마디 더 보탰고 부승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제 직감도 그래요.”요즘 들어 얼굴이 더 펴진 양시연을 보며 부승희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정훈 오빠랑은 잘 지내는 거죠?”양시연은 어젯밤에도 꼭 붙어 지냈던 기억이 떠올라 순식간에 얼굴이 뜨거워졌다.“뭐예요?”“왜 아직도 부끄러워하는 거예요?”양시연은 부승희의 장난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서둘러 질문을 돌렸다.“그럼 승희 씨는 승우 씨랑 진도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요?”“그냥 그래요.”“뭐가 그냥인데요?”“돼지 키우고, 소도 키우고, 양도 키우고 있죠 뭐.”양시연이 말을 한 마디 더 보탰다.“승우 씨도 키우고?”부승희는 팔짱을 척 끼며 굳이 대답하지는 않았다.이에 양시연은 미소를 지으며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어느새 모두 자리에 착석하고 예식이 시작되었다.예식이 끝나고 부승원과 반우희가 자리로 인사를 드리러 왔다.부승희와 이승우가 앉은 테이블은 거리가 꽤 있었다.부승희는 그쪽을 힐끔거리다가 이승우가 술잔을 받아 들고 가짜로 마시는 척만 하고 바닥에 슬쩍 흘리는 걸 목격했다.부승희는 절대 놓치지 않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65화

    예비부부 주변으로 종이 폭죽이 터지고 예쁜 컨페티와 꽃송이가 사방에 떨어졌다.양시연은 한편으로 물러서서 두 사람의 행복한 순간을 함께 했다.미션은 어영부영 끝이 났고 부승희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 옆으로 물러섰다.반우희는 예쁘게 꾸민 장미꽃 사이에 앉았고 웨딩 베일에 가려진 얼굴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부승원은 침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직접 구두를 신겨줬다.그리고 두 사람이 눈을 마주했다.부승원은 조금 가슴이 먹먹했으나 반우희는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이에 주변 사람들도 웃음이 터졌다.부승원은 잠시 행동을 멈추더니 농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이 상황에서 눈물 두 방울은 흘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반우희는 두 눈을 비비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글쎄요. 눈물이 나지 않는걸요?”‘이렇게 좋은 날에 왜 울지?’사람들은 평소 반우희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고 이게 정말 반우희다운 모습이라 생각했다.드디어 구두까지 착용하고 이제 차를 타고 예식장을 옮겨 가야 했다.누나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원하며 승주가 반우희를 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승주는 1년 사이에 또 키가 껑충 껐고 아직도 어린 소년티가 났지만 반우희를 업는 건 무리가 아니었다.그런데 눈가가 조금 빨개진 승주를 보며 반우희가 이렇게 중얼거렸다.“너 정말 누나 안 떨어뜨릴 자신 있어?”“나 50킬로는 끄떡없어. 누나 50킬로 넘어?”“아니!”“그런데 왠지 요즘 살이 더 붙은 것 같은데?”“말이 되는 소리를 해!”남매가 작게 투덕거렸으나 말은 그렇게 해도 승주는 아주 든든하게 반우희를 안아 들었고 반우희 역시 행여나 승주가 다칠까 전전긍긍했다.그렇게 또 폭죽과 꽃잎이 흩날리는 축복을 받으며 승주는 반우희를 업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이번 결혼식을 위해 부승원은 전체 동네를 예쁘게 꾸몄고 주민들을 한 명 한 명 찾아가 그동안 반우희와 동생들을 챙겨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결혼식 당일 소란에 미리 양해를 구했다.주변에는 예쁜 꽃잎과 컨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64화

    놀랍게도 연정훈의 예상은 아주 정확했다.부승원이 신랑 들러리와 함께 집을 올라가는데 반우희가 침대 앉아 눈을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신랑 들러리들은 모두 반우희에게 집중을 기울였고 혹시나 해서 한 사람이 전담으로 반우희를 잡아두기도 했다.신부 들러리들은 모두 방문을 지키려 문 앞으로 모였고 양시연도 그 틈에 꼈으며 양승윤은 반우희에게 잠시 맡겨뒀다.준비한 대로 문밖 거실에서 부승희가 신랑 들러리들에게 어려운 퀴즈를 내고 있었다.반우희가 입을 벙긋거리자 눈만 깜빡이던 양승윤이 바로 입을 덥석 막았다.부승원은 어렵게 질문의 대답을 찾았고 드디어 방으로 움직이려는데 두 번째 미션도 이어졌다.양시연은 양승윤을 데리고 한쪽에 자리를 잡았고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누구예요?”“나야.”연정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양시연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양승윤도 제 아빠의 목소리를 알아채고 큰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부승희는 문에 몸을 기댄 채로 다른 신부 들러리들과 시선을 주고받았다.“정훈 오빠는 무슨 일로 왔어요?”“난 신랑 들러리가 아니라 승윤이 데리러 왔어.”반우희는 예쁜 드레스를 입은 채로 침대에서 벌떡 몸을 일으켜 세웠다.“그래요. 승윤이가 많이 따분해하는 것 같은데 얼른 승윤이 데리고 가세요.”부승희는 반우희를 힐끗 노려보며 말했다.“정훈 오빠, 우릴 바보로 보는 거예요? 미션도 없이 신부 만나시려는 거죠?”“난 정말 승윤이 찾으러 온 거야.”“정훈 씨 괜찮아요!”양시연이 적당한 타이밍에 끼어들었다.“내가 승윤이 잘 보살피고 있어요!”양승윤은 작게 종알거렸다.“읍!”양시연은 양승윤에게 뽀뽀하며 아이의 입을 막았다.“미션 완성 못 하시면 신부 못 만나요! 이런 꾀를 쓰지 말고 얌전히 미션 완성하세요!”그러자 신랑 들러리들의 작은 탄식이 이어졌다.부승희는 양시연을 향해 엄지척했다.부승희는 이어서 또 어려운 문제를 투척했고 오답을 말한 자는 작은 벌칙도 있었다.그때, 연정훈이 또 문을 똑똑 두드렸다.“시연아.”“정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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