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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라오
안시연은 그제야 연정훈 눈빛의 의미를 깨닫고는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빠르게 거울 앞을 지나 옷을 벗고는 욕실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다 씻고 나서야 갈아입을 옷이 없다는 걸 발견했다.

욕실 안에는 남성 가운 하나밖에 없었다.

안시연은 어젯밤 연정훈을 떠올렸는데 그가 여색을 밝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어쩌면 이미 떠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그녀는 가운을 입고 문을 열고는 조심스럽게 연정훈을 불러보았다.

“연 교수님?”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빠르게 나가 데스크에 전화해 옷을 부탁하려고 했다.

침대에 앉아 이제 막 전화하려고 했는데 그녀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정이슬이 그녀에게 보내준 스크린샷이었다.

“시연아, 무슨 일이야? 전민준에게 부탁하러 간 거 아니었어? 왜 싸우게 된 거야? 그 새끼가 단톡방에서 너 꽃뱀이라며 욕하고 있어.”

안시연이 단톡방을 확인하자 아니나 다를까, 정말 정이슬의 말대로 전민준은 그녀에게 온갖 욕설과 비난을 퍼붓고 있었다. ‘생동감 넘치는’ 거짓말에 사람들은 그에게 위로도 건넸다.

[걸레 같은 년은 나도 싫어. 그 와중에 보답 없이 부탁하는 것 좀 봐. 퉤!]

안시연은 이 보름 동안 불행의 시간을 보냈다.

그녀에게 도움을 베푼 사람이 있기는커녕 지금 단톡방에서 또 이런 비난을 받고 있으니, 그녀는 분노가 끓어올랐고, 또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해 코끝이 찡했다.

“옷은 이따가 누가 가져다줄 거야.”

맑고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안시연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그제야 연정훈이 맞은편 소파에 앉아 있다는 걸 발견했다.

‘뭐야? 왜 소리를 안 내?’

안시연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안에 속옷을 입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정훈은 그런 그녀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 느긋하게 말했다.

“난 대답했는데 당신이 못 들은 거야.”

그 말인즉 자기 탓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안시연은 어이가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발목에서 고통이 몰려와 그녀는 작은 신음을 뱉고 다시 침대에 주저앉게 되었다.

연정훈이 시선을 그녀의 발에 옮겼다.

멀리서 보인 그녀의 아담한 발은 불쌍하게 모여 있었고 발가락도 오므려져 있었다.

‘정말 재수가 없네.’

안시연이 생각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아마 아까 뒷걸음질을 치다가 다친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방금 스위트룸으로 올라올 때는 너무 긴장해서 아픈 줄도 몰랐는데 뜨거운 물에 담겨 그런지 지금은 벌써 빨갛게 부어올랐다.

연정훈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서 타박상 약 좀 사와.”

안시연이 입을 뻐끔거렸지만 연정훈이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기다리고 있어.”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었다.

얼마 후, 약이 도착했고 연정훈은 직접 그 약을 안시연 옆에 놓았다.

다행히 그는 안시연 옆에 너무 오래 머물지 않았다.

안시연은 또 옷을 가져다주는 직원이 빨리 도착하길 기다렸다.

분위기가 어색해져 그녀는 괜히 약을 개봉하고는 발목에 발랐다.

조용하던 차에 연정훈이 갑자기 손에 든 잡지를 내려놓더니 몸을 뒤로 기대며 그녀를 위아래로 살폈다.

“방금은 어떻게 된 상황이야?”

안시연이 입술을 씰룩거리고는 고개를 숙였다.

“제가 공금을 횡령했다는 누명을 써 사람 찾아 돈의 행방을 알아보려고 했어요. 아까 그 사람은 제 대학 동창인데 아버지가 법원장이라고 들었어요.”

“당신 동창 이름이 뭔데?”

“전민준이요.”

연정훈이 덤덤하게 말했다.

“경인시의 법원장 중에서 전씨는 없는 걸로 아는데.”

안시연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전씨가 없다고?

그럼...

안시연은 그제야 전민준의 거짓말에 속았다는 걸 알아챘다.

그녀는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서둘러 움직였던 자신이 너무 바보처럼 느껴졌다.

연정훈이 물었다.

“남자친구는 왜 안 도와줘?”

안시연이 입술을 깨물었다.

“이미 헤어졌어요. 그 사람이 나에게 누명을 씌웠거든요.”

연정훈의 얼굴에는 의아함이 스쳐 지나갔다.

곧이어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스펙터클한 인생을 살았네.”

안시연은 그의 말에 뼈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고개를 숙여 그의 시선을 피하고는 계속 발목에 약을 펴 발랐다.

정신이 팔린 사이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 연정훈은 이미 그녀의 앞에 와 있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가운을 움켜잡았고 허리를 곧게 편 채 몸을 뒤로 뺐다. 그와 적당한 거리를 두기 위해서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연정훈은 바르르 떨리는 그녀의 긴 속눈썹을 발견했다. 그녀는 지금 분명 그를 무서워하고 있다.

그의 시선은 아래로 향해 그녀의 발에 닿았다.

타고난 건지, 아니면 다쳐서 그런지 그녀의 발목에 핑크빛이 돌았다.

“타박상은 약을 문질러야 효과가 있어. 그렇게 바르면 백번 발라도 낭비야.”

안시연이 흠칫했다.

“그게...”

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남자는 그녀 앞에 웅크려 앉았다.

안시연은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발을 움츠렸다. 그럼에도 연정훈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발목을 꼭 잡았다.

안시연은 덩달아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지만 연정훈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 직접 약을 발라주는 것은 선을 넘는 행동이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두 손으로 몸을 지탱하면서 꼼짝하지 못했다.

연정훈은 그저 그녀의 발목에만 약을 발랐다. 다른 신체 부위는 일절 터치하지 않았다.

거칠지도 부드럽지도 않은 그의 손길이었지만 안시연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파요!”

그 말에 연정훈은 고개를 들어 어두운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봤다.

“살살할게.”

안시연은 입술을 꽉 깨물었고 호흡도 점점 거칠어졌다.

연정훈은 계속 그녀에게 약을 발라주다가 갑자기 무심한 듯이 물었다.

“남자친구와는 몇 년 동안 연애했어?”

“3년이요...”

남자의 손길이 잠깐 멈췄다.

“3년 동안 동거는 안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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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화

    안시연이 얼어붙었다.잠깐 생각하고서야 그의 뜻을 알아챘다.어제는 그녀의 첫날밤이었고 연정훈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러니 그의 뜻은 전에 남자친구와 잠자리를 가진 적이 없는지 물어보는 것이었다.안시연의 얼굴이 점점 빨개졌는데 그녀는 결국 대답하지 못했다.그녀와 잠자리를 가져본 사람은 연정훈밖에 없었다.주지혁이 바람피우기 전 두 사람의 스킨십은 포옹과 키스에 그쳤고, 잠자리는 단 한 번도 가진 적이 없었다.그녀는 경험도 없어 이런 얘기가 꺼내질 때마다 어색한 마음이 들곤 했다.연정훈이 또 고개를 들어 바라보자, 그녀는 겨우 대답했다.“습관 되지 않아서 결혼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어요.”사실이었다.연정훈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가 거짓말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너무나도 맑은 눈을 가진 그녀였기 때문이다.“넌 참 착한 여자야.”연정훈이 덤덤하게 뱉은 말에 안시연은 입술을 꽉 물었다.방금까지 단톡방에서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게다가 최근에 받은 불공평한 대우까지 떠오르니 그의 말에 그녀는 왠지 모르게 억울한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분명 그녀는 잘못한 게 없는데 보는 사람마다 그녀를 비난하곤 했다.연정훈이 무심하게 말을 뱉고는 약을 다 바른 후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안시연이 서둘러 몸을 뒤로 뺐는데 허벅지 사이로 약간의 고통이 전해졌다.어젯밤의 부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연정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다리를 모을 때 그녀의 부자연스러운 동작을 포착했다.“다리에도 상처가 있어?”그 얘기를 듣자, 안시연은 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들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요.”그녀의 눈가, 그리고 코끝이 빨개졌다. 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는데 마치 비바람 속에 피어난 장미꽃 한 송이 같았다.연정훈이 한 발짝 다가서자, 안시연은 몸을 더 뒤로 뺐다.“안시연.”연정훈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그녀는 긴장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뒤에 있는 침대 시트를 꽉 잡았다.연정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5화

    안시연은 테이블 위에 누워있었는데 마침 주인을 기다리는 정교한 선물 같았다.연정훈이 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 안고는 달콤한 입술을 맛보면서 다른 한 손으로 여자가 입고 있던 가운의 끈을 풀었다.뜨거운 손바닥이 그녀의 가는 허리에 달라붙어 이리저리 누비고 있었다.사실 아까 병풍을 사이 두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볼 때부터 그는 그녀의 가는 허리를 탐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때 안시연은 전민준에게 가식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연정훈은 목덜미를 물어뜯자, 안시연은 온몸에 전율이 퍼지는 것 같았다.점점 거칠어지는 남자의 숨소리와 손길, 그리고 자연스럽게 버클을 푸는 남자를 보며 안시연은 얼굴이 빨개져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어두운 불빛 아래 뭔가가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다.그녀는 젖은 눈을 크게 뜨고는 빛이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것의 형체를 똑똑히 보려고 했다.연정훈 손에 낀 반지였다.그것도 약지에 끼어 있었다.순간 뜨겁게 달아오르던 안시연의 몸이 차갑게 식어버렸다.대충 세어보니 연정훈도 거의 서른 되는 나이였다.명문 가문의 후계자라면 이 나이에 진작 결혼했을 텐데 말이다.“집중해.”남자는 여자의 귓불을 깨물며 뜨거운 숨결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녀의 두 다리를 꽉 잡아 벌리려고 하자 안시연이 갑자기 몸을 뒤로 빼며 남자를 밀어냈다.“안 돼요!”연정훈의 새까만 눈동자는 욕망으로 타올랐다.그는 안시연이 그에게 도움을 부탁할 건 알고 있었지만 지금이 조건을 내세울 좋은 타이밍은 아니었다.그는 여자의 발목을 잡았다. 물론 상처 난 부위를 피해 잡았다.그리고 그녀를 자기 쪽으로 잡아당기고는 힘으로 제압했다.안시연이 연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그의 입술을 피했다.연정훈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숨을 헐떡이고는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왜 그래?”“결혼하셨잖아요!”안시연이 당황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주지혁이 바람피워서 마음고생한 그녀는 누구보다도 ‘내연녀’라는 존재를 싫어했다. 그래서 절대 다른 사람의 결혼에 끼어들 생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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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화

    안시연은 바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주지혁에게 준 집 열쇠를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탁’ 소리와 함께 불이 켜졌다.멀지 않은 곳에 양복과 구두로 번듯하게 차려입은 사람이 서 있었다. 다름 아닌 주지혁이었다.남자는 천생 배우라더니 주지혁도 다를 것 없었다.잘생긴 그는 평소 안시연에게 무척 따뜻하게 대해줬다. 하지만 지금 음침한 얼굴빛을 드러내 안시연은 등골이 서늘해졌다.안시연이 그를 쫓아내기도 전에 그가 먼저 물었다.“전민준 만나러 갔어요?”그는 분명 단톡방 내용을 봤을 것이다.안시연이 숨을 길게 내쉬고는 그와 더 얘기하지 않으려 했다.“누굴 만나든 당신과 상관없으니 이제 우리 집에서 나가죠? 열쇠는 여기 두고요.”불같이 화를 내는 안시연을 보더니 주지혁은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자기에게도 이렇게 모질게 구는데 전민준 같은 인간에게 자존심을 굽혔을 리가 있을까?“시연 씨 일이니까 당연히 신경 써야죠.”안시연은 그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 바로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주지혁이 한발 앞서 그녀의 휴대폰을 빼앗아 한쪽을 버리고는 여세를 몰아 그녀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이거 놔요!”안시연이 소리를 질렀다.주지혁은 강세로 그녀를 밀어붙이며 소파에 눕혔다.“출국하는 거, 고민해 봤어요?”안시연이 발버둥 치더니 분노의 목소리로 말했다.“꿈도 꾸지 마요!”주지혁이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는데 갑자기 이상할 정도로 빨갛게 물든 그녀의 입술을 발견해 이내 안색이 어두워졌다.“다른 사람과 키스했어요?”안시연이 멈칫했다.곧이어 복수했다는 쾌감이 들어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인정했다.“네, 키스했을 뿐만 아니라 잠자리도 가졌죠.”주지혁은 이성의 끈을 놓을 뻔했다.하지만 고집스러운 안시연의 얼굴을 보며 그는 그럴 리가 없다며 자신을 설득했다.‘나의 시연 씨는 절대 그런 일을 할 리가 없어.’자신의 추측에 힘을 실으려고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안시연에게 키스를 퍼부었다.안시연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화

    안시연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고 얼굴에는 잿빛이 감돌았다. 그렇게 하룻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후, 다음 날 다시 출근했다. 더 이상의 선택지가 없이 막다른 골목에 몰린 셈이었다. 왜냐하면 외할머니의 수술을 더는 미룰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졸업하자마자 주지혁의 회사에 입사했던 안시연은 주지혁이 정한 ‘사내 연애 금지' 규정을 어기지 않기 위해 주지혁의 제안대로 비밀 연애를 승낙했다. 하지만 안시연은 오로지 자기 능력으로 재무팀 주임 자리를 꿰찼다.다시 회사에 돌아왔더니, 주지혁이 일부러 그녀를 재무팀 주임 자리에서 끌어내렸고 재무팀 보조직으로 발령 냈다.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동료들은 모두 그녀가 주지혁에게 미움을 샀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 때문에 주지혁이 대놓고 괴롭히지는 못하고 몰래 트집을 잡아 끌어내렸을 것이라고 짐작했다.사흘이 지나자, 안시연은 이미 피곤함에 찌들대로 찌들었다.업무에 시달리다가 이제 막 한숨 돌리려던 때, 사무실 입구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안시연은 고개를 들어 힐끔 보고는 이내 외면했다. 다름 아닌 조이현이 회사로 방문한 것이었다.안시연은 기회를 노리다가 화장실에 가는 척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조이현이 그녀를 불러세웠다.“저기요, 이리 좀 와보실래요?”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안시연은 밖에 있던 주지혁의 뒷모습을 한 번 더 확인하고 나서 감정을 억누르며 앞으로 나섰다.“네, 조이현 씨.”그러자 조이현이 다짜고짜 물었다.“혹시 그쪽이 안시연 씨인가요?”“네, 그렇습니다.”조이현은 안시연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짐 챙겨서 나오세요. 주 대표님과 저를 따라 외근 좀 다녀오셔야겠어요.”말을 마친 조이현은 안시연이 거절할 틈을 주지 않고 곧장 사무실을 나섰다.이 상황을 지켜보던 같은 사무실 동료들은 각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안시연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나갔다.클라이언트와 통화를 마치고 뒤돌아선 주지혁은 안시연이 조이현을 따라 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화

    안시연은 자기가 너무 예민한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연 대표라는 말에 자기도 모르게 그 남자가 떠올랐다.몇 분 지나지 않아 경기장에 있던 사람들이 하프타임으로 들어왔는데, 맨 앞에 선 남자는 바로 연정훈이었다.테니스복 차림의 연정훈은 이승우의 차림새와 다를 바 없었지만, 정장을 입었을 때보다 훨씬 더 젊어 보였다.가뜩이나 더운 날씨라 얼굴이 붉어졌던 안시연은 연정훈을 보자, 얼굴이 더 화끈거렸다.자꾸 떠오르는 그때의 기억을 도저히 억누를 수 없었다.“정훈 오빠!”연정훈이 가까이 다가오자, 조이현은 바로 다가가 인사했고 겸사겸사 주지혁을 소개했다.안시연은 뒤에 서서 주지혁이 순간 벙찌더니 온몸이 굳어진 것을 보고 바로 알아차렸다.얼마 전 주지혁과 성진대학교 동문 모임에 참가했을 때, 연정훈도 자리에 있었던 것이 떠올랐다. 주지혁은 연정훈이 두 사람의 관계를 폭로할까 봐 걱정하고 있던 것이었다.안시연은 한쪽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고개를 살짝 숙였다.연정훈은 안시연을 못 본 듯, 테니스 라켓을 한쪽에 맡기고 물병을 따면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연정훈이 경기장에서 돌아오자, 모든 관심이 그에게로 집중됐다.부승원이 물었다.“마지막 공은 어떻게 된 거야?”연정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실수지 뭐.”이승우가 피식 웃으며 짓궂게 말했다.“실수? 에이, 설마 우리 쪽에서 미녀가 온 걸 보고 잠깐 정신 팔린 거 아니겠지?”연정훈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안시연을 한 번 보았다.안시연은 갑자기 연정훈과 눈을 마주치자,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그사이, 조이현이 안시연을 대신해서 그녀를 소개하고 있었다.“정훈 오빠, 안시연 씨에요. 지혁 씨 회사 직원이에요.”연정훈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물병을 내려놓고, 이승우에게 말했다.“내가 졌어, 기량이 남보다 못한 걸 인정해. 경기에서 진 이유가 장외 풍경이 예뻤던 탓이라고 할 순 없지.”장외 풍경이 예뻤던 탓? 안시연이 예쁘다는 걸 인정하는 건가?연정훈의 최측근이었던 사람들은 모두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화

    번외 경기가 시작되었고, 장외에서 이승우 등이 관전했다. 조이현은 조금 더 가까이에서 관전했고, 남자들은 뒤에서 앉아 있었다.부승원이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무심코 입을 열었다.“주 대표님은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사업을 하시는 건가요?”주지혁은 부승원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줄 알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부승원이 몸을 뒤로 기대고 조이현을 보며 말을 이었다.“이현이 같은 여자친구를 뒀으니, 앞으로 주 대표님 사업은 승승장구 할수 있겠네요.”이승우도 두 사람의 대화에 흥미를 느낀 듯 눈썹을 들썩이며 끼어들었다.“예를 들면 어떻게 승승장구할 것 같다는 거지?”“당연히 인맥으로겠지...”이승우가 피식 웃었다.‘풉, 인맥은 무슨, 뇌물 공세겠지...’우연히 만난 척하는 것도 모자라, 예쁜 비서까지 데리고 온 건 다른 뜻이 있어서가 틀림없다는 것을 두 사람도 진작에 알아챘다. 기회를 틈타 예쁜 비서를 그들에게 넘기려는 속셈을 말이다.주지혁의 입꼬리가 약간 굳어졌다. 그는 물론 부승원의 비아냥거리는 어조를 알아들었다. 하지만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속으로 이렇게 우스운 상황을 만든 조이현의 어리석음을 탓할 수밖에...경기장에서 몇십 번의 라운드가 계속됐지만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다.“탁!”라켓에 공이 부딪히는 소리가 굉장하게 들려왔다. 안시연이 위험한 공을 되받아친 소리였다.장외에서 이승우가 박수갈채를 보냈다.“나이스 샷!”연정훈도 그녀를 바라보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다 시선이 안시연의 가슴에 꽂히자, 덤덤한 척 시선을 거두어들였다. 그리고 백핸드로 정면 타를 날렸다.구력이 너무 센 데다가 구속도 너무 빨랐기 때문에 어느 각도에서도 받아치기 어려웠다. 한우빈과 그의 파트너, 두 사람 모두 수비에 실패했다.첫 라운드는 안시연과 연정훈의 승리로 끝났다.안시연은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점심 식사를 간단하게 했던 안시연은 격렬하게 운동하고 나니 당이 떨어진 듯 무기력해졌다.다음 라운드가 다시 시작될 줄 알고 숨을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1화

    말이 나오자, 사람들의 시선이 안시연 쪽으로 쏠렸다. 다만 연정훈은 관심 없다는 듯이 생수병 마개를 비틀고 물 한 모금 마셨다.안시연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녀가 연정훈을 오해했던 것이었다.“안시연 씨?”한우빈의 파트너가 다시 한번 부르자, 안시연은 무의식중에 입을 열었다.“... 아니요.”안시연과 주지혁은 진작에 헤어졌으니, 주지혁은 그녀의 남자친구가 아니었다.안시연의 대답을 듣고 나서 주지혁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연정훈의 앞에서 안시연이 자기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자기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주지혁이 원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안시연의 거침없는 말투에 주지혁의 눈빛은 다시 어두워졌다.“남자친구도 없는데 왜 우리 연 대표님을 보는 척도 안 해요?”이승우가 짓궂게 말했다.“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는 거예요?”안시연은 뜸을 들이다가 아니라고 하고 싶었지만, 주지혁의 눈빛을 보고 생각을 바꾸었다.예전엔 주지혁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고 있었다면, 지금의 안시연은 주지혁이라는 사람을 철저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 고상하고 도도한 그의 얼굴 뒤에 숨겨진 자격지심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 부인하면 오히려 주지혁의 자격지심을 건드릴 수 있어. 할머니 일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니...’쩔쩔매며 망설이는 안시연의 모습은 마치 묵인하는 것 같았다. 그러자 주지혁의 눈빛도 많이 누그러졌다.이승우는 그제야 곁에 있던 연정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어휴, 이번엔 물 건너갔네...”연정훈은 손에 든 생수를 탁자 위에 올려놓더니,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의 작은 행동에도 안시연은 가슴이 뜨끔했다.이때, 연정훈이 씁쓸하게 말했다.“상대가 일편단심이라면 어쩔 수 없지 뭐.”연정훈은 말을 마치고 나서는 두 번 다시 안시연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이승우와 부승원이 경기하러 경기장으로 나가자, 자리에는 몇 사람만 남게 되었다. 안시연은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자리에 앉아 있다가, 땀이 많이 나서 잠시 샤워만 하고 오겠다며 조이현에게 양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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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100화

    양혁수는 슬쩍 시선을 돌렸을 뿐이지만 변여름은 잔뜩 긴장해 버렸다.양혁수가 보낸 메시지를 하나라도 놓칠까 변여름은 허예나 명의의 핸드폰을 가지고 다녔고 지금 핸드폰이 진동하고 있었다.잠시 뜸을 들인 변여름은 자연스레 핸드폰을 끄고 다른 메시지인 척 연기했다.어차피 양혁수는 절대로 변여름과 허예나가 같은 사람일거라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변여름이 잠자코 가만히 있는데 양혁수가 먼저 말을 걸었다.“그 자리에서 케이크 먹는 거 안 불편해? 우리 근처 레스토랑이라도 갈까?”변여름은 침착하게 말했다.“아니에요. 지금도 편해요.”양혁수는 고개를 끄덕였고 곧 핸드폰으로 관심을 돌렸다.연이어 두 번이나 전화를 걸었으나 허예나는 받지 않았다.집사가 아직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직접 안으로 들어가라고 말하려다 미리 허예나에게 말을 하지도 않았고, 어머니를 마주치기라도 하면 두 사람 사이를 오해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그래서 집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선물은 데스크에 두고 이만 돌아가세요. 이따가 본인이 찾아가라고 전할게요.”“네. 알겠습니다.”통화를 끊자 변여름이 케이크를 한 입 먹기 좋게 건네왔다.양혁수는 케이크에 큰 관심이 없었으나 이렇게 작은 한 입이라면 맛봐도 나쁘지 않을 듯싶었다.그래서 한 입 베어 물었고 변여름이 질문했다.“누구 선물 준비했어요?”“응. 친구 선물.”양혁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고 변여름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묵묵히 케이크를 먹었다.차 안은 아주 조용했고 양혁수가 물었다.“집에 자주 돌아오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그동안 어디에서 지낸 거야?”“오피스텔이요.”변여름이 고개를 들어 답했다.“연구실 부근에 있는 오피스텔인데 학교에서 마련해준 거예요.”“그렇게 작은 공간이 적응은 돼?”“아니요.”변여름은 솔직하게 말했고 양혁수는 변여름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그런데 왜 집으로 안 돌아왔어?”“오빠가 집에 없으니까 안 그래도 큰 집이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호텔에서 지내는 것처럼 재미도 없고. 그래도 오피스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99화

    양혁수는 변여름을 위해 다이아몬드가 가득 박힌 팔찌를 골랐고 또 루비 목걸이도 눈여겨보았다.“둘 다 포장해 줘요.”“네.”두 선물 상자를 들고 집으로 돌아온 양혁수는 집사에게 큰 케이크를 준비하라고 지시했고 집사는 눈치를 보다가 이렇게 말했다.“여름 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미리 전화해 보는 게 어떨까요?”양혁수는 의아했다.“매일 집에 돌아왔던 거 아니었어요?”“대표님이 집에 계실 때만 돌아옵니다. 그 외에는 연구실에서 지내세요.”“내가 없을 땐 하루도 안 왔어요?”“대표님이 출장 가셨던 첫날엔 집에 돌아왔지만, 대표님이 없다는 걸 안 다음 날부터는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적어도 대표님이 돌아오실 때까지는 안 오셨습니다.”양혁수는 변여름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어릴 때는 양혁수와 무척 가깝게 지냈는데, 몇 년 사이에 말수도 줄고 성격도 많이 바뀐 것 같았다.양혁수는 곧바로 변여름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늘 연구실 데이터에 문제가 생겨서 모두 야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혁수 오빠, 저녁은 같이 못 먹을 것 같아요.”다른 사람은 몰라도 양혁수에게 있어 변여름은 어릴 때부터 커가는 걸 지켜봤던 동생이라 감정이 남달랐다. 특히 변백호가 직접 부탁을 했으니 좀 더 신경을 써야 했다.양혁수는 케이크를 포장하고 선물을 들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목걸이는 허예나가 말했던 그 요양센터로 보내라고 집사에게 지시했다.별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그동안 공짜 밥을 얻어먹었으니 보답 인사 정도라 할 수 있었다.변여름이 지내는 연구실 근처에 도착한 양혁수가 전화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변여름이 달려 나왔다.여름바람이 선들거리는데 변여름은 하얀 가운을 입고 나타났으며 여전히 머리끈 하나로 머리를 질끈 묶은 모습이었다.양혁수가 경적을 울리자 변여름은 미소를 지으며 조수석에 올랐다.“오빠가 무슨 일로 여길 왔어요?”양혁수가 변여름에게 고개를 뒤로 돌려보라고 하자, 변여름은 케이크와 선물을 보고 곧바로 상황 파악을 마쳤다.“오빠가 말해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98화

    양지원이 얼마 지나지 않아 맞선 상대에 관해 물어볼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양혁수는 한 번쯤 그 허예나라는 아이를 만나볼까 생각했다.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다. 결혼할 마음도 없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았으며 허예나는 집안 사람들에게는 알아가는 중이라고 둘러대고, 양혁수 역시 허예나를 이용해 양지원을 적당히 피할 수 있었다. 이건 서로에게 나쁘지 않은 합의였으며 적어도 한동안 귀찮은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후 한 달이 넘는 동안, 양혁수가 사무실에서 식사하면 허예나는 늘 정확한 시간대에 음식을 보내왔다. 욕심을 내어 강한 입맛을 고집하지도 않았고 가끔은 정성스럽고 창의적인 요리를 곁들였다.평소에 입맛이 없다가도 도시락 뚜껑을 여는 순간 풍기는 향기로운 냄새에 양혁수는 절로 젓가락이 갔다. 평범한 식사가 질릴 때쯤이면 점심에는 새로운 요리가 등장했다. 이렇게 횟수가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둘 사이의 거리도 가까워졌다.그날도 점심시간에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이상하게도 책상 위에 보온 도시락이 보이지 않았다. 잠시 의아해하는 순간, 비서가 커다란 보온 박스를 들고 들어왔다. 그리곤 테이블 위에 전골냄비를 설치했다.“오늘은 허예나 씨가 곱창전골을 준비했습니다. 미리 조리하면 식감이 떨어질까 봐 직접 요리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 드린다고 하네요.”점점 커지는 스케일에 양혁수는 할 말을 잃었다.하지만 비서가 하는 대로 내버려뒀다.식사하려고 보니, 오늘의 삼각김밥에는 평소처럼 웃는 얼굴이 아니라 울상 짓는 표정이 그려져 있었다.비서가 그걸 보더니 슬쩍 웃으며 말했다.“이건 오늘 허예나 씨의 기분이 아닐까요? 뭔가 속상한 일이 있나 보네요.”양혁수가 고개를 들어 비서를 바라보자, 비서는 바로 입을 다물고 전골에 집중했다.양혁수는 휴대폰을 꺼내 삼각김밥을 찍어 허예나에게 보냈고 곧바로 답장이 왔는데, 오른손 검지에 붕대를 감은 사진이었다.양혁수는 젓가락을 내려두고 메시지를 확인했다.[고기 썰다가 손을 베었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97화

    친구 추가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양혁수가 점심을 먹으려고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책상 위에 핑크색 보온 도시락 두 개가 놓여 있는 게 보였다.“이건 뭐죠?”비서가 대답했다.“허예나 씨가 사람을 시켜 보낸 겁니다. 상대방이 양 회장님께 받은 명함을 가지고 있어, 안내 데스크에서 바로 접수했어요.”허예나?양혁수가 핸드폰을 확인하니, 역시 허예나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양 대표님, 오늘 회사에서 식사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집에서 직접 만든 간단한 가정식 도시락을 보냈어요. 갑자기 보내 실례가 되진 않을까 걱정되지만, 괜찮으시면 한 번 드셔 보세요.][훈제 오리와 치킨은 만들기가 좀 까다롭네요. 입맛에 잘 맞지 않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비서는 미리 양혁수의 점심을 준비해 두었다. 회사 고위 임원 전용 도시락으로, 플레이팅도 깔끔하고 정갈했다.양혁수가 보온 도시락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비서는 도시락 안의 음식을 꺼내 테이블 위에 차렸다.계란말이, 잡채, 그리고 훈제 오리와 치킨이 들어있었다.한눈에 보기에도 치킨은 탄 부분이 있었다.양혁수는 오전 내내 일하느라 피곤했고, 방금도 골치 아픈 늙은이 한 분과 신경전을 벌였던 터라 기분이 좋지 않아 입맛도 별로 없었다.평소 제공되는 점심은 일반적으로 영양 균형이 잘 잡힌 건강식이었다. 굳이 먹어보지 않아도 뻔히 예상되는 그런 맛이었다.별다른 감흥 없이 양혁수는 셔츠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리고 책상 모서리에 한 손을 걸친 채 무표정으로 훈제 오리를 한입 먹었다.예상보다도, 더 맛이 없었다.퍽퍽하고 간도 제대로 배지 않았다.‘이 정도 실력으로 음식을 보낼 생각을 한다니, 대체 무슨 배짱이지?’비서는 눈치를 챈 듯 말했다.“모양새가 조금 별로네요.”그리고 살짝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하지만 적어도 본인이 직접 만든 음식이란 건 느껴져요.”“...”‘그렇긴 하지.’비서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예전의 맞선 상대들을 깎아내렸다.“전에 만나셨던 분들은 전부 조리된 음식을 세팅만 해서 보냈었죠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96화

    위층에서.변여름은 책상 앞에 앉아 채팅 기록을 처음부터 읽었고 아무 문제도 없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그때, 영상 통화가 걸려 왔고 상대가 노지혜이자 변여름은 덤덤하게 수락 버튼을 눌렀다.카메라 속 변여름은 무표정이었고 검은 긴 생머리를 자연스레 내렸는데 한쪽에는 나비 모양의 머리핀을 꽂고 있었다.노지혜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너 그 나비 머리핀 어디서 샀어?”“길거리 작은 가게에서요.”노지혜가 혀를 차며 감탄했다.변여름은 아무렇지도 않게 핀을 떼어내며 무심하게 말했다.“완벽하게 캐릭터 몰입해야 하니까요.”“...”‘어떤 의미로 참 대단해.’‘스크린 너머에서 양혁수가 볼 것도 아닌데 말이야.’“그래서 허예나는 어떻게 처리했어?”“돈 좀 쥐여줬어요. 당분간은 얼굴 보이지 않을 거예요.”“히익? 왜 바로 처리하지 않았어? 후환을 완전히 없애야지, 여름아.”“지금 저한테 살인을 사주하는 거예요? 이따 우리 오빠한테 고자질할 거예요.”당황한 노지혜는 황급히 화제를 바꿔 질문했다.“그래서 다음 공략은 뭐야?”“추천할 만한 방법 있어요?”그 말을 듣자, 노지혜는 눈을 반짝였다.“많지.”“예를 들면요?”“네가 밥을 챙겨주는데 거기에 식욕을 돋우는 약을 살짝 섞는 거야. 자꾸 먹다 보면 중독돼서 네가 해준 밥만 먹고 싶어질 거야. 이쪽 문화에서는 남자를 사로잡으려면 먼저 입맛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하잖아?”“그리고요?”“음... 최면도 괜찮지. 그래도 약간의 약물이 있으면 효과가 더 좋을 거야.”“너 지금 그 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 거지? 밤에 깊이 잠들면 슬쩍 약을 먹이고, 그다음 자연스럽게 첫 관계를 만들면 돼.”“근데 용량 조심해야 해. 과하면 차차 임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변여름은 자신이 참 순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세상은 넓고 또라이도 많았다.변여름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우리 오빠한테 말 좀 전해 줘요. 나 며칠 뒤에 집에 다녀올 거예요.”“엥? 갑자기 왜?”“우리 오빠 건강검진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95화

    양혁수가 대답이 없는 사이, 상대는 아기 고양이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이모티콘을 보내왔다.[양 대표님, 제 조건이 마음에 드시나요?]양혁수는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첫인상 말이에요.]최근 몇 년간 양지원이 소개해 준 여자 친구는 한둘이 아니었다. 체형도 성격도 제각각이었지만, 이렇게 핸드폰에 이력서를 보내고 단 3초 만에 만족 여부를 묻는 경우는 처음이었다.면접도 이렇게까지 빠르지는 않지 않은가?양혁수는 말문이 막혔다.그러나 허예나는 거침이 없었다.[혹시 마음에 안 드시나요?][뭐가 그렇게 급하세요?][네. 제가 좀 급해요.]“...”여자는 연이어 몇 개의 메시지를 보냈다.[양 대표님이 제가 마음에 들고 계속 알아갈 의향이 있으시다면 정말 좋겠어요. 그렇지 않다면, 제가 조금 곤란해질 수도 있거든요.]양혁수는 무표정으로 메시지를 읽었다.상대가 곤란해지는 건 양혁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핸드폰을 소파에 던져두고 차가운 음료수를 하나 따서 마시며 노래를 틀었다. 그리고 나른하게 소파에 기대 앉아 머리를 말렸다.그러나 소파에 내려놓은 핸드폰 화면이 계속해서 깜빡였다.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아까 봤던 사진이 문득 떠올랐다.마음이 조금 흔들린 양혁수는 몸을 앞으로 숙여 본능적으로 담배를 찾으려다 갑자기 양지원의 말이 떠올렸다.“방에서는 최대한 담배 피우지 마. 그리고 이젠 슬슬 끊을 생각해.”핸드폰 화면이 다시 한번 밝아졌다.양혁수는 입술을 꾹 다물고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이번에는 꽤 긴 메시지가 와 있었다.[죄송해요, 양 대표님. 이렇게 보이는 게 좀 무례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저는 며칠 전 양 대표님 사진을 봤고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제 아버지는 저에게 최대한 양 대표님께 잘 보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결혼까지 이어가라며 신신당부하셨어요. 만약 결혼까지 가지 못한다면, 최소한 안정적인 관계라도 유지하라고 했죠.][물론, 양 대표님께서 저를 마음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94화

    변여름이 말했다.“저 의학 공부하고 있어요.”양혁수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변씨 가문은 무기를 제작해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는 일을 했다. 그런데 변여름이 갑자기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니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하지만 별다른 질문 없이 양혁수는 변여름이 지낼 공간을 만들어줬다.과거 양혁수와 변여름이 어떤 사이었던지를 막론하고, 변백호와의 친분을 생각해서라도 양혁수는 변 여름을 친동생처럼 챙겼다.“오빠 집이니까 제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지내. 필요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고.”변여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보니 변여름은 과거에 비해 말수가 적어진 것 같았다.양혁수는 변여름과 함께 주방으로 자리를 옮겨 식사를 같이했고 오늘따라 밥맛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예전에는 키우던 허스키만 자신의 옆자리를 지켰지만 오늘엔 변여름이 그 자리에 앉았다.허스키는 제 지정석에 다른 누군가가 앉은 것에 불만을 느끼고 고개를 쳐들고 울부짖었다.이에 변여름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자 허스키는 바로 깨갱거리고 입을 다물었다.그리고 멋쩍은 듯 코를 핥다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아무 일도 아니니까 천천히 드세요.’양혁수는 그 상황을 지켜보다가 웃음이 터졌다.“너희 오빠는 요즘 어때?”“똑같죠 뭐. 지혜 씨 주변만 뱅뱅 맴돌고 지내요.”“지혜 씨 아직도 네 오빠한테 안 질렸어?”“그럴 리가요. 아이도 둘이나 낳겠다고 아우성이에요.”‘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양혁수는 미래 변백호의 아이를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저어졌다. 개구쟁이 아이가 둘이나 생긴다면 변씨 가문도 곧 망할 것이다.그런데 그때 핸드폰이 진동했다.모르는 번호에서 문자를 보내왔다.양혁수는 이 번호를 아주 꽁꽁 숨겨왔고 알고 지내는 사람도 열을 넘기지 않았다. 그 사람들은 가족과 가장 친한 친구들뿐이었다.[양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허예나라고 합니다. 양 회장님이 번호를 넘겨주셨는데 서로 좋은 인연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하셨어요.]양혁수는 그제야 며칠 전 양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93화

    6, 7년 전 한강시에서 양혁수의 지위가 양석진과 양지원에 엇비슷했을 때, 양혁수에게 달라붙던 여자와 남자의 수는 셀 수가 없었다.그러니 그 사람이 어떤 마음을 품고 자신에게 다가오는지는 이제 눈을 감아도 알 수 있었다.여자는 울먹이며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고, 불우한 가정사와 험난했던 인생사를 읊으며 자신을 그곳에서 꺼내 준 것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그 뜻인즉슨 양혁수만 좋다면 본인이 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하겠다는 의미였다.너무 뻔한 스토리에 앞 좌석 기사도 작게 하품했다.“전에 그 무서운 사람이 또다시 날 찾아올까 봐 얼마나 겁이 났는지 몰라요.”그리고 또다시 훌쩍이기 시작했다.양혁수는 아무 말도 없었고 여자는 조심스럽게 점점 더 다가갔다.서른 살이 넘는 남자가 돈과 권력을 가졌다면 외모에 큰 하자가 있어도 그건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눈앞의 이 남자는 외모도 준수했고 신이 실수로 빚은 완벽한 사람 그 자체였다. 다들 양혁수가 어렸을 때는 소문 난 바람둥이라 했지만 여자는 그게 모두 소문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헐벗은 여자들이 가득하던 그 방에서도 흰 셔츠를 입은 양혁수는 그들에게 시선 한 번 돌리지 않았다.그러자 여자는 다시 한번 결심을 하고 말을 꺼내기로 했다.그런데 양혁수가 의미심장한 얼굴로 비웃듯 이런 말을 했다.“넌 네가 엄청 예쁜 것 같지?”여자는 조금 당황한 표정이었고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양혁수는 이미 얼굴의 미소를 모두 지워버렸다.“남자 친구 있고?”꽤 확신에 찬 말투에 여자는 많이 당황했지만 무의식적으로 부정을 했다.양혁수는 더 들어줄 인내심이 없었고 눈짓을 해 경호원더러 여자를 떨어뜨리게 했다.“운전해요.”“네.”검은색 차량은 천천히 주차장에서 벗어났고 여자의 부름 소리도 차차 들리지 않게 되었다.양혁수는 차에 앉아 지나가는 네온 불빛을 멍하니 바라봤고 방금 그 여자가 참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그동안 예쁜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한 걸까?’‘정말 멍청하긴.’그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092화

    늦여름, 거리에는 이름 모를 꽃잎이 흩날리고 달빛과 도시의 네온 등이 반짝였다. 밤에는 그래도 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고 반짝이는 이 도시에서도 가장 화려한 이곳에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다.한강시에서 제일 큰 지엔 카지노는 로맨틱한 해안가에 자리를 잡았지만 그 안에 흐르는 건 낭만이 아니라 돈과 권력이었다.누군가는 평생 가진 걸 모두 걸어 겨우 입장권 하나를 얻었지만 누군가는 출발선부터 달라 가장 위층에서 그들이 돈을 벌고 또 잃는 장면을 내려다봤다.그때, 가장 꼭대기에서 빛이 반짝였고 누군가 1번 방에 입장을 했다는 걸 의미했다. 그 방의 입장 비용은 시작부터 20억이었다.모두가 고개를 들어 그곳을 바라봤고 대체 어느 유명 인사가 찾아왔는지 수군거렸다.그러나 다들 알지 못했던 사실은... 그 상대는 사실 이곳 카지노 주인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빌고 빌어 초대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가장자리에 앉은 사람은 이곳에는 관심이 없는 듯 따분해 보이기도 했다.결국 주인이 먼저 말을 걸었다.“양 대표님, 일단 게임부터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양혁수는 나른하게 자리에 기대앉아 눈가를 꾹꾹 눌렀고 자신을 향해 말하는 사람을 힐끔 쳐다봤다.나이로 보면 아버지뻘로 보이는 카지노 주인이 굽신거리며 아부를 맞추고 있었다.양혁수는 말 대신 손을 뻗어 담배를 손에 쥐었다.그러자 뒤에 서 있던 여자가 빠르게 담뱃불을 붙여줬다.빨간 불빛이 일렁이고 양혁수는 상대의 얼굴을 확인했다.예상과는 달리 익숙한 얼굴이었다.양혁수는 불필요한 친절이라 생각했지만 아무 말 없이 다시 자리에 기대앉았다.“장 회장님, 장사가 점점 커지더니 간도 점점 커지나 봐요?”장형철은 양혁수가 입장한 순간부터 불법 프로젝트를 일곱 개 정도 나열했고 그 내용은 차마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잔인했다.그리고 양혁수가 말을 자르자 장형철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양혁수는 더 이상 대화를 주고받는 것도 헛수고라고 생각해 절반 피운 담배를 끄고 사람을 데리고 방을 나섰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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