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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정가혜는 선물 때문에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그들을 보더니 한숨을 한번 내쉬고 김태진의 손에 있던 서류를 덥석 집어 들었다.

“이건 일단 내가 맡아둘게요. 받을지 안 받을지는 결혼식 끝나고 다시 얘기해요.”

그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씨 가문 사람들은 송사월이 아닌 이승하를 택하는 서유의 모습에 그제야 표정을 풀었다.

이승하는 시선을 돌려 휠체어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송사월은 그의 시선을 느끼고도 여전히 서유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 모습이 언짢기도 하면서 또 그가 안쓰럽기도 한 아주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이승하는 서유의 손을 꽉 잡더니 아무 말 없이 뒷마당 쪽으로 걸어갔다.

서로서로 눈에 보이지 않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서유는 그에게 손이 잡힌 채로 따라가면서 나지막이 물었다.

“혹시 질투했어요?”

그러자 이승하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가 왜 질투를 해?”

아까 서유가 그를 지나쳐 송사월에게로 달려갔을 때 차라리 죽고 싶은 마음이었다는 건 절대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서유는 자신의 손을 꽉 잡은 그의 손을 보더니 입꼬리를 올리고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혹시 도망이라도 갈까 봐 이렇게 손을 꽉 잡고 있으면서 아니라고 잡아떼는 것이 꼭 어린애 같았다.

서유는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봐요, 어린이, 우리 이제 어디로 가요?”

그 말에 이승하가 그녀를 향해 미간을 찌푸렸다.

“어린이라니?”

서유는 드레스 자락을 쥐던 손을 놓고 그의 팔을 감싸며 웃었다.

“승하 씨한테 딱 맞는 별명인데 마음에 안 들어요?”

이승하는 손을 들어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

“이따 저녁에 가만 안 둘 테니까 각오해.”

서유는 상관없다는 듯 이승하에게 잡힌 얼굴을 그를 향해 더 가까이 가져갔다.

“어린이가 마음에 안 들면 질투 대마왕은 어때요?”

“...”

서유는 그의 팔을 이리저리 흔들며 눈을 깜빡거리며 물었다.

“그래서 우리 결혼식 장소는 대체 어디에요? 이제 얘기해 줘요.”

이승하는 애교부리는 그녀의 모습에 화가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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