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18화

서유는 아무도 없는 빈 곳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고마워 사월아...”

두 사람은 한때 서로 뜨겁게 사랑했고 서로가 전부였으며 둘이서 아름다운 미래까지 기약했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인연이 아니었고 이것이 그들의 결말이다.

송사월은 그녀에게 과거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서유는 미소를 지으며 눈물 자국을 닦아냈다. 그러고는 파운데이션으로 그를 위해 흘린 죄책감의 흔적을 천천히 덮어버렸다.

마치 두 사람의 과거를 덮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그리고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않도록 완벽하게 덮어버렸다.

어느새 드레스로 갈아입은 정가혜는 손에 서류를 든 채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 서류는 송사월이 병원에서 나올 때 그녀에게 부탁한 물건이다. 서유의 결혼식 당일에 전해주라는 말과 함께.

정가혜는 서류를 매만지며 잠깐 머뭇거리다 결국 서유에게로 다가갔다.

“서유야, 이거 사월이가 너한테 주는 결혼 선물이야.”

서유는 그녀가 건넨 서류를 보고는 물었다.

“뭔데?”

“직접 봐.”

이에 서유는 별말 없이 서류를 건네받았다.

“그때 너 병원에 있을 때, 사월이가 네 병실에서 나와 나한테 전해준 거야.”

정가혜는 그 말을 건네주고 그녀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려는 듯 다시 방에서 나왔다.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겨보니 거기에는 김시후의 개인 자산 양도 계약서와 김시후 소유 부동산 양도 계약서 그리고 화진 그룹 70% 지분 양도 계약서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전부 서유에게 양도 되는 것으로 적혀 있었다.

김시후는, 아니, 송사월은 자신이 가진 제일 좋은 것들을 전부 그녀에게 남겨주었다.

서유는 반대편 창문 쪽으로 달려가 그의 모습을 찾았다.

그러자 앞마당 쪽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 그녀의 침실을 바라보는 송사월이 보였다.

그는 미련이 가득한,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하는 그런 쓸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서유는 서류를 꽉 쥐고 몇 초간 고민하더니 이내 드레스 자락을 들고 이승하가 선물해준 웨딩 슈즈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