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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정가혜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카펫 위에 앉아 주서희에게 물었다.

“참, 지난번에 나한테 의사 선생님 소개해 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언제 해줄 거예요?”

그러자 주서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소개팅 다시는 안 할 거라면서요?”

지난번 정가혜 클럽의 하 매니저가 그녀에게 소개팅을 주선해주겠다 해놓고서는 자신이 소개팅 상대로 나왔었다.

정가혜는 그날 카페에서 자신에게 고백하는 하 매니저를 보며 그 상황이 기가 막히기도 하면서 또 웃기기도 했다.

설마 하 매니저가 자신을 몇 년간 짝사랑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으니까.

하지만 상황만을 따지고 보면 두 사람 다 이혼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라 잘 어울리기는 했다. 다만 그녀는 하 매니저가 전혀 남자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에게 그는 그저 성실하고 우직한 사업 파트너 같은 느낌뿐이었다.

그와 사업을 함께 할 수는 있어도 스킨십이나 그 이상의 관계를 맺는 건 불가능했다.

그날 정가혜는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사이니 완곡하게 상대를 거절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때 갑자기 나타난 이연석 때문에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이연석 역시 이씨 집안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 그런지 갑자기 나타나서는 그녀를 안고 키스부터 해버렸다.

명확하게 두 사람 사이를 증명하는 그 장면을 보고 하 매니저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는 없어 가방을 들고 자리를 벗어났다.

하 매니저에게 이연석 같은 재벌 2세와 한 여자를 빼앗을 담 같은 건 없었다. 그 후로 그는 몇 마디 협박으로 더 이상 클럽에서 일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간 짝사랑한 것을 고백한 후 정가혜에게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는 것도 알아버렸으니 더욱더 클럽에서 일할 수 없었다.

정가혜는 그를 몇 번이고 설득하려 해봤지만 단호한 그의 태도에 결국 보내주기로 했다.

단 한 번의 소개팅으로 일 잘하던 사람을 잃어 정가혜는 홧김에 더 이상 소개팅 같은 건 안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주서희를 보니 자신도 일편단심 자기만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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