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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가 결정한 일은 누구도 바꿀 수가 없었다.

손을 내밀어 헐렁한 그의 옷을 올려보니 등에는 온통 무균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이런 몸으로 케이시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옷을 입고 침대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상처도 다 낫지 않았는데 기어코 결혼식을 강행하겠다는 남자를 보며 그녀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일단 침대로 가서 쉬어요. 결혼식 얘기는 나중에 해요.”

조심스럽게 옷을 내리고는 그의 팔짱을 낀 채 그를 부축하여 침대에 눕히려는 찰나 남자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나랑 결혼하기 싫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는 그가 눈시울이 약간 붉어졌다.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온 결혼식인데 어떻게 나중에 얘기하자는 소리를 하는 건지?

“난 당신 상처가 걱정돼서...”

“죽는 한이 있어도 당신이랑 결혼부터 해야겠어.”

그의 입에서 또 죽는다는 소리가 나오자 그녀는 그의 입을 틀어막으며 다급하게 말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그러고는 목소리를 낮추고 그를 달랬다.

“일단 몸부터 추스르고요. 몸이 회복되고 나면 그때 결혼식 올려요. 네?”

이승하는 한참 동안 그녀를 쳐다보고는 그녀의 손을 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마디도 하지 않는 그는 차가운 얼굴로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그의 모습이 두렵기도 하고 멀리 있는 사람처럼 손에 잡히지 않은 것 같았다.

주먹을 쥐고 망설이던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 찰나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벽을 짚고 침대 쪽으로 한 발짝 한 발짝 힘겹게 걸어갔다.

핸드폰을 집어 들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교수님, 일주일 내로 제 상처 낫게 해주세요.”

스피커 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그의 요구를 들은 이 교수는 난감했지만 결국 최선을 다해 보겠다는 말을 남겼다.

통화를 마친 그가 핸드폰을 집어던지고는 턱을 살짝 치켜든 채 서유를 쳐다보았다.

“됐지? 이젠 예정대로 결혼식 진행해도 돼?”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서유는 결국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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