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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문을 조금 열었을 뿐인데도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피비린내를 맡은 그녀는 순식간에 다리에 힘이 빠졌고 힘겹게 몸을 가누며 의사들을 밀어내고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바닥에 묻은 핏자국을 청소하던 소수빈과 택이는 서유가 들이닥치자 하나같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동작을 멈추었다.

“서... 서유 씨.”

아직 안 간 거야?

눈물을 글썽이던 그녀의 시선이 바닥의 핏자국을 지나 침대에 엎드린 채 잠이 든 남자에게로 향했다.

탄탄하고 넓은 등, 약은 발랐지만 상처를 꿰매지 않은 탓에 빽빽한 칼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침대 시트는 아직 바꾸지 못했는지 피투성이가 되어있었고 핏물이 바닥으로 굴러떨어지고 있었다.

평소에 차갑고 도도하고 자신만만했던 남자가 지금은 어린아이처럼 허약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있으니 서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침대 곁으로 가서 몸을 웅크린 채 떨리는 손을 내밀었다. 상처들을 만져보고 싶었지만 또 그를 아프게 할까 봐 두려웠다.

허공에서 스쳐 지나가던 그녀의 손끝이 그의 근육질 팔뚝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누군가의 손길이 전해지자 그가 잠결에 그윽한 눈을 번쩍 뜨고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손을 잡았다.

“승하 씨, 나예요.”

시야가 흐리멍덩했지만 귀는 또렷하게 들렸기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가 손을 뗐다.

차가운 그의 눈빛은 그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점차 애틋하게 바뀌었다.

“계속 여기 있었던 거야?”

그가 눈을 뜨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당신이 이렇게 다쳤는데 내가 어딜 가요?”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가 옅은 한숨을 쉬었다.

그녀를 걱정시키는 게 싫어서 말하지 않았던 건데 결국 그녀한테 이리 들키고 말았다.

남자는 엄청난 고통을 참으며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울지 마.”

분명히 다친 사람은 그인데 자신을 위로하는 그의 모습에 서유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등에 난 상처를 보면 Y국에 있는 이틀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을 겪은 것인지 상상이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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