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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눈을 뜬 서유는 낯선 방임을 알아채고 그제야 자기가 김시후의 로열 스위트룸에서 잠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른 가슴 쪽을 만져본 그녀는 김시후가 그녀를 차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한숨을 돌렸다.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나갔지만 그녀는 아직도 김시후가 자기를 발로 찰까 봐 두려웠다. 이 트라우마는 아마도 오래갈 것 같았다.

김시후는 서유를 차버린 후 숨만 붙어있는 서유를 길가에 그대로 버렸다.

트라우마가 깊에 남을 만도 하지 않은가.

그때 마침 길을 지나가는 사람이 서유를 구해줘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죽었을 것이다.

서유는 항상 자기한테 잘해주던 송사월이 왜 갑자기 그녀를 차갑게 대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미 송사월을 향한 마음은 접었지만 이 일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 같았다.

다만 요즘 서유는 그 기억을 마음 한구석에 담아놓고 떠올리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또 김시후를 만나고 나니 마음은 담담해도 사실은 조금 두려웠다.

고개를 저은 서유는 김시후의 일을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침대에서 일어난 서유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시간은 벌써 오후 네 시를 넘어 다섯 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수많은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는데 그 전화들도 서유의 단잠을 방해하지는 못했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자다가 죽는 것은 아닌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서유는 핸드폰 잠금을 풀어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확인했다.

확인한 서유는 깜짝 놀랐다. 거의 백 개가 넘는 부재중 전화는 모두 금색 가면의 남자가 걸어온 것이었다.

저녁부터 아침까지. 미친 듯이 전화를 걸고 수백 개의 카톡까지 보냈다. 얼마나 죽은 듯이 잤길래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 걸까.

서유는 그에게 전화를 걸지 않고 카카오톡을 열어 그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처음에는 어디냐고 묻고 위치를 보내라고 하더니 점점 과격한 언어들로 번져갔다.

「딴 남자랑 같이 있는 거 아니지?」

「다른 남자랑 자면 죽여버린다.」

서유는 그가 미쳤다고 생각하면서 대화 기록을 지워버린 후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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