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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서유는 알람이 한참 동안 울리고 나서야 서서히 잠에서 깼고 핸드폰을 들어보니 다행히도 오후 4, 5시가 아닌 아침 9시였다.

이온 인터내셔널의 출근 시간은 10시였기에 아직은 여유로웠다.

그녀는 일어나서 간단히 씻은 후 가방을 들고 회사로 향했다.

허민이 어제 업무 인수인계를 하러 오라는 바람에 사무실로 돌아가는 게 아닌 곧장 꼭대기 층으로 향했다.

서유는 조심스럽게 사무실 문을 노크했다.

“허민 씨, 인수인계하러 왔어요.”

그녀를 발견한 허민은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

“들어와요.”

서유는 허민의 테이블로 걸어가 정중하게 물었다.

“민지 씨는 제가 담당하던 일들을 인계받고 싶지 않은 모양이에요. 그럼 이제 누구한테 맡겨야 하죠?”

허민은 어제 연지유가 해줬던 말들이 생각나 멋쩍은 듯 입을 열었다.

“회사에서 일한 시간이 5년인데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바로 그만두는 건 너무 충동적인 행동이지 않을까요? 아니면 적합한 후임자를 찾을 때까지 다니는 건 어때요?”

대표에게 비서만 해도 몇 명이나 되는데 굳이 적합한 사람을 찾을 때가지 기다리라는 그녀의 제안이 이해되지 않았다.

서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제 아침만 해도 인수인계하라는 문자를 보내셨잖아요. 왜 이렇게 빨리 마음이 바뀌신 거죠?”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그녀의 모습에 허민은 솔직하게 말했다.

“어제 아침에 연 대표님이 퇴사를 동의한 건 맞아요. 그래서 곧바로 제가 메시지를 보냈잖아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번복하셨어요. 이제는 서유 씨의 퇴사를 동의하지 않는다는 거죠.”

서유는 눈살을 찌푸리며 싸늘하게 물었다.

“도대체 왜죠?”

허민은 자신을 잘 모른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저도 잘 몰라요. 자세한 이유를 알고 싶은 거면 직접 연 대표님에게 여쭤봐요. 전 시키는 대로 하는 것뿐이에요.”

서유는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지만 이 문제가 허민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모든 건 연지유에게 달려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허민과 얘기를 나누는 것이 아닌 곧장 연지유의 대표 사무실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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