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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김시후는 모든 사람의 표정을 무시하고 PPT를 설명하던 그 임원을 향해 턱을 치켜세웠다.

“계속하세요.”

그의 말에 임원은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는 수입 상황을 보고할 때, 서유가 정보를 훔칠까 봐 숨기는 것이 있었다.

서유도 상황을 살펴보고 더 이상 소리 내어 말을 끊을 수도 없었는지라 그저 얌전히 김시후의 옆에 앉아있었다.

회의가 끝나자 서유는 그제야 쫓아 나가 김시후에게 물을 수 있었다.

“왜 제가 방청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러자 김시후는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서유를 내려다보더니 따뜻하게 대답했다.

“서유 씨가 매우 동경하는 것 같아서요.”

서유는 금세 어리둥절해졌다. 이런 이유 때문일 줄은 몰랐으니 말이다.

“제가 화진 그룹 정보를 알고 동아 그룹에 보고할까 봐 두렵지 않아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숫자입니다. 그리고...”

김시후는 잠자코 있다가 갑자기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었다.

“나는 서유 씨의 사람 됨됨이를 믿어요.”

그의 미소는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깨끗하고 맑았으며 아주 환했다.

서유는 마치 그가 자신의 인공 심장을 두 발로 부러뜨린 김시후가 아니라 여전히 송사월인 것 같았다.

“서유 씨, 준비해요. 저랑 저녁에 연회에 가요.”

서유는 잠시 어리둥절해지더니 이내 정신을 차렸다.

“연회요?”

김시후은 고개를 끄덕였다.

“온씨 가문에서 주최하는 저녁 만찬에 갈 건데, 제가 파트너가 없어서요. 서유 씨가 잠시 대신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개인 비서가 파트너를 대신하는 역할도 하나?’

온씨 가문은 특별히 혁혁한 가문이라고는 할 수 없고, 단지 재벌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승하와 같은 신분의 후계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

서유는 뒤늦게 생각하고는 곧 대답했다.

어차피 입찰회가 끝나자마자 김시후는 부산으로 돌아갈 것이다.

‘며칠밖에 시간이 안 남았으니까 조금만 참으면 금방 지나갈 거야. 그리고 화진 그룹 대표를 모시고 만찬에 참석한다면 반드시 그에 걸맞는 옷차림을 하고 가야지!’

아니나 다를까 김시후는 곧장 그녀를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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