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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이승하는 서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자마자 표정이 어두워졌고 그의 이상함을 알아차린 서유는 감히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차 안에는 은은한 향기와 더불어 약간의 술 냄새도 있었는데 비록 강하지는 않았지만, 술을 마셨다는 건 분명했다.

‘갑자기 찾아온 게 이상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술김이었네. 음주 운전을 한 게 걸리면 어쩌려고 이러는 거야.’

서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생각에 잠긴 그때 이승하가 갑자기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뭉개더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어젯밤에 김시후랑 잤어?”

붉어진 눈시울로 질문하는 그의 눈빛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서유는 행여나 그에게 다른 감정이 숨겨져 있진 않을까 싶어 그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애를 썼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이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이 대표님, 고작 그딴 질문을 하시려고 갑자기 찾아와서 이런 곳까지 데려온 거예요?”

이승하는 서유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대답해.”

서유는 계속하여 오해받고 있는 이런 상황이 너무 지쳤고 말하기 싫은 정도로 피곤했다.

그녀의 침묵에 이승하의 짙은 눈썹이 점차 조여졌다.

그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서유의 턱을 움켜쥐며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말해.”

진지한 그의 말투와 행동에서는 강요하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서유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마음속의 고통을 억누르며 침착하게 답했다.

“안 잤다고 하면 믿으실 거예요?”

이승하는 헛웃음이 나왔다.

“그 남자랑 로열 스위트룸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저녁 늦게 나왔는데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서유는 설명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지만, 꾹 삼키고 말을 바꿨다.

“그 사람과 잤다고 믿고 있으면서 굳이 왜 물어보시는 거죠?”

서유의 턱을 잡고 있던 이승하의 손에는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도대체 잤어, 안 잤어?”

서유는 눈을 내리깔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잤어요.”

이승하는 눈빛이 흔들리더니 이내 싸늘함을 내뿜었다.

“그 남자랑 왜 잔 거야?”

“잘생긴 데다가 돈이 많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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