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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완전히 선을 긋고 싶은 듯 예의를 차리는 서유의 모습에 이승하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의 시큰둥한 표정에 드러난 경멸적인 시선과 야유 섞인 비웃음은 방금 보여줬던 다정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내가 널 위해서 이러는 줄 알아?”

그는 서유의 볼을 잡고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네 꼴을 봐봐, 그 주제에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서유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혼란스러워하며 물었다.

“그럼 아까는 왜...”

이승하는 싸늘하게 웃었다.

“네가 지금 꼬시려는 남자, 이씨 가문의 예비 사위거든. 난 단지 네가 그 사람을 포기하도록 유혹하고 싶었을 뿐이야.”

‘이씨 가문의 사위라니?’

서유는 이제야 마음속에 품고 있던 모든 의심이 풀렸다.

갑작스러운 이승하의 행동이 어딘가 이상했는데 이 모든 게 김시후를 포기하게 만들고 싶어 유혹했던 것이라니.

화나기는커녕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녀는 이승하가 아직도 자신에게 감정이 남아있지는 않을까 두려웠고 그게 맞다면 그 상황을 견딜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차라리 이렇게 되니 다행이다.

서유는 차갑고 무자비한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이씨 가문의 예비 사위인지는 정말 몰랐어요. 앞으로는 절대 가까이하지 않을게요.”

이승하는 잔뜩 찌푸리고 있던 미간을 풀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는 곧바로 차갑게 입을 열었다.

“앞으로 김시후 씨에게서 멀리 떨어져.”

서유는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그가 경고하지 않아도 멀리 떨어질 계획이었고 잠깐이나마 편안한 삶을 살고 싶었다.

이승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의 침울하고 우울한 표정은 이내 냉랭함으로 돌아왔다.

서유는 원하는 바를 이룬 이승하가 자신과 같은 공간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 걸 눈치챘다.

그녀는 재빨리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이 대표님, 번거로우시겠지만 데려다주실 수 있나요? 교외라서 조금 무섭네요.”

이승하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차에 시동을 걸더니 초고속으로 그녀를 호텔 차고까지 바래다줬다.

그녀는 자신을 바래다준 이승하에게 감사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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