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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서유는 김시후가 자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 변한 것을 보며 그의 생각을 알 것만 같았다.

서유는 그저 차갑게 물었다.

“그래서, 김 대표님은 그래도 저 같은 여자랑 같이 식사할 건가요?”

김시후의 성격에 서유의 출신을 알게 된다면 가차 없이 그녀를 거절할 것이다.

하지만 김시후는 고집스레 얘기했다.

“당연하죠.”

말을 마친 그는 호텔 다이닝룸으로 걸어갔다.

서유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잠시 멍해졌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뒤따라갔다.

다이닝룸의 매니저는 김시후를 보고 직접 마중 나왔다.

“김 대표님, 이리로 가시죠.”

매니저는 그들을 데리고 조용하고 아늑한 자리로 갔다. 그리고 의자를 빼주면서 공경하게 메뉴판을 건네주었다.

김시후는 메뉴판을 받고 서유에게 물었다.

“뭐 먹고 싶어요?”

서유는 대수롭지 않아 하며 대답했다.

“전 배고프지 않아서, 김 대표님이 드시고 싶은 거로 시키세요.”

심장도 좋지 않고 위장에 어혈까지 있어 식욕이 별로 없었기에 많이 먹지도 못했다.

김시후는 차가운 서유의 태도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음식을 시킨 후 메뉴판을 매니저한테 돌려주었다.

매니저가 떠난 후, 김시후는 옆의 물을 들어 서유의 잔에 물을 부어주었다.

그의 동작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별거 아닌 듯해 보였지만 행동에 예의와 우아함이 깃들어있었다.

그건 어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보육원에서도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과묵하고 조용하며 예의 있고 공부도 잘하는 천재였다.

그때, 서유는 김시후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서유는 저도 모르게 가슴께를 만졌다. 그쪽에서 고통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김시후는 서유의 눈이 점점 빛을 잃어가는 것을 보고 약간 미간을 찌푸렸다.

“서유 씨, 무슨 생각 하세요?”

“인터넷에서 본 말이 생각나서요.”

김시후는 흥미를 가지면서 물었다.

“무슨 말이요?”

서유는 담담하게 얘기했다.

“사람은 성공하면 가까운 사람부터 내친다고요.”

김시후는 그 말의 속뜻을 잘 몰랐지만 서유가 자기를 암시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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