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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그의 말에 사람들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이씨 가문의 권력자인 그가 이런 추악한 거래까지도 속속들이 알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 같다.

“그런 일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게 우리를 모두 그룹에서 쫓아낼 정도란 말인가?”

그들은 이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도 이런 짓을 했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이씨 집안의 직계 자손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이리 처리하는 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님, 말씀 좀 해보세요. 우리가 가진 주식은 얼마 안 됩니다. 이제 와서 그것까지 돌려받겠다고 하니 우리더러 어떻게 살라는 겁니까?”

그들이 말하는 형님이라는 사람은 바로 이씨 가문의 큰 어르신 이태석이었다.

이 사람들은 모두 이태석의 동생들이다. 그중에는 가까운 친척도 있었고 먼 친척도 있었고 그들은 모두 이태석과 같은 동년배였다.

이태석은 비록 권력을 내려놓았지만 아직까지는 그의 말에 힘이 있었다. 이승하의 권력이 아무리 세다고는 하나 이태석의 말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태석이 나서기만 한다면 이승하가 내린 결정은 바로 없던 일이 되고 말 것이다.

그들은 이태석이 뒤를 봐주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리 제멋대로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태석은 누구보다도 JS 그룹의 이익을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 JS 그룹의 이익을 손상시키는 일들과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차 없었다.

이승하가 한 여자 때문에 사람들을 불러 모은 것은 마땅치가 않지만 회사의 일만큼은 이승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승하의 편이었다.

그들이 JS 그룹을 앞세워 제멋대로 한 짓에 대해서 이승하가 이미 낱낱이 밝혀내고 그들을 처리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그도 당연히 이승하를 지지할 것이다.

하지만 집안 사람들끼리 아무리 마음속으로는 이가 갈릴 정도로 미워도 체면은 세워줘야 했다.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이태석은 크게 분노하는 척하며 용머리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쳤다.

“승하야, 한집안 식구들끼리 너무 그리 야박하게 굴지 말거라. 혼만 좀 내줘.”

이승하는 담담하게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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