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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이태석이 대답을 하려는데 이석훈은 그에게 입을 열 틈조차 주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승하가 몇 번이나 말씀드렸잖아요.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사람이라고. 그 아가씨 때문에 승하가 몇 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다는 것도 잘 알고 계시면서 왜 그러셨어요? 아버지 고집대로 정말 두 사람 갈라놓을 생각이십니까? 똑똑한 우리 둘째 조카까지 정말 죽일 작정이시냐고요?”

“큰형은 아버지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미 시원이를 잃은 큰형이 승하마저 잃게 하실 건가요? 큰형의 자식들을 다 죽일 겁니까?”

“그리고 아버지가 아셔야 할 게 또 한 가지 있습니다. 이 집안에서 승하 말고는 집안을 이끌어갈 사람이 없어요. 결혼 문제 때문에 승하를 잃게 된다면 우리 이씨 가문은 끝장이란 말입니다.”

이석훈은 이태석의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기며 말을 이어갔다.

“아버지, 이 도리를 아직도 깨닫지 못하신 겁니까?”

이태석은 그의 손을 밀어내며 호통쳤다.

“네놈 따위가 일깨워줄 필요 있을 것 같으냐? 내가 모를 것 같아?”

“모르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이리 고집불통이신 거 아닙니까?”

그 말에 이태석은 그의 뺨을 철썩 내려쳤다.

다행히 눈치가 빠른 이석훈은 냉큼 뒤로 피했다. 그 모습에 화가 난 이태석은 하마터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혼내줄 뻔했다.

이석훈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낀 채 그를 쳐다보았다.

“아버지, 그 당시 우리 형제들한테 박화영의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하셔서 저희는 아버지의 뜻에 따랐습니다. 그 일 때문에 전 늘 승하한테 미안한 마음이었어요. 아버지는 승하한테 미안하지도 않으십니까?”

그 말이 이태석의 아픈 곳을 제대로 찔렀다. 베개를 들고 이석훈을 세게 때리려던 그가 천천히 손을 내려놓았다.

“나도 당연히 미안한 마음이 있지. 그래서 그동안 JS 그룹을 승하 그놈한테 전적으로 맡긴 거야.”

이석훈은 이승하를 이용해 JS 그룹을 키우려는 그의 속셈을 대놓고 말하지 않았다.

“승하한테 죄책감이 있으시다면 승하 뜻대로 하게 해주세요.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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