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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그가 고개를 돌리고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한참을 망설이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

“요즘 나한테 너무 소홀한 거 아니야?”

그 말을 내뱉고 그는 가슴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녀가 이번 기회에 이별을 통보할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이리 말하지 않으면 잡힐 듯 안 잡힐 듯한 고통 때문에 더 숨이 막힐 것 같았다 .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눈썹을 치켜세웠다.

“내가 당신한테 소홀히 했다고요?”

일에 집중하느라 이 남자한테 쌀쌀맞게 굴었던 걸 알아차리지 못한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언제 쌀쌀맞게 굴었다고 이러는 건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면서도 짬을 내서 만났는데 그래도 부족한 건가?

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던 그는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당신... 아직도 나랑 결혼하고 싶은 거지?”

그녀의 예쁜 눈썹은 더욱 찡그려졌다.

“당신이랑 결혼하지 않으면 내가 누구랑 하겠어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그녀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 뒤돌아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왜 그래요?”

잔뜩 미간을 찌푸린 채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녀를 보며 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요즘 그를 소홀히 대했던 건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라 너무 바빠서 저도 모르게 그랬던 것이다.

그는 책상 위에 놓여있는 설계도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동안 이것 때문에 바빴던 거야?”

그의 시선을 따라 그녀는 책상 위의 설계도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매일 이것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어요. 왜요?”

그제야 그는 그녀가 너무 바빠서 자신을 소홀히 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한동안 계속 엉뚱한 생각을 했던 남자는 그 이유를 알게 되고 나니 잔뜩 긴장했던 마음이 풀리기 시작했다.

지옥에서 다시 하늘로 올라간 기분이 들었고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이 수상하여 이유를 물어보려고 입을 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몸이 붕 뜨게 되었다.

남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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