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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이연석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다음 날 아침이었다. 이승연에게서 모든 걸 전해 들은 그는 분노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감히 우리 형을 건드려? 지금 당장 죽여버릴 거야!”

이연석은 이를 바득바득 갈더니 연중서에게 복수하러 가겠다면서 몸을 돌렸다.

“이연석, 진정해!”

하지만 이승연의 한마디에 곧바로 자리에 멈춰 섰다.

어렸을 때부터 이승연을 무서워했던지라 그녀의 고함 한 번에 천천히 이성을 되찾았다.

이승연은 침착한 얼굴로 이연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연석, 우리 중에서 임시 대표직을 맡은 적 있었던 사람은 너뿐이니까 당분간 네가 회사를 관리해. 그리고 절대 그 누구에게도 승하 상태를 털어놓아서는 안 돼, 알겠어?”

이승하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상황에 회사 관리 같은 건 맡고 싶지 않았던 이연석은 곧바로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막 입을 떼려는데 이승연의 시선이 옆에 있던 정가혜에게로 향했다.

“그쪽은 누구시죠?”

정가혜는 서유가 납치됐다는 말에 꽂혀 지금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

이에 이연석이 대신해서 답했다.

“서유 씨 가장 친한 친구 정가혜 씨예요.”

이승연은 두 사람이 손깍지를 끼고 있는 것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정가혜라면 그녀 역시 들어본 적이 있다. 고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클럽에서 일하고 이혼하고 나서는 자기 명의의 클럽을 차렸다고 말이다.

그 덕에 경제적으로 여유는 생겼겠지만 이러한 배경의 여자를 이연석 부모님이 허락해주실 리가 없다. 며느리를 고르는 기준에 재산 유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니까.

정가혜는 이혼한 경력이 있고 직업 특성상 클럽에 상주한다는 이 두 가지만으로 벌써 며느리 후보에서는 제외될 것이다.

뭐가 됐든 이승연은 이연석의 연애에 관여할 생각이 없기에 아무런 조언도 없이 그저 인사를 건네고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눈치가 빠른 정가혜는 그 짧은 눈 맞춤에서 이승연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저는 일단 서유 찾으러 갈게요. 승하 씨가 깨어나면 연락 줘요.”

말을 마친 정가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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