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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내가 왜 당신 여자예요?”

주서희는 고개를 들고 자기보다 한참은 큰 남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우리가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내가 왜 당신 여자예요? 서로 몸만 섞는 사이 아니었어요? 말해봐요. 당신한테는 우리가 대체 무슨 사이인데요?”

소준섭은 초조한 마음에 그녀를 자신의 품에 꽉 끌어안았다.

“조금만 더 기다려줘. 무슨 수를 써서든 너와 결혼할 거니까 제발 조금만 더 기다려줘.”

주서희는 소준섭이 그녀가 떠날까 봐 불안해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목적지가 코앞이다. 이제 소준섭을 지옥으로 보내는 일만 남았다.

주서희는 그의 품에서 퉁명스럽게 물었다.

“어떤 방법을 쓸 건데요?”

소준섭은 몇 초간 침묵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소씨 집안과 연을 끊을 거야.”

그는 주서희의 턱을 잡고 그녀와 눈을 맞췄다.

“그러니까 윤주원 받아주지 마.”

주서희는 소준섭을 천천히 밀치고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거짓 애정도 없었다. 오로지 원망과 분노만 남아있었다.

주서희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싱긋 웃었다.

“그런데 어쩌죠. 난 당신과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아니, 애초부터 결혼 같은 건 꿈도 꾸지 않았어요.”

소준섭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쯤 되니 주서희의 목적도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한번 그녀를 껴안으려고 했다. 물론 그것마저 주서희가 거칠게 밀쳐낸 바람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곧 폭발할 것 같은 분노를 간신히 가라앉히며 주서희의 어깨를 꽉 잡더니 있는 힘껏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주서희, 방금 한 말 진심이 아니었다고 해. 그러면 없던 일로 해줄게.”

소준섭은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듯 몸을 덜덜 떨었다.

그때 주서희가 피식하고 차갑게 웃었다.

“이미 눈치챘잖아요.”

그녀를 안던 팔이 잠깐 굳더니 곧 다시 힘껏 끌어안았다.

“윤주원이 마음에 들어서 그래? 그래서 나한테 이렇게 매정하게 구는 거야?”

주서희는 이에 그를 자극하기보다는 아무 말도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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